지구 말아 먹고 이계에 환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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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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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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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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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 오이 단단히 각오하게 절대 봐주는 일은 없을 테니 "


" 별 걱정을 다하십니다. 상호형님 예전에 저한테 호되게 당했던 거 벌써 잊으신 모양입니다. "


" 흥 그게 뭔 자랑이라고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이냐? "


오이의 도발에 차상호는 그 답지 않게 조금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차상호는 예전에 오이의 암습으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그 암습에 얼마나 놀랐던지 아직까지도 그때만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였다.


" 형님 암습이 제 특기인 걸 어쩝니까? 혹시 제 암습이 두려워서 그런 거라면 지금이라도 물러나시면 됩니다. "


" 못 본 사이에 입담이 늘었구나. 그럼 어디 실력도 입담만큼 늘었는지 봐야겠다. "


오이의 도발에 차상호가 먼저 선수를 펼쳤다. 그는 차종호와는 달리 묵직하게 주먹을 휘두르며 오이를 상대했는데 아무래도 차종호가 익힌 태권도 보다 훨씬 상승의 뭔가를 익힌 것 같았다.


' 어? 주먹이.. 갑자기 주먹이 커진 건가? '




차상호의 주먹이 순식간에 몇 배나 커지면서 귀청을 울리는 폭음이 들려왔다.


그가 움직이는 도중 주먹을 크게 휘두르자 주먹에서 권력(拳力)이 뿜어져 나와 공간을 격해 오이가 서 있던 자리를 터트린 것이다. 하지만 오이도 이미 낌새를 알아 차려 빠른 발을 이용해 권력 밖으로 벗어난 상태였다.


" 시작하자마자 격공술(擊攻術)이라... 이제 보니 상호형님께서 각성기(覺醒己) 6성에 접어드셨군요. 각성 중기에 드신 걸 축하드립니다 "


' 각성중기? 각성자들에게도 경지가 나눠져 있었던 건가? '


관산은 오이의 이야기를 듣고 각성계에 그가 모르는 경지의 단계가 있음을 어렴풋이 눈치 챘다.


" 오냐 이왕 들어낸 거 중기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주겠다. "


차상호가 숨기고 있던 실력을 모두 드러내자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거대한 존재감을 느꼈다.


관산은 높아진 차상호의 존재감으로 인해 그가 한 순간 거인이라도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는데 그 존재감에 잠식될수록 원초적인 두려움이 스믈스믈 올라오고 있었다.


관산은 자신이 지금 차상호에게서 흘러 나오고 있는 공포에 몸을 떨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오이도 그보다는 못하지만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두발을 극한으로 움직여 두 개의 잔상을 만들어냈다.


" 상호 형님 쉽지는 않을 겁니다. "


오이의 속도가 한층 더 빠라졌음을 느낀 차상호는 오이가 이미 각성 4성에 접어든 것도 모자라 5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동생 종호를 한번 돌아봤다.


이건 아직 4성에 초입에 머물러 있는 종호보다 높은 경지였다.


' 놈 어느새 종호를 추월했구나. 재능만 봤을 때는 차상호보다 위다. 아무래도 시간을 끌어서는 안되겠어 '


원래부터 빠른 발이 특기인 녀석이 경지까지 높아졌으니 그의 속도는 확실한 각성 중기인 자신을 귀찮게 만들기에 충분했기에 차상호는 오이를 경시하지 않았다.


물론 각성 중기인 자신이 아직 초기인 오이에게 당하는 일이야 없겠지만 오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힘을 많이 소비했다간 역습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차상호는 가급적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는 걸 느끼고 최대한 속전속결로 승부를 가르기로 마음먹었다.


" 따라잡아 주마 "


차종호때보다 훨씬 짙은 붉은 기운을 몸에 두른 차상호가 오른발로 바닥을 차는 순간 바닥에서 ' 쿵 ' 하는 울림과 함께 그의 신형이 총알처럼 쏘아져 나갔다.


설마 초반부터 전력으로 덤벼들 줄은 몰랐던 오이도 즉시 각성력을 몸에 두르고는 거리를 벌렸지만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오는 차상호의 주먹에 살짝 어깨를 스치고 말았다.


" 크윽 "


누가 봐도 확연한 실력 차이. 위협을 느낀 오이가 거리를 벌리며 몸 곳곳에 숨겨둔 비수들을 발출하자 그제야 차상호도 쉽사리 다가오지 못했다.


슈슈슈슈 스츳


순식간에 여덟개의 암기를 날려 차상호가 움직일 모든 방위를 점 해 버린 오이는 묘기같은 비도술을 선보이며 구경하던 사람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뛰어나고 위협적인 암기술이야 "


특히 차수현의 탄성이 가장 크게 터져 나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수들은 날아가던 도중 차상호가 휘두른 격공술에 전부 튕겨나가고 말았다.


팡 팡 팡


예리함과 은밀함을 극대화한 무기이다 보니 너무 얇게 만들어져 격공술의 풍압을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궤적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 그런 걸로는 더 이상 날 위협할 수 없다 오이! "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의외로 오이의 표정은 이상하리 만치 평온했는데 비수가 무력하다는 걸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은 그는 계속 도망치며 비수 던지기를 멈추지 않았다.


" 오이! 죽기 싫으면 패배를 자인해라. 네 장난감으로 날 어찌하지 못한다는 걸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이냐! 계속 장난감으로 날 희롱하면 정말 가만두지 않겠다. "


차상호는 오이가 일부러 대결을 끌고 있다 생각했고 실제로 생각보다 대결이 길어지자 슬슬 짜증이 밀려 오기 시작했다.


" 뭘 그렇게 흥분을 하십니까? 내 방식이 맘에 들지 않으면 암기를 잡을게 아니라 날 직접 잡으면 될 것 아닙니까 "


" 오냐 죽는 게 소원이라면 그렇게 해주겠다. "


오이의 도발에 차상호는 결국 이성 뒤에 꼭꼭 숨겨둔 광폭함을 들어냈다.


그때부터 차상호는 물 불을 가리지 않았다. 격공술은 위력이 큰 만큼 각성력 소모가 심한 수법이라 아무렇게나 남용할만한 기술이 아닌데요 광기에 휩싸인 차상호는 격공술을 남발하며 미친 황소처럼 오이에게 달려들었다.


서걱 서걱


방어를 도외시했으니 오이의 비수에 상처를 입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극복하기 힘든 경지 차이로 인해 비수는 결정적인 치명상은 남기지 못했다.


대신 차상호도 당하지 만은 않았다. 자신의 살을 내준 결과 오이의 가슴과 옆구리에 격공술을 적중시킨 것이다. 부상의 경중으로 따지만 오히려 오이가 훨씬 손해 본 상황이었다.


' 젠장 차상호가 이 정도였나.. 아무래도 이 이상은 무리야 '


다행히 직격당하지 않아 전투불능 상태는 면했지만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을 보니 아무래도 꽤 오래 요양을 해야 할 부상이 분명했다.


' 어쩌지..'


눈이 돌아버린 차상호를 피해 도망치던 오이가 다급한 눈빛으로 오일을 쳐다봤다. 뭔가 다른 지시를 바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데 오일은 팔짱만 낀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그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 큰 형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


싸움에 임하기 전 오일의 당부가 있어 그대로 따랐던 게 후회스러워졌다.


' 완전히 눈이 돌아버려 쉽게 멈출 기세가 아닌데 어떡하지 '


아무리 봐도 이 이상은 정말 위험했다. 다시 한번 오일을 쳐다본 오이는 그를 향해 왼손을 빠르게 돌렸다.


' 빌어먹을. 더 이상 안됩니다. 계획대로 기습을 해주세요 '


사전에 미리 정해둔 암수였다. 오이는 당연히 오일이 나서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오일은 생각이 달랐던지 손가락 두 개를 다시 펴 보였다.


' 2분만 더 버텨라 '


' 2분을 더 버티라고? 젠장. 큰 형 날 죽일 셈이오? '


가지고 있던 암기들도 모조리 사용해 버린 상황에서 무슨 수로 2분을 더 버틴단 말인가.


하지만 큰 형의 명령이라 따를 수 밖에 없던 오이는 정신없이 도망치던 와중에 차상호의 손에 쥐어진 빛의 공을 보고는 기겁하고 말았다.


" 차 씨 가문의 탄공술(彈孔術)!! 차상호! 이제 보니 각성기 6성이 아니라 이미 7성에 들어섰구나! "


정말 예상치 못한 기술에 오이는 당황했고 내내 침착하던 오일까지 취하고 있던 팔짱을 풀었다. 하지만 그 뿐 오일은 다시 팔짱을 끼고 대결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 오이 이 대결에 나온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


" 자. 잠깐. 내가 졌소. 졌단 말이오! "


" 이미 늦었다. "


순식간에 탄공술을 완성한 차상호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으며 붉은 공을 집어던지자 오이의 입에서 자주 듣기 힘든 거친 소리가 튀어나왔다.


" 제길! "


오이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 왜 저러지? '


그때 관산은 오이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봐도 빛의 공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관산의 표정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옆에 있던 차수현이 웬일로 그에게 탄공술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 별로 위협적으로 안 보이지? 보는 거 하곤 틀려 탄공술은 우리 차 씨 가문의 3대 비기 중 하나로 익히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성공만 하면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사람도 위협할 수 있는 비기중에 비기야. 하물며 오빠보다 낮은 경지에 있는 오이라면 아마 스쳐도 사망일 걸? "


" 글쎄요 위력은 모르겠지만 속도가 저래서야 누굴 맞출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모르면 잠자코 보고 나 있어 곧 알게 될 테니까 "


차수현은 설명을 그렇게 끝내버렸다. 관산은 다시 묻지 않고 대결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날아가던 빛의 공에서 ' 팍 ' 하는 소리가 나더니 잘게 부서져 버리는 게 아닌가.


관산은 당연히 빛의 공이 소멸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생각을 틀렸다. 오히려 부서져 생겨난 수많은 파편들이 폭발의 힘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저거 완전히 집속탄이네 "


탄공술이 자탄과 모탄으로 나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관산의 머리속에 지구의 무기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그걸 들었는지 차수현이 뜻을 물어왔다.


" 집속탄? 그게 뭐야? "


" 아무것도 아니에요 "


설명할 수도 없고 설명하고 싶지도 않은 관산은 모른채하며 입을 닫아 버렸다.


" 흥 두고 보자 "


차수현이 못마땅한 표정을 들어낼 때 관천령이 말을 걸어왔다.


[ 저 탄공술이란 기술 마교의 자심뢰(自尋雷)와 조금 닮았는데. 하지만 역시나 자심뢰의 발끝에도 못 따라가 ]


' 마교요? 설마 천마가 다스리는 그 마교 말씀입니까? '


관산의 입에서 천마란 단어가 흘러나자 관천령이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 너 그 살벌한 인간도 알아? ]


' 잘 알지요. 천하제일인이잖아요. 그 머였더라. 아! 천마신공. 천마군림보가 그 사람 독문 절학 아닙니까 '


[ 맞아.너..정말 아는구나 네가 그 살벌한 인간을 알고 있을 줄 정말 몰랐다.. 어쩐지 무림을 알고 있더라니.. 하지만 중원성에서야 천하제일인이지 중원성 밖으로 나오면 그보다 강한자들이 모래알처럼 많다는 건 몰랐을 걸? 비록 중원성이 포함된 군하계(軍廈界)는 아니지만 대원계(大原界)에 그 무서운 수도자들에 비하면 천마도 어린아이야 ]


' 수도자는 처음 들어봅니다 '


[ 당연하지 그들은 ..... 아니다. 여하튼 칼을 타고 다니면서 얼마나 잘난 채를 하는지.. ]


' 칼을... 타고 다녀요?..'


관산은 문득 꿈에서 봤던 자들의 모습이 떠올라 관천령에게 그들의 정체를 물어보았다.


' 어르신 혹시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마 중앙에 물결 무늬 뿔이 달린 종족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십니까? '


[ 당연하지 그들은 각치족(角治族)이다. 환미은하(煥美銀河)의 지배자들이지. 그들은 괜찮은 행성을 사냥해 다른 종족에게 팔아 넘기는 걸 주 업으로 삼는 자들이지 ]


'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 왜? 그들에게 원한이라도 있느냐? ]


' 아닙니다. 없습니다 '


사실이었다. 비록 지구를 멸망시킨 자들이지만 지금 자신은 지구인도 아니었고 특별한 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주제에 무슨 복수를 다짐하겠는가.


이강식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장면을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이강식이 아닌 관산으로 살아야 했다. 복수라는 건 힘이 있을 때 하는 거다.


[ 그런데 넌 어찌 천마를 알고 있는 거냐? ]


' 무협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인물입니다. '


[ 무협 소설이 뭔지는 모르겠다 만 관심이 생기는구나 우리 언제 시간 내 깊은 대화를 나눠 봐야겠다 ]


' 예...... '


관천령과 대화하는 사이 수십 개의 자탄으로 변한 탄공술은 유도탄처럼 끈질기게 따라붙어 오이를 절망에 빠트려 버렸다.


" 큰 .. 혀어어엉 "


오이의 마지막 절규. 그 순간 모든 자탄들이 오이에게로 모여 들더니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빛이 터져나왔다.


쿠앙


자탄들의 폭발력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일대를 순식간에 흙먼지로 덮여 버렸는데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관산의 발 바닥에 은은한 진동까지 느껴져왔다.


' 설마 그가 당한 건가? '


탄공술의 엄청난 화력에 놀란 관산은 오이의 생사가 걱정돼 폭발이 일어난 지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잠시 후 흙먼지가 가라앉자 평평했던 땅에 5미터 크기의 분화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산은 그곳에서 죽은 듯 누워있는 오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가 당했구나.. 그런데 왜?.. 싸움 중간 중간 오이는 몇 번이나 오일과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는데 오일은 왜 그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


관산이 오일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때 차상호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오일을 쳐다보고 있었다.


" 오 형 이건 무슨 뜻이오 "


" 뭐가 말입니까? "


" 당신은 분명 오이를 구할 수 있었소 그런데 끝까지 나서지 않더군.. 설마 내 손을 빌려 오이를 죽이려 했던 것이오? "


" 그건 차 형의 오해요. 오이는 대결에서 진 것이고 난 차 형의 탄공술을 막아낼 능력이 없어서 나서지 못한 것이오. 단지 그것 뿐입니다. "


" 개소리! "


누가 들어도 납득하지 못할 말에 차상호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비록 원수를 한 명 제거했지만 오일에게 이용 당했다고 생각이 들자 그는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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