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라인[6] : 버그평야전투
어재는 약초와 야채죽의 도움을 받아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셀마였다.
"셀마 거기 있어?"
"반갑습니다. 어재님."
"그동안 심심했겠군."
"어재님을 걱정했습니다."
"현재 상태 체크해줘."
셀마가 어재의 정신상태와 토마토왕자의 아바타 상태를 확인했다.
"현재 어재님의 상태는 양호합니다."
"다행이군. 완전히 기력을 되찾았어."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전쟁 상황을 브리핑해 줘."
데이터를 취합 한 셀마가 초반부터 현재까지 전황을 정리해서 알려 주었다.
"팝콘국에서 일어난 내전이 서버전쟁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시발점은 핵 플레이어가 미주리게이트를 폭파하면서 발발했습니다. 이 여파로 남쪽서버와 북쪽서버가 연결되며 미주리라인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에 양쪽 서버 모두 전쟁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때 북쪽서버에 랑큰 운영다이버가 등장합니다. 남쪽서버는 많은 병력을 믿고 속전속결 전략을 채택합니다. 그 결과 워턴타워 근처에서 첫 전투가 발생합니다. 결과는 좀비군을 가진 남쪽서버의 승리였습니다. 결국 북쪽서버는 최후의 방어선인 그물장벽으로 후퇴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난후 양쪽 병력은 마이너협곡에서 다시 충돌합니다.“
"결과가 궁금해지는군."
"모두의 예측과는 달리 북쪽서버가 좀비군을 막는 데 성공합니다."
"이럴 수가. 북쪽서버가 운이 좋았어.“
"이후 랑큰 운영다이버는 좀비해방선언을 하게 됩니다."
"좀비 플레이어를 해방하다니 대단하군. 그럼 모두 북쪽서버로 넘어오는 건가?"
"그렇습니다. 남쪽서버의 좀비 플레이어는 북쪽서버로 넘어와 도둑 플레이어가 됐습니다."
"북쪽서버의 승리 군."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릅니다."
어재가 의아해하며 물어봤다.
"북쪽서버의 도시군은 도둑 플레이어를 받아주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런. 경찰 플레이어만으로는 힘들 텐데. 내가 도와줘야 하는 건가."
어재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도시군을 도와주기로 결론을 내린다.
어재는 복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이 깨져있었다.
"어라. 이게 왜 깨졌지?"
"어재님은 모르시겠지만.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꽤 심각했던 모양이군. 일단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듣기로 할게."
어재는 날개를 생각했다. 그러자 등에 반투명한 블루드래곤 날개가 만들어졌다. 어재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전장이 모두 보이는 곳에서 어재는 블루드래곤의 눈을 통해 랑큰 운영다이버를 찾았다. 그는 워턴타워 근처 포토광장에 있었다.
"저기 있군."
어재는 날개를 펄럭이며 포토광장에 마련된 작전실로 날아갔다.
랑큰 운영다이버는 한참 경찰 플레이어와 함께 작전을 구상 중이었다. 그때 하늘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블루드래곤의 힘을 가진 어재가 나타났다. 모두 깜짝 놀랐다.
"그대는 누구시오?"
"저는 블루드래곤의 힘을 가진 멀티다이버 어재라고 합니다. 여러분을 돕기 위해 왔습니다.“
”멀티다이버라면?“
랑큰 운영다이버가 어재를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안 그래도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전황은 브리핑받아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작전을 듣고 싶습니다."
랑큰 운영다이버가 차분히 어재에게 설명했다.
"일단 현재 도시군의 병력을 워턴타워 남쪽에 배치했습니다. 메가소프트 예측 결과 좀비군은 남쪽으로 쳐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도 그곳에서 같이 방어하겠습니다."
"블루드래곤의 힘을 가진 분이 계시다니 정말 든든하군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재는 좀비군을 막기 위해 최전방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상대 예측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워턴타워 남쪽과 전혀 다른 방향에 좀비군이 나타났다. 워턴타워 서쪽으로 많은 수의 좀비군의 진군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생체시스템몬은 높은 언덕에서 좀비군의 이동을 지휘했다.
좀비군을 이끄는 생체시스템몬은 다른 전략을 구상 중이었다.
"분명 저들은 내가 워턴타워 남쪽으로 공격할 것으로 생각하겠지? 하지만 상대의 예측에 맞춰 공격할 필요 없잖아. 워턴타워 북쪽을 공격한다면 분명 방어가 허술하니까 쉽게 뚫릴 거야. 기다려라 도시군. 으하하."
생체시스템몬은 적의 후방을 공격하기로 작전을 변경한 것이다. 보라인이 좀비 버그몬을 통제하고 있었다. 좀비군은 워턴타워 서쪽으로 진격했다.
도시군은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예외가 한 명 있었다. 그녀는 영미였다.
영미는 어재와 헤어진 후 가울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군대의 진격 소리가 들려왔다. 영미는 뒤돌아서 상황을 파악했다.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좀비군을 보고 깜짝 놀란다.
빠르게 몸을 숨겼다.
"좀비군이잖아. 이들이 여기 왜 있는 거지?"
농구 버그몬이 좀비군을 향해 짖었다.
멍멍!
영미는 일단 농구 버그몬은 진정시킨 후 상황을 분석했다.
"전에 듣기로 도시군은 도둑 플레이어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 그들은 병력이 부족할 거야. 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작전은 전방 그러니까 워턴타워 남쪽을 방어하는 걸 거야."
그제야 영미는 좀비군이 왜 워턴타워 서쪽을 지나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큰일인데. 어떡하지? 내가 알려줘야 하나?"
영미는 큰 결심을 하고 핑크색 헤드셋을 통해 랑큰 운영다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랑큰 운영다이버님이시죠?"
"어떻게 되십니까?"
"저는 일반 플에이어인데요. 가을국으로 가는 도중 길을 잃어 팝콘국을 통과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죠?"
긴장한 영미는 현재 상황을 그대로 전달했다.
"제가 워턴타워 서쪽을 이동하던 중에 좀비군의 이동을 발견했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죠?"
"현재 좀비군이 워턴타워 남쪽으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헤드셋 너머 깜짝 놀라는 랑큰 운영다이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이거 큰일이군. 알겠습니다. 곧 조처하겠습니다. 제보 감사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한 영미는 가을국을 향해 걸어갔다;.
새로운 정보를 접한 도시군은 현재 난리가 난 상태였다. 곧 인공위성을 띄워 워턴타워 서쪽을 확인했다. 대 규모 좀비 버그몬이 이동 중이었다. 랑큰 운영다이버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어떻게 이런 작전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옆에 있던 참모가 말한다.
"아무래도 저쪽에 브레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약점을 간파하다니 무섭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도 같이 북쪽으로 올라간다. 남쪽에 있는 전 병력을 이동시키도록."
"알겠습니다."
도시군은 빠르게 움직였다. 비교적 이동속도가 느린 좀비군이 이동하는 동안 도시군은 빠르게 따라잡았다. 그렇게 양쪽 진형은 수평을 이루며 워턴타워 서쪽을 지나 북쪽 지역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버그평야가 기다리고 있었다.
양쪽 진형은 전 병력은 버그평야에거 크게 부딪치게 된다. 이곳에서 승리하는 쪽이 미래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양쪽 서버의 사활이 걸린 공간 그곳은 버그평야였다.
먼저 버그평야에 도착한 도시군은 경찰차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샷건을 지급받은 경찰 플레이어는 경찰차 뒤에 자리를 잡았다.
평야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고요와 정적이 전장을 감돌았다. 그때 어디선가 좀비의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경찰 플레이어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천천히 걷고 있는 좀비 버그몬이 가까이 접근했다.
땅!
누군가 샷건을 발사했다. 이를 시작으로 경찰 플레이어와 좀비 버그몬의 최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경찰 플레이어는 샷건과 함께 근접전으로 좀비군을 상대했다.
공중에서 투명한 날개를 펄럭이며 어재가 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숫자가 많은데."
"좀비군의 전 병력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아무래도 광역 공격이 필요하겠어."
"마법공격을 추천합니다."
"알았다고."
어재는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감정을 만들어갔다. 그러자 머리카락이 야광빛의 푸른색으로 점멸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어재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그녀는 벌새를 숙주로 삼아 하늘을 날고 있는 생체시스템몬이었다.
"호기심 많은 나방 반가워."
"너는?"
"그렇게 놀라지마. 그동안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어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보다 내가 보낸 보라인은 어땠어?"
"보라인?"
"그래. 맞아. 두려움에 떨며 도망치는 네 모습이 얼마나 꼴불견이었는데."
"설마 그 보라인의 정체가?“
"잘 맞추네. 내 부하들이야. 공포의 맛이 어땠어?"
예전 기억이 생체시스템몬에 의해 되살아났다.
"안돼. 이 나쁜 놈. 감히 정신 공격을 하다니."
"이봐. 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벌써 그렇게 지치면 어떡해?"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나?"
생체시스템몬이 씩 웃으면서 답한다.
"별거 없어. 좀비군의 승리하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거야."
"너는 남쪽 서버 편이구나."
"나는 그딴 거 몰라. 그보다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호기심 많은 나방 잘 들어봐."
어재의 몸이 두려움에 떨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생체시스템몬이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내가 아주 재미있는 플레이어를 발견했거든."
"플레이어?“
어재는 싸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 감히 내 병력의 존재를 누설하더라고. 겁도 없이."
"그게 누군데?"
"양파··· 뭐였는데. 맞아. 양파공주. 그래 양파공주였어."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어재가 깜짝 놀라며 말한다.
“그녀를 왜 찾는 거지?”
생체시스템몬은 계속 비아냥거렸다.
“나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보라인이 관심을 가지더라고."
순간 어재가 분을 못 이기며 블루드래곤의 힘을 개방했다. 주변에 있는 호수에서 물줄기를 만들어 생체시스템몬을 공격했다.
"이 정도 공격도 못 피할까 봐."
생체시스템몬은 너무나 쉽게 피했다. 이후 여러 개의 물줄기를 더 만들었지만 역시 실패였다.
"내가 그 정도 대비책도 없이 블루드래곤 앞에 왔을까 봐. 와하하.“
”이럴 수가.“
"이래 봬도 지금 나의 숙주는 벌새야. 알지? 벌새?"
생체시스템몬이 벌새 흉내를 내며 어재를 약 올렸다.
"이 나쁜 놈."
"그럼 나는 슬슬 가볼까 봐. 보라인이 기다리고 있어서 말이야. 와하하."
"멈춰."
어재가 울부짖었지만 생체시스템몬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상황이 급박해졌다. 어떻게 해서든 영미를 구출해야 했다. 하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계속 같은 말을 되뇌었다. 하지만 생체시스템몬 때문에 생각을 빠르게 할 수 없었다. 마치 두뇌가 정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큰일이군. 내 공격이 통하지 않아. 아무래도 벌새를 숙주로 하는 상태에서는 공격이 힘들 것 같은데. 어떡하지?"
어제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때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었다.
"셀마 있어?"
"말씀하세요."
"전에 팀장님이 사회권 두 장이면 신의 능력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했잖아."
"그렇습니다."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능력이야?"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입니다."
"뭐! 정말?”
“그렇습니다. 전통적으로 신의 권능은 예측력이었습니다."
어재는 셀마가 준 정보를 바탕으로 전투를 시뮬레이션했다. 공격이 가능할 것 같았다.
"만약 신의 권능으로 전투한다면? 예측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말이군."
"충분히 가능합니다."
어재는 팀장이 떠올랐다.
"팀장님에게 부탁해서 사회권을 빌려달라고 해야겠어."
"지금 팀장님이 계신 곳은 어디지?"
이후 어재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아차 스마트폰 액정화면 깨졌지.“
어재는 모든 정보를 동원해서 팀장의 위치를 찾았다. 하지만 팀장이 있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큰일이군. 팀장님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어떡하지?"
어재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도 보라인은 영미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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