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꽃이 필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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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광대인삼
작품등록일 :
2023.03.02 13:31
최근연재일 :
2023.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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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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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화. 봄. 본의가 아니었네.

DUMMY

도화야. 얼굴 좀 펴라. 너 데리고 숨기는 여기가 제격이야. 여관방 참 방음 잘 되요. 어떻게 아냐구요? 진태씨 잡으러 너튜브 영상 뒤진다고 여기에 이틀 동안 있었거든.

위대한 너튜브 알고리즘은 오늘 또 나를 어디로 안내 하실까?.

아침 햇살이 너무 찬란해. 꼭 이런 날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


“그런데 어젯밤. 우린 한 침대에서 잔 겐가?”

“내가 먼저 잠들었잖아. 아무 일 없으면 된 거지.”

“우리의 이야기는 철저히 비밀로 하세. 이제야 말하지만. 자네 잘 때마다 이 갈아.”

“넌 코 골아. 내가 소리에 둔해서 다행이지. 남들은 너 옆에 자지도 못할걸?”


얘 시중 들어 주는 사람들 다 어떻게 견뎠냐? 내가 새벽에 깬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야. 어떨땐 코 골면서 손가락으로 그걸... 말을 말자.

좋아. 이제 시작해 볼까?


“먼저 사택루희가 원하는 건. 자신이 왔던 세계로 돌아 가는 것.”


소기의 목적은 달성 했으니까. 이대로 돌아 가도 도화는 위험해진다. 하지만 스스로 돌아 갈 방법이 없다. 결국 도화를 잡아서 신물을 가져가야 한다.

허희수. 그가 진짜 노린게 그거였구나. 그 자가 복사하고 있었다는 문서는 눈속임이었어. 가만. 내가 아니었다면 죽을 수도 있었잖아. 그럼 어쩌려고 그랬지?


“황군 갑사들은 인간의 심리를 읽는 법까지 배우지. 허희수가 그대들 앞에 나타난 건 그 반쪽의 인간. 그를 이용해 모두의 심리를 흔들었지. 아무래도 내 책사는 처음부터 그 판에 말려 들었군.”


기대도 안 했다는 그 표정 뭐지? 난 이제 판 앞에 앉았잖아. 말은 놓아 봐야지.


“문을 여는 방법은?”

“신물을 가진 자가 집중하면 되지. 하지만 자네는 불가능 할 게야. 이렇게 황족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하다니. 신물이 과연 허락을 해 주겠나?”

“뭐래? 이것도 사람 가리냐?”

“그래. 세계를 오가는 6개의 신물 모두가 초대 황제의 피가 서려 있다. 황실을 모독하지 말게. 그 피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지.”


됐다. 차라리 그게 더 안전하겠다. 홧김에라도 내가 열어 버리면 큰일 나는 거잖아. 적을 속일려면. 나부터 속여야 해. 아니면 철저히 모르거나.

세계와 세계를 잇는 길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는 신물은 여섯. 그중 도화가 들고 온 건 둘. 반지야 내가 끼고 있어. 그럼 예복은?


“그것은 치렁치렁하고. 야들야들 하니. 춤 출 때나 어울리는 옷이지. 신조선의 국정원에 맡겨 놨네. 신물이 달려 있으니 조심 했을테지.”

“사택루희는 내 손에 끼워진 이 반지가 신물인걸 모르지?”

“맞아. 역시 자넨 그걸 팔지 못했군. 아무렴. 여기 보석 장인들은 그 값어치를 어찌 알았겠나?”

“예복에 있는 보석은 국정원. 반지는 나. 음. 보관 장소가 딱 정해져 있었네.”

“어차피 1년도 안 되어 끊어질 길인데. 신물 하나쯤은 잃어 버려도 되. 여차하면 아버님 것을 쓰던가.”


그래. 보석도 사주는 사람 없으면 반짝이는 돌덩이일 뿐이지. 역시 공개가 안 된 정보라. 그럼 기회가 있어.

진태씨에게 전화를 건다. 다행이도 내 전화를 받아 주었다.


“지금 어디 계십니까? 제가 가겠습니다.”

“도화와 같이 있어. 올 때 도화가 입고 왔던 예복 좀 들고 와. 정말 조심히.”


진태씨가 예복을 가지고 올 때까지 우리는 아침 밥을 먹어 볼까? 뭐 먹을래? 내가 사주는 마지막 식사야. 여기 메뉴에서 골라봐. 종류가 많지?


“흥미가 없군. 왜 오늘따라. 자네가 튀긴 닭이 먹고 싶을까?”

“그래. 내가 그걸 못 해주겠냐?”


들어가는 재료가 많긴 하지만 상관없어. 내가 한두 번 해 봤을까? 근처 마트로 가서 재료들를 산다. 그리고 여관 주인에게 양해를 얻어 뒤뜰에다 솥을 올린다.

염지는 덜 되었다지만 괜찮아. 튀김 옷을 좀 짜게 만들지. 양념도 제조했어. 많이 샀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많이 먹어.


“진태씨. 그러다 뼈도 씹어 먹겠다.”

“정말 맛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치킨은 처음이군요.”


생 닭 10마리를 사서 일일이 다 토막 치고 튀기느라 힘들었어. 주인에게 3마리 정도 줬다. 도화. 진태씨. 둘 다 맛있게 먹었어? 기분 좋네. 어때? 다섯 마리 더 튀겨줘?


“더 먹고 싶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곧 국정원에서 요원들을 이곳에 보낼 겁니다.”


진태씨는 손을 깨끗하게 씻은 후 내 앞에 도화의 예복을 놓는다. 붉은 보석이 가운데 크게 달려 있다. 오묘한 빛이 사람들을 매혹 시킬 것 같았다.


“미안합니다. 이미 본부장님의 지시가 떨어진 상황이라 어쩔수 없었습니다.”

“아니야. 순순히 들고 올거란 생각은 안 했어.”


차라리 그게 더 안전할 것 같았어. 도화는 지금 예복으로 갈아 입으러 화장실로 갔네. 음. 어디서 음란 마귀가 걸어 오는 것 같... 에헴!


“저희가 내린 결론을 알려 드리죠. 지금 당장 리틀 퀸을 돌려 보낼 겁니다. 곧 시간이 지나 밤이 되면 45일이 지납니다. 그녀가 돌아 갈 수 있는 요건이 되죠.”

“에? 그게 뭔 소리야? 그럼 사택루희는?”

“그자를 상대 할 수 없으니 리틀 퀸을 몰래 보내는 겁니다. 그럼 여기에 갇힌 사택루희 역시 시간이 되면 죽을 테니까요. 허희수와 장사만도 때가 되면 문 앞에...”


진태씨는 말을 않았다. 온다. 으슥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런데 난 이상하게 뭔가 설레었다. 도화도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당신들 다 다 겁을 먹었는데... 난 왜 이리 마음이 편해지지? 아무렇지도 않게 튀긴 닭을 하나 집어 먹었어.

그 사이 도화가 절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사택루희가 근처에 왔어. 어제의 결투 때 나의 기운 속 내재 된 향기를 읽었을 줄이야. 어디든 따라 올게야.”

“장윤성씨. 리틀 퀸이랑 둘이서 나가요. 제가 올라오면서 여관비는 계산 해 놨습니다. 전 사택루희를 막을 겁니다. 본부장님께는 나중에 보고 할게요.”

“그럼. 너희 요원들은?”

“저 빼고는 모두 도망쳐야 할 겁니다. 시간을 오래 못 끌어요.”


진태씨는 우리 앞에 신발을 놔 준다. 여차하면 창문 밖으로 뛰어 내려야 겠지? 이미 거리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 급히 여관방 안으로 고개를 넣어.


“아직 내 향기를 읽는게 덜 익숙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코끝까지 따라 올테지.”

“그럼. 유인하면 되겠네.”


그러자면 잠깐 시간을 끌 타이밍이 필요해. 도화를 안전하게 보호 할 수 있는 곳. 잠깐. 사람이 많은 곳은 어떨까?

다음 너튜브 알고리즘을 확인해 볼까? 이게 뭐야? 민하린이 회복 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 소속사 공식 계정이네.


“진태씨. 오늘 서울에 행사 있어?”

“광화문 광장이 예약 되어 있습니다. 민하린 회복을 빌기 위한 촛불 모임. 최소 1만명 이상이...”

“그래. 그 자리에 도화를 노출 시킬 거야.”


도화야. 왜 놀래? 두 손으로 너의 가슴을 가리지 마. 너의 몸매에 신경을 쓰고 있을... 음란 마귀야. 훠이. 물러나.


“입 한번 맞춰 줬다고 응큼하게 굴기는.”

“노출이 그 노출이 아니야. 그쪽 국어는 노출이라는 뜻이 그거 하나냐?”


여기서 제일 똑똑한게 나야. 그러니 나 한번 믿어봐. 먼저 진태씨는 사택루희를 따돌리면. 민하린이 누워 있는 병실로 요원들 보내.


“거기 너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중이거든? 지금 그 방송 끄고 옮겨. 사택루희가 홧김에 민하린 죽였다간. 도화도 죽을 테니까.”


무조건 사택루희가 모르는 곳에 옮겨. 국정원이 해 줄 것은 실시간 사태 파악과 인질 확보. 그것만 해주면 되.

다음. 본부장이라는 작자한테 분명히 전달해. 허희수는 확실히 묶어 둬. 정사만은... 어떻게 할까?


“제일 추모를 잘하는 이들에게 현금 10억을 준다고 소문 내줘. 대신 행사 마치고 심사 후에 지급한다고 해. 단. 반드시 지난번 뉴스 때 너희가 지운 사진. 반드시 올려.”


어차피 거짓말인데 한 300억 부를걸 그랬나? 꼭 순수한 행사에 돈이 끼어들면 사람들 반응이 더러워지지. 특히 푼돈일수록 치사해지더라.

순간 어두운 기운이 더 커졌다. 나와 도화는 급히 창문에서 뛰어 내린다. 진태씨가 뒤를 막아 선 후엔 아무것도 기억 안 나. 그냥 도화의 손을 잡고 뛰었어.

웃긴게 말이야. 내가 꿈 속에 있는 것 같았어. 끊어졌던 꿈의 다음이 보여. 우리를 혼내는 사람들을 피해 저 멀리 도망갔지. 그곳은 꽃밭이었어. 그리고 우리는...


“무사하군요. 혼자 30명과 싸웠습니다. 미약한 자들도 그 정도 모이면. 힘들어요.”


진태씨를 다시 만나니 궁금해졌다. 당신은 저 건너편에선 어떤 자일까? 도화가 말해주지 않는걸 보니 저 세상에선 별 인연이 없나 보다.

이제 내가 뭘 해야 할지 알겠어. 모든게 다 그려져.

난 고개를 들어 진태씨를 본다. 나의 수를 준비한다. 진태씨 스마트폰을 통해서 그의 상사.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많은 것을 확답받았다. 그 다음. 또 누군가와 긴 통화를 했다.

긴장이 너무 된다. 바람이 부는지. 시간이 흐르는지. 아까 내가 누구와 통화를 했지도 모르겠다.


“본부장님께서 장윤성씨의 계획을 승낙하셨습니다. 이렇게 전하라더군요. 제법 재밌는 생각을 했어.”


이미 시간은 저녁이다. 우리 셋은 최대한 빠르게 광화문 광장으로 간다.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모든 상황은 민하린 소속사 공식 너튜브 채널에서 생중계 중이다.

도화는 총을 장전 시킨 후 빈 가방을 든다.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선 광장 중앙에 선다. 잠시 후 헬멧을 벗었다. 곧 주변의 시선이 몰렸다. 처음엔 도화의 얼굴을 보고 가는 사람부터. 하나씩 말을 걸겠지.


“저... 민하린 맞아요?”

“진짜 일어 난 거예요?”

“어제부턴가 병실 실시간 재생 끊겼던데.”

“저 팬이예요. 언니 잘 못 되는 줄 알았어요.”


여기서 하나가 민감하게 나오겠지.


“어제. 기획사 부서지고 난리도 아니던데. 대표한테 테러한 사람. 당신 맞죠?”


도화야. 지금 너의 목소리. 내 귀에 꽂힌 이어폰으로도 잘 들려. 너도 내 목소리가 잘 들릴거야. 실수하지마.


“사진 뜬 거 봤어요. 밤에 길거리 활보한다는 오토바이 녀가 당신 아니예요?”

“행적은 맞네. 이 세상을 마음껏 질주 했네.”

“민하린 아니죠? 분명하다니까? 이 사람. 그때 기획사 벽을 부순 그 여자야.”

“벽을 부순 건 나지. 하지만 본의가 아니었네. 기획사 사장을 죽이려다 그리 되었어.”


하긴. 인간은 고쳐서도 못 써먹어. 그 대답. 괜찮아. 시선을 끄는게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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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제 121화. 에필로그 (1) 23.04.29 16 1 9쪽
120 제 120화. 겨울. 그리고 다시 봄 23.04.29 20 1 9쪽
119 제 119화. 겨울. 종착점 (4) 23.04.28 18 1 10쪽
118 제 118화. 겨울. 종작점 (3) 23.04.28 18 1 10쪽
117 제 117화. 겨울. 종착점 (2) 23.04.27 16 1 10쪽
116 제 116화. 겨울. 종착점 (1) 23.04.27 15 1 10쪽
115 제 115화. 겨울. 늦은 건 아니죠? 23.04.26 19 1 10쪽
114 제 114화. 겨울. 너의 세계 23.04.26 18 1 10쪽
113 제 113화. 겨울. 너 잡으러 온 귀신이다 23.04.25 15 1 10쪽
112 제 112화. 겨울. 대피 23.04.25 17 1 10쪽
111 제 111화. 겨울. 디펜스 게임. 23.04.24 20 1 10쪽
110 제 110화. 겨울. 질서. 23.04.24 15 1 10쪽
109 제 109화. 겨울. 설마가 사람 잡다 23.04.23 22 1 11쪽
108 제 108화. 겨울. 목적이 뭐야? 23.04.23 14 1 10쪽
107 제 107화. 동짓날의 밤 23.04.22 20 1 10쪽
106 제 106화. 겨울. 바뀌었다? 23.04.22 21 1 10쪽
105 제 105화. 겨울. 그러지 말고 일어나 23.04.21 19 1 10쪽
104 제 104화. 겨울. 그냥 죽자 23.04.21 20 1 9쪽
103 제 103화. 겨울. 넌 아직 아무것도 몰라 23.04.20 2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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