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임진난 : 거인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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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ang96
작품등록일 :
2023.03.0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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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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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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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1화 제 4차 평양성 전투2

DUMMY

“노여워 마십시오. 기치베에님은 무사하십니다. 그와 할 얘기가 많아 돌려 보내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을 뿐입니다. 심 유격이 그와 할 말이 많습니다. 심 유격이 북경에서의 성과를 빨리 알려주고 싶어했는데 거동이 불편해 오지 못하는 사정 때문에 기치베에님을 붙잡고 시간이 지체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오해한 병사들이 탈출하여 심 유격도 지금 전전긍긍하는 중입니다. 우리도 강화할 생각이 있기 때문에 심하게 추격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억류하거나 죽일 생각이었다면 아마 한 명도 성을 탈출할 수 없었을 겁니다.”

장대선의 변명에 아고스티뉴는 반박했다.

“군사를 이끌고 우리 성을 포위하고 있으면서 강화한다고 말을 하는 건가?”

“저 혼자 왔다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순안성 일을 오해해 복수하기 위해 저를 억류하거나 죽이지 않았겠습니까? 군사들은 그런 사태를 대비해 온 것이지 절대 공격을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저는 강화 협상은 계속할 것이고, 제가 돌아가는 순간, 기치베에님을 돌려보낸다는 말씀을 드리러 온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오해를 푸십시오.”

아고스티뉴의 분노는 가라앉았으나, 여전히 의심은 풀지 않았다.


“좋다.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돌아가서 암브로지우를 돌려보내라. 그 전까지는 믿지 않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안심하시지요. 지금 병사들이 많이 동요했을 텐데, 전투는 없다고 다독이십시오.”

“그건 그대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출궁해 병사들을 물리고, 순안성에 가서 기치베에님을 돌려보내겠습니다.”

“알았다.”


장대선은 통역관과 함께 관사를 나와 걸었다.

일본군은 요시무네의 구원 거절과 퇴각으로 인해 사기가 크게 저하된 상태였다.

장대선은 통역관이 전하는 병사들의 대화를 듣고 크게 기뻐했다.

그는 성의 방어 상태를 살폈다.

성문의 돌파를 막기 위해 성문에 많은 병사가 배치되어 있었고, 성벽 위에는 병사들이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었다.


‘병력이 부족하구나.’

장대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적장은 교활한 자이다. 부총병도 적이 얼마 없다 생각하고 공격했다 크게 패했다.’

장대선은 성을 좀 더 둘러보기로 생각했다.

“병사들에게 전투는 없다고 전해라. 우리는 강화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통역관이 장대선의 말을 큰소리로 병사들에게 전했고, 긴장하고 지쳐 있던 병사들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얼어붙은 손을 비비거나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고, 옷은 얇고 헤져 있었다.


장대선은 병사들을 안심시킨다는 핑계로 성 곳곳을 돌아다니며 성의 방어 상태와 병력 수를 파악했다.

‘확실하군. 모란봉에 조총병 수천이 배치되어 있고, 다 합하면 확인되는 숫자는 만 여 명쯤 되려나. 이번엔 확실하다.’


병사들은 미처 장대선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고, 장대선은 충분한 정보를 얻고 성 밖으로 나갔다.


“사신은 돌아갔는가?”

“방금 돌아갔습니다.”

배웅한 부장이 보고하자 아고스티뉴의 눈이 커졌다.

“여길 나간 지 한참이 지났는데 지금 출성했다고?”

“그가 성을 돌아다니며 병사들에게 전투는 없다고 병사들을 안심시키다가 출성이 늦어졌습니다.”


아차! 또 당했구나!

사신을 보낸 것은 중국군의 계략이었다고 아고스티뉴는 생각했다.

그는 부장들을 이끌고 서둘러 성벽 위로 올라갔다.

중국군과 고려군은 철수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중국군의 불랑기포와 고려군의 사석포는 평양성을 조준하고 있었다.


미련에 아고스티뉴는 중국군이 철수하는지 계속 지켜봤다.

그러나, 중국군의 철수 움직임은 없었다.

아고스티뉴는 멍하니 전방만 바라볼 뿐이었다.

약속했던 기치베에의 귀환도 없었다.

허망하게 해가 지고 있었다.

살을 에는 추위가 밀려오고 있었다.


“주군, 장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쿠에몬의 말에 비로소 아고스티뉴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래. 가자.”

여전히 성은 포위된 상태였다.

‘나는 총사령관이다. 모든 장수와 병사는 나만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

그는 사쿠에몬과 함께 회의장으로 갔다.


“제독님. 이번에야말로 승리를 거머쥘 것입니다.”

돌아온 장대선은 기뻐하며 이여송에게 보고했다.

장대선을 보낸 것은 이여송이었다.

그는 심유경의 강화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을 역이용한 것이었다.

이여송은 강화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장대선을 사신으로 보낸 후, 그를 통해 성의 방어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2차 평양성 전투 때, 조승훈이 일본군을 가볍게 생각하고 덤볐다 매복을 당한 경험이 있었기에 더더욱 이여송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냐? 정말 병력이 부족하더냐?”

“네. 성문에 많은 병사를 배치해 성벽에 배치할 병사가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일본인은 교활하다. 자네가 보는 곳에서는 병사를 적게 배치해 우리를 방심시킨 후, 매복 공격한다면 어떡할 것인가?”

“성 곳곳을 돌아다니며 확인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이여송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병사들의 얼굴에도 두려움과 공포가 느껴졌습니다. 지쳐 있기도 했고요. 얇은 옷과 짚신만 신고 있어 추위에 떨고도 있었고요.”

“수고했다. 좋다. 내일 아침 공격을 시작한다. 함구문은 조 부총병(조승훈)과 이일, 김응서 두 장군이 이끄는 고려군 8천이 합동 공격을 한다.”

“알겠습니다. 제독.”

조승훈과 이일, 김응서가 명을 받들었다.

“모란봉은 오 부총병(오유충)이 공격하고, 사명대사의 승병이 도와주시지요. 그리고 칠성문은 장세작 부총병이 맡고, 보통문은 우첨도어사 양호가 맡는다.”


이여송은 제장들에게 공격 위치를 지정하고 회의를 파했다.

“오늘 밤은 저들이 충분히 공포를 즐기게 해 주자.”


아고스티뉴에게는 긴 밤이었다.

여전히 중국군은 포위를 풀고 물러나지 않았고, 일본군은 기습이 언제 들어올지 몰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날이 밝았다.

‘여기서 죽을 뿐이다.’

아고스티뉴는 옥쇄를 각오했다.


중국군의 대포에서 큰 발포 소리가 들렸다.

‘끝났구나.’

다행히도 화포에 포탄은 장전되어 있지 않았다.

위협만 주는 사격이었다.

사격은 한 시진동안 계속되었고, 병사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계속 중국군 진영을 바라봤다.


쿵! 쾅!

“으악!”

중국군이 포탄을 장전하고 날리고 있었다.

중국군의 불랑기포와 고려의 사석포가 평양성을 향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화포는 성벽과 성문에 집중되었다.

쾅! 우지끈!

철포에 단단하던 성문이 으스러지고 있었다.

성문을 지키던 병사들은 판자를 여러 겹 덧대 성문을 막고, 적군의 기동을 막기 위해 성문 앞에 수레를 벌려 놨다.


중국군의 전투 기마병이 날뛰는 말의 고삐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들은 요동군 소속의 기마병으로 중국군 최정예 부대였다.

이전에 일본군을 보면 피하던 약졸들이 아니었다.

말들은 매우 크고 강건했으며, 모든 병사는 적당한 두께의 강철로 된 갑옷과 하의용 군갑을 입고 있었다.

모든 병사가 훌륭하고 강력한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모든 대비를 하고 왔구나.”

중국군의 무기 중에는 일본의 것과 같은 조총과 검, 창들도 있었다.

중국군은 일본군을 향해 조총사격을 가했지만, 아직 무기의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했기에 명중률은 터무니없이 낮았다.

결국 아고스티뉴가 심유경에게 보냈던 일본군의 무기를 보고 중국군은 대비해 방어구를 갖추고 도리어 일본군의 무기를 복제했던 것이다.


“성문을 막아야 한다. 더 많은 판자를 성문으로 보내라. 그리고 성문에 장애물을 설치해라.”

아고스티뉴는 성문의 돌파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중국군은 성문 돌파가 여의치 않자 성벽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기마병까지 태운 거대한 공성탑을 성으로 접근시켰다.

성벽에 가까이 도착하면 사다리를 내려 성벽으로 기병이 뛰어내릴 수 있게 설계한 공성탑이었다.

연합군이 네 방향에서 공격해왔지만, 막기에는 너무 병력이 부족했다.


**********


광해군은 곳곳에 격문을 보내 의병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사명대사 등 의병들이 평양성 전투에 참여하게 됐고, 각지에 의병 활동이 활발해졌다.

광해군은 연합군의 군량 확보에 노력했고, 겨울 추위를 대비한 옷감을 보급해 병사들의 사기를 높였다.


날이 저물었다.

수십 명의 일본군 정찰조는 잠시 말에서 내려 쉬고 있었다.

땀이 식어 한기가 올라왔다.

“아이 추워!”

병사들은 몸을 움츠리며 손으로 몸을 비비며 추위를 떨쳐내려 했다.

요시무네가 서울로 철수함에 따라 일본군은 긴장하며 북방의 정세에 신경을 썼다.

남쪽의 의병활동도 활발해졌고, 의병들이 서울을 수복하기 위해 북상하고 있었다.

중국군의 참전은 의병의 기세를 올리게 했고, 일본군은 그로 인해 곤혹스러워했다.


“어?”

한 병사가 앞을 바라봤다.

그들 앞에서 일단의 무리가 말을 달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긴장하며 검에 손을 가져갔다.

무리 중 한 존재가 유난히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그는 거마를 탄 거인이었다.

지환이었다.


“어, 어.”

예상보다 빨리 접근한 지환에 일본군은 당황했다.

쓱! 쓰윽!

일본군의 목이 잘려 떨어졌다.

말이 놀라 날뛰며 도망쳤고, 일본군은 말을 탈 여유도 없이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했지만, 뒤이어 도착한 현성과 홍철의 무리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들의 무리는 50명 정도로 늘어나 있었다.


지환이 합류하고 나서 현성은 다양한 전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돌격전도 가능했고, 상대가 거인으로 편성되어 있어도 소수의 거인 정도는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현성은 일본군을 공격해 얻은 보급품으로 무장도 했다.


현성이 소규모 전투에서 성과를 거두고 명성을 얻자 그에게 합류하려는 자들도 늘어나 어느덧 그 수가 50명에 이르렀다.

현성은 지수와 말이 없는 자들에게는 조총 훈련도 시켰다.

현성의 무리는 이제 서서히 하나의 군대로 변모했고, 기병과 궁병, 조총병으로 조합을 갖춰나갔다.


“오빠. 세자께서 보낸 격문을 보내 이제 중국군까지 참전한 것 같아. 세자께서는 공을 세운 자는 노비조차도 면천하여 벼슬을 준다고 하셔.”

홍철은 광해군의 행보에 반색했다.

“의외로 조정에도 제대로 된 사람이 있구만.”

조광, 이화, 유재수도 기뻐했다.

“이제 우리도 군관 자리 하나 할 수 있겠구만.”


광해군은 각지에 관리를 파견해 의병을 관리하고 있었고, 현성도 약간의 보급을 받을 수 있었다.

“많이 춥지?”

현성은 지수에게 두꺼운 솜옷을 입혀 주었다.

지수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이제 곧 전쟁 끝나는 거야? 우리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거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 하지만,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일 거 같아.”

“오빠. 난 활보단 조총이 잘 맞는 것 같아. 화살은 당기기도 힘들고 맞추기도 힘든데, 조총은 안 그래.”

“응.”

“이제 어떡할 거야?”

현성은 생각에 잠겼다.

“북상해야지. 우리도.”

현성도 서울 수복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울해졌다.

그는 갑자기 한 사람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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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제 155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7 25.05.12 3 0 11쪽
154 제 154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6 25.05.05 10 0 11쪽
153 제 153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5 25.04.28 7 0 11쪽
152 제 152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4 25.04.21 7 0 11쪽
151 제 151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3 25.04.14 9 0 12쪽
150 제 150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2 25.04.07 9 0 11쪽
149 제 149화 제 2차 진주성 전투 1 25.03.31 7 0 11쪽
148 제 148화 엇갈리는 운명 3 25.03.24 6 0 12쪽
147 제 147화 엇갈리는 운명 2 25.03.17 7 0 11쪽
146 제 146화 엇갈리는 운명 1 25.03.10 10 0 12쪽
145 제 145화 해탈이 이곳 삶의 목적일까 25.03.03 13 0 12쪽
144 제 144화 강화 교섭 2 25.02.24 12 0 12쪽
143 제 143화 강화교섭 1 25.02.17 11 0 11쪽
142 제 142화 퇴각하는 일본군 25.02.10 13 0 11쪽
141 제 141화 보이지 않는 힘, 배후의 세계 25.02.03 15 1 12쪽
140 제 140화 하야토의 선택 25.01.27 14 0 11쪽
139 제 139화 강화 교섭의 시작 25.01.20 14 0 11쪽
138 제 138화 심유경의 재등장 25.01.13 15 0 12쪽
137 제 137화 행주 대첩 3 25.01.06 17 0 11쪽
136 제 136화 행주 대첩 2 24.12.30 20 0 11쪽
135 제 135화 행주 대첩 1 24.12.23 22 0 11쪽
134 제 134화 기병과 거인 3 24.12.16 22 0 12쪽
133 제 133화 기병과 거인 2 24.12.09 20 0 11쪽
132 제 132화 기병과 거인 1 24.12.02 28 0 12쪽
131 제 131화 다시 만나다 6 24.11.25 17 0 11쪽
130 제 130화 다시 만나다 5 24.11.18 16 0 11쪽
129 제 129화 다시 만나다 4 24.11.11 19 0 12쪽
128 제 128화 다시 만나다 3 24.11.04 23 0 11쪽
127 제 127화 다시 만나다 2 24.10.28 23 0 11쪽
126 제 126화 다시 만나다 1 24.10.21 29 0 12쪽
125 제 125화 승전보 24.10.14 30 0 11쪽
124 제 124화 제 4차 평양성 전투5 24.10.07 36 0 11쪽
123 제 123화 제 4차 평양성 전투4 24.09.30 36 0 11쪽
122 제 122화 제 4차 평양성 전투3 24.09.23 38 0 11쪽
» 제 121화 제 4차 평양성 전투2 24.09.16 42 0 12쪽
120 제 120화 제 4차 평양성 전투1 24.09.09 43 0 11쪽
119 제 119화 탈출 24.09.02 39 0 11쪽
118 제 118화 심유경의 계략3 24.08.26 35 0 11쪽
117 제 117화 심유경의 계략2 24.08.19 35 0 11쪽
116 제 116화 심유경의 계략1 24.08.12 39 0 11쪽
115 제 115화 거인 소년2 24.08.05 42 0 11쪽
114 제 114화 거인 소년1 24.07.29 44 0 12쪽
113 제 113화 수정된 전략 24.07.22 39 0 12쪽
112 제 112화 제 2차 평양성 전투 24.07.15 46 1 11쪽
111 제 111화 펠라그라병 24.07.08 47 0 11쪽
110 제 110화 병의 원인 24.07.01 41 0 11쪽
109 제 109화 의원 24.06.24 41 0 11쪽
108 제 108화 괴질 24.06.17 51 0 11쪽
107 제 107화 소모전 24.06.10 48 0 11쪽
106 제 106화 반전 24.06.03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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