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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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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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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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고스터즈 제11화

DUMMY

[은혁] "현수야.. 거기 좀 잡아봐.."


환수형.봉구형.은혁이형과 함께 밤에 있을 조별 장기자랑을 위해

숙소 근처 풀밭에 무대를 셋팅 중이다.


"네.. 잡았어요"

[은혁] "꽉 잡아라.. 땡길 테니까.."

"네~"


은혁이형이 줄을 잡아당기자..

흰 천이 스크린처럼 큼지막하게 세워지기 시작했다.


[봉구] "현수야 숙소 가서 드라이버 좀 가져와 봐.. 애들이 아마 챙겨 왔을 꺼야.."


조명 장비를 만지고 있던 봉구형이 나에게 말했다.


"네.."


잠시 스크린 세우는 일을 중단하고 터벅터벅 숙소를 향해 걸어가는 나였다.





어라? 저건 재민형하고 세아?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뒷마당 한쪽 편에 서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둘의 모습이 보여왔다.

흠.. 역시 둘이 뭔가 있긴 있나 보네..

진지한 표정으로 재민형의 얘기를 듣고 있는 세아를 보니..

괜시리 궁금증이 더해오기 시작한다.

그래 좀 있다 재민이형 한테 몰래 물어봐야겠어..

더 지켜볼까 하다가 왠지 들킬 거 같아 바로 숙소로 향하는 나였다.





[승철] "저희들 왔습니다.."


승철이형을 선두로..

산행을 갔던 동아리 인원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봉구] "어이구 수고했다.."

[민수] "하하하 형님들 일찍 오셨네요.."

[은혁] "어.. 심심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하하.. 근데 우리 윤아는 어딨어?"


.............

은혁이형 예전엔 여자랑은 담 쌓고 살더니 갑자기 왜 저렇게 바꼈지?

두리번 거리며..

윤아를 찾느라 정신없는 은혁형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는 나였다.


흠.. 그나저나 은주는 어딨나..

때마침 미란이와 함께 대문을 통과해 오는 그녀...

산행이 힘들었는지 꽤나 지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를 보더니 이내 표정이 바뀌곤..

갑자기 손을 흔드는 그녀.. 어이구 귀여워라.. 훗..


[은주] "선배님.. 심심하셨죠?"


나에게 다가오더니.. 활짝 웃으며 말을 걸어오는 그녀..

하루 종일 인상만 쓰던 세아를 상대해서 그런가..

해맑게 웃는 은주의 모습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이뻐 보였다.


"하하.. 죽는 줄 알았다 진짜.."

[은주] "그래요? 근데 안 가시길 잘했어요. 어찌나 힘들었는지 전 오히려 숙소에 있던 선배님하고 세아가 부러워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래?"

[은주] "네.. 산 타는 게 이렇게 힘든 건지 처음 알았어요.."


입을 삐죽 내민 채로 투정을 부리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만다.

.............


[미란] "은주야.. 저기 봐.."


갑자기 은주 옆에 있던 미란이가 손가락으로 거실 쪽을 가리켰다.


[은주] "어머..저 선배.."


미란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 보는 나..

잉? 재민이형?


[미란] "우리 동아리 선배였나봐.."

[은주] "그.. 그러게.."

"왜? 너희들 재민이형 알어?"

[미란] "네.. 저희 과 조교 선배님이시거든요.."


아.. 저 형 경영과였지 참..


[미란] "은주야 가서 인사 드리자.."

[은주] "어? 아.. 아냐. 나중에 하자.."

[미란] "왜? 아직도 부XX워?"


응? 뭐라고 한 거야?

잠시 재민이형 쪽을 쳐다보느라 미란이의 말을 정확히 듣지 못한 나..

은주는 이런 나를 잠시 쳐다보곤 이내 미란이의 옆구리를 쿡 찔러 버렸다.

뭐야?

무슨 일 있는 거야?

힐끔 바라본 그녀의 얼굴은..

이상하게 평소보다 훨씬 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





[지연] "3조는 밥해야 되니까 주방으로 모이세요~"


산행에 대한 정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지연이가 큰 소리로 전달을 하고 있다.

한 조씩 돌아가며 밥을 하다 보니 이제서야 우리 조의 밥할 차례가 돌아와 버렸다..


[윤아] "승철 선배.. 메뉴는 뭐로 할 거에요?"


언제 모여든 건지..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3조 인원들..


[승철] "글쎄다.. 뭐가 좋을까? 그나마 참치 찌개가 제일 낫지 않냐?"

[민규] "밥부터 얹혀 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승철] "아 참.. 야 누구 밥 할 줄 아는 사람?"


............

밥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나?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 그냥 아무나 대충 시키면 되지..

하지만.. 아무도 어느 누구도 선뜻 손을 들지 않는 이상한 분위기..


[승철] "뭐야.. 다들 밥 못해?"

[윤아] "저렇게 큰 밥통엔 해 본 적이 없어서용.. 호홍"

[민규] "저두 저렇게 큰 건 자신이 없네요.. 하하.."

[승철] "하긴.. 나도 저렇게 무식하게 생긴 밥통은 첨 봤다. 하하.. 야 현수 니가 좀 해.."

"제가 왜요?"

[승철] "그나마 요리 좀 하는 니가 하는 게 낫지..."

"................"





밥을 얹힌 후..찌개를 준비하고 있는 은주 쪽으로 향했다.


[은주] "밥 다 올리신 거에요?"

"어.. 근데 딴 애들은?"

[은주] "아.. 장기자랑 준비 한다고 회의 좀 한데요. 찌개 다 끓으면 부르래요.."

"그래? 근데 뭐 또 만드는 거야?"


도마 위에 큼지막히 썰려 있는 햄과 감자 그리고 양파들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볶을려고 하나?

하지만 그녀 앞에 있는 거라곤 후라이팬이 아닌..

버너 위에 올려진 펄펄 끓고 있는 찌개 뿐이었다.

설마 이걸 찌게에 넣어 버리려는 건 아니겠지?


[은주] "아뇨.. 찌개에 넣으려구요.."


............

어이고 은주야.. 이 아까운 걸 찌개에 왜 집어넣니..


"야.. 아깝게 이걸 왜 거기다 집어넣어.."

[은주] "왜요? 안돼요?"

"아니 뭐 안된다기 보단.. 아깝잖아.. 딴 거 만들면 되는데.."

[은주] "딴 거요? 뭐요?"

"저기 후라이팬 좀 들고 와봐.. 그 옆에 간장도 좀 가져오고.."

[은주] "우와.. 선배님 요리 잘하세요?"


훗.. 드디어 내 본격적인 요리 실력을 뽐낼 때가 온 거 같군..

놀란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버리는 나였다.


"못하진 않지.. 잠깐 기다려봐.. 맛있는 거 만들어 줄 테니까.."


그리곤 재료들을 좀 더 잘게 잘라 그녀가 건낸 후라이팬에 올리고..

은주를 위한 맛있는 볶음밥을 준비해가는 나였다.





[은주] "우와.. 선배님 다시 한번만 보여줘요.."


후라이팬을 위로 팅기며 야채들을 볶아주니

옆에서 은주가 감탄을 하며 난리를 친다.


"하하.. 이거?"


한번 더 멋지게 시도해준다.


[은주] "우와~ 우와~ 짱!! 선배님 대단해요 진짜.."


훗.. 이 정도 가지고 놀라긴..


"대단하긴 뭐.. 하하.. 그나저나 이제 밥 넣어야지.."

[은주] "네.. 제가 넣을께요.."


신이 난 듯 보이는 그녀..

밥을 넣으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야.. 이거 양 얼마 안되니까 우리들만 몰래 먹자.."

[은주] "그럴까요? 히힛.."


냉장고 옆 쪽에 몰래 자리를 잡고 그녀에게 수저를 건낸다.


"애들한텐 비밀이다.."

[은주] "당연하죠.."


찡끗 웃으며 대답해 오는 그녀.. 너무 귀엽다.


"훗.. 좋아.."


그리곤 후라이팬에 있는 볶음밥을

사이좋게 한 수저씩 떠먹기 시작하는 그녀와 나.

아.. 이거 너무 설레잖아..





[은주] "근데 하루 종일 세아랑 뭐했어요?"


한참을 먹던 그녀가 갑자기 나에게 묻는다.


"어? 뭐 그냥 잠자고 영화 보고 책 보고.."


고스톱 얘긴 당연히 패스지..


[은주] "좀 친해 지셨어요?"

"글쎄다. 애가 좀 무뚝뚝해서 그런가 쉽진 않네.. 하하.."


그나마 은주에게 남 험담이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좋은 표현으로 대답해 주는 나였다.


[은주] "호홍.. 세아가 좀 그렇긴 하죠. 그래도 친해지시면... 어머~ 세아야.."


힉..

언제 온 건지 우리 옆에 서있는 그녀..

잠시 우리의 은밀한 행각(?)을 지켜 보는가 싶더니

이내 은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세아] "재민선배가 좀 보쟤.."

[은주] "사.. 재민 선배가? 날?"

[세아] "어.. 뒷마당에서 기다린데.."

[은주] "그.. 그래? 알았어. 선배님 저 잠깐만 나갔다 올께요.."

"어.. 그래라.."


그러더니 몸을 일으켜 주방을 나서는 은주였다.


[세아] "............"

".............."


아무 표정 없이 후라이팬을 들고 앉아있는 나를 내려다 보는 세아..


"좀 먹을래?"


시선이 왠지 나보단 볶음밥 쪽에 더 가있는 듯 하여 넌지시 물어보았다.


[세아] "됐어요.."


퉁명스럽게 대답해 버리곤 몸을 돌려 주방을 나가버리는 그녀였다.

...........

뭐야.. 그새 또 까칠 모드로 바껴 버린거야?





그나저나 재민형은 뜬금없이 은주는 왜 부른 거야?

괜시리 신경 쓰이네..

뭐 나이도 있는데 설마 사귀자 뭐 그런 얘기 하려고 부른 건 아니겠지?

그.. 그래.. 6살 차인데 설마.. 하하..

애써 나이차까지 고려해 가며

최대한 둘의 엮임 가능성을 줄여보려는 나였다.





아.. 졸려..

장기자랑을 하고 있긴 한데..

은주나 미란이가 참여를 안 해서 그런가.. 별로 재미가 없다.

결국.. 가장 뒷자리에서 구경 좀 하다가

숙소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버리는 나였다.

................





장기자랑이 끝나고 또다시 본격 술 파티(?)가 시작되었다.

낮에 온 형님들이 준비해온 삼겹살들이

불판 위에서 향긋한 냄새를 피워가며 익어가고 있었고..

어제와 같이 둥그렇게 모여 시작한 자리 배치는..

시간이 지나며 삼삼 오오 무리를 이뤄가며 나뉘어지고 있었다.



............

그리고 오늘도 당연히..

홀로 남겨져 버린 나...

근데 어제 한번 겪어서 그런가..

그리고 어차피 좀 있다가 은주와 미란이가 불러낼 거란 걸 알고 있어서인가..

어제만큼 쓸쓸한 느낌이 들진 않았다.

그래.. 난 이런 단체 술자린 관심 없다 이거야..

조금 있으면 우리 은주와 미란이가..

개울가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텐데 뭐..

물론 은주 혼자면 더 좋겠다만.. 후후훗..



[봉구] "뭐하냐?"


흐뭇한 상상에 빠져 들만할 쯤.. 둔탁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술잔을 들고 내 옆에 앉고 있는 봉구형..

.............


"아.. 어서 와요 형.."

[봉구] "어째 니 주변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없냐.."

"..........."

[봉구] "짜슥.. 너 보면 꼭 내 옛날 모습 보는 거 같다니까..하하"

"하긴..하하하.."


그래도 한땐 3대 아웃 사이더 중 한 명이었던 봉구형 이었는데..

어떻게 요즘은 동아리 인기인 중 한 명이 된 걸까..

궁금하면서도 내심 부러워 하던 나였다.


[봉구] "자 한잔 해.."

"네.."


잔을 받아 건배를 한다.





"형.. 근데 저 항상 궁금하던 게 하나 있는데요.."


술이 몇 잔 들어가기 시작하자 말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나..


[봉구] "뭔데?"

"지연이 도대체 어떻게 꼬신 거에요?.."

[봉구] "지연이?"

"네.."

[봉구] "내가 꼬신 거 아닌데.."

"그럼요?"

[봉구] "지연이가 날 꼬신 거지.."

"............."

[봉구] "뭐야.. 안 믿긴 단 거야?"

"당연하죠.. 장난해요 지금?"




.............

봉구형 과의 대화 중에도 난 힐끔힐끔 은주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민수형 옆에 앉아..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그녀..

............


[봉구] "뭘 그렇게 쳐다 보냐?"


헛.. 너무 오래 쳐다보다가 봉구형에게 들키고 말았다.


"아.. 아니에요.."

[봉구] "너 쟤 관심 있냐?"


헐.. 이 형도 은근히 예리하네..


"누.. 누구요?"

[봉구] "쟤 이름이.. 은주였던가?"

"은주요? 에이 설마요.. 하하"

[봉구] "이런.."

"왜요?"

[봉구] "아닌 척 하는 것까지 나랑 너무 똑같잖아. 야 너 너무 티나.."

"............."

[봉구] "나중에 술 사 들고 형한테 와라. 퀸카 꼬시기 비법을 특별히 전수해 줄 테니까..하하"

"............."





봉구형과 제법 마셔서 그런지 좀 어지러웠다.

술 좀 깰 생각에 담배를 들고 마당으로 나와 벤치에 앉는 나..

흠.. 이제 그만 먹어야겄다.

잘못하면 좀 있다 애들과의 즐거운 시간도 못 즐기고 뻗어 버리겠어..

그럼 절대 안 돼지..

어차피 들어가 봐야 남은 술 처리 하려고 무식하게 마셔 댈텐데..

그냥 여기서 시간이나 때우고 있어야겠어.

담배를 입에 문 채.. 아예 벤치에 누워버리는 나였다.





[미란] "어? 선배님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한참을 누워있는데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온듯한 미란이가 앞에 서있었다.


"아.. 그냥 술 좀 깨려고.. 그런 넌?"

[미란] "아.. 저두 술 깨러 나왔어요. 공기도 좋고 해서 그냥 산책이나 좀 할려구요."

"그래?"

[미란] "네.. 선배님도 같이 가실래요?"


어? 나도? 둘이 밤길 걷자고 지금?


"나도?"

[미란] "아.. 선배님 다리 아프시지 참.."

"............"


슬슬 걸어 다닐 정도는 되는데.. 아직 모르나 보군.


[미란] "그럼 쉬고 계세요. 전 가 볼께요.."

"야.. 같이 가자.. 나 그냥 걸을만해.."


어차피 심심하기도 했었고..

얘기 좀 하면서 은주에 대한 정보 좀 더 알아 내야겠단 생각에

서둘러 미란이를 뒤따라 나섰다.

.............





"그러니까 너랑 세아가 중학교 때부터 친구고.. 은주는 고딩 때 만난 거란 거지?"

[미란] "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그녀들의 이야기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다 같은 반 이었던 거야?"

[미란] "아니요.. 2학년 땐 다 따로 떨어졌었는데 3학년 때 다시 같은 반 되서 매일 같이 다녔죠.."

"그렇구나.. 하하.. 니들은 고딩 때부터 인기 많았겠다야.."

[미란] "뭐.. 좀 많긴 했어요.. 호홍.."


나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건지 웃음 꽃이 피기 시작한 그녀..


"누가 인기 제일 많았어?"


당연히 은주일 거란 건 알지만..

그래도 접대 멘트 하나 날려 주려는 의도로 넌지시 물어보았다.


[미란] "인기요? 당연히 은주죠.."


역시나 예상했던 대답을 해오는 그녀..


"그래? 하하.. 너 아니었어?"


준비했던 접대 멘트를 날리며 그녀의 기분을 한껏 북돋아 주었다.


[미란] "어머.. 아니에요 호홍.."


역시나 기분이 좋아져 버린 그녀였다.

오케이 이제 본격적인 정보 조사로 들어가 볼까? 훗..


"에이.. 난 넌 줄 알았네. 하하.. 그나저나 은주가 인기가 제일 많았단 말이지?"

[미란] "네.. 이쁜데 착하기까지 하니까 당연한 거죠 뭐."

"그런가? 하하.."

[미란] "솔직히 세아도 엄청 이쁘잖아요.. 그쵸?"


헐.. 갑자기 그런 걸 물으면..


"어? 어.. 뭐.."


어정쩡하게 대답해 버리는 나였다.


[미란] "근데 그런 세아가 남자들한테 전혀 관심도 못 받고 지냈다니까요.. 다 은주만 좋아라 해서.."


헐.. 그 정도야?

은주 인기 많은 거야 뭐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있긴 했다만..

세아 정도의 비쥬얼이 관심조차 못 받고 살았다고?

에이..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

아.. 아니다.

생각해보니까..

당장 나부터도 은주 옆에 있는 세아에게는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다.

혼자 있었을 땐 모르겠는데..

분명 은주와 함께 있을 땐 오로지 은주만 보였을 뿐이다.

어차피 보통 남자들이라면..

다 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인데..

미란이의 말이 과장이 아닐 거 같단 생각이 다시 들기 시작하는 나였다.




"..............."

[미란] ".............."


잠시 침묵이 이어지는 듯 하여 다시 그녀에게 질문을 시작해본다.


"그럼 공부는 누가 제일 잘했어? 이건 너지?"


이건 왠지 세아일 거 같았지만 역시나 접대용 멘트로 날려주는 나였다.


[미란] "호호홍.. 왜 이러세요 선배님..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저 아니에요.."

"그럼 누구? 세아?"

[미란] "아뇨.. 은주요.."


..............

뭐야..이것도 은주야?

이런..

그나저나 세아 얘는 내 앞에서 그렇게 고고한 척 하더니 뭐야..

별것도 아니었잖아.. 훗..


"그래?"

[미란] "네.. 매번 은주가 1등, 세아가 2등, 전 5-6등 정도에서 왔다 갔다 했구요.."


뭐?

매번 1등?

은주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사실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지.. 진짜? 우와.. 니들 공부 잘했구나.. 은주가 1등이라고? 와.. 이거 신선한 뉴슨데?"

[미란] "호홍.. 다들 은주가 1등이라고 하면 선배님처럼 놀라시더라구요.."


당연하지..

솔직히 생긴 것만 보면 세아가 더 공부 잘하게.. 아니 독하게 생겼잖니..

그 순둥이 은주가 공부까지 그렇게 독하게 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


"그러게.. 은주가 생각보다 독한 구석이 있나 봐? 하하.."

[미란] "아뇨.. 독하다기 보단 머리가 좀 좋아요."

"그래?"

[미란] "네.. 매번 세아 공부 하는 거 반도 안 하는 데 점수는 은주가 더 잘나오고.. 뭐 타고 났나 봐요 은주는.."


그.. 그런 거 같네..

어휴.. 은주 얘는 뭐 정말 이러냐..

이쁘고 머리 좋고 성격까지 완벽하고..

신이 원래 인간을 만들 때 뭔가 하나씩 빼 먹고 만든다던데..

은주 얘는 실수로 완전체를 만들었나 보네.. 하하 이런..


"하하.. 은주는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하하하.."


은주의 독보적인 우월함에..

아예 헛웃음까지 나오기 시작하는 나였다.





그나저나..

은주 얘기만 하느라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세아는 뭐야..

얘 좀 불쌍한 거 맞지 지금?

맨날 미친 듯 공부하고도 2등..

그렇게 이쁜 얼굴로도 무 존재..

............

자존심 엄청 쎄 보이던데..

이제까지 어떻게 참고 살았데?

난 나보다 공부 안 하고도 성적 잘나오는 경수 녀석 얼굴만 보면

성질이 확 올라오던데..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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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고스터즈 제2화 23.05.09 97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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