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육성형 게임으로 대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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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ek
작품등록일 :
2023.03.30 22:00
최근연재일 :
2023.05.0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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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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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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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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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오벨리오의 공작가문

DUMMY

[ 축! 세레나와(과)의 인연이 사장과 직원 단계에서

*친구*로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이제 어디서 무얼 하든 세레나와의 동행이 가능해졌습니다!

- 더 자세한 세레나의 ‘프로필’과 연락처는 스마트칩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NEW! 로이스 채 : 오벨리오 최고의 부호.

마을에서 영업 중인 대다수 사업체의 투자자이자 사일런트 파트너.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후원하는 등 폭넓은 선행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의 이런 막대한 ‘영향력’ 에 우려를 표하는 주민들도 상당한 편.

좋아하는 음식 : ?? / 취미 : ?? / 친밀도 : 0 ]



인연, 스마트칩, 친구.. 후원?

두 상태창을 연거푸 확인한 김연풍은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에

정신이 다 아찔할 지경이었다.


‘이장님께 물어보자.’


그렇지 않아도 이번주 내내 출퇴근길을 오고가며 마주치곤 했었다.

넉살좋게 마을 안내를 부탁해놓기도 했었고. 토무와의 친밀도를 올리는 건

김연풍의 우선순위 중 하나였다.


‘소녀 감성이라 했지..’


마을 광장은 관광객들에게 별천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넘쳐나는 야외 테이블들과 거대한 분수, 아름다운 조각상.

사이사이 가판대엔 유니크한 디자인의 특산물 역시 한가득이었고.

개중 별이 수놓아진 핑크색 쌍안경을 골라잡은 김연풍이었다.

조금 과한가 싶기도 했지만. 토무의 집 위치와 직책, 취향을 고려했을 때

여러모로 센스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값을 치르기 직전 떠오른 상태창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핑크 스타 쌍안경 : 250G / 일반등급 /

귀여운 걸 좋아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

+감각 1]


‘여윳돈이 생긴 게 천만다행이네.’


아닌게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 소소한 지출이 이어져간 한 주였다.

여기도 사람 사는 데라고, 계획한 대로만 돈을 쓰는 것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한 건, 우습게도 챗니스의 간식비.


‘뭐 덕분에 챗니스와의 친밀도는 벌써 MAX를 찍었으니까.’


그것에 따른 혜택은 아직 언급된 바 없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챗니스는 김연풍이 꿈꿔오던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벗’ 이었다.


‘귀여운 자식..’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광장을 떠돌던 중.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붉은 머리칼이

넘실대며 연풍을 향해 다가온다.


- 여! 스톰 군!


“이장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 나야 뭐 늘 그렇지. 그럼, 가볼까?


엊그제 미리 약속을 잡아둔 덕이었다.

이장은 물 만난 고기마냥 열 걸음에 한 번씩

멈춰서 신명나게 설명을 이어갔고.


- 여기 이 조각상은 마을에서 ‘푸른 안개의 마녀’ 라고 불리는

유서깊은 랜드마크 중 하나일세.

정식 명칭은 로렌하이리의 피리부는 소녀인데,

장마 시즌 비가 억수로 오던 새벽날에···


- 이 디저트 가게는 오벨리오 마을의 자랑이자 가장 오래된

1호 ‘상점’ 으로써, 대표 메뉴는 슈크림이 가득 든

‘화이트 앙상블 크루아상’ 이라고 이걸 한 번 맛 본 관광객들은···


혼이 나가고 만 김연풍이었다.

그때 마침 거리를 배회하는 챗니스가 눈에 들어왔고.


“살려줘!”


김연풍이 입을 뻐끔대며 신호를 보냈다.

이장은 챗니스를 본 채 만 채 여전히 설명에 정신이 팔려있는 채였고.

슬슬 눈치를 보며 챗니스에게 귓속말을 시전하는 김연풍이었다.


“와, 이걸 어째.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르시네. 벌써 40분째야.”


물론 도움이 아예 안 된 건 아니었다.

상태창의 지도 기능이 있긴 했지만, 직접 보고 들은

가게들의 특성과 나름의 방문 팁은 추후에 썩 유용하게 써먹힐 것이었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길어도 너무 길잖아..’


<좀만 참으시라냥. 요즘 마을에 방문객이고 새 이주민이고 씨가 말라서

이장님이 몸이 근질거리셨나보다냥.>


“왜? 마을이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아마 현실 세계같았으면 진작에..”


챗니스가 갸르릉대며 김연풍의 순진한 발언을 끊어왔고.


<쯧. 우리 스톰 님, ‘간택’ 받으신 탓에

배경 지식이 없어도 너무 없으시다냥.

지금 주변 대륙에서 한참 전쟁중인거 모르시냐앙.

오벨리오는 지형 특성상 고립된 곳이나 다름없다냥.

그래서 그만큼 안전하기도 하지만, >


- 단절되기도 쉬운 형태지. 허허, 챗니스 말대로 내가 너무 들떴나보군.


김연풍의 어깨에 턱 손을 올린 토무가 씁슬한 미소를 지어왔다.


“아, 아닙니다! 이장님 덕분에 속속들이 알게됐는걸요.

진심입니다! 이제 어떻게, 음료라도 한 잔 대접해드려도

괜찮을까요. 목 타실 것 같은데, 하하.”


김연풍이 자연스레 화제를 전환해왔고.

마침 옆에 있던 챗니스도 거들어왔다.


<냥! 요 앞에 크림 라테 기가막히게 뽑는 집 안다요옹.>


그렇게 또 한 번의 지출이 이어졌고.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셋이 멀뚱멀뚱 음료나 홀짝이고 있던 순간.


[ 토무 이장의 마을 가이드 1단계를 수료했습니다!

지성 +2, 존엄 +1, 언어 +1, 예술 +1, 기품 +2 ]

[ *새로운 스탯이 열립니다* 공감 +1

*상점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이 다섯 종류 추가되었습니다* ]


[ ‘토무’ 와의 친밀도가 +4 상승했습니다. 현재 친밀도 7.

다음 스토리 진행을 위해 친밀도 10을 달성하세요. ]


‘공감 스탯은 또 뭐지.

그나저나 얘기 좀 들어드렸을 뿐인데.. 괜히 죄송해지네.’


이에 김연풍이 민망해하며 슬그머니 테이블 위

선물을 내밀었다.


- 이건 뭔가?


“오늘 너무 감사해서요..! 바쁘실텐데 시간 내주셔서

자그마한 성의 표시 한 번 해봤습니다.”


토무가 작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손사레를 치기에.


“정말 별 거 아녜요! 그냥 제 눈에 귀여워서 사온겁니다.

이상하게 이장님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말이죠, 하하.”


급히 덧붙이는 김연풍이었다.



- 호오, 이건..


단박에 포장지를 뜯은 토무 이장.

곧이어 그의 만면에 함박웃음이 지어졌고.


‘다행이다..’


[ ‘토무’ 와의 친밀도가 +3 상승했습니다! 현재 친밀도 10.

새로운 스토리가 해금됩니다. 진행을 원하시면 다음 달 스케줄표에

‘자유행동’ 을 넣어주세요. ]


- 내가 쌍안경 수집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스톰 자네, 진짜 젊은 사람이 센스가 넘치는구만?


“그냥 보자마자 이장님이 딱! 떠올랐달까요.”


한층 누그러진 분위기에 쾌적한 티타임을 즐기는 셋이었다.


“그런데 이장님.”


- 이거 진짜 크림 맛이 엄청 진하구만. 챗니스 자네 말이 맞았어.

옆에 내 단골 가게 보다 훨씬 나아!

응? 스톰 군 왜 그러는가?


“혹시, 로이스 라는 분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실까요?

다름이 아니라, 카페 알바 중에 명함을 받았거든요.”


그 이름을 들먹이자 단박에 토무의 미간이 구겨져왔다.


- 알다마다. 로이스 채. 대대손손 오벨리오 마을을

쥐락펴락해온 공작 가문 출신이지.

과거 투자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걷어간 이자며 협박이며..

그 악행을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토무가 한껏 길른 수염을 떨며 얘기를 이어갔다.


- 로이스 때 부터 모든 게 멈추었네. 아니, 멈춘 것으로 모자라

모든 걸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어. 투자, 대출, 전부 다.

물론 선한 마을 주민들 특성상 어떻게든 원금은 갚아나가고 있지만.

이자도 받지 않고, 마을 관리비며 운영비 등등.

모조리 로이스가 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오벨리오가 비록 작은 마을이긴 하지만 개인이 감당할 규모는 아니었다.

대체 왜지. 파면 팔수록 의문만 늘어가는 인물이었다.


- 제 말로는 사업은 건너편 대륙에서 성황리에 진행중이니,

조상들의 악행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마을에 봉사하는거라는데..

글쎄. 나처럼 심사가 뒤틀린 치들은 의심부터 하는 수 밖에.


“아뇨. 저라도 이상하다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럼..명함은 무시하는 게 나으려나요.”


- 글쎄 그건 우리 스톰 군 마음이지.

로이스가 최근 주력하는 분야가 재능있는 젊은이들의

스폰서 역할이라네. 아마 자네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한 걸 지도.


고작 카페 아르바이트나 하던 나에게서?

상념에 잠겨 테이블을 톡톡 치는 김연풍이었다.


- 이런, 시간이 벌써. 난 이만 가봐야겠군.


“오늘 정말 유익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냥! 이 챗니스는 조금 아쉽다냥!>


- 허허, 다음 번엔 집으로 초대하지. 저녁이나 함께 함세.


그렇게 등을 돌린 토무가 잠시 고쳐서더니.


- 사람은 직접 만나보고 판단하는 것이 최선일세. 내 말 너무 새겨듣지 말라고.


‘찐 어른이다. 세레나만큼 좋은 사람이야.’


왠지 모를 훈훈함을 느끼며 김연풍이 습관적으로 테이블을 정리했다.

알면 알수록 마음이 가는 동네라는 생각을 하며.



# 파인 앨리 숍, 오벨리오의 만물상


*주의!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카운터에서 지도를 꼭 챙겨가십시오*


광장 시계탑에서 북쪽을 향해 3분 가량 걷다 보면

나오는,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이 상점의 간촐한 나무 간판엔

‘파인 앨리 숍’ 이 희미하게 적혀있었다.

김연풍이 ‘카메라’ 를 떠올리자 상태창의 지도가 안내해줬던 그 가게.


주의사항이 적힌 푯말을 보고 웃음이 터진 차였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니 괜한 경고가 아니구나 싶었다.

공간은 겉에서 본 것 보다 훨씬 더 넓었다.

전체를 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족히 몇 시간은 걸릴 듯한 규모.

현실 세계에서도 없는 와중 쇼핑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김연풍이었다. 게다가 상품을 집는 족족 떠오르는 상태창은

꼭 친절한 쇼핑 카탈로그 같았고.

오벨리오에 온 이래 가장 큰 충만함에 젖은 김연풍이었다.


<스톰님 집은 거 다 나르다간 이 챗니스 연약한 등 부러지겠다냥.>


통나무같은 허리춤을 짚으며 챗니스가 우는소리를 해왔다.


“아 누가 다 산대, 그냥 구경만 하는거야, 구경만.”


[숙면의 모래시계 : 480G / 레어등급 /

뒤집으면 모래알 대신 별가루가 쏟아지며

자장가를 불러준다.

+ 예술 3, + 감각 4]


[온열 코스터 : 320G / 커먼등급 /

투명한 물방울 형태의 컵받침.

온열 버튼을 누르면 음료가 식지 않게

물방울을 터트리며 스스로 몸을 끓인다.

+ 신앙심 1]


“와, 챗니스. 이것 좀 봐. 이거 너무 예쁘지않아?

이거 하나 집에 두면 아주 분위기가..”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냐옹.

돈 벌어서 집 수리부터 좀 하시라냥.>


챗니스의 핀잔을 듣는 둥 마는 둥 상품에 눈이 먼 김연풍이었다.

어느덧 시계는 저녁 7시를 가리켜왔고.

식사 시간에 민감한 챗니스가 앙칼진 울음소리를 내뱉는다.


<냐앙! 남은 스케줄 진행하면 기본 생활비밖에 안남는다옹!

정신 차리시라냥!!! 사려던거나 사서 얼른 나가자옹!>


‘맞다, 생활비.. 여긴 본가고 대출이고 없지.’


이 나이에 진정한 독립이란 걸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챗니스의 외침에 정신이 퍼뜩 든 연풍이

카운터 직원에게 다가갔다.


“여기 혹시 어학 사전이랑 필기구,

그리고 에코백 같은 건 몇 번 아일(aisle/통로)에 있을까요?”


- 48-B로 가시면 있어요. 그리고 에코백은 방문 첫 고객

회원등록 하시면 무료로 나눠드립니다.


다음주부터 시작될 루벨 어학원 스케줄.


‘모름지기 학생이라면 최소한의 장비는 갖춰야지.’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건 실로 오래간만이라 설렘이 앞서는 김연풍이었다.


“챗니스, 나 좀 주책인가.”


<배움에 나이가 어딨냐앙~>


마치 현실의 김연풍을 안다는 듯 챗니스가 격려를 해왔다.

아쉬움을 달래며 기본적인 삼색펜, 단촐한 필통, 노트 두어권을 집어드는데.



- 나 그렇게 수상한 사람 아닌데.


우아한 올림머리에 새하얀 정장 차림을 한,

멋들어진 중년의 여성이 연풍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었다.


“누구세···..아.”


적시에 떠오른 상태창이 그가 로이스임을 알려왔고.

어리버리한 김연풍을 보며 싱긋 웃어보이는 로이스였다.


-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이 곳 출신이 아닌 분은, 실로 오래간만이라.


온몸에서 기품이 뿜어져나오는 사람이다.

그 카리스마에 압도되고 만 김연풍이 쭈뼛쭈뼛 고개를 끄덕거렸다.


예상과는 다른 뻔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열성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앞으로 이 곳에서의 계획은 어떻게 되냐.

김연풍은 다만 솔직하게 답변할 뿐, 자신에게 접근한

그의 저의를 도무지 알아챌 수 없었다.



- 그나저나 상태창 보는 일, 좀 낯설고 번거롭지 않아요?


또각또각. 48-B 아일을 둘러보며 로이스가 물어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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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스토나이저 23.05.02 22 0 12쪽
29 달밤의 내기 23.05.01 32 0 12쪽
28 마침내 주문 시전 23.04.29 35 1 13쪽
27 고난의 훈련 23.04.28 34 1 11쪽
26 레미와 숲요정 23.04.27 37 1 12쪽
25 코코의 우물을 향해 23.04.26 41 1 12쪽
24 필드 앤 우드 23.04.25 44 1 12쪽
23 한밤중의 모험 (3) 23.04.24 46 1 12쪽
22 한밤중의 모험 (2) 23.04.22 53 1 12쪽
21 한밤중의 모험 (1) 23.04.21 54 2 12쪽
20 프랑스 자수 23.04.20 55 1 12쪽
19 퍼플 몰의 퀘스트 23.04.19 53 1 11쪽
18 예술의 눈 23.04.18 57 1 13쪽
17 방랑자 제이 23.04.17 61 1 12쪽
16 제야의 광산 23.04.15 63 2 12쪽
15 벨루아 아트 23.04.14 61 2 12쪽
14 드로잉 23.04.13 68 2 12쪽
13 아티 밸리 23.04.12 72 3 13쪽
12 작별 23.04.11 71 3 12쪽
11 재회 23.04.10 73 3 13쪽
10 통역 23.04.08 76 2 13쪽
9 반장 김연풍 23.04.07 81 2 14쪽
8 어학원 D반 23.04.06 82 2 12쪽
7 스마트칩 23.04.05 87 3 12쪽
» 오벨리오의 공작가문 23.04.04 98 2 12쪽
5 성장 23.04.03 109 3 13쪽
4 첫 아르바이트 (2) 23.04.02 114 2 12쪽
3 첫 아르바이트 (1) 23.04.01 133 4 12쪽
2 오벨리오의 흉가 23.03.31 18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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