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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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4.15 14:55
최근연재일 :
2023.04.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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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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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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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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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제3화

DUMMY

"민정씨는 오늘 몸이 안 좋은 관계로 결근 한답니다."


웅성웅성..

민정씨의 결근 소식에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소근거림이 들려온다.


"자자.. 빨리 아침 회의 시작합시다.."

"저기 차장님.. 민정씨 무슨 일 있나요?"


상진씨가 묻는다.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3-4일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니.. 그렇게들 아세요.. 자세한 건 봉구씨에게 물어보고.."


............

내가 뭘 안다고 나한테 물어보라는 건지..


"봉구씨?"

"봉구씨.. 어제 무슨 일 있었어?"


...............


"글쎄요.. 저도 잘.."

"뭐야.. 봉구씨가 어제 데려다 줬잖아.. 무슨 일 난 거야?"

"아뇨.. 저도 그냥 데려다 주는데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데려다 준 거 뿐입니다."

"그래?" 그런데 갑자기 왜 쓰러져?"

"글쎄요.. 저도 그게 궁금하네요.."

"병원에서는 뭐라는데.."


...........

모른다.

그냥 일단 병원에만 데려다 주고.. 나왔다.

보호자는.. 뭐 알아서 했겠지..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귀찮기도 했고..


"글쎄요.. 전 그냥 데려다 주고 바로 나와서요.."

"아니 이 친구야.. 사람이 쓰러졌는데 그냥 나오는 게 어딨어?"


.................

자기들은 사람 쓰러져도 신나게 술만 잘 마시더니..


"아니 뭐 어차피 병원 측에서 보호자한테 연락 할텐데요.. 제가 굳이 거기 있을 필요가.."

"어이쿠.. 봉구씨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매정한 친구네.."


갑자기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들..

...........


"죄송 합니다.. 제가 좀 경솔했던 거 같네요.."


사회생활을 제법 하다 보니..

이런 답변이 그 상황을 넘길 가장 현명한 수단이란 걸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


"좀 있다가 병문안 좀 가봐.."


지켜 보기만 하던 김과장님이 나에게 지시를 내린다.


"네? 제가요?"

"어.."

"왜요?"

"아니 사람이 아퍼서 누워있는데.. 병문안도 안 갈 거야 그럼?"


............


"아니.. 뭐 가라면 가겠는데.. 근데.."

"아.. 거참 말 많네.. 점심시간 때 다녀오고 와서 보고해!"


..................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가던가..






차를 끌고 그녀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향한다.

점심시간 안에 다녀오기 위해 밥도 굶었다. 젠장..

나 참..

언제부터 민정씨를 그렇게 생각해줬다고..

어제까지만 해도 옆에 앉아 있는지 조차 모르던 것처럼

무 존재로 여기더니..


그나저나 우리 회사도 참 너그럽네.

첫 출근 다음날부터 3일씩이나 결근 하는 사원을.. 그냥 놔두나?

그러고 보니 출근 다음날부터 결근한 사람은 창립 이래 처음이겠군..

대단하네..

놀라워..





병원에 도착 후.. 일단 매점으로 향했다.

뭐 음료수라도 하나 챙겨가야 할 거 아닌가..


"아줌마.. 이거 얼마에요?"

"만 오천원이요"


뭐야.. 비싸네..


"이건요"

"그거 만2천원이요"

"더 싼 건 없어요?"

"거기.. 젤 아래 있는 거.. 8천원짜리에요"

"이걸로 할게요.. 여기요"


나도 잠깐 입원해봐서 아는데..

환자들은 방문객들이 사온 음료수는 별로 관심이 없다.

와 주는 게 고마운 거지..





뭐야 없잖아?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디 간 거야?

바빠 죽겠는데..

잠깐.. 침대에 걸터앉아.. 그녀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

10여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그녀..

미치겠네..

이러다 또 과장님한테 한바탕 깨지겠군..


"어.. 봉.. 봉수씨?"


...............


"봉수씨?"

"아.. 아닌가? 죄..죄송해요.. 봉.... 봉.. 뭐였죠?"

"봉구요 "


뭐야 .. 내 이름도 몰랐던 거야?


"아.. 봉..봉구씨.."


그나저나 한 손엔 햄버거.. 한 손엔.. 저건 뭐냐.. 딸기 우유?

입에 한가득 물고 들어오는 그녀..

그리고 함께 들려있던 검은 봉지엔 뭔가 가득 담겨있어 보이는데..

슬쩍 삐져 나온 새우깡 봉지가 보인다.

과자군..

..................

환자 맞나?


"어쩐.. 일.. 이세요?"

"병문안 왔어요.. 차장님이 가보라고 해서.."

"아.. 그렇구나.."

"그런데.. 몸은 좀 괜찮아요?"

"네? 아.. 네.. 좋아졌어요.."


그러게..

엄청 씩씩해 보이네.

소도 때려 잡겠어..


"상태 보니까.. 뭐 3일씩이나 누워있지 않아도 될 거 같은데.."

"네? 아.. 그런데.. 병.. 원에서.. 누워있으라고.."

"그럼 누워나 있던가.."


.............

앗차.. 말이 좀 심했나?


"저기요.. 그러지 말고 여기... 좀 앉으세요.."


내 말을 못 들은 건가?

다행이군..


"아뇨.. 전 이제 가봐야죠.. 민정씨 상태 좀 확인해보려 온 거 뿐이에요"

"아.. 그.. 그래요?"

"네.. 빨리 회복하시고 출근하세요.."

"네.. 그럴게요.. 와주셔서 고마워요.."

"고맙긴요 뭘.. 그럼 쉬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아.. 근데.."


문을 열다 말고 뒤돌아 그녀에게 묻는다.


"혹시 무슨 병 같은 거 있어요?"

"네? 아.. 아뇨.. 그냥 빈혈이에요"

"아.. 그래요? 네.. 그럼.."


그녀의 안부를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후다닥 병실 문을 나서는 나였다.





몇 일 후..

그녀는.. 다시 출근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 이제 우리 신입들한테도 과제를 하나씩 줄 테니.. 한번 실력들 좀 봅시다."


선화씨와 민정씨를 불러 놓고

뭔가를 지시하던 차장님이


"상진씨하고 봉구씨.. 이리 와봐"


나와 상진씨도 부른다.


"이번 프로젝트는 자네들 기획안으로 가기로 했네.."


잉?

진짜?


"네? 저희들한테 맡긴다구요?"


나 만큼이나 놀란 듯 보이는 상진씨가 차장님에게 물었다.


"어..왜 싫은가?"

"아.. 아닙니다.."

"각자 기획안 올리면.. 팀원들 투표로 결정할 생각이라네. 시간은 내일 밤까지.. 오케이?"


처음으로.. 기회가 왔다..

그동안 상사들의 보조 역할만 하던 나와 상진씨..

이제 처음으로..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것이다.


"음.. 그리고 혼자 하긴 힘들 테니까.. 각자 여기 한 명씩 데리고 같이 하도록 해. 일도 좀 가르쳐 주고.. 음.. 상진씨는 선화씨랑 하고. 봉구씨는 민정씨랑 하고.. "


..............

아.. 뭐야.. 왜 하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차장님~~"


우렁찬 상진씨의 목소리..

슬쩍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게 포착된다.


.........

부럽군..

이쁜 선화씨랑 해서 부러운 게 아니라..

일 똑 부러지게 할 거 같은 선화씨랑 하는 게 부러운 거였다.


아무리 봐도.. 내 옆에 민정씨는..

없는 게 더 편할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


"어머.. 상진씨 우리 잘해봐요.."


선화씨도 내심 좋아하는 눈치..

에휴..

슬쩍 민정씨 표정을 살폈다.

역시.. 무 표정..

...........

이 아가씨는 희노애락도 없나?


"저 저기 차장님.. 생각해보니까 전 지금 다른 할 일이.."

"그럼 가서 일 봐.."

"..............."





"저.. 저기요"


휴게실에서 커피를 뽑는데.. 민정씨가 다가와 말을 건다.


"네.."

"잘 부..탁 드려요.."

"아.. 네"


그냥 얌전히..

시키는 것 만이라도 잘해라.. 제발..

부탁이다.

그나저나 일하다 또 쓰러지는 건 아니겠지?




"자 그럼 모두 퇴근 합시다."


6시가 되자.. 차장님이 옷을 집어 들며 퇴근 시간을 알린다.


"박대리. 정대리. 우리 가면서 맥주 한 잔 할까?"

"캬 좋죠. 요 앞 사거리에 괜찮은 호프집 봐뒀는데.. 거기로 갈까요?"

"하하.. 좋지. 오늘은 더치페이야. 알지?"

"어? 과장님이 쏘시는 거 아닙니까? 하하.. 이러면 좀.."

"그러게요. 저도 과장님이 쏘시는 줄.."


박대리와 정대리도 퇴근 준비를 하며 몸을 일으킨다.


"하하.. 알았어 알았어. 일단 가자고.."

"봉구씨는 퇴근 안 해?"


퇴근 준비를 마치고 내 옆으로 다가온 상진씨가 묻는다.


"아.. 네 전 민정씨랑 야근 좀 하려구요. 내일 기획안 준비 해야죠."

"그래?"

"상진씨는 준비 안 해요?"

"난 일단 선화씨랑 저녁 좀 먹으면서 준비해 보려고. 상황 봐서 야근하러 다시 올 수도 있고.."

"에휴.. 부럽네요."

"뭐가?"

"선화씨랑 같이 준비하는 거요.."

"부럽긴.. 어차피 아무 것도 모를텐데.. 하나 하나 가르치는 것도 일이야.."

"에이.. 그래도 선화씨는 딱 봐도 일 잘하게 생겼잖아요. 난 저 민정씨랑 같이 할 생각하니까.. 후아.."


책상에 앉아 멀뚱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민정씨..

그런 민정씨가 들리지 않도록

조용히 상진씨의 귀에 속삭이며 푸념을 늘어 놓는 나였다.





"그럼 수고해 봉구씨.. 민정씨도 수고 하시구요.."

"수고하세요. 저희 먼저 갈게요"


상진씨와 선화씨가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선다.

..............


"자.. 그럼 저희도 본격적으로 준비해 볼까요?"

"네? 아.. 네.."


다 퇴근한.. 텅 빈 사무실..

그녀와 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야근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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