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감희 너희가 나를 넘보니

풀숲을 헤집으며 바람처럼 움직이는 자신의 몸. 몸을 스치는 풋풋한 풀 내음과 흙냄새가 생생하게 피부로 스며들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도 달랐다.
사람일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또렷하게 보였다.
풀 사이로 반짝이는 이슬, 거미줄에 걸려 흔들리는 작은 나뭇잎,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벌레들의 미세한 날갯짓.
그 순간, 세영은 자신이 완전히 야생 속에 있다고 느꼈다.
“야옹~ 정말 멋진 세상이네...”
주변에서는 풀벌레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잠자리들이 바람 속에서 부딪히듯 날아다녔다. 푸석거리는 새들의 몸짓까지도 온몸으로 전해졌다.
세영은 한참 동안 자연의 일부가 된 듯, 밤을 가르며 달렸다.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의 시선이 아니라, 야생의 감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어둠을 헤집으며 달리다가, 해가 떠오를 무렵—
세영은 갑자기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왔다.
숨을 헐떡이며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게... 꿈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심장이 쿵쾅거렸고, 아직도 피부에는 밤바람과 흙냄새가 남아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한동안 조용히 누운 채로 숨을 골랐다.
그리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뭉치... 너도 이런 세상을 보고 있었던 거야?”
”어머, 다시 돌아왔네?”**
세영은 꿈속에서 또다시 낯선 기분에 휩싸였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밀려오는 피로에 눈을 감았는데, 이상하게도 어제와 같은 꿈이 반복되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길냥이가 되어 있었다.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해 가볍게 옥탑방을 빠져나오며, 날렵한 몸이 부드럽게 밤공기 속으로 녹아들었다.
미끄러지듯 지붕을 타고 넘어가며 그녀는 바람을 느꼈다.
**슉— 휘잉— 타닥타닥**
마치 공기와 하나가 된 듯, 건물 사이를 오가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달려갔다.
하천 둑길로 나선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다.
며칠 전, 형빈과 함께 보았던 그 길냥이.
그 고양이가 아직도 근처를 배회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 고양이가 바로 자신이 되어버린 것일까?
풀숲 너머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 밤하늘을 가르는 잠자리들의 날갯짓, 풀벌레들의 미세한 몸짓. 모든 감각이 평소와 다르게 또렷했다.
세영은 꿈속에서도 혼란스러웠다.
이게 단순한 꿈인지, 아니면 무언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그 길냥이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멋지게 변한 형빈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세영은 산책길을 배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 길냥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풀잎 사이로 스며드는 밤공기는 더욱 서늘하고 생생했다. 길냥이로 달릴 때, 땅을 디디는 감각이 놀라울 정도로 가벼웠다. 사람일 때는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들이 이제는 마치 새로운 세계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들꽃 향기가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퍼졌다. 사람일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자연의 디테일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나뭇잎 사이로 깜빡이는 별빛, 풀숲을 스치는 바람의 미세한 떨림,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올빼미의 울음소리.
몸을 움직일 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날렵하고 유연한지 새삼 놀랐다. 뛰어오를 때 공기를 가르는 속도, 착지할 때의 부드러운 균형감, 사방을 인식하는 감각. 인간일 때는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자유로움이었다.
산책길을 지나면서 만난 강아지들 앞에서는 순간적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두려움만 있지는 않았다. 적당한 거리에서 재빠르게 몸을 숨기며 바라보는 그 모험적인 느낌은 묘하게 짜릿했다.
이 모든 감각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단순한 꿈이 아니라, 마치 또 하나의 현실처럼 느껴졌다.
세영의 아름다움은 단순한 외모가 아니라, 그 주변의 공기를 달리 흐르게 하는 묘한 분위기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를 마주한 사람들은 그저 바라볼 뿐, 감히 다가설 용기를 내지 못했다. 높은 콧날과 시선 하나로 상대를 압도하는 그 기묘한 존재감이, 인간 남자들의 발걸음을 묶어두었다.
그러나 길냥이들은 달랐다. 저녁노을이 번진 거리 위, 부드럽고 물결치는 수채화 같은 풍경 속에서 녀석들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적당히 먼 거리에서 호기심 어린 눈빛을 빛내다, 때때로 과감히 다가오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들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세영은 코끝을 찡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햐! 인간 숫놈들은 쪼다라서 조금 아쉬웠는데··· 얘들은 대체 뭐니?”
길냥이 숫놈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녀를 향해 발을 뻗었다. 얄미울 정도로 당당했다. 한 녀석이 발끝으로 그녀의 옷자락을 건드리는 순간, 참았던 짜증이 폭발했다.
“햐! 이것들이 정말!”
그녀의 말에 반응한 듯, 고양이들은 일제히 울음소리를 냈다.
가르릉··· 카악!
“야! 저리 안 가? 예쁜 걸 알아도 이것들이 아주 발정이 났네.”
그녀가 손을 휘젓자, 길냥이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태연하게 자리를 지켰다. 저 멀리 건물 사이로 스며드는 해질녘의 붉은 빛, 마치 수채화 물감이 번지듯 부드럽게 퍼지는 노을이 그녀를 감싸 안았다. 이런 풍경 속에서도 귀찮게 구는 녀석들이라니. 세영은 한숨을 내쉬며, 발밑을 맴도는 그림자들을 애써 외면했다.
길냥이로 변한 세영은 저녁노을이 물든 산책길 위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수컷 고양이들의 대시에 시달리고 있었다. 붉은 하늘 아래, 마치 수채화처럼 번지는 풍경 속에서도 그녀의 피곤함은 감춰지지 않았다. 길냥이 수컷들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그녀를 둘러싸며, 마치 자신들의 영역을 주장하려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저리로 꺼져, 짜샤!” 세영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고양이들은 그녀의 경고를 무시한 채,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야아옹! 카악!
“난! 길냥이가 아냐!” 그녀는 절규하듯 외쳤지만, 고양이들은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자신들의 후손을 남기기 위한 본능적인 경쟁에 사로잡힌 듯했다. 세영은 이리저리 몸을 피하며, 그들의 집요함에 점점 지쳐갔다.
붉은 노을이 그녀의 털을 부드럽게 감싸는 가운데, 길냥이들의 치열한 경쟁은 마치 동물의 왕국을 연상케 했다. 세영은 한숨을 내쉬며,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변은 마치 수채화 물감이 번지듯 아름다웠지만, 그 속에서 그녀는 고단함과 혼란 속에 갇혀 있었다.
길냥이로 변한 세영은 밤하늘 아래 옥탑방에서 들려오던 고양이들의 싸움 소리를 떠올렸다. 그때는 단순히 요란한 소음이라 여겼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 모든 소란이 자신처럼 아름다운 고양이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매력은 인간일 때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로 변한 지금도 주변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햐! 오라는 남자는 안 오고 왜, 너희들이 지랄이니!” 그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길냥이 수컷들은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를 둘러싸며 껄떡거렸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본능적인 경쟁에 사로잡힌 듯, 그녀를 향해 집요하게 다가왔다.
크르릉! 카악!!
“제발 그만 꺼져 주면 안 될까...”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날카로운 발톱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발톱이 한 녀석의 상판대기를 할퀴자, 고양이는 놀란 듯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다른 녀석들은 여전히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밤하늘은 마치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번지는 어둠과 별빛으로 가득했지만, 그 속에서 세영은 고단함과 혼란 속에 갇혀 있었다. 형빈 선배를 만나기 위해 돌아다녔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영양가 없는 길냥이 수컷들만 가득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길냥이로 변한 세영은 오늘도 어둠이 깔린 골목길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수컷 고양이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밤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너! 따라오지 말라고 경고했지!” 그녀는 발톱을 번쩍 들어 올리며 외쳤다.
카악··· 짜아나 악!
하지만 고양이들은 그녀의 경고를 무시한 채, 여전히 그녀를 둘러싸며 껄떡거렸다. 세영은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다시 외쳤다.
“난! 아직까지 숫 처녀인데 너희가 감히 나를 넘봐!” 그녀의 말에 고양이들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다시 야아옹 양양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세영은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뭐, 잠시 숫 모기 몇 놈에게 가슴까지는 맞보기로 물려봤지만 그건 정말로 잠깐의 실수였다고.” 그녀는 스스로를 변명하듯 중얼거렸다.
야아옹 야옹!
“참, 그것도 민소매티에 가려서 가슴 끝만 살짝 침으로 젖었으니까 온전히 물린 것도 아니라고···”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 상황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깨달았다.
길냥이들의 집요함 속에서도,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상황을 버텨내고 있었다.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지만, 그녀의 주변은 마치 코미디 한 장면처럼 혼란스러웠다. 세영은 다시 한 번 발톱을 번쩍 들어 올리며,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길냥이로 변한 세영은 오늘도 골목길에서 고양이 수컷들의 집요한 대시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밤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가르르르! 칵악!
“여하튼 난 아직까지는 남자를 끝까지 태우고 달려보지도, 그렇다고 제대로 깔려보지도 못한 숫 처녀인데!” 그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카아옹! 크르르르···
“그런데 감히 너희들이 날 생으로 덮치려고 해!” 그녀의 말에 고양이들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다시 크아악, 쫙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세영은 인간 수놈들에게 못한 화풀이를 길냥이들에게 하며,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렀다. 고양이들은 놀란 듯 뒤로 물러섰지만, 그녀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풋!” 그녀는 웃음을 터뜨리며 중얼거렸다. “더욱 웃기는 건, 인간 수놈이나 길냥이 수놈이나 멍청한 놈들은 비슷비슷하다는 거야.”
고양이 세계에서도 몇 번 콧대를 세우면 움찔해서 도망가는 놈들이 있었고, 인간처럼 뻔뻔하게 무대포로 대시해보는 무식한 수놈들도 있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이 상황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깨달았다.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지만, 그녀의 주변은 마치 코미디 한 장면처럼 혼란스러웠다. 세영은 다시 한 번 발톱을 번쩍 들어 올리며,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요즘 들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세영은 고민이 깊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진짜로 자신이 잠들면 고양이로 변하는 만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지··· 오늘은 친구들이랑 만나서 오랜만에 수다를 떨어야 되는데.”
혹시라도 별안간 고양이로 변해버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다. 몇 번의 경험으로 볼 때, 잠들지만 않으면 괜찮았지만! 문제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깜빡 잠이 들었을 때였다. 만약 그 순간 고양이로 변하면? 상상만으로도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었다. 결국 고민 끝에 세영은 친구들과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어머! 세영아, 어서 와!”
이미 절친인 혜선과 미정이가 먼저 도착해 그녀를 반기고 있었다.
세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결심했다. 오늘만큼은 절대 잠들지 않을 거야!
···그런데, 술을 한 잔 마시다 보면, 그 결심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지 세영은 아직 몰랐다.
일전에 만난 지 일주일 정도 밖에도 안되었지만 한창 수다를 떨기만 좋아하는 세 명의 친구들은 격하게 서로를 반기며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했다.
며칠 동안 세영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주변에서 벌어진 별일도 아닌 사건들을 안주 삼아 친구들에게 열변을 토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고, 손짓은 점점 과장되었다.
“얘들아, 너희 소식 들었니?” 미정이 맥주 거품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무슨 소식?” 세영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형빈 오빠, 어제도 TV에 나오던데···” 미정의 말에 세영은 순간 멈칫했지만, 혜선은 이미 다른 화제를 꺼내며 분위기를 바꾸고 있었다.
혜선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자를 흘깃 보며, 매력적으로 한쪽 입술을 삐쭉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자식,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생각이 안 나네?” 그녀의 말에 세영과 미정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세영은 잠시 고민을 잊고 친구들과의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형빈 오빠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웃고 떠드는 시간이 필요했다.
"왜 그래, 혜선아?"
세영은 친구가 신경 쓰는 듯한 표정을 보고 슬쩍 물었다.
혜선은 좀 전부터 맞은편 남성이 자신을 힐끔거리며 미묘한 표정으로 히죽히죽 웃는 게 거슬렸다.
"왜? 아는 남자야?"
미정이 맥주잔을 들며 물었다. 하지만 혜선은 슬며시 짓궂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아니, 자꾸만 나를 힐끔거리면서 쳐다봐서 그래..."
혜선이 일부러 작게 속삭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미정이 맞은편 남자를 힐끔 보며 킥킥 웃더니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왜? 그래서 저 남자 코피라도 터트리려고?"
"흥! 어디 어떻게 나오나 테스트해 볼까?"
그러더니 별안간 혜선은 늘씬하고 아름다운 자신의 긴 머리를 손으로 슬쩍 올리면서 긴 팔뚝을 위로 올렸다.
그러자 소매 없는 민소매 옷 사이로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살짝살짝 보이는 혜선의 풍만하고 매력적인 가슴은 그 남자의 시선을 더욱 끌었다.
"쟤 오늘 혜선에게 제대로 걸렸네."
”키키킥! 야 이왕이면 움직임을 좀 더 크게 해봐!“
심심하던 차에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들처럼 그녀들은 별안간 생기가 돌았다.
”큭! 그래볼까?“
혜선이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조금 더 크게 동작하기 시작하자, 그녀의 건강미 넘치는 움직임에 큰 가슴이 출렁이이자 맞은편 남자의 시선이 더욱 흔들렸다.
“ㅋㅋㅋ 좀 더 다양하게 움직여봐. 쟤 눈 돌아간다.”
미정이 키득거리며 장난스럽게 말하자, 혜선은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하며 한쪽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킥! 그러다 쟤 정말 눈 돌아서 뛰어오면 어떡하냐?”
세영도 맞장구치며 웃었다. 맞은편 남자는 순간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리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푸흣, 테스트 제대로 걸렸네.”
그들의 장난은 끝이 없었고, 분위기는 점점 더 유쾌하게 흘러갔다.
혜선이 말을 받아치며 동작을 다양하게 움직이자 D컵도 모자라 부라를 비집고 나올듯한 탄력 있는 그녀의 가슴은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렸다.
그 가슴은 유혹적이고 치명적 매력으로 남성의 눈을 그냥 두지를 않았다.
긴 팔뚝이 머리를 올리며 움직일 때마다 이리저리로 출렁이며 뭇 남성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정은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며 다시 말을 꺼냈다.
“애들아!”
세영과 혜선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응?”
혜선은 더욱 크게 긴 팔을 들어 머리를 묶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고 자신감 넘쳤다.
“우리 선배 중에 웹 소설가로 유명해진 형빈 오빠 있잖아?”
세영은 순간 흥미를 느껴 눈을 반짝였다.
“응, 그런데?”
미정은 호기심을 돋우는 듯 일부러 말을 끌었다.
“어제 방송에 나왔는데 사회자가 여자 친구 있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했는지 알아?”
혜선이 가만히 미정을 바라보다가 손가락을 까딱이며 말했다.
“뭐라고 했는데?”
잠시 정적이 흘렀다. 미정은 일부러 침을 삼키며 분위기를 잡더니,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랬더니···.”
세영과 혜선이 거의 동시에 몸을 기울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제 곧 폭탄이 터질 순간이었다!
세영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형빈 오빠가 구애 중이라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아직 프러포즈를 못 했다는 이야기에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애써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미정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형빈 오빠 이야기가 흥미롭긴 했지만, 무엇보다 친구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특히 세영이 순간 멈칫하는 걸 보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역시 반응이 온다니까!’
혜선은 형빈 오빠 이야기가 나오자 흥미롭다는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나름대로 분위기를 읽고 있었지만, 사실은 맞은편 남자의 시선이 아직도 자신에게 머물고 있는 게 신경 쓰였다. ‘흥, 저 남자 아직도 보고 있네.’
“그래? 내가 듣기로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고 소문났던데!” 세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녀의 표정은 최대한 무덤덤했지만, 속으로는 형빈의 상황이 더 알고 싶었다.
“아냐! 나도 어제 방송 봤는데!” 혜선이 큰 동작으로 머리를 묶다 멈추며 말했다. ‘그리고 나를 힐끔거리는 저 남자는 대체 뭐야?’
“아직은 프러포즈도 제대로 못했다고 했잖아!!”
“왜?”
“한창 공들여 고백하려고 했는데!”
“엉, 그런데?”
“웬 여자의 방해로 불발됐다고 했잖아!” 혜선이 머리를 마저 쓸어넘기며 말했다.
세영은 옆에서 듣다가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도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형빈이 아직도 확실한 관계를 맺지 못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기쁘면서도 떨렸다. 그녀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세영은 미정의 말을 듣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형빈 오빠라니, 정말 예전에는 어리바리한 느낌이 강했는데, 어느새 멋져졌다고 하니 이상하게 기분이 묘했다. 그녀는 맥주잔을 만지작거리며 친구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세영은 맥주잔을 돌리며 미정의 말을 들었다. 단체 미팅—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저절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말이지, 그때는 형빈 오빠를 둘러싼 미묘한 분위기가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었었다. 친구들이 각자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떠올리며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미정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그날의 분위기를 떠올릴 때마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나름대로 신경을 쓰면서도 아닌 척했던 모습이 떠오르자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호호호, 맞아. 너희도 기억하는구나! 우리 1학년 때 단체 미팅에서 있던 일···”
그 이야기가 나오자 혜선도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녀는 그때 자신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기억났다. ‘그때는 그냥 가볍게 넘겼지만, 사실 속으로 엄청 신경 쓰였지.’
“그래, 너도 그때 그 생각 하는구나?”
호호호, 까르르—
맥주잔을 기울이며 친구들은 더욱 들뜬 표정으로 수다를 이어갔다.
“우리들 그때는 서로가 그 오빠와 짝이 될까 봐 얼마나 걱정하며 눈치 싸움했었는데.”
세영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정말 그랬다. 다들 은근히 신경을 쓰며 슬쩍슬쩍 서로의 반응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웃고 넘겼었지.
혜선은 손짓을 크게 하며 맞장구쳤다.
“진짜! 다들 속으로 은근 신경 쓰면서도 아닌 척했잖아!”
미정은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때 그 오빠, 지금이랑 완전 딴판이지 않아?”
혜선은 다시 한 번 피식 웃으며 맞장구쳤다.
“그러니까 말이야! 완전 어리바리였는데 이제는 방송까지 나오고.”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세영은 맥주잔을 돌리며 미정의 말을 들었다. 단체 미팅—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저절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말이지, 그때는 형빈 오빠를 둘러싼 미묘한 분위기가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었었다. 친구들이 각자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떠올리며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미정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날의 분위기를 떠올릴 때마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나름대로 신경을 쓰면서도 아닌 척했던 모습이 떠오르자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그녀는 기대하듯 친구들의 반응을 살폈다.
“호호호, 맞아. 너희도 기억하는구나! 우리 1학년 때 단체 미팅에서 있던 일···”
그 이야기가 나오자 혜선도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녀는 그때 자신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기억났다. ‘그때는 그냥 가볍게 넘겼지만, 사실 속으로 엄청 신경 쓰였지.’
“그래, 너도 그때 그 생각 하는구나?”
호호호, 까르르—
맥주잔을 기울이며 친구들은 더욱 들뜬 표정으로 수다를 이어갔다.
“우리들 그때는 서로가 그 오빠와 짝이 될까 봐 얼마나 걱정하며 눈치 싸움했었는데.”
세영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정말 그랬다. 다들 은근히 신경을 쓰며 슬쩍슬쩍 서로의 반응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웃고 넘겼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그 순간을 떠올리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혜선은 손짓을 크게 하며 맞장구쳤다.
“진짜! 다들 속으로 은근 신경 쓰면서도 아닌 척했잖아!”
미정은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때 그 오빠, 지금이랑 완전 딴판이지 않아?”
혜선은 다시 한 번 피식 웃으며 맞장구쳤다.
“그러니까 말이야! 완전 어리바리였는데 이제는 방송까지 나오고.”
세영은 혀를 차며 맥주잔을 들어 올렸다.
“인생 참 모르겠다니까.”
친구들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분위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과거의 기억은 현재 속에서 유쾌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호호호. 그러게.“
"뭐 사실인지 몰라도 엄청나게 잘 나간데!“
"왜! 연봉이 엄청나게 많은가?“
"글쎄 연봉이 광고까지 50억이 훨씬 넘는다고 소문도 났더라?"
"설마?”
“아냐 정말이야.“
”그러니? 내가 그 어리바리를 유혹해서 넘어뜨릴까?”
“호호호호. 재주 있으면 해봐 넌 가능하겠다.”
“그럴까?”
혜선의 눈이 살며시 교태를 부리며 웃었다.
세영은 어쩌다 자신이 퇴근길에서 그 선배와 곧잘 마주친다고 말하려다가 혜선의 야릇한 미소를 보고는 슬며시 말을 멈추었다.
"근데! 그 오빠 정말 웃기더라?"
"왜?"
"사회자가! 프러포즈하는 여성에게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답변했는지 아니?"
"뭐라 했는데?"
"글쎄 어처구니없게도···”
미정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면서 다시 말했다.
"먹는 거로 유혹하고 있데!“
”설마!”
“아냐, 지금 넘어올 듯 말 듯 하면서 애태우고 있다고 하더라고.”
"맞아! 그랬어! 정말 웃기는 사람이더라!"
혜선이 맞장구를 치면서 말했다.
"흥, 여자가 먹을 게 없어서 프러포즈에 넘어오겠니?"
미정이 남은 맥주를 마저 삼키고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러게 지금이 원시 시대도 아닌데 웃긴다 그 남자.“
세영은 머리를 갸우뚱하고 말했다.
"생기긴 세련되게 멋지게 변했는데 생각은 예전처럼 어리바리하고 후진가 봐?"
크크크크
미정과 혜선은 미개인을 보듯이 치를 떨며 매운 안주를 한술 떠서 삼켰다.
“설마?”
세영은 같이 어이없어하다가?
문득! 아까 미정이가 하던 어떤 여자 때문에 프러포즈가 불발되고 말았다는 말이 떠올랐다.
”혹시?“
그리곤 먹는 거로 유혹하는데 될 듯 말 듯 하면서 안된다는 답변에 길냥이가 문득 생각이 났다.
”설마! 정성을 다한다는 프러포즈 상대가 길 냥이?”
세영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풋 하고 웃고 말았다.
호호호.
“왜 웃어 세영아?”
“아, 아냐.”
"참 혜선이 넌 어떻게 됐어?.."
"뭐가?"
"일전에! 너 좋다고 매일 징징거리면서 따라다니는 강남의 졸부 아들?“
"누구?"
혜선은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지 기억도 안 나서 선뜻 말을 못 하고 있었다.
"누구를 말하는 거야? 그런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야! 미정아. 그렇게 말하면 혜선이는 기억 못 해!”
"그러면 뭐라고 말을 해야 기억을 하는데..?"
"그냥 너 며칠 전에 잔다고 한 남자는 어땠어?"
“맞아 쟤는 그렇게 물어보면 기억날 거야.
까르르.....
”아, 그 남자?"
"거봐 이젠 기억을 하잖아!"
호호호호.
"엉 몇 번이나 귀찮게 따라다니며 만나자고 사정하고 애원하고···.“
잠시 혜선이 말을 멈추고 맥주를 마시곤 다시 말했다.
"내 입술에 꽂혀서 자꾸만 입술만 바라보고 안달이 났더라고.”
"어 그래서...."
미정은 감질나게 말하는 혜선을 보며 재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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