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야한 길냥이 여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김형식글
그림/삽화
김형식
작품등록일 :
2023.04.25 17:43
최근연재일 :
2025.02.25 16:04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5,339
추천수 :
13
글자수 :
158,477

작성
24.03.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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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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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회. 품에 안기다

DUMMY

“뭐라고요?”


그 순간, 세영의 심장은 조용히 뛰었다.


형빈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마치 온몸을 뚫고 들어오는 듯한 낮고 진중한 음성.


“아, 아니요. 제가 잘못 말했네요. 지금 뭐라고 하셨죠?”


형빈의 시선은 단단했다. 흔들림 없이 그녀를 꿰뚫어 보듯 서 있었다.


"전에 우리 뭉치를 나한테 데려온다고 했잖습니까?"


“아차!”


순간, 세영은 등줄기를 타고 찬 기운이 훑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밤마다 길냥이가 되어 골목을 누비며 뭉치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뭉치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가 대체 뭘까?


"아가씨 때문에 놓친 후로 우리 뭉치가 보이지 않아서요."


형빈의 말이 날카롭게 꽂혔다.


그제야, 세영은 알았다. 형빈은 단순히 기다리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랜 시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 저도 몇 번이나 찾아봤어요. 그런데 안 보이네요.”


세영의 목소리는 조금 흔들렸다.


"저는 그쪽이 뭉치를 데려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말 속에는 실망과 초조함이 뒤섞여 있었다.


“아! 그러셨군요.”


“혹시 그쪽이 더 좋은 간식으로 유혹해서 보호하고 있는가 싶어, 며칠째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형빈의 얼굴에는 기대와 의심이 동시에 깃들어 있었다.


“어머, 그랬나요?”


"우리 뭉치, 어디 있죠?"


그제야, 세영의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


"저도 며칠째 길냥이가 안 보여서 혹시 형빈 씨가 보호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순간, 형빈의 얼굴이 굳어졌다.


“뭐라고요! 그때는 그렇게 자신 있게 말씀하시더니 무책임하시군요.”


그의 말에는 분명한 실망이 담겨 있었다.


세영은 형빈의 표정을 보고, 알았다.

이것은 단순한 고양이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뭉치를 찾지 못한 것만으로 상심한 게 아니었다.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세영에게 실망한 것이었다.


그녀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무 상심 마세요. 제가 꼭 뭉치와 형빈 씨를 만나게 해드릴게요.”


형빈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걸 어떻게 확신합니까?"


“···확신이라기보다는요. 왠지 모르게요. 형빈 씨와 뭉치는 다시 만나게 될 운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의 말이 공기 속을 헤엄치듯 퍼져 나갔다.


그 순간, 형빈은 조용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아주 찬찬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선명한 눈동자, 부드러운 입매,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하는 목소리.


그녀는 그저 단순한 지나가는 인연이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그는 그녀를 신경 쓰고 있었다.


“···그런가요?”


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


그리고 그 순간—


형빈은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이 끌리는 사람이었다.


"참, 우리 자꾸 ‘그쪽, 그쪽’ 하는 것도 불편한데··· 통성명할까요?"


세영은 잠시 멈칫했다가 부드럽게 웃었다.


“좋아요.”


“전 윤형빈입니다.”


“저는 김세영이에요.”


그들의 이름이 공기 속에 부드럽게 퍼져나갔다.


"뒤늦게나마 서로 알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조용히 웃었다.


하하하. 호호호.


서로를 바라보며,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형빈은 그녀의 환한 웃음이 좋았다.

세영은 그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좋았다.


그리고 아쉽지만,

오늘은 그렇게 첫 만남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하천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던 두 사람.


세영은 형빈을 바라보다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형빈 씨.”


“네?”


그의 시선이 부드럽게 그녀에게 향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30분만 여기서 기다려 주시겠어요?”


형빈은 살짝 놀란 듯 고개를 기울였다.


“네, 저야 오늘은 뭉치를 찾으려고 나와서 괜찮지만··· 갑자기 왜요?”


“제가 별안간 가볼 곳이 생각나서요.”


“그런데 왜 저보고 기다리라고 하죠?”


세영은 잠시 말없이 형빈을 바라봤다.


“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꼭 오늘은 뭉치가 나타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그녀의 말은 확신이라기보다··· 직감에 가까웠다.


형빈은 잠시 그녀를 살폈다. 그리고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세영은 몇 번이고 부탁을 한 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곤 조용히 눈을 감았다.


고양이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한동안 서성이며 뭉치를 찾던 형빈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뭉치를 보고 두 눈이 커졌다.


“뭉치야, 이거 먹어봐. 맛있을 거야···”


그가 간식을 내밀자, 그동안 애만 태우던 뭉치가 뽀얀 발을 핥으며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허락했다.


그 순간 형빈의 심장이 미묘하게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뭉치는 웬일인지 그를 따라오기까지 했다.


형빈은 망설임 없이 뭉치를 품에 안아 들고 집으로 향했다.


그의 집은 넓고 세련된 공간이었다.


혼자 살기엔 너무 넓은 공간. 정갈하면서도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곳.


그는 부드럽게 뭉치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어? 오늘은 엄청 깨끗해졌네?”


야옹···


“흥! 그럼 남자에게 오면서 샤워도 안 하고 오겠니!”


뭉치는 길냥이 치고는 너무 깨끗했다.


은은한 향기마저 풍겼다.


형빈은 뭉치를 품에 안으며 그 향을 조용히 느꼈다.


또한 뭉치는 마치··· ‘날 안고 자도 괜찮아’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뭉치를 품에 안았다.


그 순간, 뭉치의 가슴이 뛰었다.


쿵.


쿵.


형빈의 가슴에도 자그마한 심장 소리가 전해졌다.


그는 조용히 속삭였다.


“너도 설마 심장이 뛰는 걸 느끼고 있는 거야?”


뭉치는 몸을 빼려고 발버둥을 치면서도, 왠지 모르게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형빈은 뭉치를 품에 안고 조용한 밤을 보냈다.


새벽이 되자 형빈은 혹여 뭉치가 갑갑하지 않을까 싶어 정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놓았다.


뭉치는 그렇게 그의 품에서 벗어나 조용히 밤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기 직전, 세영은 형빈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살짝, 아주 살짝 그의 얼굴에 자신의 볼을 비벼 본 뒤—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세영과 형빈은 퇴근길마다 우연처럼 자주 마주쳤다.


“어머!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둘은 함께 산책을 하면서 뭉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밤이 되면—


길냥이 뭉치가 되어 그의 정원으로 찾아가 함께하는 날이 늘어났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가던 어느 날.


형빈은 새로운 웹소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뭉치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판타지 소설.


아름다운 여인이 밤이 되면 고양이로 변해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다는 이야기였다.




세영은 취업 준비생으로 알바를 하면서 몇 군데 이력서를 내고 기다리는 중이지였지만,


아직 맘에 드는 직장을 못 구해서 힘이 없었다.


세영은 오늘도 면접을 보고 오는 중이다.


광고기획회사인데 요즘은 개인 유튜버들이 늘어나서 과거보다 일반 거래처가 줄어들고 입사자 등과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덕분에 취업문이 좁아져서 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된다.


그런데 오늘은 쉬는 날이라 오랜만에 미정이와 혜선이는 세영이가 아르바이트하는 근처로 놀러 왔다.


세영과 미정은 그 간의 있었던 화제를 안주 삼아 한잔하며 혜선이의 새로운 연애사를 듣고 있었다.


둘은 귀 기울이며 호들갑을 떨다가 우연히 형빈 이야기가 또 나왔다.


"너희 들었니?"


"뭘...?"


혜선이 안주를 먹다가 미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형빈 선배가 드디어 프러포즈에 성공해서 미지의 여성과 사랑을 키워간다는 소문이 나 돌기 시작했어."


“어머머! 그래서?”


“요즘엔 TV에서 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고 대 놓고 말하더군.”


하지만 세영은 그 소문이 자신이 변한 뭉치와의 관계란 걸 알기에 놀라거나 질투도 나지 않았다.


어차피 비록 고양이로 변해 있을 때 함께하는 시간이지만 세영은 요즘 가슴이 살짝 설레기까지 했다.


저녁때 세영은 뭉치로 변하여 형빈의 집으로 놀러 갔고 형빈은 뭉치를 가슴에 꼭 안으며 얼굴도 비벼 된다.


오늘은 형빈이 엉큼하게 뭉치의 배까지 까뒤집어 쓰담으려 하기에 냅다, 나도 모르게 발톱을 세워 얼굴을 그어버렸다.


가르릉 카악···


고양이가 배를 만지면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어머! 아직 남자에게 허락하지 않은 내 가슴을 맘대로 만지네!“


“뭉치야 왜 그래 잠시만 있어봐.”


형빈은 뭉치의 배를 쓰다듬어 주면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야아옹, 야옹!


“야, 야 안돼! 아직은 아무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잠시만 뭉치야!“


야아옹.. 아옹!


”아, 안돼 아직은 누구도 만져보지 못한 곳이야!“


”뭉치야 조금만 그대로 있어봐!“


야옹···아 아옹


”그래 어차피 오래됐지만 몇 번은 옷 입은 상태로 살짝 허락한 가슴이었지··· 크크크.”


세영은 하도 남자하고 만난 지가 오래되어 자신도 모르게 순진한 척하는 자신에게 웃음이 나왔다.


"미안하다.“


야아옹···.


”아냐, 잘생긴 네 얼굴에 생채기 낸 내가 미안하지 ㅋ ㅋ ㅋ.“


”아! 뭉치 털이 뽀송뽀송해서 너무 좋다.“


야아옹···야옹


”호호호. 미안한 김에 골골 송이나 불러줄 테니 그대로 오늘은 잠이나 자라···“


뭉치의 골골 송이 통했는지 형빈은 정말로 잠이 들고 만다.


“그래~~ 오늘만큼은 실컷 뭉치로 변한 나를 품고 자거라...”


세영은 새벽에 어설프게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새벽에 꿈꾸는 마법이 풀렸는지 뭉치로 있던 자신이 세영으로 돌아와 홀랑 벗은 나체로 형빈에겐 안겨 있었다.


"어머나. 어떻게...“


형빈도 꿈결에 세영을 안고 있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렸다.


요즘 형빈은 새롭게 쓰는 웹 소설 스토리 전개를 지금과 비슷하게 설정되게 쓰고 있었다.


그렇기에 형빈은 꿈에서까지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꿈이지만 스토리 전개를 좀 발전시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요즘 자꾸 자신이 빠져들고 있는 산책로에서 뭉치 문제로 자주 만나는 귀여운 세영을 상대로 상상하기로 했다.


"세영 씨!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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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회. 새로운 출발 25.02.22 13 0 11쪽
32 31회. 기회 24.10.14 28 0 10쪽
31 30회. 나는 반쪽짜리 카멜레온 24.09.02 28 0 10쪽
30 29회. TV광고 24.08.24 27 0 9쪽
29 28회. 계약 24.08.23 33 0 10쪽
28 27회. 뜨거운 재회 24.08.22 45 0 10쪽
27 26회. 벗겨진 선물 24.08.20 54 0 10쪽
26 25회. 혜선이 벌인 헐리우드 쑈 24.06.20 73 0 10쪽
25 24회. 영상 통화 24.06.12 97 0 10쪽
24 23회. 인터넷의 기적 24.06.10 120 0 10쪽
23 22회. 여자들의 야한 수다 24.06.07 128 0 10쪽
22 21회. 여행 그리고 불순한 도촬 24.06.06 123 0 10쪽
21 20회. 첫 관계 24.06.05 165 0 9쪽
20 19회. 제주도 여행 24.06.03 133 0 10쪽
19 18회. 나 그대의 뜨거운 비를 맞고 싶어요 24.05.23 164 0 10쪽
18 17회. 길냥이들의 일상 24.05.19 147 0 11쪽
17 16회. 사랑은 길들어 가는것 24.05.11 146 0 10쪽
16 15회. 오늘도 안되는데 어떻게 24.04.15 158 0 10쪽
15 14회. 우리 회사 모델 어때요 24.04.13 145 0 10쪽
14 13회. 오늘은 안돼요 24.04.05 153 0 10쪽
13 12회. 남자의 유혹 24.04.03 149 0 10쪽
12 11회. 길냥이 유튜버 24.04.02 139 0 11쪽
11 10회. 너 여자 생겼니 24.03.31 142 0 10쪽
10 9회. 짜릿한 첫 키스 24.03.29 155 0 10쪽
9 8회. 한여름 밤의 뜨거운 추억 24.03.23 168 0 10쪽
8 7회. 갈등 24.03.19 15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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