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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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땅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최근연재일 :
2025.07.1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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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2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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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대답

DUMMY

생각해보면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각성자였고 중학교 무렵에는 이능까지 발현되었다.

게이트 사태에서 사이클롭스에게 덤볐다가 늑골이 나갔고. 필사적인 사투 끝에 정예급 악마를 토벌했다.


대악마와 정면에서 마주하고 살아남고. 틈만 날때 마다 김다영과 같이 훈련하면서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친구를 만났고. 왠 흡혈귀와도 인연을 맺었다.


용들이 벌여 놓은 짓들 덕분에 몇번씩이나 큰 위험이 있었지만.

내게 있어 첫 스승이 생겼고 점차 기술을 갈고 닦았다.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시 생각하면 다산다난 했지만 그 만큼 좋았던 기억들도 많았다.

서로 합을 맞추기도 겨루어보기도 했고. 사소한 장난들과 그때 했던 대화들도 소소한 행복들이였다.

특히 졸업식 날 찍었던 사진은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


내게 있어서 그렇게 여러명과 찍었던 사진은 거의 처음이였다.


스윽.

'너는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고백하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목소리가 떨리고 머릿속이 하애지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김다영은 내게 직접 감정을 전했다.


".....후흡..!"

'자고 있었냐?!'

그동안 생각에 잠기는 와중 김다영은 그냥 옆에서 골아떨어진 체 침을 흘리고 있었다.

이제 곧 속초에 도착하는데. 이제 곧 저녁을 함께 먹어야하는데..


'2시간 동안 어떤 식으로 말해야할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회귀자가. 비공식 1급 각성자에게 조차 이 문제는 심히 난제였다.

단순히 '나는 이미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서 안될 거 같아'라고 이야기할까.

아니면 '미안 넌 내 취향이 아니야' 라고 이야기할까.


어느 쪽이던 결국 김다영에게 있어 상처만 주는 말들이다.

이외에 여러 생각을 해보았고. 장소나 시간대를 고려해 어떤 말을 할지 구상했지만 의미는 없었다.


툭.

"허어..."

회귀자여. 푸른 불꽃을 가진 각성자여.

이것이 너의 한계인가? 고작 고백을 거절하는 법조차 모르는 남자가 멸악을 잡는단 말인가?


'조율자. 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진범은 조율자에게 물으나 대답은 들리지 않는다.

심상에서 너무 오랫동안 이야기 한 탓일까. 병원에서 깨어난 이후로 점점 그에 대한 기운이 약해진 것 같았다.


'서윤..?'

조심스럽게 말하지만 여전히 자고있듯이 고요함만 느껴졌다.

그나마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있던 서윤이라면, 어떤식으로 이야기할지 궁금했지만 들을 수 없었다.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 고백에 대한 답을 정하는 건 나다.

김다영의 어릴적부터 친구이자 같은 WHA소속 히어로인 나밖에 없다.


'내가 얼굴이 잘생겼나..?'

정신이 드디어 미쳤는지. 이진범은 핸드폰을 이리저리 기울이며 얼굴을 본다.

꽤나 날카로운 인상과 각성자로써 상징인 푸른 눈.

준수하다고는 할 수 있는 외모지만 막 연예인들처럼 조형된듯한 얼굴은 아니다.


손은 이전부터 프로스트와 검을 쥐었기에 거칠어졌고.

몸에 난 흉터들은 육체를 재구축할때마다 사라졌다.


이진범은 김다영이 자신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고 고백했는지 정확하게는 모른다.

유추할 수 있는 건. 이전부터 그런 마음이 조금씩 있다가 결국 엘리시움의 일부를 건내주었을때 터져버린 것이다.


스윽.

자기 스스로도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회귀자로써 이리저리 뒤섞인 기억의 조각들과. 급속히 이뤄낸 자신의 성취들이 타인에게 어떤식으로 다가오는 지 모른다.


결국 이진범은 속초에 도착하기까지 답을 정하지 못했다.





***


"후아.. 역시 멀긴 또 드럽게 멀어. 무슨 고속버스 탔는데도 2시간이 넘게 걸리냐."

"그래도 오니까 나름 좋지 않아?"

"뭐.. 놀러온건 괜찮은데 숙소 가기전 저녁이나 먹어야 하지 않겠냐?"


6시가 조금 넘은 저녁. 조금 배가 고프기는 하지만 특별히 먹고 싶은 건 없었다.

애초에 이 곳에 온건 김다영과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조금만 쉬고 싶다는 마음에서 온 것이다.


"그럼 그냥 아무거나 먹지 뭐."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드른 식당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와 몸을 뉘었다.

불은 꺼지고 각자 이불과 침상을 놓고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다.


거기다 남녀 섞여서 누워있는데도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였다.

그냥 고요함. 서로가 너무나 오랜만에 온 여행으로 뭘해야할지 감조차 안잡힌 것이다.


'뭐지?'

원래 이런 것이 여행이란 말인가. 이렇게 특별한 대화없이 가만히 누워있는게?

수련회조차 조교들 눈치보며 밤새는 게 정상이 아니였나. 밤새고 다음날 일어나길 괴로워하는 게 아니었나?


잠은 당연히 오지 않았다.

오히려 뭘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만으로 가득찼다.

그렇게 눈을 뜨고 감기를 반복하다가.


"야 여행이 이게 맞냐?"

긴 침묵 속 먼저 말을 꺼낸 건 서재환.


"아무리 우리가 늦게 출발했어도 숙소에서 뭐 할 것도 없이.

바로 이렇게 대충 디비 자는게?"


틱.

다시 불이 켜지고 셋은 이불을 걷어차고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역시 술 좀 먹고 진실게임이라도 해야..!"

"아니 어차피 이 자리에서 특별히 술 좋아하는 놈도 없어서 술도 안사왔.."

"혹시 몰라서 아까 식당에서 사왔다."

"....."

조용히 술병이 열렸다. 그리고 잔을 채워가며 원형으로 자리에 앉았다.

김다영은 곧바로 솔병째로 들이켰고 곧바로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자~ 그럼 술게임을 시작합니다!"

본래 각성자는 술을 마시면 자동적으로 알코올이 해독되지만

기묘하게도 김다영은 바로 취한체 술잔을 따라나갔다.


나와 서재환 역시 한잔 마시며 처음에는 원카드로 시작했다.


"2하트"

"2다이아!"

"하.. 썩을."

공격 카드로 카드를 먹을 때 술 역시 그 장수만큼 먹게된다. 아무리 각성자여도 술이 계속해서

들어간다면 결국 취할 수 밖에 없다.


"A클로버."

"조커."

"컬러 조커다 이놈아."

"하..."

본래 각성자라면 카드에서 밑장을 빼거나 카드를 섞을때 외우는 것정도는 간단하다.

하나 여기 있는 각성자는 2급 이상의 상위 각성자들. 아무리 이진범이라 해서 이들을 솎일 정도의

손놀림은 까다롭고 타짜도 아닌 이상 카드를 섞거나 빼는 기술은 없다.


거의 운에 가까운 게임이지만 이 게임은 이기기 위해서 하는게 아니다.

단순히 즐기기위해서일뿐.


"어디보자~ 무슨 카드를 고.를.까?!"

그 다음은 조커뽑기 기본적으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건 상식이지만 술은 이를 힘들게 만든다.


"이거다!"

"아!!"

자신도 모르게 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고작 게임일 뿐인데 누구보다 진심으로 감정을 쏟아붓게 만든다.


"그럼 난가?"

"후후.. 재환아 한번 잘 뽑아봐. 지금 승리의 여신은 내게 미소 짓고 있으니까!"

"염병을.. 진범아 저 녀석 아무래도 술 취하더니 뇌도 술에 취했나보다."

시시하다. 마수들과 악마와 싸웠을 때에 비하면 느끼는 감정도

집중력도 미적지근하게 느껴진다.


"허.. 어떻게 원하는 카드가 안나오냐.."

"그러게 잘 좀 뽑지! 이 몸은 이미 1장밖에 안남았는 걸?"

"어휴.."

그런데도 재미있다. 조금이지만 재미있게 다가온다.

계속 싸워왔던 지난 일들에 비하면 소소하게 재미있다.


"꿀꺽..꿀꺽..!"

"하이구.. 또 졌니 이진범아? 어휴.. 특별히 이 누나가 같이 마셔준다~"

"돼..됐거든!"

그래 어쩌면..


"7땡."

"8땡."

"아이구.. 나는 장땡인디요~?"

"야! 이거 화투 이거 표시목아니야?! 어떻게 이리 패를 뭣같이.."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이게 다 운이자 실력 아니겠어~?"

와장창창ㅡ!

화투가 뒤집히고 술이 흩어진다. 정신이 멍해지고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온다.

그래. 이거였다. 이 시시하면서도 일상적인 것. 이렇게 여행을 나가고 서로 싸우고 화해하는 것을 보는 이 순간들.


"하.. 됐다. 난 그냥 잘테니. 너희들은 더 하던가 자던가 알아서 해라."

"어이구... 우리 패배자님이 삐지셨네.. 어떡하지~ 진범아?"

"너.. 원래 이렇게 말했었나?"

김다영의 얼굴은 이제 붉게 물든 정도가 아니였다.

홍당무. 더 이상 사람의 얼굴이라 보기 힘들정도로 완전히 새빨갛다.

각성자로써 기능할 코어와 마력회로가 고장이라도 났는지 열과 함께 술에 완전히 취했다.


"시끄러! 나는 나야!! 우주 최강 귀요미 김다영이라고!!"

"허..미."

실로 괴이스러웠다. 고위급 악마와 싸울때도 도망치고 싶다는 감정은 그리 들지 않았는데.

지금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냥 숙소에서 빠져나와 그대로 달려나가고 싶었다.

이런게 진짜 공포구나 싶었다.


"어 잠깐만.. 진범아."

"왜 또.. 그냥 우리도 이제 자ㅈ.."

"우읍..!"

그 날 검은 후드티를 입었던걸 다행으로 여겼다.

만일 그 날 하얀색 옷이나 밝은 계열의 옷을 입었다면 아마 옷이 주황빛으로 물들었을테니.





***

톡.톡.

"으허.."

"괜찮아. 괜찮아."

정신을 다시 차리니 새벽 5시. 한밤중에 둘이 바닷가로 나와 속을 달랬다.

확실히 각성자라 그런가 생각보다 빨리 숙취가 풀렸고. 마신 술병을 계산해도 5~6병이 넘었음에도

쓰러지지 않고 이 정도로 끝난게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긴 각성자니.. 오히려 몸에서 다 내보내고 정상화하려 할 테지.'

등을 두들기는 것과 동시에 세밀한 마력 컨트롤로 속을 달랬다.

한 5분정도 되었을까. 더 이상 속에서 나오는 것도 없었고 붉게 물들었던 얼굴 역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지..진범아 나.. 나 방금 전까지 무슨 짓을 한거야?"

이진범은 말 없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후드티를 가리켰다.

검은색 위로 덮혀진 주황색 전과 같은 토는 김다영으로 하여금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이..이걸 내가..?"

"원래 술 마시면 본성이 나온다고 들었어. 아무래도 이게 나에 대한 네 마음인거 같네."

"아니야! 아무래도 술을 너무 마셔서.."

"괜찮아 다영아. 어차피 버리는 옷이였고 이렇게 재미있고. 참신하게 버리게 될 줄은 나도 몰랐어."

이진범의 실없는 웃음은 오히려 김다영에게 더 경악스럽게 했다.

자신이 고백했던 상대에게 그것도 좋아한 상대에게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옷값은 변상할게.. 진짜로.. 정말로 미안해.."

"괜찮아. 괜찮다니깐? 솔직히 여행이란게 이런거지. 서로 웃고 떠들고 그러면 됐지.

오히려 네가 토하는 걸로 나도 꽤 재미있었다니까?"

그 말대로 이진범은 괜찮았다. 감정이 상하거나 괴롭거나 하지 않았다.

단지 지금 이걸로 김다영을 미안하게 함과 동시에 놀리는게 재미 있었다.


"우으.. 진짜.."

톡.

김다영의 주먹이 이진범에게 닿는다.


"왜 이렇게 망설여..."

"뭐가?"

"나하고 너 말이야.. 아직도 그 날 생각하면 나도 고민돼."

"...."

그 말에 이진범은 토사물이 묻은 후드티를 벗었다.

김다영은 곧바로 놀라 눈을 가리지만 실은 그 안에 검은 티 하나 더 입고 있었다.


"후우.."

다부진 몸. 티를 입고있음에도 보이는 복근과 티셔츠 밖으로도 보이는 팔 근육과 잔근육들.

그건 그가 얼마나 몸을 단련하고 싸워왔는지를 조금 보여주고 있었다.


"솔직히 퇴원해서도. WHA본부에 들렀을때도. 고속버스에서 탔을 때도 계속 고민했어."

"뭐..뭐가?"

"네 고백에 대해 어떻게 들려줘야하는지."

술을 처음 마셨을때 억지로 취해 이야기해볼까 생각했었다.

많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도저히 맨정신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서.

너무 나도 머리가 아프고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사..사실 나도 마찬가지야. 자고 있는 척하면서 계속 생각해봤어.

그렇지만 결국 마지막에 술 말고는 생각이 안나더라.."


그러나 자신만 생각하지 않았다.

고백한 당사자조차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어떤식으로 반응해야할지. 어떤 대답이 들려와도 그 대답에 대한 각오를.


그렇지만 결국 김다영 역시 도저히 맨정신으로 대답하지 못할 거 같아 술을 들이켰다.

술에 취해 어떻게든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너만이 특별한 게 아니다.'

그래 조율자는 이전에 내게 말했다.

나만이 고뇌하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나만이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는게 아니다.

각자가 저마다의 삶 속 주인공. 아무리 내가 회귀자라 해도 모두를 자신보다 아래라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된다.

오만해져서는 안된단말이다.


너무.. 가벼이 생각하고 말았다.


"그러니 지금 대답해줄게 그때 고백에 대해."

바다를 한번 본다. 빛이 닿지 않는 바다는 깜깜하기 그지 없었다.

하늘을 보았다. 듬성듬성 떠있는 별들이 보인다.


새벽 밤바다. 고요하면서도 별이 보이는 밤하늘 아래 이진범은 마음을 열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어. 솔직히 네가 그렇게 계속 마음을 담아줄지는 몰랐지."

말을 떨지마라. 절대로 의지를 꺾지도 김다영의 표정에도 동요하지 마라.

순전히 내 마음 그대로를 김다영에게 전한다.


"하지만 좋았어. 그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고백받았다는 게.

이런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다는 게 가슴이 따뜻해졌지. 만일 내가 그녀와 만나지 않았다면 정말로 받았을지도 몰라.."

김다영의 얼굴을 본다. 그녀의 얼굴에는 여러 생각과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기대.체념.슬픔.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그 얼굴은 언뜻 공허하게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어릴 때부터 너와 함께하고 너와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지켜주고 싶은 여자가 있어."

"그 여자가.. 내가 될 수는 없는 거야?"

가슴이 메인다. 누군가 내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쉽게 쉬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말을 멈출 수는 없다.


"미안.. 정말로 미안하지만 너의 고백은 받아들일 수 없어.

너를 친구로써는 정말로 좋아하지만.. 이전에 날 구해준 그녀와 약속했어."


'언젠가.. 너와..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이런 얼굴이 아닌 처음과 같은 미소를 보여줘.'

회귀전 약속했다. 처음 회귀를 했을때부터 그 말이 잊혀지지 않았다.

추하고 미련이 남는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런식으로 답해 괴롭다.

이것이 정녕..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인가.


이진범은 고개를 떨구었다.


나는 이 날을 계속 후회하겠지. 이것이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인가하고.

그녀가 날 떠나도 나는 그녀를 잡을 자격은 없다.


내가 아무리 그녀를 필사적으로 살려냈다해도 그녀의 고백과 감정을 거절한 건 나다.

더 이상 잡을 명분도 없고 무엇을 하든 말릴 이유도 없다.


여기서 친구로써 끝나는 것도 그녀의 선택이다.


"헤헤.. 역시 어쩔 수 없나."

하나 김다영의 반응은 이진범의 상상이 아니였다.

김다영은 오히려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뭐! 예전에 네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했을때 알았어.

네가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네 표정으로 알았으니까."

"어?"

"시치미는 나한데는 절대로 안보여주는 표정을. 그것도 이야기하자마자 띄웠으면서!"

현실은 늘 예상을 아득히 초월한다. 오히려 김다영은 더 기운이 강해졌다.

평소와 같은 활기를 가지고 이진범에게 답했다.


"아아. 쩝.. 확실히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진범아 하나만 더 욕심내도 될까?"

"어어? 뭔데?"

쪽.

김다영의 입술이 이진범의 볼에 닿는다.


"한번 더 뽀뽀해보고 싶었어. 비록 차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구로써 사랑한다 진범아!"

당황하는 이진범에게 김다영은 손을 내밀었다. 곱디고운 얼굴로 손에는 여러 상처와 굳은 살이 있었다.

이진범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히어로로써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했다는 증거얐다.


꽈악..

"그래.. 정말로 미안해."

"에이 뭐 고백한 거 차인거 가지고 나도 이렇게 된다고는 예상했어."

김다영은 웃고있었지만 그 눈에는 조금..아주 조금 눈물이 남아있었다.

이진범은 그 눈을 보기 힘들었기에. 잡고 있는 손이 떨리는 걸 잘 느꼈기에.


스륵..

고개를 떨구고 가슴을 추스릴 수 밖에 없었다.


'미안..'

아침 해가 뜨기 시작했다.

그 뜨고있는 해와 함께 보이는 노을을 둘 사이를 밝게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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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169화 멸악(滅惡) 25.06.28 4 0 17쪽
168 168화 죽음 25.06.27 3 0 15쪽
167 167화 강림 25.06.23 3 0 18쪽
166 166화 투귀 25.06.19 7 0 16쪽
165 165화 동행 25.06.14 6 0 14쪽
164 164화 취길 25.06.06 8 0 15쪽
163 163화 철의 장인 25.06.02 7 0 14쪽
162 162화 악마와의 계약 25.06.01 7 0 16쪽
161 161화 1급 각성자 시험(2) 25.05.27 6 0 18쪽
160 160화 1급 각성자 시험(1) 25.05.26 7 0 15쪽
159 159화 충고 25.05.19 7 0 16쪽
158 158화 신전 25.05.13 7 0 17쪽
157 157화 꼬렛 25.05.11 7 0 15쪽
156 156화 변화 25.05.08 7 0 17쪽
155 155화 예언가 25.05.04 8 0 18쪽
» 154화 대답 25.04.28 10 0 16쪽
153 153화 터미널 25.04.20 10 0 14쪽
152 152화 후일담 25.04.13 10 0 15쪽
151 151화 결전(完) 25.04.07 9 0 17쪽
150 150화 결전(4) 25.03.31 8 0 15쪽
149 149화 결전(3) 25.03.21 11 0 16쪽
148 148화 결전(2) 25.03.13 10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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