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이게 도대체 무슨······?’
난데없이 나타난 두 마법사의 혈전을 멍하니 바라보던 허동구가 머리를 털고는 주변을 보았다.
땅바닥은 헤집어지고 흙 속에 묻혀 있던 농작물들은 죄다 튀어나와 땅 위를 굴러다닌다.
‘씨, 내가 어떻게 키운 농작물인데······.’
아무래도 이쪽 밭은 포기해야 할 듯싶었다.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저 장발의 마법사. 분명 케이를 죽이러 왔다고 했다.
케이라면 지금껏 그가 거래해왔던 남자의 닉네임. 하지만 또 하나 떠오르는 인물은 지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감정사 K다.
‘설마···, 내 에버그린 향초를 감정한 것도 그렇고, 저 마법 실력······. 진짜 감정사 K?’
그게 아니라면 그런 뛰어난 감정사가 우연히 둘 다 K라는 닉네임을 쓸 이유는 없으니.
근데 저 K가 자신이 2년 전에 만든 오리엔탈 담배를 입에 문 채 미친 듯이 마법을 사용하고 있다.
도대체 저걸 어디에서 구했는지는 몰라도, 아마 오리엔탈 담배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거겠지.
‘아무리 봐도 내 편에 가까운 쪽은 감정사 K야.’
이대로 도망치려 한다면 어떻게든 도망갈 길은 만들 수 있겠지만···, 기껏 공들여 키워온 이곳의 농작물들을 전부 버려야 한다.
더구나 이 남자가 정말 그 감정사 K가 맞다면······.
‘살려야 해. 집 안쪽에 마력을 보충해줄 만한 것들이 몇 개 있는데······.’
콰아아아아아아앙!!
두 개의 마법이 격돌하며 사방으로 총격파가 밀려 나왔다.
순식간에 허공으로 휘몰아치는 흙먼지. 허동구가 애써 키워 놓았던 옥수수의 녹색 줄기들이 비틀거리다 구부러진 채로 흙밭에 머리를 처박았다.
‘에이씨······!’
애써 눈물을 머금고 흙먼지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틈을 타 다시 집 안으로 허동구가 들어간다.
우길은 흙먼지 사이로 끝없이 쏟아지는 바람의 탄환을 일일이 막아내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지?’
난데없이 나타나 감정사 K를 죽이려는 미치광이 마법사. 그에게 원한을 산 것은 둘째치더라도 K의 얼굴도 모르는 놈이 대뜸 강원도에 나타나 허동구를 노린 것부터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바람을 주로 다루는 마법사. 그가 가진 마력량이나 캐스팅 속도, 반응, 감각 이 모든 걸 따진다면, 최소 A급 이상의 실력자.
우길은 놈이 나타난 이유는 잠시 제쳐두고 눈앞의 마법에 집중했다.
위이이이이이잉!!
강렬한 진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이 흙먼지 속에서 울려 퍼진다.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회전하는 마력의 축과 함께 생겨나는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
팔크러의 손가락 끝에 걸린 마력의 실을 따라 자유롭게 허공을 비행하던 10개의 회전 칼날이 허공을 부유하다 일제히 우길을 향해 쇄도한다.
실드를 펼쳐 칼날을 막아보지만 소용없다. 넓게 펼친 마력 역장 따위 가볍게 찢어발기고 파고드는 칼날의 위력에, 우길은 통찰안을 사용해 마력의 실을 확인하고는 역으로 진동을 일으켜 실을 끊어냈다.
파바바바바바박!!
실 끊어진 칼날들이 목표를 잃은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땅과 건물 벽에 허무하게 처박혔다.
돌바닥이 갈리고 건물 외벽이 찢겨나간다.
인간의 허약한 몸이라면 삽시간에 반으로 갈라버릴 만큼의 살벌한 파괴력.
그만한 마법이 허무하게 막혀나갔음에도 남자의 실루엣은 일말의 미동조차 없다.
반면에 마력을 몸속에서 천천히 돌리던 우길은 생각보다 남은 마력량이 많지 않음을 깨닫고 표정을 굳혔다.
조금의 마력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오리엔탈 담배로 마력을 보충하고 있었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마력량이 부족한 걸 눈치채는 순간, 싸움은 이기기 힘들어져.’
우길이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쇠를 긁는 듯한 거친 목소리가 흙먼지 너머로 들려온다.
“난 재능만 믿고 나대는 놈들만 보면 분노가 주체 안 되더군. 크흐흐······.”
낮게 깔린 웃음소리. 분명 유리한 상황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을 텐데도 저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
“예전부터 그랬지. 내가 처음으로 친구 놈의 머리통을 깨부쉈을 때.”
흙먼지가 점차 옅어지며 드러나는 검은 실루엣.
남자의 충혈된 눈동자가 번뜩이며 그의 입꼬리가 흥분에 절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 쾌감은 말로 이룰 수가 없었지. 재능 있다고 뻗대던 놈들이 내 발아래 깔렸을 때의 그 희열감이란······.”
그 시절을 회상이라도 하는 듯 그의 얼굴이 한껏 상기된다.
“지금도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그 잘난 대가리를 굴리고 있나?”
어느새 팔크러의 손에 들려 있던 새하얀 구체가 희미하게 발광하기 시작한다.
[통찰안을 발동합니다.]
[하급 마력 감지기]
100m 범위 내 가장 가까운 마력 보유자의 마력을 감지합니다. 마력 보유량에 따라 감지기의 밝기가 변합니다.
마력을 감지하는 유물. 통찰안을 통해 그것을 확인한 우길의 미간이 좁혀졌다.
‘애초에 내가 마력이 얼마 없다는 걸 인지하고 여유를 부린 거였나.’
팔크러의 얼굴에 희미한 쾌감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K.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이쯤이면 네 실력을 뽐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큭···, 근데 말이야.”
“······.”
“내 취미가 자라나는 새싹을 짓밟아 죽여 버리는 거거든.”
‘······설마.’
어딘가 낯이 익은 거 같다 했더니, 이제야 기억났다.
앞으로 3년 뒤에 셀베이션에 잡혀 사형당할 미치광이 독일인. 팔크러 라벤홀츠.
재능 있는 헌터들을 단순히 열등감 하나로 죽이기 시작했다고 했던가.
자신의 쾌락을 위해 범죄 조직에 스스로 몸을 담아 자신의 범행을 끝까지 숨겼던 희대의 살인마.
그게 바로 저 바람 마법사다.
“도대체 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이런 짓을 하는 거지? S급 헌터라면-.”
“궁금하지도 않는 걸 묻는군. 시간 끄는 모습이 제법 귀여워. 마력이라도 회복해보려는 건가?”
우길은 그의 도발에 입을 다물었다.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놈의 입가엔 반대로 미소가 번졌다.
의도가 간파당한 것이다. 이대로 말을 계속 이어간다면 오히려 놈의 즐거움에 놀아나 주는 꼴인 셈.
“쯧. 네 꼬라지는 보이지 않나 보지?”
너절하게 찢어지고 더러워진 하얀 셔츠. 걷어 올린 소매 안쪽의 새하얀 피부는 튀어 오른 돌멩이에 긁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다.
“크흐흐······.”
하지만 그따위 건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그가 실실 웃음을 흘리고는 양손을 펼쳐 그곳으로 마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결국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 넌 내 발아래 깔릴 테고···.”
후우우우우웅!!
순식간에 불어나는 바람의 덩어리가 크게 팽창하며 회전한다.
“결국 그 재능을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 채, 억울한 얼굴로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낼 테니까···!!”
그를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바람의 폭풍.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른 토네이도가 주변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며 순식간에 몸집을 키운다.
“크윽!”
땅과 하늘을 연결할 정도로 거대해진 회오리가 흙과 돌, 농작물과 집을 집어삼키며 주변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는 마력을 모조리 끌어다 모아 만들어낸 토네이도.
팔크러가 이 싸움을 확실히 끝내기 위해 사용한 마지막 한 수였다.
‘쯧.’
적절한 판단이다. 상대의 마력이 부족하고 마법의 이해도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 상대를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압도적인 마력으로 찍어누르는 것밖에 없으니.
뜨거운 햇볕과 함께 식은땀이 우길의 콧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건 지금 내 마력으로는 절대 못 막는다.’
펄럭이는 소맷자락 안쪽으로 흘러드는 찬바람. 살갗을 아리게 할 정도로 강렬한 바람이 조금씩 우길을 잡아당기고 있다.
“케이!!”
그때, 뒷문을 박차고 뛰어나온 허동구가 한 손에 동그란 알약과 바싹 마른 나뭇가지를 가져와 우길의 손에 쥐여주었다.
“내 특제 환이니까 먹어! 이건···, 씨! 내가 나중에 쓰려고 아껴둔 건데! 써라!”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기댈 거라고는 이것밖에 없었다.
입에 물었던 오리엔탈 담배를 잠시 빼내고 단숨에 조그만 환을 입에 던져 넣었다.
‘이건······.’
기도를 타고 흘러 내려가며 몸속으로 퍼져나가는 마나의 정수. 오리엔탈 담배와 에버그린 향초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순하고 농밀하다.
우길의 마력 축적 기술과 동구의 특제 환이 합쳐지며, 빠른 속도로 우길의 마력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거면 아슬아슬하게 가능하겠어.’
더구나 동구가 준 이 바싹 마른 나뭇가지.
[통찰안을 발동합니다.]
[말라비틀어진 고목]
마나를 너무 많이 흡수해서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린 나뭇가지. 제작자가 마나를 억지로 붙잡아놓은 탓에 내구성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자연의 힘을 담고 있습니다.
# 사용 시, 위력 증폭률 30%
나뭇가지 안쪽에서 농축된 마나의 정수가 느껴진다.
‘한 번 쓰면 부서지겠어.’
허동구의 얼굴에 아쉬움이 매우 짙게 묻어난다. 부서질 것을 예감한 얼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결국 뒈져버리면 나뭇가지고 뭐고 다 소용없으니.
고목을 통해 허공에 마력을 흘려보내자 마력의 움직임이 자연스레 빨라졌다.
[초감각 사이클론]
일순간 감각이 확장되고 세상이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시 오리엔탈 담배를 입에 씹어 물고 마력을 빨아들이며 마력 파장을 펼쳐냈다.
‘좋아.’
토네이도 안쪽에서 휘몰아치는 마력의 흐름. 팔크러를 중심으로 강렬하게 회전하는 바람의 격류를 끊어내야 한다.
초감각이 없었다면 아무리 우길이라도 시도조차 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천만한 시도.
지금 당장이라도 저 회오리에 휩쓸려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길의 집중력을 오히려 더욱 빠르게 치솟아 올랐다.
모든 감각이 확장되며 늘어나는 인지의 범위. 그 경계를 뚫어내며 보이는 초감각의 시야.
[통찰안을 발동합니다.]
맹렬하게 회전하는 바람의 격류 속에서 자그마한 균열이 우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팔크러의 완벽하지 못한 마법의 발현이 끝내 감추지 못한 약점을 드러내고.
그와 동시에 우길이 그곳을 향해 마력을 쏘아 보냈다.
비틀어, 부순다.
쿠구구구구궁―!!
짧은 시간 동안 허동구의 집을 반쯤 날려버린 토네이도가 움직임을 멈추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장의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감지한 팔크러가 휘몰아치는 바람 사이로 우길과 시선을 마주쳤다.
“칫.”
상대가 포기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그가 토네이도 안쪽에서 몸을 숨기며 다급히 마력을 휘저어 보지만, 팔크러에게 더 이상의 여력은 없다.
우길은 초감각을 유지한 채로 몰아치는 바람의 격류를 강제로 휘어잡은 채 반으로 갈라 역으로 비틀었다.
팔크러를 중심으로 맹렬하게 회전하던 바람의 기류. 그 안에서 명확하게 나뉜 두 갈래의 격류가 충돌하며 출렁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무더운 공기를 밀어내고 뻗어나가는 폭풍의 파도가 지상의 저편까지 밀려나 농작물을 모조리 뒤엎으며 먼지와 토사를 휩쓸어 밀고 간다.
금방이라도 모든 걸 집어삼키고 파괴할 것 같았던 폭풍이 한순간에 부서져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 폭풍의 중심에 있던 세 사람이 지면을 싹 쓸어내며 휘날리는 격류에 휩쓸려 비틀거린다.
“이런···, 말도···안 되는······!!”
“쯧. 퉤.”
마력을 다 빨아낸 오리엔탈 담배를 씹어뱉으며 우길이 전방으로 실드를 전개했다.
“아아악!! 야! 살려줘!!”
쿵! 쿵! 콰과과과과광!!!
하늘에서 비처럼 떨어지는 토사와 흙, 건물의 잔해들 틈바구니에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던 허동구의 머리 위로 실드가 둘러싸였다.
“칫.”
이미 마력을 전부 소진한 팔크러가 바람에 휩쓸려 허공으로 날아가는 모습에 우길이 마력을 뻗어 그를 붙잡았다.
자신의 전력을 다한 마법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던 팔크러가 힘없이 끌려와 바닥에 처박힌다.
“쿨럭!! 이럴 수는···없어······.”
고통에 신음을 흘리면서도 이 믿기 힘든 상황을 애써 부정하며 분노를 토해내는 팔크러.
피가 배 나올 정도로 자신의 입술을 강하게 씹은 팔크러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발광한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 도대체 어떤 속임수를 쓴 거냔 말이냐아아아!!!”
상대가 자신의 마법을 파훼하는 그 모습을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
자신으로서는 건드릴 엄두조차 나지 않는 토네이도의 흐름을 모조리 읽어내고, 그것을 비틀어 붕괴시켰다는 것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부정할 수밖에 없다.
평생이 걸려도 절대 도달하지 못할 경지. 아니, 태어날 때부터 넘볼 수 없던 부조리한 재능의 격차.
지금껏 재능 있는 이들을 죽여가며 열등감을 거짓된 우월감으로 포장해 무시하고 있었지만, 결국은 이리 될 운명이었던 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싸움이 끝났음을 확신한 우길이 쓰러진 팔크러에게 물었다.
“어떻게 알고 온 거지?”
“다 들켰다. 네 놈의 정체도···, 위치도 전부······.”
[통찰안을 발동합니다.]
[진실일 확률 0.1%]
“그리고 내 동료들도 곧 올 거다. 너를 죽이러···.”
[통찰안을 발동합니다.]
[진실일 확률 3.7%]
이 와중에도 끝까지 진실을 토해내지 않는 건가.
“헛소리.”
확신이 담긴 우길의 나지막한 한 마디에, 상대의 일그러진 표정을 기대하던 팔크러의 눈빛이 끝내 점차 검게 물든다.
온몸의 근육이 비틀리고 고통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와중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하늘을 부유하는 바람의 격류를 바라본다.
허망함과 억울함이 공존하는 듯한 얼굴. 점점 생명의 불빛이 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피부를 스쳐 가는 바람을 느껴보려 애쓴다.
“나도···, 나도······. 재능이 더 있었다면······.”
실핏줄이 터지며 그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바르르 떠는 손가락이 바싹 마른 흙더미를 움켜쥐고는 움직임을 멈춘다.
그 처연한 광경을 무심코 바라보던 허동구가 입술을 깨물고는 우길을 바라보았다.
멍하니 그의 죽음을 바라보던 우길이 동쪽으로 쓸려 내려가는 바람의 격류를 향해 마력을 쏘아 보낸다.
이대로라면 저 격류가 강원도의 동쪽을 지나 동해에 어떤 재해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
남아 있는 마력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이미 이보다 더한 격류 속에서 흐름을 비틀어냈지 않은가.
조금 전의 그 싸움으로 우길은 자신이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에 이르렀음을 직감하고 마력을 낱낱이 분해해 격류의 흐름을 일그러트렸다.
쿠우우우우우······.
천둥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뇌성이 스치듯 울려 퍼지다 이내 사라진다.
한쪽으로 흘러가던 구름들이 일제히 회전하더니 사방으로 찢어져 멈춰 섰다.
“뭘···한 거야?”
허동구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중얼거렸다.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이적. 여지껏 스스로를 마법사라 칭하는 헌터들은 수도 없이 보았지만, 이 남자처럼 ‘진짜 마법(魔法)’이라 할 법한 모습을 보인 이는 본 적이 없었다.
불가해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진짜 마법사.
그의 손아귀에 쥐어진 고목이 부서져 바닥에 바스러지고 있음에도 허동구의 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Comment '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