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인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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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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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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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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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화 - 내용추가

DUMMY

이 세상에 희망은 없다.


그건 꿈을 꿀수록 소녀가 절실히 느끼던 것이다.



- 다음엔 반드시....


다짐하는 남자를 보며 소녀는 생각했다.


‘지겨워....’


벌써 수백 번도 더 본 모습이었으니까.


소녀는 날마다 꿈을 꾸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는 꿈, 그것이 꿈이 아닌 어떤 기록이라는 것도.


하지만 꿈이자 기록의 주인공은 소녀가 아니다.


꿈속의 하늘을 부유하는 소녀의 아래에서 빛나는 모래시계를 앞에 두고 다짐하는 저 남자가 이 모든 것의 주인공이었다.


꿈은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11개의 기록이었고 언제가 소녀의 현실에 닥쳐올 미래였다.


‘지금이 11번째인가....’


너무나 많이 보았기에 멋대로 흘러가는 꿈의 흐름을 놓쳐도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처음 이 꿈이자 기록을 보았을 때는 세상과 남자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으나,


‘결국 실패자의 이야기....’


소녀의 생각처럼 남자는 모두 실패했다.


한정된 시간과 정보 그리고 무수한 장애물 속에서 남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똑같은 기록을 날마다 본 소녀에게 남은 감상은 그것뿐.


그런 지긋지긋한 꿈에 변화가 생긴 것은 소녀가 아버지의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깨어난 날이다.


소녀의 경험으로 꿈이 끝나지 않는 이상 중간에 깨어나는 일이 불가능하던 꿈이, 그날은 아버지의 비명과 함께 눈이 떠졌다.


처음 겪는 일에 신기함을 느끼면서도, 마찬가지로 비명에 잠이 깬 자매들과 함께 방을 나섰고.


마침 눈물을 흘리며 방에서 나오던 아버지와 서로 마주쳤다.


아버지는 곧장 소녀와 자매를 꼭 껴안고 흐느끼며 힘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거렸고 그 모습에 자매들이 당황해 같이 울먹이는 동안.


소녀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생각하며 세 사람을 달랬다.


그들에게 예정된 비극과는 전혀 상관없는 변화였고 이 변화는 그날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다.


꿈을 처음 꾸게 된 날부터 소녀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중간에 깨어날 수 없던 꿈.


그 꿈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소녀의 아버지가 악몽을 꾸지 않게 된 날.


세 자매에게 예정된 비극의 시작이 찾아온 날.


소녀는 완전히 무너진 꿈 너머에서 혼돈과 죽음이 가득한 세상을 보았고.


지긋지긋하게 꾸던 꿈도 이날을 기점으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마치 소녀에게 허락된 것은 거기까지라는 듯이.


그래서 소녀는 외면하고 있던 현실을 직시했다.


여태껏 예정된 비극을 맞이하기 전.


외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서 눈을 돌리고 귀를 막아왔다.


하지만 꿈에서 벗어난 소녀는 그제야 꿈이 보여준 기록과는 완전히 달라진 세상을 알게 되었고.


소녀의 현실은 기록이 아닌 현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소녀는 모든 것을 보았다.


자매를 포함한 특별한 힘을 가진 아이들이 과거와 미래 중 하나만을 볼 수 있을 때.


소녀, ‘모리안’만이 모든 ‘현재’를 보았다.




꿈속 세상에서.


세 자매의 각성은 비극의 시작이었다.


누구보다 강한 특별함을 각성한 세 자매에게 지옥을 가져왔으니까.


하지만 이제 모리안의 지옥은 사라졌다.


홀로 지옥을 끌어안은 자가 소녀의 지옥을 가져갔으니.


“이거 봐, 언니! 어울려?”


“...어울려?”


마하와 바이브가 기쁨을 숨기지 않고 모리안에게 묻는다.


자매들만이 아니라 함께 있던 아이들 전부가 예상하지 못한 선물에 기뻐하고 있었다.


“응, 잘 어울려.”


“헤헤!”


“히!”


모리안의 대답에 두 자매가, 모든 아이가 선물을 착용한 채 환하게 웃는다.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알까? 그 선물에 담긴 의미를....’


모리안은 무릎 위에 올려둔 지팡이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전해진 선물은 매우 대단한 물건이다.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육체와 정신을 보호하는 기능이 ‘테라’의 풍부한 마력을 자동으로 흡수해 상시 발동하는 중이고.


가장 큰 기능은,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 걸까?’


모리안조차 놀란 차폐기능이었다.


‘오라클’이 특별한 힘을 가진 이들을 찾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자들 특유의 기운을 추적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리안은 예정된 비극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포기했다.


능력이 사라지거나 죽지 않는 이상 이 특유의 기운을 막는 일은 불가능했고, 그 말은 곧 ‘오라클’의 추격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소리였기에.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지?’


이 기운이라는 것은 ‘오라클’ 내부에서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것이고.


특별한 힘을 각성한 이들의 추격에만 겨우 사용하는 수준이다.


모리안도 특별한 힘을 가진 아이들이 능력을 사용하는 대가를 대신 짊어지는 것으로 연결된 아이들의 기운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가 남기고 간 선물은 그런 기운을 감쪽같이 감춰버렸다.


완벽한 것은 아니다.


마력을 다루는 것이 미숙하고 적은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대기의 마력을 흡수하는 식으로 작동하는 선물이다.


‘테라’가 아닌 곳에서는 기본적인 기능조차 제대로 사용하기 힘든 것이지만.


‘...‘테라’를 벗어나지 않는 한 완벽한 물건이야.’


현재의 ‘테라’에는 ‘오라클’의 그림자조차 존재하지 않았기에 모리안과 아이들이 이곳을 떠날 이유는 없었다.


‘테라’에 예정된 비극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그 일 또한 바뀔 수.... 아니, 이미 바뀌었어.’


‘그’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었다.


모리안에게 예정된 비극의 시작이 찾아오고 끝없이 반복되던 꿈이 사라진 날.


마지막으로 본 꿈속 세상의 주인공은 여전히 똑같은 남자였지만.


세상을 혼돈과 죽음으로 몰아간 존재는 ‘그’였다.


이제는 기록에만이 남겨진 세상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그’는 모든 것을 비틀고 바꾸고 있었다.


그렇게 비틀고 바꾼 대가를 혼자 짊어진 채.


‘살아있는 것이 기적에 가까운 존재....’


모든 것을 볼 수 있기에 모리안은 정해진 것을 바꾸는 것에 얼마나 큰 대가가 따르는지 세상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가 ‘테라’에 있는 동안 말해주고 싶었다.


‘그’가 지금껏 필사적으로 피해 온 운명이 코 앞에 다가왔음을.


미래를 보고 말하는 것에는 큰 대가가 따르고, 그것이 강한 힘을 가진 존재와 관련된 것일수록 그 대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어차피 ‘그’가 아니었다면 세상에 존재했다는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을 목숨이었으니, 그걸 각오하고 말하려 했어. 하지만....’


말하기 위해 찾아갈 때마다 모리안의 입은 마치 접착제라도 발라진 듯, 아니 입이라는 기관 자체가 사라진 듯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억지로 입을 열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정신을 짓눌렀다.


마치 마지막 꿈을 본 날처럼 그 이상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정신을 짓뭉개는 그 압박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순간.


모리안이 찾아와도 무관심하게 망치질하던 ‘그’가 누구보다 빠르게 그녀를 부축하는 것을 느끼며 기절했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그’를 찾아갔으나 결국 떠나는 날까지 말하지 못했고 반대로 선물을 받았다.


무릎 위에 올려둔 지팡이를 손에 쥐자 많은 대가를 치르느라 쇠한 육신에 활력이 차오르고.


그 활력이 육체 구석구석으로 퍼지며 손상된 육체를 느리지만 확실하게 치유하는 것이 모리안의 눈에 선명하게 보였다.


보통은 볼 수 없는 것이지만 모든 것을 보는 모리안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래서 더욱 고맙고 미안하며 안쓰러웠다.


다른 이들의 운명을 비틀고 바꿨을지라도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지 못하고 ‘그’가 짊어진 지옥에 삼켜지리라.


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모리안은,


‘부디 당신의 끝이 행복하기를....’


지팡이를 두 손으로 움켜쥔 채 기도했다.



************



누운 채로 디바이스를 찬 팔을 움직였다.


“....”


눈에 들어온 시간을 보자, 겨우 30분.


현무가 억지로 잠을 청하고 흐른 시간이었다.


수면을 통한 휴식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깨달았지만, 현무의 수면시간은 짧았고 계속 짧아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통의 능력자는 쓰레기로 여기는 ‘수면’기술석을 획득할 때까지 사용해 얻었지만 결국 ‘극단적인 휴식’에 흡수되었다.


얼마나 긴 시간을 깨어있어도, 극한의 단련과 강행군을 거쳐도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짧아졌다.


유일한 예외는 죽기 직전까지 갔을 때뿐.


‘그나마 30분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다행일까....’


이건 적대적인 존재들이 많은 던전 밖이나 위험 요소를 모조리 제거한 던전 내부나 동일했다.


“후우....”


한 번 잠에서 깨고 나면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도 불가능하기에 그대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한다.


“하아....”


다시 한번 길게 숨을 내뱉으며 명상의 시작과 동시에 의식을 쪼갠다.


휴식을 동반한 명상에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묻는 현무에게 테오도르가 추천한 방법이었다.


테오도르는 생각보다 요령이 필요한 일이라며 현무가 익숙해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리라 생각했지만.


그의 생각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명상’의 숙련도는 의식을 3개까지 쪼갤 수 있게 해주었다.


의식 중 둘은 ‘명상’의 유지와 ‘??마력운용’을 개시하고 남은 하나의 의식으로 사고한다.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테라’에서 얻은 것들.


‘만련정골’을 만들며 ‘상급 제작’이 상승했다.



[ 끝을 바라는 손

-1. 장인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염원이 제작 능력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이끌었습니다.

-2. 바라는 것은 종말의 극복. 당신이 만드는 모든 것에 종말을 이겨내는 힘이 담깁니다. ]



기술에 대한 내용이 적을수록 더욱 강력한 효과를 가지는 것이 기술이다.


시험 삼아 만든 철제 무기가 비슷한 수준의 다른 무기보다 몬스터에 대한 뛰어난 절삭력과 내구성을 보여줬다.


다른 장비들도 마찬가지였고 기술의 내용처럼 이 효과는 장비에만 한정된 효과도 아니었다.


현무가 가진 제작계열과 ‘부여’에까지 영향을 끼쳤고 몬스터만이 아니라 특정 집단에 속한 자들에게도 효과를 발휘했다.


그래서 ‘그레이맨’의 역할을 대신하기로 했다.


튜토리얼과 달리 미다스의 상왕이 생존하면서 미다스의 변절은 없던 일이 되고.


미다스라는 조직이 살아있기에 경제가 파탄나거나 인간을 화폐 대신 사용하는 일은 사라지겠지만.


꼭 선한 자의 손에만 들어간 것은 아닐지라도 분명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회색의 보물’이 사라진 것은 신경 쓰였다.


결정을 내리고 나서야 떠오른, ‘그레이맨’이 남긴 원반은 그런 결정에 쐐기를 박았다.


‘그레이맨’이 남긴 것은 ‘보물’의 제작방식, 아직 현무의 수준으로는 다 따라하지 못할 고차원적인 ‘부여’의 조합법이었으니까.


그렇게 ‘그레이맨’을 대신해 세상을 떠돌며 사람들을 도왔고 ‘무면의 대장장이’로 불리게 되었다.


무면이라 불리게 된 것은 ‘가면’의 영향이 컸다.



[ 아이템 : 이름 없는 용의 뼈

-. ‘만련정골’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 착용자는 몸을 숨기거나 정체를 감추는 등의 행동에 큰 효과를 얻으며 가면(?)의 힘보다 강한 자가 아닌 이상 착용자의 얼굴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 가면(?)을 착용한 얼굴을 포함한 머리 전체에 강력한 방어능력을 얻는다.

-. 가면이다. 아직은.... ]



이상한 사족이 붙었지만 눈 바로 밑부터 하관 전체를 가리는 가면의 성능은 각별했다.


제작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만든 호위인형을 없앤 채 작정하고 ‘은신’을 발동한 상태로 움직이면 도시의 거대길드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런 ‘가면’이기에 방심했다.


한국에서의 용무를 마치고 중국 지역을 가로질러 가던 현무는 휴식과.


정보의 수집을 위해 도시의 그늘지고 사람의 유동이 적은 장소에 ‘안전지대’를 펼친 상태였다.


인형들에게 착용한 장비를 점검한 후 제작 도구들을 점검하던 순간 들이닥친 아크 발렌시아와 폴라리스 나인에 굉장히 놀랐다.


도시에 박우진을 포함한 영웅들이 머문다는 정보를 알고는 있었지만.


‘거기서 두 사람을 만날 줄은 몰랐어. .... 또, 만난 것도 만난 거지만....’


설마 그 자리에서 반지를 만들어 달라고 할 줄도 몰랐다.


‘마력을 비롯해 추적할 수 있는 흔적을 배제하고 만드느라 힘들었어.’


반지를 만들어주고 두 사람이 멀어지자마자 ‘가면’의 기능과 ‘은신’을 전력으로 발휘해 도시를 벗어났다.


그들을 만나는 것은 현무에게 여전히 어려운 일이기에.


“후우....”


살짝 흔들린 집중을 바로 잡으며 생각을 잇는다.


중국을 벗어난 후 향한 곳은 이탈리아.


세상을 떠돌며 사람들에게 직접 무구를 만들어주기로 했을 때 가장 먼저 향한 곳이기도 했다.


미다스는 명문의 자격과 함께 몇가지를 포기했는데.


그 중 많은 이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은 것이 바로 ‘마총’의 제작제한 폐지와 유통에 관한 것이다.


‘시계탑’과 ‘마키나’를 어떻게 설득했는지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런 미다스의 결정에 그들을 비난하는 말이 빠르게 사라진 것이다.


사람들에게 알맞는 무구제작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총과 관련해서 현무가 떠올린 사람이 포크만 건맥스였고.


그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 찾아간 것.


‘포크만 씨와 비발디 씨는 여전했지.’


갑작스러운 방문에 놀라기는 했으나 두 사람은 현무를 환대하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사실은 증표를 사용할 생각이었던 현무가 되레 놀랄 정도로 포크만은 열정적으로 지금껏 몰래 수집·연구한 마총에 대한 모든 것을 꺼냈고.


사람들을 도우며 건축과 요리까지 하게 된 것에는 비달디의 영향이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자 당연하다는 듯이 요리를 가르쳐주던 비발디가 그때는 현무도 몰랐던 ‘끝을 바라는 손’의 영향을 눈치채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통해 현무 혼자서 생각했을 때에 비하면 계획이 충실해졌고.


계획을 밑바탕을 준비하는 동안 현무는 세상을 떠돌며 사람들을 도왔다.


그렇게 중국에서 예기치 못한 만남을 뒤로하고 계획된 만남을 갖기 위해 이탈리아로 찾아간 현무는.


‘이분들이 전부....’


‘그래! 모두 총사들이지! 그리고 총사들과 함께 목숨 걸고 마총을 몰래 연구하던 기술자들이기도 하고! 하하하!’


‘용케 들키지 않았네요.’


‘처음 제한이 있을 때야 들키는 순간 인생 끝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감시도 약해졌지. 또, 워낙 사건사고가 많아서 우리에게 신경쓸 겨를도 없어졌고....’


‘그러다 미다스가 자신들이 보유한 마총에 대한 모든 권리는 포기했고요.’


‘그래! 네 계획이 없었어도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이야! .... 그러니 너무 부담갖지 마렴.’


‘...네. 감사합니다.’


‘어허! 그런 소리하지 말라니까!’


포자는 ‘포세이돈’의 일을 이겨낸 후 웬만한 도시보다 강력한 방어시설과 일치단결한 행동력으로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에서도 큰 피해없이 버텨냈다.


이제 마을보다 도시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과 시설이 들어선 포자.


포크만의 총기상점도 유명해지며 커졌지만 계획을 시작할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을 따라 다시 찾아간 그곳에는 상점이 미어터질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전부 계획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이들로, 현무는 포크만의 도움으로 그들과 만날 수 있었고.


몇 주에 걸친 토론 끝에 이제 막 총기에 입문한 이들이 사용할 보급형 마총과 실력자를 위한 마총의 설계를 완성했다.


‘그레이맨’이 남긴 조합법이 크게 활약한 것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현무의 정체를 밝히지는 않았기에 그들은 그저 포크만이 몰래 키우던 제자 정도로 생각했다.


그래도 설계도 완성되었을 때 이 설계도가 ‘무면의 대장장이’에게도 전달될 것이라고 말해주긴 했다.


그때의 반응은,


‘...무서웠지.’


처음에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바라보던 사람들이.


점차 말을 이해하면서 진지하게 마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의 표정이 돌변한 채 약간 거리를 두던 현무에게 달라 붙었다.


겨우겨우 그들을 진정시키고 말할 수 있는 질문에 대답한 후.


‘왜 저렇게....’


‘당연한 것 아니냐!’


포크만의 말에 따르면 저들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부여의 조합법을 가져온 포크만의 숨겨진 제자 정도로만 알고 있던 젊은이가 사실 ‘허미트’와 연관된 존재였으니까.


‘....’


‘너는! ...에휴, 본래 자신의 위치를 잘 자각하지 못하던 녀석이었지....’


이해하지 못하는 현무에게 포크만은 더 이해하지 못할 말은 하며 말을 아꼈다.


비발디에게도 질문했지만,


‘.... 바보녀석, 칼이나 잡아라.’


바보라는 소리를 듣고 새로운 레시피를 배워야 했다.


이해 못 할 비난을 듣기는 했지만.


새로 설계한 ‘보급형 마총’의 생산과 유통은 빠르게 이루어졌고.


마총을 만들기 위해 모인 현무와 사람들의 목적대로 소지자도 많이 늘어났다.


미다스에 의해 마총의 제작과 유통에 대한 제한이 많이 풀렸지만.


기존의 마총은 비싼 가격과 탄환 소모에 따른 유지비용, 사용하기 위한 마력량 등 문제가 많았다.


시계탑, 마키나, 미다스는 마총의 원류이고 가장 발전된 마총을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지만, 세상에 유통되는 보급형 마총에 그런 기능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총기를 사랑하기로 유명한 ‘포크만 건맥스’를 중심으로 제법 이름 있는 총사와 장인들이 합심해서 기존의 보급형보다 싸고 사용하기 편한 마총을 제작했다.


여기에,


‘제한이 풀렸다고 해도 세 곳에 인정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셨지.’


총에 대해서는 진심인 이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원류인 세 곳에 직접 검증까지 요청해서 인정받은 마총이니 더 빠르게 안착한 것은 당연할지도 몰랐다.


포자에서 새로운 보급형 마총이 안착되는 것을 지켜보던 현무는 다시 세상을 떠돌며.


사람들을 돕고 테오도르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 속에 있는 이들을 찾았다.


하지만 기억을 가진 영웅들과 현무가 바꾼 여러 일로 인해 그들의 삶이 변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그들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력으로 추적한다면 못 찾을 것도 없지만....’


그런 현무의 행동이 그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에 운 좋게 찾으면 약간의 도움을 줄 뿐 집요하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운 좋게 찾은 이들도 튜토리얼의 일은 전혀 모르는 눈치였으니 찾지 못한 이들도 대부분 비슷하겠지. 그리고....’


현무가 직접 찾지 않아도 그를 찾아오는 이들이 있었다.


대다수는 현무가 가진 것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은 이들이었지만.


찾아온 이들 중 극소수의 존재는 튜토리얼, 정확히는 그 일부인 ‘회색의 보물’을 기억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탐욕에 의해 찾아온 자들과 달리 호위인형들에게 순순히 제압당한 채 왔고.


현무의 기억에 있지도 않은 존재부터 외형만으로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유명한 존재까지.


‘맹약을 맺겠소.’


‘맹약을 맺겠다.’


‘맹약을.’


‘그러니....’


‘제발!’


‘보물을....’


‘강력한 보물을 주시오.’


- 회색의 대리인이여!


공통적으로 맹약, ‘맹세의 서약서’를 내밀며 보물을 요구했다.


놀라운 건 그들이 내민 ‘맹세의 서약서’ 전부 보물을 주는 자가 요구하는 무엇이든 따르겠다고 써진 점.


그제야 현무는 깨달았다.


‘그레이맨’이 남긴 진짜 선물은 보물을 만들 수 있는 조합법이 아니라 이들이라는 것을.



“후우....”


쪼갰던 의식을 하나로 모으며 눈을 뜬다.


사람들을 돕고 맹약을 맺은 이들 혹은 튜토리얼에서도 활약하던 이들이 의뢰한다면 무구를 만들어주며 꽤 긴 시간이 흘렀다.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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