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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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돌B
그림/삽화
D바리
작품등록일 :
2023.05.10 11:47
최근연재일 :
2023.06.13 09:49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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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
추천수 :
108
글자수 :
128,304

작성
23.05.11 17:05
조회
38
추천
5
글자
13쪽

4.경찰입니다.

DUMMY

도진을 만나고 난 이 후 꽤 시간이 흘렀다.


종일은 이 후로도 밀려 있던 많은 업무들을 바쁘게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고 어느정도 마무리 되자 겨우 자리에 앉은 그는 마른 세수를 하며 이게 맞나··· 하며 멍을 때렸다.


후~ 하고 깊은 한 숨을 내 쉰 그의 눈에는 피곤함을 나타내는 짙은 쌍커풀과 다크써클이 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고생했다. 오늘은 다들 들어가서 푹 쉬도록 해”


“아이고 얼마만에 집이냐~”


뒤 이어 들어온 반장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달콤한 말에 기다렸다는 듯 팀원들은 혹여라도 말이 바뀔세라 잽싸게 사라졌다.


반면에 종일의 몸은 의자에 파묻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반장은 그런 종일이를 보며 말을 꺼냈다.


“야 이종일이 너는 안가냐?”


반장의 물음에 종일의 퀭한 눈동자가 그에게로 향했다.


“예~ 예~ 이제 가려고 합니다~.”


벌떡 일어서자 의자가 엉덩이에 받혀 날아갔고 잽싸게 의자를 끌어온 종일은 책상을 간단히 정리하는 척 한 후 반장에게 짤막하게 인사를 한 뒤 사무실을 나섰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냈기에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시간은 이제 겨우 12시.해는 중천에 떠 쨍하게 내리쬐었으나 그 마저도 음 광합성~ 하며 기분좋게 받아들이며 종일은 기지개를 키며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후딱 가볼까”


기분좋은 혼잣말을 하며 한걸음을 내딛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잡았다.


종일은 그 대상을 확인하려 고개를 돌렸고 그 곳엔 중년의 여성이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저기요”


“네 무슨 일이세요?”


종일은 여성의 행동을 빠르게 분석한 후 친절하게 대꾸했다.


“아··· 예 저 실종신고를 하려고 하는데요.”


“아 실종 신고요? 실종 신고는 여기로 들어가신 다음에··· 아 잠시만요 야 진성아!”


실종신고는 자신의 파트가 아니었기에 종일은 실종담당부서로 안내하기 위해 함께 동행했다.


그러던 차에 얼마 가지 않아 멀리서 걸어오는 실종담당부서의 후배를 발견했고 종일은 재빨리 후배에게 손짓을 하며 빨리 오기를 종용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선배의 부름에 잽싸게 달려온 후배는 다짜고짜 자신에게 안내를 맡기는 선배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 한채로 중년여성을 맞이했다.


“어··· 어 예 실종신고 하러 오셨나요?”


“네··· 저희 남편이 연락이 안돼요. 대성건설에서 일을 하는데···”


“아 예 일단 그럼 안으로 들어가셔서 자세히 얘기 하시죠”


후배가 신고자를 안내하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종일이는 다시금 집에 갈 생각에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 했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처음 들은 것 같은데 처음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뭐지 뭐지 어디서 들었던 단어 같은데···,하며 중얼거리던 종일은 기억을 더듬으며 여성이 후배에게 한 말에 단서를 찾으려 했다.


그러다 순간 무언가가 머리를 관통하고 지나간 듯 눈을 뜬 종일은 도진과 했던 이야기들이 생각나면서 한 단어가 떠올랐다.


‘대성건설’


“아! 멍청한 새끼!“


이마를 탁 치며 종일은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고 지나는 길에 반장을 마주쳤으나 수고하십셔~ 하며 지나갔다.


어디가! 하는 외침에 빠뜨린게 있어서요 하고 대꾸하며 단숨에 올라온 종일은 후배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 여성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그 앞을 막아서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왜요 선배?”


“어 이 분 내가 볼일이 좀 있어서, 안녕하십니까 이종일이라고 합니다. 저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


“에? 아니 선배 뭐에요”


“나중에 말해줄게, 일단 내가 맡을 테니까 넌 쉬어”


“아니 실종팀도 아니면서···”


“어 가, 어 밥 살게.”


당췌 왜 이러는 것인지 영문도 모른채 종일이에게 등을 떠 밀리며 후배는 어이 없는 표정을 지으며 쫓겨났다.


수월하게 후배를 제거(?) 한 종일은 후배와 비슷하게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중년 여성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빈 의자로 안내했고 자신도 맞은 편 의자에 앉았다.


“저한테 말씀 하시면 됩니다. 죄송하지만 한 번 더 설명 해주시겠어요?”


품속에 있던 수첩과 볼펜을 꺼내든 종일은 말씀하셔도 된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 네··· 그러니까 저희 남편이 건설현장에 일을 하고 있어요 대성건설이라고, 이번에 좀 큰

현장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거든요, 아무리 못해도 이틀에 한 번은 연락이 되던 사람 이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 연락이 엄청 뜸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핸드폰 전원이 꺼져 있다고 밖에 안해요”


“그게 얼마나 되신 건가요?”


“한 삼주 정도는 된 것 같아요”


“현장에 찾아 가 보신 적은 있으세요?”


“아니요. 현장은 위험 하다면서 정확히 어디서 일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그냥 지역 정도만 알려주고 끝이라서, 그리고 저도 늦게까지 일을 하는 터라···”


수첩에 관련된 내용을 적어 내려가던 종일은 볼펜으로 이마를 툭툭 건드리다가 질문을 던졌다.


“혹시 남편 분이랑 같이 일 하는 분들의 연락처는 알고 계시나요?”


“왜요?”


“다름이 아니라 남편분의 상황을 알아보는데 좀 더 수월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아···. 딱히 없네요”


“네 알겠습니다 어머님.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뭐라도 알게되면 확실하게 알아보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종일은 여성에게 최대한 빨리 알아볼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킨 뒤 귀가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이 후 자신의 자리로 가 앉았다.


그리곤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앞서 들었던 친구 아버지의 추락사. 그리고 지금 접수된 실종신고의 연관성은 ‘대성건설’


만약에 이 두 개의 사건이 ‘대성건설’의 같은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일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확인을 해봐야 알것이지만···.


쉬운 방법은 대성건설에 전화하여 해당 인원이 일 하는 곳이 어딘지 알아본 후 찾아가던지,

아니면 알려줄 수 없다고 하면 협조공문을 들고 찾아가 확인하는 방법이 있겠으나 종일은 무엇 때문인지 그 방법은 보류하고 싶었다.


복잡한 심경을 대변이라도 하듯 수첩에 적혀진 대성건설의 글자 주변으로 수 많은 원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야 진성아”


“예 선배”

“너 혹시 다른 서에 대성건설 관련해서 실종신고 들어온 게 있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냐?”


신고자가 나간 후 무슨 일인지 물어보기 위해 복귀한 후배에게 물었다.


”아니 그 전에 무슨 일인지 부터 좀 알려주시고···.“


”돼 안돼~”


“뭐 안 될 건 없는데···.”


“그럼 좀 부탁하자. 빨리 알아봐 줘”


“아니 선배님 뭔 일인지는 알려주고···.”


종일은 후배를 껴안았다가 풀어준 뒤 사무실을 떠났고 진성은 나쁜새끼 라며 욕지거리를 작게 내뱉고는 자리를 떴다.


서에서 낭온 종일은 차량에 탑승한 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실종신고와 관련해서 도진이에게 알려줄지 말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그는 휴대폰을 내려놓았고 좀 더 확실해진 후에 알려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씻고 시원한 맥주를 한 잔 걸친 종일은 잠에 든 뒤 늦은 저녁이 되서야 눈을 떴는데 휴대폰에는 후배인 진성에게서 걸려운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선배 확인해 봤는데 다른 쪽에는 실종신고 들어온 게 없답니다.


“쯧”


혀를 차며 다시 드러누운 종일은 잠시 후 일어난 뒤 컴퓨터 전원을 켰다.


불꺼진 어두운 방 환하게 빛을 발하는 모니터와 타자 소리가 한동안 계속해서 울렸다.


@ @ @ @ @ @ @


그 이후로 시간은 흐르고 조금씩 여유가 생길때마다 종일은 자신이 검색한 것과 시청에 들려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대성건설에서 주관하는 현장들에 방문했다.


신고자로부터 받은 실종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으나 지금껏 모른다는 대답만 들어왔기에 종일은 시작부터 쉽지 않은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대상이 어디에서 일을 하는지를 신고자가 알았더라면 일은 더욱 수월했을텐데, 신고자도 알지 못했기에 발로 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소에 도착한 종일은 핸들에 기대어 차 밖의 현장을 스윽 둘러보던 종일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바로했다.


“쓰읍···, 여기도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은데”


각각 현장들을 돌아다니면서 종일은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모습에 조금씩 자신감을 잃어갔다.


하지만 잃어가는 자신감과는 반대로 그의 촉은 이 곳에 뭔가 있을 것이다 라는 느낌이 들었기에 심호흡을 하며 잃은 자신감을 조금씩 채워갔다.


남자는 기백이지 암!


그렇게 중얼거리며 수첩을 찾아 안주머니에 집어 넣은 종일은 차 문을 열어 밖으로 나왔다.


이 곳도 꽤나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겉으로 봐도 그 규모가 꽤 컸고 어렴풋이 보이는 현장의 인부들의 수도 꽤 많은 듯 했다.


“온다 와···. 촉이 온다”


경찰업계에서 일을 하게 되면 특수한 능력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바로 형사의 직감, 혹은 촉 이 발현할 때가 있다.


그리고 지금 그 촉이라는 것이 종일이를 강렬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신호수 라는 조끼를 걸친 이들이 서 있었고 종일은 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사근하게 인사했다.


“실례합니다~”


“네?”


“강남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관리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예 뭐··· 여기 안으로···.”


거기 앞에 통제하세요.


무전기로 들려오는 음성에 종일과 인부는 서로 쳐다보았다.


종일은 사근하게 미소짓고 있었고 인부는 적잖이 당황한 표정이었다.


“들어가시면 안돼요.”


“아 안되는구나~”


말과는 다르게 종일은 인부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고 인부는 ‘저··· 저기’ 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보다 먼저 안쪽에서 걸어나온 직원이 종일의 앞을 막아섰다.


”뭡니까?“


”아 강남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경찰이 여긴 무슨 일로···?“


”다름이 아니라 실종신고가 들어왔는데 대성건설 쪽에서 일 한다 해서 찾으러 왔습니다.“


”실종이요?“


처음듣는다는 표정으로 놀라는 직원, 정말로 몰랐을 때 나오는 표정이었다.


종일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조작하며 사진을 띄우며 보여졌고 그 직원은 안전모를 고쳐쓰며 사진을 유심히 쳐다봤다.


“씁··· 본 적 없는 거 같은데”


“김윤택 이라고 하는데요”


그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고 답했다.


“아무래도 여기가 워낙 대규모 현장이고 넓다 보니까 모든 인원을 다 알 수가 없었어요 그건 저기 관리부서에나 가야 알 수 있을겁니다.”


“무슨 일인데!?”


또 다른 직원들이 나타나 끼어들었다.


“여기 뭐 실종신고 때문에 왔다는데 이 사람 본적있어?”


사람들이 돌아가며 휴대폰을 보던 중 한 사람이 기억났다는 듯 소리를 높였다.


“아 이 사람! 알지 알아”


“아세요?”


종일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었고 주변 사람들도 그에게 시선이 쏠렸다.


”아 왜 그 있잖아 그! 저기 따로 활동하는 팀“


무슨 소리지 하는 표정이었다가 알아들었다는 듯 아~ 하는 인물들이 한 둘 씩 생겨났고 종일은 자신의 촉이 이번에도 맞았구나 하며 눈을 빛냈다.


근데 따라 활동하는 팀 이라는게 뭔가 걸리는 느낌에 종일은 그 부분을 콕 찝어 다시 물었다.


”근데 따로 활동하는 팀이라는게···?“


“아 있어요. 좀 유별난 팀이긴 한데, 보통 아침마다 모여서 체조하면서 인원체크 하고 하는 시간이 있어요, 그러면 가장 뒤에 와서 체조하고 인원체크하고 작업시작하러 가는데 그 팀만 유독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어 맞아 맞아”


“꼭 보면 뭐 되게 중요인사처럼 보인다니까, 호위하는 것 마냥”


“호위는 무슨 내 눈엔 그냥 통제하는 것 같던데?”


호위며, 통제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으나 한가지 확실한건 떡밥을 무지하게 흘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통제요?”


“아 그렇다니깐요. 어느 현장에 가도 그런 모습은 못 봐요. 좀 덩치 있고 체격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 같이 움직여요, 거기 사람들 표정은 뭐 죄다 썩은 것 같던데 그지?”


종일은 까먹을까 싶어 수첩과 펜을 꺼내서 적어나갔다.


일단 확실한 건 실종대상이 이 곳에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엔 언제보셨어요?”


“아 오늘도 봤죠“


실종이 아니다···.


펜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종일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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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가 사는 세상 14화 23.05.26 27 4 17쪽
14 13. 대성건설이죠? +1 23.05.22 30 3 14쪽
13 12. 살인이 쉽냐? 23.05.22 32 3 15쪽
12 11. 추락사도 많다며 23.05.19 32 3 17쪽
11 10. 계획대로 +1 23.05.16 39 2 13쪽
10 9. 티나요? 23.05.15 35 4 12쪽
9 8. 노가다 +1 23.05.15 34 2 11쪽
8 7. 아이고 대가리야 23.05.14 36 4 10쪽
7 6. 김윤택씨 +1 23.05.14 35 3 9쪽
6 5. 냄새가 난다. +2 23.05.11 48 7 10쪽
» 4.경찰입니다. 23.05.11 39 5 13쪽
4 3. 가장 23.05.10 50 12 12쪽
3 2. 부탁 +1 23.05.10 52 12 12쪽
2 1. 아빠가 죽었어. +2 23.05.10 92 14 13쪽
1 그가 사는 세상 - 프롤로그 23.05.10 129 1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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