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마법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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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작품등록일 :
2023.05.1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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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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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스마트폰(1)

DUMMY

저녁즈음에 도착한 교차로 마을은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어 행상인들과 여행객들이 많이 들리는 중간 기착지 역할을 주로 하는 마을이었다. 여행객들에게 장사를 하는 것이 이 마을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지라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마을이었다.


요제프가 준 금화 덕분에 씀씀이가 넉넉해진 로웨나는 마을에서 최고급 여관을 잡았다. 각 방마다 커다란 화장실이 배정되어 있고 화장실의 배변처리 장치는 최신식 마도구로 만들어져 있었다. 침대는 둘이서 대자로 누워도 문제 없을 정도의 사이즈였으며, 적당히 탄탄하고 푹신해서 하루종일 잘 수도 있을 정도였다.

로웨나와 알렌은 각자 방에 짐을 풀고 여관 식당에서 만났다.


"으... 오랜만에 하루종일 말 타고 이동하기만 하니까 엉덩이가 다 배겨 버렸어. 힘들다."


"엉덩이에 방어마법이라도 거시지 그러셨어요."


"하루종일 지속되는 방어마법을 거느라 마나를 낭비하면, 돌발 상황이 닥쳐왔을 때 곤란할 수도 있어. 이래 봬도 알렌 네 보화자로 길을 떠나는 건데 그러면 곤란하지 않겠어?"


대화를 하던 중에 여관 식당에서 식사가 나왔다. 얇고 길게 편 밀가루 반죽 위에 야채와 고기를 얹어서 화덕에 구운 요리(이 세상에서는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알렌은 이걸 피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가 나오고 돼지고기를 달착지근한 소스에 졸인 것과 밥을 곁들여 먹는 요리가 나왔다.


식당의 솜씨는 썩 훌륭한 편이라서 피곤해서 당장 쓰러지려 하던 로웨나도 눈을 빛내며 맛있게 먹었다.


"알렌, 내가 사는 거니까 많이 먹으렴. 모자라면 더 시키고? 하하하"


"로웨나. 근데, 아무리 이번 여행에 돈을 많이 받으셨어도 그렇지, 이렇게 사치 부려도 괜찮은 거 맞아요?"


"알렌, 내가 지내보니 돈이 란 건 말이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야. 그러니까 있을 때 이렇게 써줘야 없을 때 덜 억울한 거지."


로웨나의 한결같은 대책 없음에 알렌은 감탄하며 식사를 좀 더 주문해서 로웨나의 배려를 마음껏 즐겼다.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자 로웨나는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 풀썩 기절하듯이 잠들어 버렸다.


반면 이 정도로는 체력에 아무런 기별도 가지 않은 알렌은 마을의 저녁시장을 탐방해 보기로 했다. 로웨나는 아이를 혼자 내보내도 괜찮을지 고민을 잠깐 하긴 했지만, 어떤 일이 알렌을 위험하게 할 수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아 그냥 혼자 잘 놀고 내일 아침에 보자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마을답게 교차로마을의 야시장에는 볼거리가 많았다. 거리 곳곳에서는 달콤한 길거리 간식들을 팔고 있고 흥미로운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해 있었다.


아까 여관 식당에서도 그랬지만, 이곳에서는 고단백 저염 식단만 나오는 켄트가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종류의 음식을 맛보는 것이 가능했다. 새로 느끼는 자극적인 맛에 취한 알렌은 야시장 먹거리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알렌이 처음 선택한 것은 드래곤 테일 빵이었다. 실제로 드래곤을 잡아서 만든 것은 아니고, 모양을 드래곤 테일처럼 만들어낸 빵이다. 드래곤 비늘을 나타내기 위해 겉면을 바삭하게 태웠고 속은 쫄깃한 식감의 빵이다. 빵의 속에는 매콤 달콤한 소스가 들어 있다. 드래곤 종류마다 들어있는 소스의 맛이 다른데, 알렌이 고른 건 레드 드래곤 맛이라 이렇다고 한다.


첫 간식에 매우 흡족해하며 알렌은 거리를 계속 구경했다. 거리에는 인간세상에서 쉽게 보기 힘든 엘프, 드워프등 아인종들 까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알렌은 아인종들에게 말을 걸지 않고 참을 수 없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알렌이라고 합니다. 뭐 사라는 거 아니고요, 뭐 믿으라는 거 아니고요. 그냥 인사나 좀 하고 싶어서..."


"...? 안 사요."


아인종들과 말을 섞어 보려던 알렌의 시도는, 사이비로 오인받거나 잡상인으로 오해받기 일수여서 아직 대화다운 대화를 제대로 나누어 보지도 못했다.


아인종들을 납치해 노예로 파는 경우도 있는 만큼 아인종들은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 모르는 인간과 함부로 대화하지 않는다. 더욱이 알렌같이 덩치 큰 인간이 말을 걸면 경계를 할 수밖에 없다.


강제로 붙잡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알렌은 벤치에 주저앉아 새로 산 블루드래곤 맛 드레곤 테일 꼬치를 우물거리는 것 말고는 딱히 할게 없어졌다. 한입 베어 물면 꼬치 가운데에서 블루베리 잼이 흘러나와 입안을 새콤 달콤하게 가득 채운다.


레드에 이어 블루까지 성공적인 선택을 했기에 나머지 종류도 모두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몇 개 싸가서 보관했다가 내일 여행 중에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식어서 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로웨나에게 마법으로 데워 달라고 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다.


돌아가는 길에 꼬치를 사갈 생각으로 노점의 위치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어차피 야시장에 오래 있을 생각은 아니니 금방 돌아올 터였다.


===


그러던 중 한 가게가 눈에 띄었다. 가게의 이름은 '나그네의 흔적'이었다. 여행객들의 물건을 사고 그걸 다시 파는 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골동품 가게였다.


야시장 구석에 박혀 있는 투박한 상점은 그리 눈에 띄는 외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잡다한 물건들이 많이 쌓여있는 모습에 알렌은 호기심을 느끼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은 한산했다. 알렌은 눈을 반짝이며 여기서 살만한 것들이 있는지 하나하나 구경해 보고 있었다. 뭔가 오늘 여기서 호기심을 끌만한 아이템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자동으로 불을 붙여 주는 기계(마찰열 방식이 아니라 화염속성이 발동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음각으로 잔뜩 새겨진 유리병, 미래를 알려준 전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 회중시계 등 알렌은 신나게 흥미로워 보이는 것들을 수집해 나갔다.


그러던 중 여행객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주인장과 실랑이를 벌이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이걸 얼마나 어렵게 구한 건지 알고 말하는 거요? 던전을 몇 날 며칠을 돌아서 겨우 구해 왔는데, 뭐? 50 실버?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제값 쳐주쇼. 안 그러면 안 팔아!"


"내가 그런 걸 구해오라고 시키기라도 했나? 되지도 않는 억지 부리지 말고 팔 거면 파고 안 팔 거면 다른 데나 알아보게. 나 아니면 그런 거 사줄 곳이 어디 있는 줄 알아? 어디 어떻게 쓸지 감도 안 잡히는 이상한 물건을 가져와서 시끄럽게, 쯧."


알렌은 여행객이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스마트폰과 매우 흡사하게 생긴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전면 액정과 후면 카메라로 보이는 장치들이 직사각형의 아이템에 달려 있었다.


알렌은 홀린 듯이 여행객의 손에 들린 물건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주인과 여행객의 흥정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그럼 1 골드 쳐줄 터이니 어서 놓고 나가게. 다른 손님 기다리네."


"처음부터 그럴 것이지 꼭 이 영감쟁이가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니깐."


남자는 그 재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어 가게를 나섰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알렌은 가게주인에게 달려갔다.


"그거! 그거 제가 살게요. 얼마죠? 1 골드면 되나요?"


마침 알렌은 수중에 1 골드 정도를 가지고 있었다. 가게 주인은 뻔뻔하게 말했다.


"허허 젊은이, 이 물건으로 말씀드리면 고대의 유적에서 가끔 발견되는 아주 희귀한 유물일세. 그렇게 헐값에 넘겨줄 수는 없지. 20 골드."


"아니 아저씨 방금 1 골드에 사는걸 제가 똑똑히 봤는데요?"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은 상인의 기술일세 젊은이. 딱 보니 기사 같은데 자네의 대결 상대가 검을 너무 잘 쓴다고 비난할 텐가?"


너무 맞는 말에 알렌은 할 말이 없어졌다. 20 골드는 이번 여행경비를 다 합쳐도 구할 수 없는 금액이다.


"저 혹시 외상은...?"


"어림없네, 돈 생기면 찾아오게."


저게 스마트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알기 위해서는 저걸 가져야만 한다. 거리로 나온 알렌은 골동품 주인에게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뒤 돈을 벌만한 구석이 있는지 빠르게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가문의 이름을 대고 후불로 살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켄트가문의 이름을 쓸 수가 없다. 담보로 잡을 만한 것도 없다.


로웨나를 깨워야 하나 망설이며 거리를 두리번 거리는데, 마침 거리 한켠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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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전투마법 23.06.12 146 3 12쪽
27 27화. 아침운동 23.06.09 147 2 12쪽
26 26화 마법 훈련장 23.06.08 161 4 13쪽
25 25화. 무릎부터 시작 23.06.07 169 3 13쪽
24 24화. 첫 수업 +2 23.06.06 180 3 13쪽
23 23화. 아벨리아 가는길 23.06.05 194 3 9쪽
22 22화. 새로운 시작 23.06.02 209 2 9쪽
21 21화. 입학시험(5) +4 23.06.01 222 5 9쪽
20 20화. 입합시험(4) 23.05.31 214 4 9쪽
19 19화. 입학시험(3) 23.05.30 21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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