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마법을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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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작품등록일 :
2023.05.1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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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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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스마트폰(3)

DUMMY

알렌은 불량배들이 다가오는 동안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일단 질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십 년이 넘는 세월을 켄트가문에서 사람 같지 않은 기사들을 보고 자란 알렌이다. 이런 동내 불량배들이 쇠꼬챙이 몇 개 들었다고 해서 전혀 겁이 나질 않는다.


다만 문제는 짧은 시간 안에 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죽이는 게 제일 빠른 방법이겠지만, 죽을만한 잘못을 한건 아닌 것 같고, 이들이 죽는다면 일이 너무 커져 버릴 것 같았다. 수사도 받아야 할 것이고 그러던 중에 자신과 가문 간의 관계가 밝혀질 수도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동안 불량배들은 알렌이 겁을 먹었다고 판단하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야, 험한 꼴 보지 말고 그냥 가지고 있는 거 다 내놓고 가라?"


알렌이 여전히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불량배들은 둔기와 칼로 알렌을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알렌의 앞 뒤로 모여든 불량배 4명 정도가 동시에 공격을 시작했다. 알렌에게 이 정도 속도는 보고 피해도 되는 속도였기에 알렌은 고민을 하면서도 그냥 대충 모든 공격을 흘려버렸다.


계속 앞에서 공격하는 놈들을 가만히 둘 수는 없으니 일단 한 대씩 적당히 뒷목을 때려서 기절시켰다. 순식간에 네 명을 쓰러뜨렸지만, 여전히 놈들은 많았다.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고민을 마친 알렌은 결정을 내렸다. 현재 알렌이 다수의 적을 상처 입히지 않고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알렌은 프롬프트 창을 열고 몸에 마나를 채웠다. 프롬프트 창에는 단 하나의 룬 문자만 반복적으로 난사되고 있었다. 기초 중력 마법이었다. 몸에 채워진 마나가 프롬프트를 통해 빠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알렌 주위의 대기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뒤에 서 있는 놈들까지 모두 발이 묶일 때까지 중력룬을 난사했다. 불량배들은 하나둘씩 들고 있던 무기를 놓치고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넘어진 불량배들을 뛰어넘기 위해 알렌은 다리에 힘을 줬다. 주변에는 중력 마법이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큰 힘을 사용해서 뛰어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착지 지점에 넘어져 있는 불량배가 깔려서 죽을 수도 있으니 알렌은 최대한 강하게 점프를 했다. 맨뒤에 누워 있던 불량배의 머리 바로 옆에 알렌이 착지했다. 지진 울리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렸다.


발 밑에 기절한 불량배를 뒤로 하고 알렌은 길을 달려 나갔다. 아직 문 닫을 시간 안 지났다. 이 세상에는 뭔가 있다. 저 스마트폰이 이 세상의 비밀을 알려줄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알렌은 빠르게 몸을 날렸다.


===


골동품 상점에 도착한 알렌은 가져온 돈뭉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아저씨, 돈 구해 왔어요. 빨리 스마트폰.. 아니 유물.. 그거 주세요."


골동품점 주인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거 어쩌지? 웬 후드입은 사람들이 와서 사가 버렸지 뭐야. 당장 안 팔면 일 치를 것처럼 흉흉한 분위기를 풍기더라고. 안 팔 수가 없었어 미안하네. 내가 이 장사 하루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위험한 분위기는 기가 막히게 읽는데, 그 사람들 진짜 위험한 사람들이었어. 자네도 왜 그런 걸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위험한 건 알려고 하면 탈 나는 경우가 많아. 포기하고 이만 들어가 잠이나 주무시게."


충격에 빠진 알렌을 뒤로하고 골동품상 주인은 가게 문을 닫기 시작했다. 알렌은 어쩔수 없이 골동품상에서 쫒겨나 망연자실하고 서 있었다.


"뭐지? 뭐지? 스마트폰의 정체를 아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단순한 골동품 수집광..?"


한참을 서 있던 알렌은 지금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숙소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발을 때려 했다. 그때 익숙한 불량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찾았습니다. 마법사님, 저놈이에요 저놈!"


어느새 아까 걸어 두었던 마법의 지속시간이 끝나고 더 강한 동료를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알렌은 이 마법사가 이 모든 작전의 배후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테이블에 조악한 마법을 걸어둔 것도 이 마법사이리라.


통이 큰 후드로 얼굴 전체를 가린 마법사는 알렌을 보면서 중얼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마나의 파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뭔가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조그만 재주 가지고 다른 동네에서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우리 마법사님은 제국 수배명단에도 올라 있는 진짜 마법사라고. 어디 한번 그 잔재주 다시 부려 봐라."


알렌이 태어나서 지금껏 만나본 마법사는 로웨나가 전부였다. 새로운 마법사와의 만남이 알렌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과연 어떤 식으로 공격이 이어질까? 영창중에 공격을 받으면 어떻게 되지?


일단 궁금하니까 영창을 하는 마법사에게 기초 중력 마법을 난사해 보았다. 아직도 영창중인 마법사와 다르게 알렌의 마법은 순식간에 펼쳐져서 마법사를 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한 기초 방어 마법을 두르고 있는 마법사에게 중력 마법은 통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수식이 단순하고 파훼하기 쉬운 기초 마법이기 때문에 쉽게 막히고 있는 것이라고 알렌은 생각했다. 나중에 로웨나에게 물어볼 거리가 늘었다.


마법사의 방어 마법은 본인을 대상으로만 적용되는지 불량배 졸개들은 다시 한번 바닥에 납작 엎드린 개구리 신세가 되었다.


마법사는 어느새 영창을 마치고 하늘에 탁한 회색빛의 창을 하나 소환해 냈다. 개구리 자세로 누워 있는 불량배들은 신나게 소리 질렀다.


"너 인마 이제 죽었다. 마법사님 손속을 두실 필요가 없습니다. 뒤처리는 저희가 알아서 잘할 테니 어서 저놈을 잡아주세요."


말하던 불량배의 머리통을 걷어차며 마법사가 말했다.


"내게 명령질 하지 마라 멍청아. 나의 지옥대마창 이 소환된 이상 너는 도망갈 수 없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꿰뚫어 주마."


이전에 자신의 아버지와 로웨나의 대결을 본 적이 있는 알렌으로서는 하품이 나올 정도의 시전속도였다. 그리고 시전 결과물 역시, 속성조차 부여되지 않은 그냥 마나 덩어리였다.


알렌은 이 정도 난이도라면 아버지가 보여줬던걸 따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에송이 녀석 벌써 포기냐? 반성은 지옥에나 가서 해라."


지옥대마창이 알렌을 향에 쏘아져 나갔다. 납작 엎드려 구경하고 있는 불량배들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창의 속도에 알렌의 머리가 터져 나가리라 생각했다.


눈을 감은 알렌은 마나의 파동을 느끼고 있었다. 아버지 요제프 켄트가 어떻게 로웨나의 마법을 간파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자연과는 다른 이질적인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로웨나가 썼던 것에 비하면 하품이 나올 수준의 비행 속도다.


알렌은 코앞까지 마창이 날아오는 것을 느끼다 적중하기 직전에 몸을 비틀고 마나를 두른 손을 벗어 마창을 잡아 쥐었다. 알렌의 악력을 이기지 못하고 마창은 바스러졌다. 알렌은 손 안의 마나 찌꺼기를 보면서 말했다.


"손으로 다시 던져 보려 했는데 아쉽네."


알렌이 어떻게 자신의 마법을 막아냈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한 마법사는 경악했다.


"계산은 정확했는데..? 이럴 리가 없는데? 일어나라. 이 굼벵이 같은 놈들아! 나를 지켜."


일단 쪽수가 필요하다고 느낀 마법사는 주변에 펼쳐진 알렌의 마법을 디스펠하기 시작했다. 기초마법이기에 디스펠 자체는 매우 쉬운 편에 속했다. 빠르게 알렌의 마법이 장악력을 잃어갔다. 주변의 불량배들은 마법사의 마법이 실패한 것에 당황했지만, 몸이 자유로워졌기에 알렌 한 명 정도는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알렌에게 덤벼들었다.


불량배들이 알렌을 에워싸고 몽둥이와 칼로 찔러 들어왔다. 들고 있는 무기가 딱히 없었기에 알랜은 다치지 않기 위해 몸에 마나를 두르고 무기를 하나하나 붙잡아 부러 뜨려 놓았다. 손 닿을 거리에 있는 놈들은 한 명 한 명 친히 기절시켜 주었다.


놀란 불량배들이 놀라서 다가가지 못하는 동안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마법사는 알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의 기운에 크게 당황한 듯했다.


"아니 마나 사용자? 마법사가 아니었나? 기사가 아티팩트를 쓰고 있는 거였구나! 어쩐지 마법이 너무 단순한 것밖에 없다 싶었어. 그렇다면 방법이 있지."


마법사는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입을 열고 새로운 영창이 나올 것 같았다. 알렌은 다른 마법은 어떨지 궁금해서 가만히 있어 보았다. 마법사는 무릎을 꿇었다.


"기사나리...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저놈들의 잘못된 꾐에 넘어갔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세요."


알렌은 황당함을 느낌과 동시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과 켄트가문의 연결고리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사가 불량배들을 소탕했다는 소문이 나면 좋을 게 없다.


"누.. 누가 기사라고 그래? 나... 나는 그냥.. 그냥.. 그냥... 취미로 운동을 조금한 마법사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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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전투마법 23.06.12 146 3 12쪽
27 27화. 아침운동 23.06.09 147 2 12쪽
26 26화 마법 훈련장 23.06.08 161 4 13쪽
25 25화. 무릎부터 시작 23.06.07 169 3 13쪽
24 24화. 첫 수업 +2 23.06.06 180 3 13쪽
23 23화. 아벨리아 가는길 23.06.05 194 3 9쪽
22 22화. 새로운 시작 23.06.02 209 2 9쪽
21 21화. 입학시험(5) +4 23.06.01 222 5 9쪽
20 20화. 입합시험(4) 23.05.31 214 4 9쪽
19 19화. 입학시험(3) 23.05.30 21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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