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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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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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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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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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DUMMY

와장창!...쿠당탕!


“으아! 뭐..뭐야!”


민혁이 기겁하다시피 일어나며 주변을 살펴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자신처럼 이제 막 일어난 파이브, 그리고 자리에 없는 라호와 윤견.


“...뭔 일이지?”


아직 잠이 깨지 않아 생각의 정리가 필요했다.


“밖에!”


대신 파이브가 문 밖을 가리키자 나무를 뻗는 라호가 보였다.


나무에서 자라난 줄기들이 놈을 향해 솟아났다. 그러나 놈은 바로 팔을 집어넣고 귀신 같이 창문에서 사라졌다.


“뭐..뭐야!”


놀란 라호가 창가로 다가가려는 순간.


“다가가지 마!”


날라갔던 윤견이 어느새 달려오며 소리쳤다. 윤견의 말에 브레이크가 걸린 라호가 창가에서 떨어지자마자 다시 놈의 두 눈이 창가에 모습을 드러내며 손을 뻗었다.


타다다다-!!


그러자 이번에는 상황 파악이 얼추 끝난 민혁이 총을 발사했다. 파이브는 그 틈에 라호를 잡아 당겼다.


“닥터는!?”

“저..저기.”


라호의 손 끝에는 총탄을 맞고도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놈의 팔을 향해 달려가는 윤견이 있었다.


흑도가 거친 소리를 내며 놈의 팔을 베었다. 그러나 피는커녕 작은 비명조차도 나오지 않고 안광만 더욱 커졌다.


윤견은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후속타를 날리려던 차에, 잘린 팔이 뱀처럼 바닥을 기더니 그대로 윤견을 공격했다.


“뭣?!”


바로 발을 물리며 놈의 손길을 피했다. 그리고 그 사이 창 밖에 있던 놈은 소리 없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팔도 주인을 따라 창밖으로 나가더니 위로 사라졌다.


“...위인가!”


콰앙-!


천장이 무너지며 놈이 모습을 보였다. 잘랐던 팔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도 붙어 있는 채로 윤견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시드 플래닛 – 구름 꽃 클라우디 프린세스}


나무에서 자라난 가지에서 목화 같은 꽃들이 뭉게뭉게 피어나더니 윤견의 앞을 막았다. 마치 구름처럼 뭉쳐진 꽃들은 그대로 놈의 주먹질을 맞으며 방어했다.


한편 꽃 아래에서 몸을 숨긴 윤견은 가지를 붙잡고 날아올라 흑도를 휘둘렀다. 흑도가 이번에는 놈의 목을 베었다.


이번에도 피와 비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놈의 표정은 심상치 않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 순간 잘려진 목의 단면적에서 털들이 솟아나더니 거대한 털 뭉치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식물의 뿌리가 털뭉치를 뚫고 윤견에게 날아갔다.


-기생형!?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음과 동시에 흑도를 휘둘러 뿌리를 베었다. 머리는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며 안광은 보였던 생기를 잃었다.


“쯧...”


머리에 검을 꽂고 레버를 돌리자 푸른 불이 불타올랐다.


“끝...난 거죠?”


입가에 침이 그대로 있는 민혁이 총구로 이미 불타 시꺼메진 머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어. 일단 급소라고 생각하는 건 끝냈으니깐.”

“몹니까? 그거? 방금 무슨 촉수 같은 게..”


흑도를 집어넣고 턱이 빠질라 길게 하품하며 대답했다.


“기생 식물 중 하나인 모양이야. 숙주에 들어가는 방식은 각양각색이지만 몸에 들어가서 숙주를 조종하는 건 똑같아. 아마 이놈도 숙주의 피와 살을 파먹으면서 기생하고 있던 거 같아.”

“으아...그런 식물도 있어요?”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온 나무를 들고 온 라호가 바닥에 나뒹구르고 있는 뿌리 조각을 보며 말했다.


“너희 쪽에서는 이런 건 없었어?”

“음...응. 아버지한테 들어본 적도 없...”


파이브의 질문에 라호가 대답의 끝이 흐렸다.


“기생은 아니지만...식충 식물 같은 건 있어. 보..보여 줄까?”

“으..필요 없어.”

“그만 떠들고 다시 자자. 졸려 뒤지겠다.”


라호가 다시 불침번을 서며 다른 일행들은 다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렇게 다음 날.


자동차는 여전히 산길 위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뒷자리 라호는 평소 답지 않게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파이브는 mp3를 들으며 멍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로가 멀쩡해서 다행이네요.”

“그러게. 다행히 산 속으로 갈 필요는 없게 됐네.”


기적적으로 금이 가 있지만 멀쩡한 도로와 길을 막지 않은 이종족에 차는 막힘없이 나아갔다. 덕분에 민혁은 코에서는 콧노래가 자동적으로 흥얼거렸고 윤견은 괜한 불안을 사며 주변을 살폈다.


“오늘은 뭔가 운수 좋은 날인 가 봐요.”


차는 금세 여러 산 사이를 빠져 나가며 ‘연풍면’에 도착했다.


평소였으면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쯤 이거나 저녁에 도착했어야 했지만 오늘은 민혁의 말대로 운수가 좋은 지 정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람이 있을 까요?”


어느새 일어난 라호가 주변을 두리번 살피며 말했다.


“글쎄다. 개미 그림자도 보이지 않긴 한데...”

“점심은 어떻게 할 거야?”

“점심은 차에서 대강 때우고 바로 가자.”


윤견이 가방에서 감자와 육포를 꺼내 파이브와 라호에게 던졌다. 민혁도 식사를 위해 잠시 차를 멈추고 육포를 뜯으며 주변을 살폈다.


윤견도 감자 한 입 씹으려던 찰나 차가 갑자기 움직이며 윤견의 입은 허공을 물었다. 그리고 윤견을 보는 순간 운전석 창문으로 통해 이쪽으로 날아오는 바위를 볼 수 있었다.


바위는 차가 있었던 자리로 낙하하며 거대한 진동을 만들었다. 민혁은 육포를 잘근 씹으며 현란하게 핸들을 돌리며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3m 정도 되는 거대한 덩치에 짧은 하체와 긴 상체를 가진 이종족이 다시 한 번 바위를 집어 던졌다.


“으아아아!! 미친놈이!”


욕과 함께 핸들을 꺾자 옆으로 바위가 떨어졌다. 이종족이 인상을 구기며 다음 바위를 손에 쥐며 공격을 이어가려던 차에 건물 옆에서 한 쪽 팔만 비정상 적으로 큰 이종족들이 모습을 보이며 달려 들었다.


“쿠오오-아!”


바위를 내려놓고 자신에게 달려든 이종족을 상대하는 틈에 민혁이 엑셀을 강하게 밟으며 현장을 벗어났다.


다행히 아무 탈 없이 벗어난 이들은 겨우 다음 마을에 도착했다. 그 마을에서도 잠깐 정차하자 귀신같이 찾아온 이종족에 의해 쫓겨나며 어느새 밤이 되었다.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오늘은 그냥 차에서 새우잠을 자며 밤을 보냈다. 새벽 공기가 차를 두르며 작게나마 킨 보일러를 중화시키며 냉기가 차 안을 맴돌았다.


“오...”


추위에 윤견이 작게 신음하자 눈꺼풀이 부르르 떨렸다. 부르르 떨리던 눈꺼풀이 올라가며 보일러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 손을 움직이자 백미러로 보여야 할 라호가 자리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이 열고 닫히는 것도 모르고 잠들었나?


반쯤 감긴 눈으로 주변을 살피자 바로 옆에 서 있는 라호와 라호 주변에서 내리고 있는 눈이 보였다.


“! 깨셨어요?”

“뭔 생각을 그리 하냐?”


문을 열고 나가자 라호가 힘없이 웃었다. 추위에 양 팔을 비비며 라호에게 다가선 윤견이 입김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냥...앞으로의 걱정?”

“애늙은이야, 뭔 걱정을 사서 하냐.”

“하하...그 때 학교에서 만약 문하 누님이 있었다면 형까지 나설 필요가 없었을 테죠. 그리고 어제도 만약 누나가 있었다면 더 좋게 끝 날 수..”


자책이 끝나지 않자 윤견의 손날이 라호의 정수리를 쳤다.


“너는 충분히 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거야. 확실히 누님이 빠져서 전력에 빈 부분이 있기는 해, 하지만 너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라 앞을 지킬 역할이 하나 비어서 그런 거야.”

“그래도...제가 좀 더 강했다면...믿음직했다면...”

“짜식이...”


의기소침한 라호를 보자 한 때 같은 고민을 했던 민혁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민혁이도 그래서 중위님한테 훈련을 받았다고 했었지...누님도 틈틈이 나랑 대련도 했고.

“...그러면 나랑 훈련 좀 할레? 전에 한 번 해보니깐 봉술도 제법 하던데.”


뜻밖의 제안에 라호가 잠시 주춤거렸다. 그러나 곧바로 각오를 다진 눈빛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 좋은 눈빛인데? 그럼 지금 바로 하자.”

“..네!”


“으...”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파이브가 작게 신음하더니 눈을 떴다.


따악! 딱!


“음..?”


밖에서 들려온 의미 모를 소리에 눈을 비비며 창밖을 보자 나무를 세차게 휘두르는 라호가 보였다.


“어! 닥터! 밖..에? 뭐야, 어디 갔어?”


조수석에 있어야 할 윤견이 없자 다시 밖을 살피자 라호의 나무를 맞받아치는 윤견을 찾았다.


“흡!”


라호가 나무를 거칠 게 올려치자 윤견이 몸을 뒤로 젖혀 피했다.


{시들 플래닛}


피한 윤견을 쫓듯 나무에서 줄기들이 길어졌다.


“오야!”


윤견이 의미 모를 비명과 함께 뒤로 몸을 날리며 솟아오는 가지들을 피했다.


-역시, 생각 보다 잘하네. 생사가 오가는 실전이 아닌 훈련이라는 전제에 그런 거 같네. 음?


쩌적.


윤견 옆 땅이 갈라지더니 거대한 식물 줄기가 솟아났다. 어느새 라호는 가지들에 몸을 숨겨 나무를 대지에 꽂고 있었다.


센스에 내심 감탄하던 윤견의 눈빛이 한 순간에 돌변하더니 단 한번의 궤적으로 줄기와 가지들을 베었다.


단 번에 사라진 기회에 라호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며 나무에 다음 씨앗을 심었다. 그러나 땅을 박하며 한순간에 접근한 윤견이 나무를 붙잡고 그대로 흑도를 라호의 목에 갖다 댔다.


“윽!...졌습니다.”

“수고했다. 나쁘지 않았다.”

“둘이 뭐해?”


언제 나왔는지 모자를 뒤집어 쓴 라호가 트렁크에 앉은 채로 물었다. 윤견이 흑도를 집어넣으며 대답했다.


“훈련. 참고로 라호가 먼저 부탁한 거야.”


마지막으로 일어난 민혁과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눈이 쌓이기 전에 얼른 차를 출발시켰다. 그러던 중 나무 밖에 보이지 않던 길에 사람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음? 사람?”


당연히 발견한 민혁이 의문을 가지자 차 소리를 들은 뒷모습도 화들짝 놀라더니 뒤를 돌았다. 머리가 짧아 몰랐지만 뒤돌아 본 얼굴은 나이가 적어도 십대 후반이나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학생인가? 그런데 이런 곳에서 혼자 뭔...형님?”


이런 산길에 홀로 있는 여자도 의문을 가지기에 충분했지만 그런 여자를 보는 윤견의 표정도 의문을 가질 만 했다. 마치 기억을 뒤지는 것처럼 인상을 구기며 목을 앞으로 빼고 있었다.


-어...뭐지? 어디서 본 듯한데? 어디선가...


그러나 쉽사리 떠오르지 못하는 지 인상이 더욱 구겨지던 중 생각지 못한 곳에서 힌트가 나왔다.


“어? 닥터 저 사람...그 때 그 아파트에.”


최근에 예전 기억을 이어받은 파이브가 몸을 앞으로 빼며 가리켰다.


“아파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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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흑백 도시 - 2 NEW 17시간 전 3 0 11쪽
228 흑백 도시 24.06.12 8 0 11쪽
227 검은 상자 - 3 24.06.10 11 0 11쪽
226 검은 상자 - 2 24.06.09 11 0 11쪽
225 검은 상자 24.06.07 15 0 11쪽
224 악몽 - 2 24.06.05 10 0 11쪽
223 악몽 24.06.03 12 0 11쪽
222 새하얀 운동장 24.06.01 13 0 11쪽
221 탈영병 24.05.30 14 0 11쪽
220 비 오는 밤 24.05.28 12 0 11쪽
219 궁상 24.05.26 10 0 9쪽
218 처형자 - 2 24.05.25 15 0 11쪽
217 처형자 24.05.23 13 0 11쪽
216 파이브의 각오 24.05.21 14 0 11쪽
215 어른 없는 밤 24.05.19 14 0 11쪽
214 녹색 도시 - 7 24.05.18 11 0 11쪽
213 녹색 도시 - 6 24.05.16 13 0 11쪽
212 평범한 존재 24.05.14 16 0 11쪽
211 녹색 도시 - 5 24.05.12 15 0 11쪽
210 녹색 도시 - 4 24.05.10 18 0 11쪽
209 녹색 도시 - 3 24.05.08 13 0 10쪽
208 녹색 도시 - 2 24.05.06 20 1 11쪽
207 녹색 도시 24.05.05 16 1 11쪽
206 좋은 사람 24.05.03 20 1 10쪽
205 문제아 - 2 24.05.01 21 1 11쪽
204 불량아 - 7 24.04.29 17 0 11쪽
203 무채색과 긍지 24.04.28 25 0 11쪽
202 경찰청 - 3 24.04.27 19 0 11쪽
201 경찰청 - 2 24.04.24 2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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