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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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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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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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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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DUMMY

품에 안았던 시신을 내려놓은 미아가 다시 살아난 눈빛으로 말했다.


“그런데...여기서 멀어요.”

“얼마나?”


민혁이 지도책을 건네주자 미아의 손가락은 확실히 지금 위치에 먼 곳을 가리켰다.


“너무 먼데? 잡아간 애들까지 데리고서 갈 수 있나?”

“닥터.”


파이브의 부름에 가보니 굵은 타이어 자국이 바닥에 흐릿하게나마 있었다.


“우리 꺼 아니지?”

“어, 방향도 다르고 이건...”

“덤프트럭 타이어 자국이에요. 바퀴 개수와 굵기 거의 확실합니다.”


민혁이 타이어 자국을 만지더니 과거의 경력을 끄집어내며 말했다.


“여기에도 있어요!”


이번에는 라호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민혁이 서둘러 가니 이번에는 방금 자국에 비해 약간 작은 타이어 자국이 있었다.


“이것도 트럭인가요?”

“..이건 버스 같아. 방향은...트럭과 같고.”

“오케이, 가자. 니 친구들 구하러.”


서둘러 엑셀을 밟고 흔적을 따라 차를 움직였다. 자동차는 금방 멀리서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를 발견했다.


버스의 꽁무니가 보이자마자 민혁이 핸들을 돌려 다른 도로로 모습을 감췄다.


“휴~. 안 들켰겠죠?”

“어, 빠르게 판단 잘했어. 방향을 보니 목적지도 같은 모양이고.”

“이제 어,,어떡하죠?”


라호가 흔들리는 눈으로 물었지만 윤견은 대답하지 못했다. 마음 같아서는 핸들을 돌려 놈들의 앞을 막고 기습을 하고 싶지만 비전투원도 있으니..


“역시 본거지로 가는 수밖에...”


그렇게 놈들의 꽁무니를 쫓아 달리니 어느새 미아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던 곳까지 도착했다.


덤프트럭과 버스가 먼저 ‘경상북도 경찰청’에 들어섰다. 법을 수호하는 자들의 건물은 이제 추악한 자들의 아지트로 전락해 버린 모양이다.


팔짱은 낀 채 의자에 기대며 경찰청에 들어서는 이들을 바라봤다.


가장 먼저 모습을 보인 건 운적석에 앉아 있던 여성이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풍선껌으로 풍선을 불며 내리자 버스에서도 문이 열리더니 같은 운전수였는지 여성과 또래로 보이는 남성이 내리자 그의 뒤로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무장한 차림으로 줄줄이 내렸다.


“...저 놈들이지?”

“네.”


윤견과 민혁의 눈에는 그저 무장한 애들로 보였지만 미아의 눈에는 그저 살인귀로 보여 이를 아득 갈며 말했다.


그리고 트럭의 화물상자가 기울어지며 마치 짐짝처럼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 중에서는 윤견이 잘 아는 얼굴도 있었다.


-정주..


“저 개새끼들이!!”


미아의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내며 문을 박차고나가려던 것을 파이브와 라호가 간신히 붙잡아 말렸다.


“저것들 끌고 감옥에 가둬.”


여성이 풍선껌을 터트리며 애들에게 말하자 아이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말을 끝으로 여성과 남성은 홀로 건물로 들어섰고 나머지 애들은 미아의 동료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는 총을 앞세워 그들을 끌고서 뒤따랐다.


“저것들 어디로 가두는 지는 기억해?”

“그게...죄송해요. 확실하지는 않아요. 3층 이상이라는 것 밖에..”

“뭐...일단 기다려 갔다 올게.”


윤견이 검과 권총을 챙기며 툭 던지듯 말하자 일행들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혼자 가게?!”

“저..저도 같이 갈게요!”

“혼자는 무리지. 형님 저도 따라갈 게요.”


윤견도 눈을 가냘프게 뜨고는 일행들을 살폈다. 라호를 데리고 가자니 아직 실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민혁을 데리고 가자니 그럼 남은 애들이 걱정이다.


-...


다시 문하의 빈자리가 쓸쓸히 느껴졌다.


“이냐, 혼자 몰래 들어갈..”

“제가 따라 갈게요.”


모든 시선이 미아에게 모였다. 미아는 그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제 부탁으로 오신 거니 당연히 저도 가야죠.”

“날 생각해서 그런 거면 관둬. 오히려 발목 잡아서 더 위험해 지는 수도 있어.”


차갑게 현실을 꼬집은 말이지만 여전히 미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도 혼자서 가는 것보다 더 쓸모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내부를 보면 조금이라도 떠오르는 게 있을 지도 모르고.”


미아의 당찬 모습에 윤견이 잠시 흔들렸지만 그녀의 뒤로 문하와 주리의 그림자가 보였다.


“...여기에 있어.”

“하지만!”


미아가 바로 반박에 나서려 했지만 윤견은 무시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뒤로 돌아보지 않고 주변 건물이나 차량으로 엄폐하며 단숨에 경찰청으로 들어섰다.


-문지기는 없는 건가?


천천히 창문으로 다가가 고개만 살짝 내밀어 안을 살피고서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똑같이 복도로 나가자마자 옆방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윤견이 바로 문을 열어젖히고는 몸을 집어넣었다.


“뭐! 뭐야?!”


나가려던 상대가 놀라 입을 열자마자 윤견의 주먹이 남성의 턱을 돌렸다. 남성은 그대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윤견이 붙잡았다.


“? 이놈은 누구지? 운전수는 아니고...것보다 나이가 많잖아.”


윤견 손에 매달려 있는 남성은 눈으로만 보면 오십대 초반으로 보였다.


“아...젠장, 너무 놀라서 기절시켜 버렸어...제압하고 물어봤어야 했는데...근데 누구세요?”


이제야 방 안에 눈길이 가기 시작하자 소파에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붙어서 흐리멍덩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이들이 보였다. 이들도 남성 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삼, 사십대로 보였다.


그러나 저들은 윤견이 방을 들어갔을 때에도 남성을 기절시킬 때에도 물어봤을 때에도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저 멍한 표정,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듯한 표정으로 윤견을 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윤견 따위는 눈에 들어오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들 약 했구만.”


그간 약이 없어 피폐해진 것들은 봤어도 실제로 한 사람은 윤견도 지금 처음 본 상황이었다. 전자는 정말 좀비와 비견해도 어렵지 않은 자들이었지만 후자는 모든 행복을 끌어안은 사람처럼 보였다.


“흠...”


저 상태로 보면 깨어나는 대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일어난다 해도 기억 못할 것이다. 잠시 고민을 하고는 남성을 빈 캐비넷에 집어넣고는 방을 빠져나갔다.


“어? 누구시죠?”


그러자마자 열린 문 뒤에 여린 목소리가 들렸다.


목덜미에 식은 땀 한 줄기가 흘러내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만큼이나 어린 외형의 불량아가 초점 없는 눈으로 윤견을 보고 있었다.


입과 머리가 움직이기 전에 주먹이 쥐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로 주먹을 올리지 않았다. 그렇게 의도치 않게 침묵이 흐르자 불량아의 눈빛에 점차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윤견의 머릿속이 순간순간 퍼즐들을 정리하며 미아가 했었던 이야기와 방금 방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맞춰졌다.


“...손님이다.”


이곳은 불량아들의 본거지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사고 파는 시장이기도 할 것이다. 미아도 그렇게 이곳에 팔려왔고 지금 방에 있는 저들은 미아 같은 애들을 사러 온 손님일 것이다.


판단이 서자마자 도박을 걸었다. 도박에 성공했는지 불량아는 금세 경계심을 풀었다.


“경매장에 가시려고요?”

“아..어. 근데 건물이 워낙 커서 좀 헤맸네. 안내 좀 부탁해도 될까? 처음 와 봐서.”

“아! 처음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경계심이 풀리자 더 이상 의심은 없었다. 그래서 괜스레 미안한 감정까지 들었다.


불량아는 윤견을 안내하며 주절주절 떠들었다. 윤견은 혹여나 자신을 알아 볼 애들이 있을까 싶어 옷깃을 최대한 올려 얼굴을 조금이나마 가렸다.


“이곳은 저희들 숙소이고 여기는 제조실 입니다.”

“제조?”

“네.”


호기심에 흘긋 옆으로 눈동자를 굴리자 커튼 사이로 마치 과학실과도 같은 방 안이 보였다. 그리고 마치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일렬로 선 아이들이 보였다.


“...뭘 만다는 거지?”

“약입니다.”


불량아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그 미소 뒤로 보이는 약을 제조하는 이들은 혼을 뺏긴 듯한 눈으로 반복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마스크도 안 쓰는 건가?”

“쓰러지면 다음 애들로 바꾸면 그만이라..”

“아...그래? 혹시 상품들을 미리 볼 수 있을까?”

“평소였으면 가능해요.

평소에는 직접 보시고 구매하시는데 오늘은 경매를 여는 날이라 불가해요. 자, 도착했어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죠.”


불량아는 그대로 윤견을 어느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방 안은 마치 극장 안처럼 넓은 공간에 수많은 의자와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시청각 실인가? 것보다 사람이 꽤 많네.


눈치를 살피며 조심히 빈 의자에 앉았다. 다행인지 그 누구도 윤견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빈 무대를 뚫어져라 응시만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빈 무대에서 아까 트럭에서 내렸던 여성이 등장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자,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처음 상품 컴 온~!”


여성의 신호에 두 명의 불량아들이 자신의 또래 한 명을 목줄로 끌고 서 나타났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오! 경지 아저씨!”

“쌀 두 포대.”

“쌀 두 포대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진짜로? ...에이 쌀 두 포대! 낙찰.”


짝!


박수를 치자 아이는 그대로 무대 밖으로 끌려 나갔다. 윤견이 들은 정보에 의하면 저 아이는 경매가 끝나고서 쌀 두 포대와 함께 동시에 저 남성의 손에 들어갈 것이다.


-젠장...생각보다 규모가 크잖아. 약에 인간 경매까지.


윤견이 인상을 찌푸리는 사이 벌써 다섯 번의 낙찰이 이루어졌다.


“자~벌써 뜨거운 데요! 그럼 여기서 특별 상품!”


여성이 과장된 손짓과 함께 무대 입구를 가리키자 상품이 불량아들로 의해 모습을 보였다.


“어! ...저 사람..”


앞 쪽에서 누군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특별 상품! 배우 박호하 입니다!”


-배우?


배우라는 말에 윤견도 살폈지만 처음보는 이름과 얼굴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아닌 모양이다. 특히 중년의 여성들이 격렬한 추파를 던졌다.


“'내 사위가 벼락부자'의 박호하?!”


-...아침 드라마 배우인가 보군. 것보다 아이들만 잡는 게 아니었구나. 하지만 왜 부하로 애들만 거느리는 거지? 성인은 아까 입구에서 본 두 명이 끝이잖아?


윤견이 고민하는 사이 박호하는 쌀 열 포대와 송아지 한 마리에 팔려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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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생존확률 24.06.21 7 0 11쪽
231 흑백 도시 - 4 24.06.19 10 0 11쪽
230 흑백 도시 - 3 24.06.17 10 0 11쪽
229 흑백 도시 - 2 24.06.15 12 0 11쪽
228 흑백 도시 24.06.12 12 0 11쪽
227 검은 상자 - 3 24.06.10 13 0 11쪽
226 검은 상자 - 2 24.06.09 14 0 11쪽
225 검은 상자 24.06.07 15 0 11쪽
224 악몽 - 2 24.06.05 10 0 11쪽
223 악몽 24.06.03 12 0 11쪽
222 새하얀 운동장 24.06.01 13 0 11쪽
221 탈영병 24.05.30 14 0 11쪽
220 비 오는 밤 24.05.28 12 0 11쪽
219 궁상 24.05.26 11 0 9쪽
218 처형자 - 2 24.05.25 15 0 11쪽
217 처형자 24.05.23 13 0 11쪽
216 파이브의 각오 24.05.21 15 0 11쪽
215 어른 없는 밤 24.05.19 15 0 11쪽
214 녹색 도시 - 7 24.05.18 14 0 11쪽
213 녹색 도시 - 6 24.05.16 14 0 11쪽
212 평범한 존재 24.05.14 17 0 11쪽
211 녹색 도시 - 5 24.05.12 16 0 11쪽
210 녹색 도시 - 4 24.05.10 20 0 11쪽
209 녹색 도시 - 3 24.05.08 17 0 10쪽
208 녹색 도시 - 2 24.05.06 21 1 11쪽
207 녹색 도시 24.05.05 18 1 11쪽
206 좋은 사람 24.05.03 22 1 10쪽
205 문제아 - 2 24.05.01 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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