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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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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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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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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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아 - 7

DUMMY

“어리군. 아직 어려...”


홀로 복도에 누워 있는 정훈에 힘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상대는 한심한 말을 내뱉고는 계단으로 올라갔다.


확실히 이제 자신은 손가락 하나 까딱 움직일 힘도 없다. 그래도 방금까지 자신을 죽이려던 상대를 죽이지 않다니...게다가.


“적어도 어디에 묶어놓고 가야 하지 않나?”


그냥 그대로 두고 떠나갈 줄이야. 이건 정훈도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었다.


“그런 가치관으로 오늘까지 용케 살아남았네...”


정훈도 라호 말고도 진즉에 비슷한 류의 사람들을 만났었다. 그 때마다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아마 저 아이도 비슷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저 아이만큼은 그런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들었다.



타다다다다-!!!


한편 조용한 1층과 달리 제조실에서는 조용할 틈도 없이 총성이 울렸다. 그러나 처음에 비해 확실히 총성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둔기를 든 이들의 마찰이 늘어났다.


“하아..하아...”


벽에 기대 지친 숨을 몰아쉬던 남성이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을 응시했다. 그런 그의 옆으로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두 명이 지나갔다. 남성의 눈도 자연스레 그 둘을 따라갔다.


“죽어!!”

“개새끼야!!”


반대편에서도 동갑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무기를 들고서 욕과 함께 무기를 휘둘렀다. 소년, 소녀가 서로 뒤엉켜 목숨을 노리는 광경.


“...아...망했네. 하하...”


남성의 허탈한 웃음은 금세 멎으며 피를 흘리며 옆으로 쓰러졌다.


그 모든 모습을 눈에 담던 정주도 참담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빨리...빨리 이 싸움을 끝내야 해. 그러면...


정주의 시선이 위로 향했다.


곧게 뻗은 복도에 기효가 뒷걸음질을 치며 체인을 휘둘렀다. 체인은 뱀처럼 움직이며 윤견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가뿐히 흑도를 움직이자 십자가는 그대로 벽에 박혔다.


-뭐야?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어. 아니, 분위기뿐만 아니라 힘도 속도도 갑자기 올라갔어!


기효가 목을 꺾자 흑도가 거친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갔다.


-뭐지? 뭐야? 힐링샷을 한 틈은 없었어. 달라진게 있다면...담배에 불을 붙였을 때뿐인데.

“커헉!”


아주 잠깐 보인 틈에 윤견의 정권이 기효를 가격했다. 허공에 뜬 상태에서도 체인을 움직여 쫓아오는 윤견을 막아냈다.


“뭔 담배를 폈는지는 모르겠는데, 치사하잖아! 정정당당하지 못..!”


콰앙!


흑도가 내려치자 기효가 말을 끊고 몸을 굴려 피했다. 기효는 이미 얼굴에 여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안 돼. 이대로면 열 합도 버티지 못하고 진다!


바로 판단을 내린 기효는 천장에 십자가를 날렸다.


{온 - 스파킹 롤}


십자가는 가뿐히 천장을 무너뜨려 내렸다. 무너진 천장은 윤견과 기효 사이의 길을 막았다. 그 틈에 기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곧바로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열기가 뒤에서 느껴졌다.


-어디로 가는 거지?


기효는 왼편 계단으로 향하더니 그대로 체인을 이용해 가뿐히 올라갔다. 윤견도 난간을 밟고 그 뒤를 쫓았다. 그러자 어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효의 뒷모습이 보였다.


당연히 윤견도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햐아아...씨...”


문 넘어 보이는 건 당연히 기효였다. 하지만 전과 많이 달랐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손가락들, 윤견의 귀에도 들릴 정도로 부딪치는 이빨들. 마치 쿵푸 랑이 기억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상황에서 약을 한다고? 미친놈인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빼려던 순간 바닥에 엎어져 있던 십자가가 튀어 올랐다. 무릎을 꺾어 피하자 큰 궤적을 그리며 지나갔다.


윤견을 지나친 십자가는 그대로 벽을 가로로 베어 가르며 한 바퀴를 돌았다.


“크히히히. 나도..오 파워...파워 어업!”


풀린 두 눈이 윤견을 담자마자 기효가 자리를 박차고 체인을 주먹에 감싸며 정권을 날렸다. 윤견도 빠르게 흑도로 막았지만 상상 이상의 힘이 윤견을 그대로 벽에 날렸다.


“커헉!”

-내가 아는 약이랑은 달라. 담배랑 같은 힐링 샷이 희석된 건가? 그런 것 치고는 온의 능력은 그대로야. 하지만 신체 능력은..!


벽에 박힌 몸을 빼서 옆으로 날리자 기효의 몸이 그대로 벽을 강타했다.


투카가각!


벽은 그대로 부서지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흙먼지를 뚫고 기효가 돌진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윤견도 자세를 잡고 공격 하나하나에 모두 응수했다.


-확실히 신체 능력이 올라갔어. 내가 광석의 힘을 올린 거면 저쪽은 근육 같은 것들을 올린 건데...너무 올랐잖아!


“키하하하! 좋은데, 이거! 이게 고작 샘플이라고!?”


벼락처럼 내려치는 체인과 폭풍처럼 몰아치는 주먹으로부터 방어만 하던 윤견도 틈이 보이자 무릎을 옆구리에 박았다. 나름 깊게 들어간 무릎에 윤견도 바로 다음 움직임을 이어가려 했지만 기효는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씨발, 고통도 못 느껴?”


콰앙!


기효의 주먹이 그대로 윤견의 머리를 강타했다. 윤견은 그대로 날아가 책상 위를 쓸며 넘어갔다.


키이이잉-.


두 귀에서 울리는 이명 속에서 어지러운 정신을 부여잡으며 일어서러하자 달려오는 발소리에 다시 몸을 낮췄다. 기효가 그대로 책상을 걷어차자 책상이 윤견 위로 지나갔다.


윤견은 그제야 몸을 일으키며 흑도를 치켜세웠다.


흑도가 그대로 기효를 베며 피를 뿌렸지만 기효의 얼굴은 여전했다. 아니, 오히려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고 있었다.


“으히히히! 이게 뭐으아아 앙 아파!”


혀가 반 쯤 녹은 듯한 어눌한 발음이었다. 발음과 달리 더욱 거칠어진 공격이 윤견을 덮쳐왔다. 방어는 반쯤 포기한 공격에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쯧!”


결국 물고 있던 담배를 살짝 안으로 넣고서 마시자 볼에서 푸른 선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마치 오래달리기를 한 후 마신 시원한 물을 마신 듯한 청랑한 감각.


{온 – 착화(着火)}


푸른 도신이 달아오르더니 푸른빛 코로나가 검을 덮었다. 간만에 느끼는 감각이다.


물론 힐링 샷 하나에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떠한가. 없는 물통에서 물을 마시는 것에 비해 조금이나마 물을 채우는 게 몇 배는 더 좋으니.


{온 – 도깨비불}


전 보다 더 많아진 도깨비불이 일제히 기효에게 날아갔다. 기효도 체인을 거칠게 휘두르며 십자가를 날렸다.


“으햐햐히히이! 업다! 어워~.”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음에도 고작 두 개, 그것도 공격하다 우연치 않게 터트린 도깨비불 두 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몸으로 받았다. 그 결과 기효의 몸에는 불이 붙어있었고 피부와 머리는 탔고 왼팔은 이미 끔찍한 모습이었다.


십자가에 몸을 베인 윤견도 비틀거리며 자세를 잡았다.


살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봐 뭘 주서 처먹었길래. 그 꼴이 된 거야? 어차피 그냥 둬도 알아서 죽을 거 같은데 그 쯤 포기해.”

“아아? 시끄러우어. 내 성이야! 내 와아아앙국이라고!! 나를 믿고 따르는 백서서성!”


약 때문인지 타오르는 불 때문인지 한 층 더 불안한 말투로 체인을 휘둘렀다. 윤견도 바로 몸을 놀리며 십자가와 체인을 피했다.


-말했던 데로. 가만히 나둬도 알아서 자멸하겠군. 하지만 빨리 끝내야 하니...


콰앙!


땅을 박차고 뛰어갔다. 기효도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십자가를 날렸다. 흑도와 십자가가 또 다시 부딪쳤다.


기효도 호흡이 불안정하게 움직였지만 체인의 속도는 더욱 올라갔다.


-살아남는다. 이번에도 나는 살아남는 거야. 그리고 더욱 더 올라가는 거지! 아, 기대된다. 기대..

“....어?”


흐리멍덩한 눈이 검 끝을 보았다. 흑도가 아니다. 흑도는 지금 앞에 있었다, 이 검은 기효 쪽에서 솟아난 것이다.

기효는 뒤늦게 검이 자신의 몸을 꿰뚫고 나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라라?”


그러나 마치 믿기 힘들다는 듯이 기효는 검 끝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리자 괴로운 눈을 한 정주가 있었다.


“너!”


윤견이 입을 떼기도 전에 기효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몸을 돌려 정주의 목을 잡았다.


“이제...이제 그만해요.”

“정주야...뭐어얼 그마..그만해? 이제 시작이야...이제!”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르던 기효의 눈이 순간 풀리며 같이 정주의 목을 잡던 손의 힘도 빠졌다.


“아...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견이 담뱃불을 끄고 담배케이스에 도로 넣고 조심히 기효의 팔을 잡고 풀었다.


“이미 죽었어.”


초점 없는 눈을 한 기효가 마네킹이 쓰러지는 것처럼 옆으로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졌음에도 기효의 모습과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묻고 싶은 게 있지만 일단은 끝내는 게 먼저니...아래는 끝났어?”

“아뇨, 아직 싸우고 있어요. 빨리 싸움을 말려야 해요!”



이제 총성은 멎었고 서로 몸을 섞으며 틈을 노리고, 숨을 끊으려하는 난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난투 속에 푸른 참격이 그들의 위로 지나갔다.


“너희 대장...아니 사장은 죽었다! 지금이라도 무기를 내려놓는다면 목숨을 살려주마!”


윤견이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체인을 이들 앞에 꺼내고는 바닥에 던졌다. 천장을 그을린 참격의 주인인 윤견의 등장과 자신들의 우두머리의 무기를 보자 하나 둘 무기를 바닥에 떨어트리며 양 팔을 들어올렸다.


그것을 끝으로 싸움이 결말을 맞이했다. 불량아들은 모두 무기를 잃은 채로 경찰청 안에 두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 의지한 채로 경찰청 밖으로 빠져나갔다.


“형님!”


이미 파이브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던 민혁이 팔을 흔들며 이들을 불렀다.


한편.


아무 미동 없는 시체를 향해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그림자 하나가 시체를 가렸다.


“으...냄새.”


인상을 쓰고 코를 막은 경매에 사회자였던 지수가 무릎을 굽힌 채 기효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발로 툭툭 치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 기껏 제조법이랑 지원도 해줬는데 이렇게 끝나네...아휴~씨. 대장한테 뭐라고 보고하냐고. 어떻게 보고해도 혼날 거 같은데. 쯧,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나가보는 건데.”


지수는 한숨을 쉬더니 윤견에게 처음 덤볐던 담검을 든 헌터의 머리를 집어 올렸다.


“이 등신이 뒤지지만 않았어도...아휴.”

“저..저기.”


기어들어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수납장에 몸을 숨겼던 불량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허벅지에는 총에 맞은 흔적이 있었다.


“오~ 뭐야? 숨어 있었어? 비겁하네~.”

“죄....죄송합니다! 하지만 사장님을 죽인 사람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지수의 눈이 반짝이더니 손에 든 머리를 던지고는 불량아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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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흑백 도시 - 4 24.06.19 10 0 11쪽
230 흑백 도시 - 3 24.06.17 10 0 11쪽
229 흑백 도시 - 2 24.06.15 12 0 11쪽
228 흑백 도시 24.06.12 12 0 11쪽
227 검은 상자 - 3 24.06.10 13 0 11쪽
226 검은 상자 - 2 24.06.09 14 0 11쪽
225 검은 상자 24.06.07 15 0 11쪽
224 악몽 - 2 24.06.05 10 0 11쪽
223 악몽 24.06.03 12 0 11쪽
222 새하얀 운동장 24.06.01 13 0 11쪽
221 탈영병 24.05.30 14 0 11쪽
220 비 오는 밤 24.05.28 12 0 11쪽
219 궁상 24.05.26 11 0 9쪽
218 처형자 - 2 24.05.25 15 0 11쪽
217 처형자 24.05.23 13 0 11쪽
216 파이브의 각오 24.05.21 15 0 11쪽
215 어른 없는 밤 24.05.19 15 0 11쪽
214 녹색 도시 - 7 24.05.18 15 0 11쪽
213 녹색 도시 - 6 24.05.16 15 0 11쪽
212 평범한 존재 24.05.14 17 0 11쪽
211 녹색 도시 - 5 24.05.12 17 0 11쪽
210 녹색 도시 - 4 24.05.10 20 0 11쪽
209 녹색 도시 - 3 24.05.08 18 0 10쪽
208 녹색 도시 - 2 24.05.06 21 1 11쪽
207 녹색 도시 24.05.05 19 1 11쪽
206 좋은 사람 24.05.03 22 1 10쪽
205 문제아 - 2 24.05.01 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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