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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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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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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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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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DUMMY

분명 윤견은 터널을 살피며 앞으로 나아갔을 당시 천장도 살폈었다. 하지만 저런 건 보지 못했다.


뼈가 앙상하게 다 들어난 흰색의 몸에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로 천장에 매달려 있는 채로 자신을 보는 저것들을 말이다.


-구울? ...아니야. 구울 치고는 크기가 작아, 그리고 저렇게 바퀴벌레처럼 저따구로 천장에 붙어 있다고는 듣도 보도 못 했어.

“...그럼 씨발 뭐야?”


“우우..아..아아..아.”


그것들 중 한 명이 입을 쩍 벌리더니 기괴하게 울기 시작하자 뒤따라 다른 놈들도 같이 공명하기 시작했다.


“끄으..윽 미친놈들이!!!”


안 그래도 사방이 막힌 터널 속이기에 그 공명은 무시하기 어려웠다. 윤견은 양 팔로 귀를 막으며 최대한 소리에 저항하면서 눈으로는 놈들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렇게 몇 분간 서로 대치를 이어가던 중 터널 안에서 울리던 공명이 한 순간에 멈췄다. 놈들이 입을 닫고는 천천히 상체를 꼿꼿이 세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윤견도 양 손에 힘을 주며 언제든지 반응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분명 터널 안에는 입김이 나올 정도로 낮은 온도지만 윤견의 이마에서 땀이 주륵 떨어졌다.


톡.


“으아아아..아!”


한 놈이 다시 울부짖으며 떨어지자 다른 놈들도 뒤따라 다리를 천장에서 떼며 윤견을 향해 떨어졌다. 윤견도 바로 발을 떼고 자신을 걸었던 방향으로 달렸다.

놈들도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윤견의 뒤를 쫓았다.

두발로 뛰거나 네발로 뛰는 등 각자 다른 자세로 다른 속도로.


-미..미친, 개 빠르잖아?!


결국 뒤를 돌아 코앞까지 온 놈들을 상대했다. 먼저 세 마리의 놈들이 각자 주먹을 쥐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공격은 타격 위주인가? 아님 구울처럼 오염? 일단 닿지 않게 주의하자.


흑도는 일단 두고 정글도로만 상대했다. 정글도가 크게 선을 그리자 지나가자 팔들이 쉽게 잘려나갔다.


-...뭐지? 뼈가 없는 건가? 것보다 저 정도면 나 혼자서 가능하겠다.


윤견은 다시 자세를 잡고 물밀듯이 들어오는 놈들을 베어나갔다. 놈들은 거세게 움직이는 정글도에 그대로 반항 한 번 하지도 못 하고 쓰러졌다. 그럼에도 윤견은 방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언제든지 일어날 변수에 대해 생각했다.


역시나 다른 개체에 비해 빠른 주먹을 휘두르는 놈들이 등장했다.


-뭐, 그렇다고 못 피할 정도는 아니지만.


주먹을 가볍게 목을 꺾어 피하고 발차기를 날렸다. 그렇게 바닥에 놈들의 시체를 늘려만 가던 중.


“으..아아아아!!”


놈들의 뒤쪽으로 거대한 울음이 들렸다. 소리로만 보면 방금 놈들이 지른 것처럼 컸지만 단 한 마리의 개체가 낸 소리란 걸 알 수 있었다.


그 울음에 방금까지 거세게 달려들던 놈들의 움직임들이 일제히 멈추더니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가더니 그대로 몸을 낮추고 얼굴을 땅에 묻으며 마치 절을 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소리의 정체도 정체이지만 지금 이 좋은 기회를 모른 척 할 윤견이 아니었다. 바로 놈들에게 달려가 뒤통수에 정글도를 찔렀다.


그럼에도 다른 놈들은 계속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윤견은 그대로 놈들을 베며 소리가 들린 앞을 응시하자 점점 거대한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절퍽..


거대한 하얀색 진흙덩어리가 뭉친 듯한 얇고 긴 팔이 바닥을 짚었다. 그 이어 반대쪽 팔도 어둠 속 벗어나며 벽을 잡았다. 두 팔의 주인은 두 팔로 자신을 당기며 모습을 드러냈다.


“...씨발...”


얇은 팔과 달리 두껍고 거대한 몸뚱이가 바닥을 쓸며 기어오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놈이 아까와 같은 포효를 하자 방금까지 엎드리고 있던 놈들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윤견이 아닌 거대한 개체를 향해 달려갔다.


그것들은 망설임 없이 거대한 아가리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대로 입이 닫히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껌을 씹는 듯한 구강 운동이다.


윤견도 예상치 못한 광경에 잠시 얼었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발을 돌리며 달렸다.


정체불명의 적에 존재에게 보이기에는 위험하지만 방금 놈이 나타나며 보인 속도를 보면 자신을 잡지 못 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등을 보이며 미친 듯이 달렸다.


그러나 놈은 쫓아가기는커녕 한참이나 씹더니 도망가는 윤견의 등을 향해 입을 벌렸다.


{점토 조작 술 – 사(蛇)}


놈의 입에서 놈의 사람만 한 하얀 뱀들이 뱉어지며 무서운 속도로 윤견을 쫓아오기 시작했다.


“뭐..뭐야!?”


윤견도 자신을 쫓아오는 뱀들을 확인하며 발을 멈추고 몸을 돌리며 뱀들을 상대했다.


“으...아..아아.”


뱀들은 여전히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윤견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며 달려들었다. 우선 정글도로 가장 먼저 온 뱀의 머리를 베었다.


그 뒤로 다른 뱀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이며 공격했지만 흑도를 입 안에 집어넣으며 푸른 불을 뿜었다. 그런 윤견의 옆으로 뱀의 꼬리가 큰 속도로 날아오며 윤견을 쳐냈다.


쾅-!


윤견은 그대로 날아가며 터널에 있던 자동차에 부딪쳤다.


“크..크으...”


이번에도 고통을 넘기며 다음 공격에 대비했다. 역시나 바로 뱀의 머리가 윤견을 덮쳤다. 윤견은 닿기 직전에 몸을 틀어 피하고 머리를 베었다.


“세 마리, 끝...으?”


놈이 뱉은 뱀을 다 죽이고 확인을 하려하니 바닥에 쓰러진 뱀을 먹는 놈을 볼 수 있었다.


이 쯤 되니 윤견은 놈의 능력을 대충 예상 할 수 있었다.


-처음에 나온 떨거지들도 아까 나온 뱀처럼 놈의 입에서 나온 거야. 그럼 종족이 아닌 보스인가? 일단은...도망친다.


그러나 윤견의 판단보다 먼저 놈의 입이 벌어졌다.


이번에 놈의 입에서 나온 것은 거대한 들소였다.


“씹!”

“으..아아. 아아.”


들소 때는 바로 윤견에게 돌진해 머리를 들이밀었다. 윤견은 마치 투우사처럼 요리조리 피했다. 그 때마다 들소들은 터널 벽에 박치기를 하거나 윤견이 피하면서 올라탄 차를 들이박았다.


그 중간중간에 조금만한 틈이 보인다면 윤견은 주저 없이 소의 머리를 베었다. 이번에도 결국에는 윤견이 모든 소의 머리를 베었지만 전과 다르게 놈이 먹기 힘들게 시체를 멀리 날리거나 쓰러진 차 아래에 던졌다.


이번에는 시간을 충분히 벌었다고 생각한 윤견은 도망이 아닌 놈을 향해 돌진했다.


-아직까지 놈의 입에 들어간 건 없어. 이 틈에 끝낸다.


평소의 윤견이었으면 한 발 물러서 동료들과 상의하고 다음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갑갑한 그의 마음이 이런 판단을 내리게 했다.


“으...오오오아!!”


놈도 자신에게 달려오는 윤견을 보고 전과는 다른 울음을 토해냈다. 그 덕분에 윤견은 확실히 놈의 입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넌 뒤졌다...아?


놈은 긴 팔을 움직이며 자신의 몸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뜯어내더니 자신의 입에 넣었다.


윤견은 그 광경을 보고도 발을 멈추지 않았다.


쩌어억.


놈의 아가리가 쩍 벌어지며 수많은 팔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순간에도 윤견은 뒤를 돌며 도망칠 수 있었다.


그러나 도망치지 않았다. 윤견은 가슴 속에 답답한 무언가가 온 몸을 타는 것을 느꼈다. 그게 공포나 흥분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렇다고 처음 느껴보는 느낌은 아니다. 분명 전에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윤견도 그걸 감각으로나마 기억하고 있다.


윤견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손을 하나하나 피하면서도 한 편에서는 이 감각을 떠올리려고 하고 있다. 방금 자신의 목이 잡힐 뻔 했음에도 말이다.


사가가각-!


모든 팔들을 베며 놈의 목을 베려고 했지만 놈은 다시 자신의 살점을 뜯어 먹으며 윤견에게 공격을 쏟아 부었다.


윤견 역시 이제는 끝을 봐야겠다고 판단해 양 손에 힘을 주고 검을 휘두르려던 순간.


{온 - 청화참}



윤견의 뒤에서 푸른 참격이 날아와 놈의 공격을 대신 막았다. 정글도와 흑도는 이틈을 놓치지 않고 눈앞의 적에 들이박았다.


“으...아아아아아아!!!!”


이번 공격이 확실히 들어갔다는 것을 알리는 듯한 비명에 정글도와 흑도의 주인은 더욱 더 몸을 집어넣으며 양손을 휘둘렀다.


두 흉기는 살점을 베었지만 그럼에도 다음을 요구했다. 윤견의 뺨에도 살점과는 다른 검은 피가 튀었지만 윤견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서걱-! 푸욱! 쩌저적!


터널 안에는 애처로운 비명이 울렸다. 그 비명은 그렇게 몇 분이나마 울리고 서야 잠잠해졌다.


처참하게 난도질 된 존재의 앞에 윤견이 피가 떨어지는 두 검을 들고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 윤견의 뒤로 문하가 천천히 다가갔다.


“...무슨 문제 있으면 돌아오기로 했잖아.”

“...응. 그런데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이거 팔만 벽 쪽에 밀면 차 한 대 정도는 통과할 수 있을 거야. 좀 도와줘.”


윤견은 여전히 시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하고는 바로 움직였다. 문하도 바로 입을 열었지만 별 말 하지 않고 윤견을 따라 움직였다.


긴 팔들을 치우니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한 공간이 확보됐다. 윤견은 돌아가잔 말과 함께 몸을 돌렸지만 이번에는 문하가 그런 윤견을 잡았다.


“자, 엔진오일 같은 피 좀 닦아.”


문하의 손에는 수건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아...고마워.”


윤견도 그제야 문하를 바라보며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수건을 받아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았다. 하지만 문하의 눈빛은 시체를 난도질하던 윤견의 등을 봤을 때와 같았다.


그 후 그 둘은 차에 돌아와 다시 시동이 걸린 차와 함께 터널을 빠져나갔다. 터널을 빠져나가니 벌써 하늘에는 붉은 석양이 보였다.

파이브는 늘 보던 석양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지 창문에 찰싹 붙어서 바라봤다. 그 앞자리에 있던 윤견 역시 석양을 보고 있었지만 파이브와 달리 탁한 눈빛이었다.


석양마저 지면서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그들은 근처 요양원에 밤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후우...”


보초를 서는 윤견은 짙은 한숨을 뱉으며 답답한 자신의 심장 위로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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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오두막의 소년 - 5 24.01.18 6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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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오두막의 소년 24.01.11 62 0 11쪽
144 MP3와 밤하늘 24.01.09 63 0 11쪽
143 MP3 24.01.07 7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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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외면, 불안 그리고 필요 23.12.21 81 0 10쪽
133 시골길 - 3 23.12.19 84 0 10쪽
132 시골길 - 2 23.12.17 90 0 11쪽
131 시골길 23.12.16 85 0 11쪽
» 터널 23.12.14 9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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