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2055년 10월 20일 (100층) - 마왕의 일기
드래곤의 심장을 얻은 반헤임, 여전히 우리엘의 힘을 100% 끌어내는 멜른, 스카르치우와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뤄 압도적인 마법을 보여주는 카타리아.
전설의 드워프 왕, 우르하이고가 보여주는 천둥의 힘을 몸에 두르는 비르보르와 노련한 고르.
천공의 활로로 공간 마법의 권위자가 된 페르기우스와 전설의 엘프 왕, 글리탄의 의지를 진하게 이어 받은 피에르.
그 밖에도 헌터들은 100층에 올라와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그 중에서도 반헤임이 레기누스의 드래곤 심장을 이식한 것은 큰 사건이다.
100층을 공략하던 중 마지막 각성을 이루지 않았던 자들도 차례차례 각성을 이루어 갔다.
계속해서 닥쳐오는 극한의 상황과 전투는 마지막 각성을 이루는데 제격이었다.
그렇게 헌터 중 8할은 각성을 이루고, 5할이 마지막 각성을 깨우쳤다.
사막에서 빠져나온 공략대는 숲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서 기습을 해오는 암살대의 공격은 때를 가리지 않았다.
숲에 포진 되어 있는 암살대는 정예들을 노렸다.
그들은 기습이 걸린다 하더라도 제압 당하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가지고 있다.
암살대의 치고 빠지는 전술은 공략대를 숲을 지나는 공략대를 계속해서 괴롭혔지만 엘프 병사들과 비에고 암살단의 맹추격으로 공격을 멈출 수 있었다.
그리고 '죽음의 숲'을 모티브로 한 숲은 다양한 몬스터들이 그들을 반겨주었다.
독충 몬스터들과 데빌 스네이크, 그리즐리 베어가 시도 때도 없이 나와 공략대의 체력을 빼주었다.
그러던 중 숲 곳곳에 숨어 있던 중급 악마들이 모습을 나타내 작지 않은 전투가 한 번 일어났고, 대악마에 미치지 못하지만 강력한 범위 마법을 쓰는 '리쿠르잔'이 그들을 가로 막았다.
축축한 땅을 늪으로 바꾸는 능력을 가진 리쿠르잔은 꽤 오랜 시간 공략대의 발을 묶었고, 바람의 마력으로 몸을 숨기고 움직인 피에르가 리쿠르잔을 찾아냈다.
성스러운 빛을 내는 피에르의 화살은 리쿠르잔의 목을 뚫었고, 그제서야 공략대는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공략대가 숲을 빠져나가기 직전까지 악마들은 그들을 괴롭혔다.
많지는 않았지만 사망자 또한 나왔다.
헌터들, 그리고 두 종족에서 최소 네 다섯 명 정도의 사망자가 나왔고, 모두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언짢은 감정을 가득 안은 공략대는 숲을 나와 마지막 단계인 설산에 발을 디뎠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건축 헌터 마스터인 라이너스를 필두로 베이스 캠프를 설치했다.
눈보라가 잔뜩 부는 지형이기에 그들은 제대로 된 베이스 캠프를 형성하지 못했다.
또한 중간에 낀 사막 지형에 의해 이전 지역에서의 보급을 지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페르기우스였다.
그들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천공의 활로'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보급을 했다.
천공의 활로를 만드는 페르기우스의 눈엔 피로가 가득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곁에선 히단이 항상 함께 했다.
그녀는 페르기우스의 마력을 채우는데 모든 힘을 쏟았다.
그리고 멜른과 반헤임, 피에르를 비롯한 기동력이 좋은 헌터들이 선발대가 되어 설산을 올랐다.
설산 초입엔 예티들로 가득했다.
커다란 몸집을 가진 예티는 부드러워 보이는 흰 털 안에 단단한 가죽을 보유하고 있다.
묵직한 주먹을 휘두르며 눈보라를 더욱 강하게 하는 예티는 선발대의 앞을 막았지만 헌터들의 무력은 예티를 훨씬 상회했다.
예티 무리는 모두 단칼에 베여 눈 속에 파묻혔다.
그렇게 설산의 초입을 정리한 선발대는 둘로 나뉘어 한 쪽은 베이스 캠프로, 또 다른 한쪽은 설산을 크게 돌았다.
그리고 엘프 병사들로 이루어진 두 번째 부대가 출발했고, 선발대는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눈으로 뒤덮여 있지만 '산'이라는 지형에 특화되어 있기에 엘프 병사들은 손쉽게 나아갔다.
병사들을 이끄는 자는 정예 엘프 병사는 '에르누아'로 엘프 중 강한 마력과 무력을 지닌 자라고 한다.
엘프 병사들은 선발대가 지나간 곳을 조금 우회하여 예상치 못한 기습에 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즈음 둘로 나뉘어진 선발대 중, 계속해서 나아가는 멜른 선두의 부대는 설산을 맴도는 아이스 와이번과 전투가 벌어졌다.
제법 숫자가 많기에 선발대는 꽤 고전하였고, 와이번의 등엔 악마들이 타고 있었다.
와이번의 뒤에 가려진 채로 마법을 난사하는 악마들은 비열한 웃음을 연실 내뱉었다.
다음으로 헌터, 드워프로 구성된 다음 주자가 출발했다.
선발대가 지나간 길을 따라 멜른의 부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우회를 해서 산을 오르던 엘프 병사들은 그곳에 잠복하고 있던 다크엘프와 마주했다.
본질은 같지만 지닌 성질은 확연히 다른 두 엘프는 서로에게 활을 겨누고 나이프를 겨눴다.
설산 돼지를 타고 눈 덮인 산을 자유롭게 뛰는 다크엘프 무리는 꽤 강력했다.
에르누아는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통할 리 만무했고, 진한 엘프의 힘을 끌어올려 빠르게 움직였다.
에르누아의 지시에 의해 움직인 엘프 병사들은 산개하여 다크엘프를 산 아래로 유인했고, 거점을 탈환한 병사들은 결국 다크엘프의 숨통을 모두 끊었다.
다크엘프를 모두 해치웠을 즈음 헌터와 드워프로 구성된 이들은 멜른의 선발대와 합류했다.
카타리아와 갈란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아이스 와이번의 등에 타고 있던 악마들을 손쉽게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 틈에 선발대는 빠른 기동력으로 도약하여 아이스 와이번의 목을 베었다.
그렇게 설산의 절반을 넘게 정복한 공략대는 카타리아의 마법으로 신호를 보내 나머지 공략대를 출발시켰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임에 틀림없었다.
물론 부상자는 있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엘프 병사가 우회했던 방향이 아닌 좀 더 깊은 곳에서 튀어 나온 악마 병사들은 뒤늦게 따라오던 공략대를 덮쳤다.
추위에 강한 악마들로 구성된 병사들은 독이 묻은 창과 검을 사용하여 공략대에게 뛰어 들었고, 그들의 가슴팍엔 폭발을 일으키는 마법서 같은 것이 붙어있다.
악마 병사들은 공략대의 인원들을 최대한 찌르고는 폭발하여 큰 피해를 입혔다.
그렇게 설산에 진입한 뒤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게 되었다.
허탈한 표정으로 죽은 동료를 끌어안고 있던 헌터 하나는 자신의 어깨에 꽂힌 창을 뽑아냈다.
그와 동시에 어깨에서 퍼지는 독은 점차 그의 몸을 전부 덮기 시작했다.
쓰러져 죽게 된 헌터를 본 아르킨은 독의 위험성을 알아채고는 대규모 비전 마법을 펼쳤다.
퓨어 마법으로 가득 찬 마법진을 넓게 펼친 아르킨은 손을 떨며 마법진을 유지했다.
그녀의 퓨어 마법진 덕에 더 이상 공략대에서 독이 퍼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폭발의 규모는 작지 않았고, 수습을 위해 공략대는 잠시 진행을 멈춰 베이스 캠프에 사망자를 인도한 뒤 다시 길을 나섰다.
페르기우스는 공간 마법을 이용해 선발대가 있는 곳과 엘프 병사가 있는 곳으로 가 사실을 알렸다.
엘프 병사는 곧바로 다시 움직여 설산을 훑었고, 선발대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멜른의 얼굴을 보니 뜻대로 되지 않은 것에 꽤 분노한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엘프 병사의 리더, 에르누아 또한 자신을 탓했다.
그렇게 2주라는 시간 동안 선발대는 위험 요소를 제거해 갔고, 엘프 병사들은 그들이 지나간 길을 더욱 면밀히 살폈다.
뒤따라오는 공략대는 넓게 퍼진 형태로 움직이며 기습에 대비했고, 하늘에서 떨어진 악마 병사들을 상대했다.
설산의 하늘엔 아이스 와이번만이 아닌 아이스 프테로 또한 존재한다.
악마 병사들을 태운 프테로들은 빠르게 지상으로 내려와 등에 타고 있던 병사들을 공략대의 위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것을 미리 파악한 발락은 모두에게 소리쳐 하늘을 향해 큰 실드를 펼쳤고,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서로 베고 찌르기를 반복하던 공략대와 악마 병사들의 전투는 큰 피해 없이 공략대가 승리하였고, 페르기우스와 발락, 아르킨과 키르시, 고르는 공간 마법을 이용해 아이스 프테로가 있는 하늘로 향했다.
아르킨은 하늘 위에 마리아의 손을 크게 만들었고, 모두가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거기에 키르시는 강력한 빙결 마법으로 주변의 수증기를 모두 얼렸다.
오갈 데가 없어진 아이스 프테로는 발락과 고르, 페르기우스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졌다.
공략대는 정비를 마친 뒤 나아가 에르누아가 이끄는 엘프 병사들과 합류했다.
각자의 보고를 모두 마친 공략대는 앞서 가고 있던 선발대의 전투를 발견했다.
선발대는 설산의 뒷편에 자리 잡고 있던 악마 병사들, 거대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대악마에 미치지는 못한 '커브콘'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렇게 공략대는 설산에서 마지막 전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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