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의 주인이 되어 헌터를 디펜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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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삼월
작품등록일 :
2023.06.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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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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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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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DUMMY

2055년 11월 2일 (100층) - 용사의 일기


거친 눈보라가 몰아치던 설산의 지배자는 커브콘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악마였다.


안다리엘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커브콘의 얼굴과 몸은 얼음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설산에 부는 바람은 그녀의 주변을 맴돌았고, 차가운 기운은 그녀의 발밑에서 시작해 우리에게 까지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곧장 커브콘의 악마 부대를 향해 돌진했다.

화염을 주로 사용하는 헌터들이 앞장서서 악마들의 냉기를 몰아내며 전투는 시작됐다.


카타리아가 던지는 범위 마법, '에어리어 플레임 레인'은 녀석들의 방어선을 부수는 데 충분했고, 모든 근접 헌터들과 드워프들은 무기에 불의 기운을 담았다.


불에 취약한 엘프들은 꺼려했지만 그들 또한 불속성이 담긴 화살을 연실 날렸다.


그리고 커브콘의 병사들은 굴하지 않고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냉기를 가득 머금은 그들의 공격은 우리의 움직임을 둔하게 했다.

그 뒤에선 커브콘이 눈보라를 조종하였고, 그녀의 손짓에 의해 용의 모습을 한 눈보라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휘몰아치는 커브콘의 공격에 말려들었지만 이내 키르시의 반격이 시작됐다.

헌터들 중에서도 물 속성, 얼음 속성 공격에 있어서 권위가 있는 키르시는 커브콘이 만들어낸 용 모습을 한 눈보라를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게 했다.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 커브콘은 하늘을 머금은 눈결정들을 움직여 공격을 시도했지만 키르시는 굴하지 않았다.


둘은 계속해서 서로의 마력을 탐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엔 공략대와 병사들의 치열한 전투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눈이 가득 쌓인 지형이기에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고,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았다.


온통 하얀 세상에 붉은 피가 가득했다.


악마 병사의 차가운 무기에 의해 헌터들은 피를 흘렸고, 따듯한 피는 눈 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냈다.

거기에 악마들의 보라색 피 또한 가득했고, 설산은 불쾌한 색을 띄기 시작했다.


헌터들의 함성 소리와 악마 병사들의 괴성이 한데 섞여 설산을 어지럽혔고, 엘프 병사들이 쏘는 화살 소리는 날카롭게 들려왔다.


그 즈음 커브콘과 키르시는 어느덧 승패가 결정되는 것 같아 보였다.


전장을 가득 메운 소용돌이와 용의 형태를 띈 눈보라는 키르시의 소유가 됐다.

그렇기에 눈보라를 막고 있던 드워프 병사들은 지상의 전투에 집중할 수 있었다.


키르시는 커브콘에게서 빼앗은 눈보라의 방향을 악마 병사 무리 쪽으로 향하게 했다.


커브콘이 만든 눈보라의 위력은 굉장했다.

하지만 마력이 우세한 키르시의 것이 되었다.


그렇게 전투의 양상은 공략대 쪽으로 기울었고, 눈보라를 빼앗긴 커브콘은 폭주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하는 신경 쓰지 않고 범위가 넓은 마법을 연사했다.


커브콘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카타리아가 나서서 화염으로 된 범위 마법을 시전했다.


거기에 갈란도 가세하여 커브콘의 방대한 마법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 다음은 순조로운 전투가 진행됐다.


그러던 중 드래곤의 과 팔라딘의 힘을 가득 끌어 모은 반헤임이 높게 도약하였다.

불의 드래곤인 레기누스의 힘을 가득 머금은 반헤임은 커브콘의 마력으로 어떻게 저지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장검에 불을 두른 반헤임은 커브콘의 몸통을 반으로 갈랐다.

아직 미숙한 힘이기에 반헤임은 폭주를 하는 가 싶었지만 본인의 의지로 간신히 눌러 담을 수 있었다.


그렇게 커브콘을 잃은 악마 병사들은 오합지졸이었고, 우리는 빠르게 모두를 해치워 나갔다.


춥고 정신 없던 설산에서의 전투가 끝이 났다.






2050년 12월 20일 (100층) - 암살자의 일기


"어이!! 거기 똑바로 안 올려?!"


건축 헌터 라이너스가 덮수룩한 수염을 메만지며 호통을 치고 있다.

설산의 공략이 모두 끝이 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마지막 지역 뿐이다.


마지막 지역엔 바란의 성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만발의 준비를 시작했다.

여기 있는 모두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기에 고양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중에는 100층에서 동료를 잃은 이들의 슬픔도 함께 했다.


나는 바지라트의 옆에 붙어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이제 메루시아르를 소환할 때가 왔군."


바지라트가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던 헤네시아도 말을 거들었다.


<메루시를 보게 된다니 상당히 기쁘구나...>


헤네시아와 발락의 동료이자 인간에서 천사가 된 자.


'메루시아르'


피라단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천사 그 자체였다.

다른 누군가의 손이 끼치지 않는 선에서 탑에 생겨난 메루시아르의 존재는 어찌 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녀가 끌고 올 병력 또한 분명 천사일 터인데...


바지라트와 헤네시아, 발락이 앞장 서서 공략대에게 메루시아르의 존재를 이야기했다.


고대의 존재 중 탑에 의해 피라단에 있는 천사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녀를 마지막 지역에서 소환할 거라고 바지라트는 말했다.


그들은 '천사'의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멜른에게 가호를 준 천사는 대천사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다고 알려진 '우리엘'이다.


그리고 '미카엘'의 힘 또한 가지고 있다.


아르킨만 보더라도 태초의 존재라 일컫는 '마리아'의 가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천사의 존재는 탑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천사의 영역은 아마 탑을 만들어낸 '바란'이 손을 댈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우연히 고대의 세계가 탑에 스며들며 자연스럽게 함께 존재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멜른은 왜 굳이 미리 소환하지 않냐 물었다.


천공의 활로는 완벽하지 않다.

속성이 맞지 않으면 제대로 된 소환을 할 수 없게 된다.


숲은 숲과 이어져야 했고, 척박한 지대는 그와 비슷한 척박한 지대에서 소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메루시아르는 나에게 바란의 성이 있는 곳에서 소환을 해 달라고 했다.

그녀만이 아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바란의 성이 있다는 것은 다른 곳과 다른 기운이 맴도는 곳일 것이다.

멜른은 100% 납득하지 못했지만 천사의 소환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공략대와 엘프, 드워프는 각자의 방식대로 죽은 자들을 추모했다.

설산에서 사망한 자들을 모아 간단한 장례를 치루었고, 당장은 시체를 인도할 수 없었기에 한 쪽에 모두 묻어주었다.


추운 설산이었기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부패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100층의 끝, 바란의 성에 가기 마지막 지역인 설산에서의 모든 준비를 마쳤다.


모두 비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페르기우스의 노력으로 많은 장비와 물자를 가지고 왔고, 부상자들은 이전 지역으로 이동했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전투 인원을 충원했다.


지구의 헌터 공략대.

여러 군단으로 구성된 헌터 집단.


엘리다로그의 엘프 군대.

헤네시아와 엘프 왕 에르쟌이 이끄는 집단.


고티아프 돌산의 드워프 군대.

발락과 드워프 왕 소르고가 이끄는 집단.


각자의 준비를 모두 마친 100층의 공략대는 길을 나섰다.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부는 설산을 뒤로하고 어색하게 경계가 져 있는 땅을 밟았다.


가장 먼저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딘 것은 멜른이었다.

그리고 차례차례 우리는 바란의 성이 있는 곳으로 넘어갔다.


여태 탑을 오르며 봐왔던 곳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여태 느껴본 적 없던 것이 땅에서부터 올라와 몸을 감싸 올라왔다.


"...."


폐허가 된 도시가 아니다.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굉장히 넓고 길게 펼쳐진 아름다운 길이었다.

공략대가 전부 길게 선 채로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만한 크기였다.


그리고 양 옆으로는 높게 인공적인 나무가 늘어져 있었다.

넓게 펼쳐진 길 양 옆에는 작은 도시 같은 것들이 있다.


분명 누군가 살고 있는 것 같다.


"악마들이 사는 도시인가...?"


반헤임이 주변을 둘러보며 이야기했다.


이질감이 들었다.


탑 안에 있는 곳들은 대부분 누군가 살 수 없을 정도의 도시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안전 지대를 얻어 재건한 곳은 있지만 지금 이곳은 마치...


지구와도 같아 보였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바란의 성이 있는 이곳은 평화로워 보였다.


그리고 길 위에 높게 돔 모양의 입구가 있었고, 그곳엔 글자가 써있었다.


'세피라트 : 탑의 끝'


"세피라트... 탑의 끝..."


카타리아가 위에 써있는 문구를 소리 내어 읽었다.


"기묘한 기운이 흐르는군..."


우리는 세피라트라고 불리는 곳의 넓은 길을 걸었다.


기분이 묘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 듯 하다.

1층부터 탑을 계속 올라왔던 정예 헌터들은 조금 더 복잡한 심경을 담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


공략대는 모두 말 없이 걸었다.


공략대의 사이에서 걷고 있던 페르기우스가 나와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그도 느꼈을 것이다.


이곳이 메루시아르를 소환할 곳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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