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해서 너를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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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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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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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3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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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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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느르투이

DUMMY

"어떻게 저희들의 원(元)과의 대화는 잘 하셨습니까?"


그 아니, '그'들이 말한 것이 느껴졌다.


"아니, 난 대화 못했는데."


그런 말을 하며 포탈에서 노파와 같이 긴 흰 색의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나왔다. 그 여자는 노란 머리와 푸른 눈을 가지고 있었다.


"한울 이자식 나만 인사 안 해줬어. 이 매정한 놈."


그녀를 보며 그들은 놀랐다. 어째서 이 자가 살아있는가. 당연히 죽어있어야 할 자가 어찌하여 살아있는가.


"당신이... 어째서?"

"아, 한울 안녕!"


그녀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했다. 하지만 금세 차가워졌다.


"뭐야. 이 쥐새끼들은."


콱.


그녀는 한울의 목을 잡았다.


"이 쥐새끼들아. 내 친구의 몸에서 나가라."

"나가라고? 어떻게? 그가 잡아 놓았는데 어떻게 나가라는거냐?"

"아... 너희들의 원(怨)은 잘 알겠다. 그에게서 나가고 싶은거지? 그럼 나가."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그의 심장 부분에 손을 대어 빛의 막으로 둘러싸인 것을 빼내었다.


"드디어!!! 드디어!!!"

"하하!!!! 이제 나의 세상이다!!!!!"


그의 입에서 광기의 소리가 나왔다. 한명이었지만 한명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그 광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왜!!! 왜!! 못 나가는 건데!!!"

"이 씨발새끼가!!! 감히!! 감히!! 우리가 나가는 걸 막아??? 이 씨발새끼가!!!"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들을 향해 물었다.


"너네 망령이냐?"


그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 망령이라.. 한울은 회귀한 건가?"


그 말을 하자 한울의 몸에 숫자가 써지기 시작했다.

25, 128, 482, 824, 2465, 6372, 9325.

숫자가 그를 뒤덮자 굉장히 낮은 목소리가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가만히 있어라.우리의 신관께서 물어보셨지 않느냐. 우리는 초면이니 예의를 다해야지 않겠느냐? 안그러십니까? 신관 베시시여."


그것을 보던 혜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까의 한울부터 지금의 한울까지 무엇 하나도 이해가 되는 것이 없었기에.


"이제야 말이 통하겠네. 몇번 회귀했냐?"

"그건 저희의 이데아께서 허락하셔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런 상태이시니 어쩔 수 없죠."

"그러니까 회귀했냐고?"

"그것도 같은 일입니다."

"아... 빌어먹을 정도로 한울이랑 닮았네, 너 몇번째야?"

"2번째입니다. 그리고 봉인은 저 소녀에게 주시지요."

"무슨 소녀?"

"저희 이데아의 연인입니다. 아시지요?"

"알지. 모르면 내가 베시가 아니지."


베시는 혜윰을 향해 걸어와 심장에 빛의 막으로 둘러싸인 것을 찔러넣었다.


"이게.. 뭔?"

"아기야, 놀랐니? 괜찮단다. 이건 아프진 않아. 뭐 가끔 그의 기억이 떠오르긴 할 텐데,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

"아기요?"

"그래. 아기. 넌 한참 어리니까 당연히 아기지."

"네?"

"너도 외관으로만 보는구나. 저기 쥐새끼들이 차지하고 있는 네 연인의 몸을 한번 봐봐라. 몸은 네 또랜데 정신이 썩었잖냐. 정신이."


베시는 혜윰을 아기라고 말하고서 그녀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있었다.


"걔가 너랑 사귀었다고?"

"아니요?"

"그럼 그렇지. 어떻게 걔가 너 같은 작고 귀여운 애를 만나냐?"

"그게 아니라... 걔가 찼는데요?"

"뭐?? 이렇게 작고 귀여운 애한테 감히?"


그때 주변을 더 자세히 탐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던 에즈라가 뒤에 사람들을 이끌고 왔다.


"누나~ 나 왔어."

"뒤의 사람들은 뭐야?"

"몰라? 그냥 만날 사람이 있대."


그 사람들이 베시를 지나치고 한울의 주위에 빙 둘러선 다음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제 1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그리고 한울에게서 다른 한울이 분리되었다. 그리고 떨어져 나온 한울이 말을 했다.


"반갑다. 나의 전우들이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말했다.


"제 2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3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4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5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6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7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8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9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제 10세계가 왕을 배알합니다."


"네가 1이구나?"

"예. 신관이시여. 그 이름과는 다르게 굉장히 천박하십니다."

"?"

"전우들이여 포탈전이 진행속도는?"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면 원래 하던 일을 하라. 조금 있다가 가도록 하지."

"예."


10명의 사람들은 같은 방향으로 뛰어갔다.


"2가 1을 마주합니다."

"1이 2를 마주한다."


나눠진 그들은 서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서는 다시 하나로 합쳐졌다. 합쳐진 한울의 머리가 희게 되었다.


"천박한 신관이시여 저에게 물어볼 것이 있으시면 물어보십시오. 되도록이면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천박한 신관? 그거 어디서 들었냐?"


그녀는 매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당신이지요. 우리들은 기억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러면 한울은 지금 왜 나타났냐?"

"당연히 우리들에겐 과오가 있습니다. 그에 강제로 응해진 것 뿐입니다."

"더 쉽게 말해 봐."

"이데아의 원이 있습니다."

"하... 세상이 뭐 이리 꼬였어?"

"그리고 다음 차원 전이는 이데아라고 합니다."

"이데아? 그 본질?"

"예. 본질입니다. 연인께서도 이제는 아실 겁니다."


그 말을 듣자 베시는 혜윰을 쳐다보았다. 가슴 쪽을 쳐다보더니 한번 눈을 깜박이고 혜윰의 눈을 보기 시작했다.


"쟤도 회귀자야?"

"그것도, 전과 같습니다."

"아씨, 뭐 이리 숨겨놓은 게 많아. 이 놈은. 그러면 회귀도 안 했는데 망령 가진 애들은 뭐냐?"

"회귀에서 빼낸 것이지요. 아직은 몸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망령은 우리 같은 것이 아니기에 적응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요. 쓰셨을테니 가장 잘 아실텐데요?"

"그래도 너무 길다고. 100번대에 온 거 같은데 어떻게 안착만 됐어?"

"그것도, 전과 같습니다."

"아씨.. 너 나 따라와라.. 아니 그냥 들고 가는게 편하겠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혜윰을 기절시킨 뒤 한쪽 어깨에 들쳐매고 포탈 쪽으로 향했다.


"차원동기화."


포탈이 없어지며 코느르투이의 모습이 그대로 지구에 옮겨졌다. 마을, 우물, 신전까지 모든 것이 지구에 전이되었다.

그녀는 신전쪽으로 걸어갔다.


"앤 나 따라와!"


* * *


포탈에서 나온 이들을 본 일행들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왜 저기서 사람들이 나오는 거지?'

'또 다른 괴물인가?'


그리고 한울이 나타난 것을 보자 더욱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왜... 왜.. 그지?'

'내 주군은 대체 누구지?'


그리고 '그'들이 광분하고 대화했을 때


'내 주군이 저들 중 하나라는 건가?'


그들은 혼란에 빠졌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대화한 후에 혜윰을 가져갈 때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 * *


"우리 아직 한번도 바다 가본 적 없지?"


한 남자는 시체에 말을 걸고 있었다.


"그렇다고? 알았어. 빨리 가자."


"자... 어때? 예쁘지 않아?"

"..."

"그래.. 이런 말은 네가 살아있을 때 해야 되는 건데. 이미 다른 세상에서 살아있는데 죽은 취급하는 것도 그렇다."

"..."


그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렇지?"



혜윰은 잠에서 깨었다.


'뭔가 꿈을 꾼 것 같은데...'


"너 깼구나! 그럼 너한테 뭐 좀 물어볼게."

"당신, 누구에요?"

"나? 몰라? 아까 안 말했어?"

"..."

"난 신관 베시. 네 연인의 친구야. 뭐 둘다 너보다 훨씬 오래 살아서 할머니라고 부르는 편이 옳긴 한데 신경 쓰진 말고."

"그럼 증거를 보여주세요. 뭣도 없이 함부로 믿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런 점은 한울이랑 닮았는데? 자, 여기."


그녀는 흰 옧의 긴 소매 속에서 동그란 뼈를 꺼냈다.

convérsĭo.

회귀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새겨진 뼈였다.


"이게 왜... 왜 당신한테 있는거죠?"

"아직도 안 믿었어? 네 연인의 친구라니까."

"이게... 왜... 그럼 한울이 당신한테 준 건가요?"

"그래. 너 만나면 전해달라던데. 뭐 잘못됐어?"


혜윰은 뼈 중간의 공간을 보았다. 로켓(Locket)처럼 그 뼈를 여니 안에 글이 있었다.


『 이 글은 외로운 나의 회귀자를 위한 것이다. 』


나의 사랑하는 그대여

내가 살든 죽든 그대를 사랑할 것이요

만일 내가 회귀한다면

그대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요

내가 그대를 불행하게 만든다면

그대의 기억을 지우리라

만일 내가 기억을 잃는다면

그 기억을 잃은 시간 만큼 그대에게 행복을 주리라.


― 그대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랑할 자 ―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또 다른 글귀가 쓰여 있었다.



『그대의 모습』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나 그대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네

그대는 작고 귀여우니 요정같은데

어찌 잊어버렸나

기억을 잡고 싶어도

자꾸 흩어지니

그리워하는 수밖에 없다네


― 그대를 그리워하는 자 ―


그녀는 또 공간이 있는 것을 보고 열었다.


후두두둑.


종이 여러개가 떨어졌다. 혜윰은 그것들을 주워 펼쳐보았다.

연필로 끄적거린듯한 습작들이었다.


'뭐야? 다 나잖아.'


어떤 것은 테두리밖에 없는 반면에 어떤 것은 세부묘사까지 완벽하게 된 것도 있었다.


'이건 나랑 비슷하네.'


'아.. 한울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이 뼈에 닿아 그 자국을 남겼다.


그녀는 한 습작을 펼쳐보았다.


『상상도―10,000번째』


빨리 보고 싶어. 혜윰.


―내가―


혜윰의 습작의 끄트머리를 살짝 구기며 고개를 숙였다.


"이럴거면 그냥 전에 죽어버리지. 아니면 아예 기억도 못하든가. 왜 굳이 그리워 해서.."


혜윰이 우는 것을 바라보던 베시는 앤을 조용하게 불렀다.


"네?"


앤은 혜윰을 보고 재빨리 베시를 데리고 나갔다.


"신관님 또 애기 울린 거에요?"

"아니라니까. 저번처럼 또 억측하지마.."

"저번에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넌 얼굴만 늙어서는..."

"그래서요?"

"난 안 울렸어. 내가 준 걸 보고 때 지난 연인의 구애를 느껴서 그런거지. 그리고 걔가 말한대로 그냥 잘 우는 거라고."

"그럼 울리신거잖아요?"

"아니라니까.."


그녀는 혀를 차며 신전을 나갔다.


그 뒤로 눈물자국이 선명한 혜윰이 목에 로켓을 매고 신전 앞에 서있는 앤을 보았다.


"눈물자국."


쓱쓱.


그녀는 남아있는 눈물 자국을 지웠지만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감사해요."


앤은 그녀의 감사를 이유도 모른체로 받았다.


"저는 한울 만나러 갈테니까 할아버지 만나면 말해주세요."



혜윰은 아까 그곳으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고 한울만이 있었다.


"아, 오셨군요."


그는 혜윰의 로켓을 보고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바로 그를 내보내겠습니다."


한울의 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살짝 어려진 얼굴이 되었다.


"나야. 지금은 네가 아는 그 어린 한울."


혜윰은 그를 보았다.


"..."

"이데아께서 전하신 말이 있어. 들을래?"

"응..."

" [나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나 당신은 나를 잊어주기를 바랍니다.] "

"또 잊는다니 잊지 않는다니 딱 그답네. 그러면 그에게 전해줄 수 있어?"

"그럼."


그녀는 한울에게 말을 보냈다. 그녀도 그와 같았다.


* * *


한울이 마지막이라 한 10,000번째 포탈이자 100번째 뿔의 출현.


"혜윰!"


나는 그를 보았다. 활짝 웃는 그를. 내가 버린 그를.


"잘가. 만나지 말자."


그는 나를 버렸다. 내가 했듯이. 하지만 나는 그처럼 되지 않는다. 이제 그와의 추억은 그만이 갖고 있는 것이기에.


내가 이것을 기억하는 것은 언제가 될까.


그가 죽었을 때일까?

아니면 그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일까?


지금 나는 행복하다. 그가 원한대로. 하지만 나는 무언가 잊은 것만 같다. 옆에서 자꾸 소리가 앵앵거린다.


")(&__"


나는 애써 그것들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나와 나의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마주하고 있는 다른 하나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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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길잡이(2) 25.01.30 15 1 15쪽
43 길잡이(1) 25.01.09 14 1 13쪽
42 태자(8) 24.12.16 13 1 13쪽
41 태자(7) 24.12.02 14 1 13쪽
40 태자(6) 24.11.28 15 1 12쪽
39 태자(5) 24.11.22 16 1 13쪽
38 태자(4) 24.11.15 20 1 12쪽
37 태자(3) 24.11.09 19 1 12쪽
36 태자(2) 24.11.03 16 1 12쪽
35 태자(1) 24.11.01 18 1 13쪽
34 대필된 역사(3) 24.08.04 26 1 13쪽
33 대필된 역사(2) 24.06.25 22 1 13쪽
32 대필된 역사(1) 24.06.16 27 1 13쪽
31 태초신화(6) 24.06.07 23 1 12쪽
30 태초신화(5) 24.06.06 22 1 13쪽
29 태초신화(4) 24.06.05 25 1 13쪽
28 태초신화(3) 24.06.04 23 1 12쪽
27 Chopepry(3) 24.06.03 26 1 13쪽
26 Chopepry(2) 24.06.02 25 1 13쪽
25 Chopepry(1) 24.06.01 25 1 13쪽
24 태초신화(2) 24.04.11 27 1 12쪽
23 태초신화(1) 24.04.07 28 1 13쪽
22 용사(3) 24.04.04 29 1 12쪽
21 길드(5) & 용사(2) 24.03.27 34 1 12쪽
20 길드(4) 24.03.23 27 1 13쪽
19 실험체(3) & 용사(1) 24.03.15 22 1 13쪽
18 실험체(2) 24.03.12 23 1 12쪽
17 길드(3) & 실험체(1) 24.03.09 26 1 12쪽
16 길드(2) 24.03.06 2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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