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해서 너를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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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enet
작품등록일 :
2023.11.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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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3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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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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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신화(4)

DUMMY

"저기... 이거 쓰실래요?"

에즈라는 앤드리아에게 한 물건을 내밀었다.

그 물건은 원기둥 모양으로 옆면에 직사각형의 틈이 있었다. 마치 그 틈 속에서 물이 나올것만 같은.

"네? 이게 뭔데요?"

그녀는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잠시 팔을 버둥거리며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음...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거랄까요?"

그렇게 말한 그는 제 주인에게 치대는 강아지처럼 웃은 뒤에 한 주문을 욌다.

"씻어라!"

그러자 그 틈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에푸푸푸! 으... 이게 아닌데..."

그녀가 그를 보자 그는 홀딱 젖어 있었다. 마치 비를 맞은 강아지처럼.

그는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다시 주문을 욌다. 이번엔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며.

"빨아들여라!"

그의 머리를 적신 물과 옷을 더럽힌 먼지들이 떠올랐다. 그런 다음, 그 틈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후에 그녀의 눈과 똑같은 색의 머리를 정돈한 뒤 그는 그녀에게 그 마구를 내밀었다.

"자, 보셨죠? 더러운 걸 깨끗하게 해주는 마구에요. 지금 옷이 피하고 흙 때문에 더러워져 있어서요. 여기요!"

그는 그 마구를 그녀의 손에 올리고 두 손으로 포개었다. 그녀는 이윽고 그것을 들어 주문을 외었고 자신의 옷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았다.

"고마워요. 여기요. 잘 썼어요."

"괜찮아요. 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있어서 하나쯤은 없어도 딱히 별 문제는 없거든요."

"혹시 짬처리?"

"아니, 아니에요! 이건 그러니까... 저 때문에 마물하고 싸웠으니까 그런거에요. 진짜로요. 짬처리가 아니라!"

그녀는 그를 보며 잠시 웃었다.

"알겠어요. 알겠어. 그럼 잘 받을게요."

그녀는 그 마구를 주머니에 넣으며 그에게 웃어주었다. 그러자 그 답례로 그는 더욱 더 해맑은 미소를 그녀에게 지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미소를 보고 느꼈다. 그가 하늘을 품고 있는 정오의 태양같다고.

"그리고 있죠. 저기 저 검은 머리."

에즈라는 기사를 가리켰다.

"네. 왜요?"

"제 스승님이거든요? 사실 거의 부려먹히고 있는 거라 스승님이라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에즈라는 기사가 듣지 못하게 더욱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아주 꽉 막혔어요. 예전 사람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아주 꽉 막혔어요. 아주 꽉."

에즈라는 기사 쪽을 바라본 뒤 얼굴을 좌우로 흔들고 다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근데 분명 저 인간은 죽었다고 했거든요? 근데 어떻게 지금 살아있는 걸까요?"

"네?"

그녀는 의아해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죽었다.' 는 것이 될 수 없었다. '살고 있음.' 이면 몰라도.

"요정은 숲하고 관련되어 있으니까 육체는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으, 모르겠다! 그러면 혹시 이렇게 꽉 막힌 분을 알고 계세요?"

"음... 한 명 알고 있죠. 전 줄곧 늙은이라고 부르긴 하는데, 혹시 지금 이것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왜요?"

"지금 당신의 스승님처럼요."

에즈라는 두려운 마음으로 앞쪽을 보았다. 그러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검은 머리의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는 에즈라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주 괴롭고 무서운 미래가 상상되는.

"힉! 저기 혹시 제가 소식이 업다며어언―

"잠시 데려가마."

에즈라는 그에게 한쪽 귀를 잡히며 끌려갔고 요정은 그녀에게 잠시 양해를 구했다.

그런 뒤, 낮이 길게 흘렀다.


* * *


"다 준비됐니?"

"네!"

베시가 내게 대답했다. 그런 다음 소녀는 가방을 메고 문 앞에 섰다.

나는 그 아이를 본 뒤, 앞으로 걸어나가 문을 열고 여관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내 뒤로 베시가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자, 손을 잡으렴."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내 손 위에 작은 손이 포개졌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우리가 갈 곳이 어딘지 알고 있지?"

"네! 게기네네니르에요!"

베시는 해맑게 말했다.

'분명 이렇게 기쁘진 않겠지. 예전의 나처럼... 아니야. 내가 뭔 상관이라고. 어차피 나도 얘를 이기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그런거잖아?'

"그래. 가자."

나와 그 아이는 손을 잡고 엔워의 중심부, 마니에서 벗어났다. 해가 질 때까지 걸으니 엔워 서부의 국토 20%를 차지하는 서부 산맥에 도착했다.

베시를 살펴보니 약간 힘들어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물을 챙겨주고 산들의 집회에 발을 내디뎠다.

주변을 살펴보니 일단 사람은 없었다. 일단은.

"후... 바킬리렌르는 아예 안되고. 엔워도 곧 안될테고. 구겔르스트는 마찬가지일테니 이제 게기네네니르밖에 안 남았네. 동방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나는 곧이어 천막을 세웠다.

그 다음에 베시를 불러 그 안에서 자게 했다.

'아까 피곤해 했으니까 이젠 괜찮겠지.'

나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검집에서 검을 빼어냈다.

그러자 곧게 솟은 검신이 드러났다. 그 검신은 이가 매우 나가 있었다. 그리고 날 주위주위에 검은 찌꺼기가 붙어있어 둔기로밖에 쓸 수 없었다.

찌익. 찌이익.

나는 그것들을 잡고 뜯어냈다.

"하... 이건 언제까지 뜯어내야할까..."

그런 다음에도 또 뜯어내었다. 그런 후에 다시 검을 보았다. 아직도 그대로였다.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계속 검에서 그 검은 찌꺼기를 떼어내었다.

찌익. 찌이익. 바스락.

"어?"

나는 바로 일어서 검을 고쳐 잡았다. 그런 뒤 숨을 죽이고 귀를 열었다.

"..."

바스락.

"..."

"저기.... 표적..."

표적? 나를 잡으러 온 사람들인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엔워랑 바킬리가 얼마나 사이가 안 좋은데. 그래도 찾아올 수 있어. "공주를 상처 입힌 자를 심판하러 왔다."고 하면 허락해준 적이 몇번 있었으니.

"저기 있군. 빨리 쫓아라."

"나한테 왜 그런 명령을 내리는가? 너나 다가가게."

"뭔 소리. 그 말을 전하는 것은 너의 역할이지. 내 역할은 따로 정해진 바, 너와는 상관이 없으나 내가 특별히! 동행해준다 했었을텐데."

"하... 진짜 늙더니 이해력이 떨어졌는가? 그 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셨을 적에 너에게 먼저 사명을 부여하신즉, 네가 처음으로 말을 걸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럴거면 같이 가세. 나 혼자만으로는 저 자를 안정시킬 수 없어. 알지 않는가? 저 자는 그 분의 일부이니."

"그럼 가도록 하지. 네가 그렇게 애원하니 말이야."

"뭔 소리! 그건 내가 할 말일세."

"일단 그런 소리는 전할 말을 끝나고 해야될 것 같군. 벌써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그래. 일단 가지. 그런데 눈이 삐었느냐? 아무리 봐도 공격하는 것인데."

그렇게 대화하는 둘을 바라보며 그들 쪽으로 달려갔다. 한쪽은 할버드를 들고 있었고 다른 쪽은 사슬을 가지고 있었다.

쉬이익.

사슬이 내게로 휘감겨 왔다.

깡!

나는 검으로 사슬의 한 부분을 내려쳤다. 그러자 사슬이 검을 휘감았다. 그런 뒤 검을 뒤로 잡아당겼다.

"으헉! 벌써 이 정도일거라곤 말하지 않았나!"

"내가 말했지 않던가. 이제 한 꺼풀 벗었다고. 그래서 당분간은 육체가 오러를 따른다고도."

"안 말했다. 이 난쟁아."

"그래. 그럼 나 먼저 가지."

사슬을 붙잡아두고 있는 사이 키가 내 허리쯤 되는 남자가 내 옆으로 다가와 할버드를 내려쳤다. 나는 검을 옆으로 옮겨 사슬과 할바드를 맞대었으나 사슬이 두 갈래로 갈라지며 허벅지에 피의 실을 남겼다.

"크윽!"

나는 뒤로 물러서 검을 확인했다. 검이 사슬에 묶여 제대로 자를 수 없었다. 전에도 그랬지만.

깡!

다시 할버드가 부딪혀 왔다.

촤르륵.

그리고 옆에서는 사슬이 날아왔다. 나는 손을 내밀어 사슬 끝을 잡고 오러를 불어넣었다.

"으헉! 이봐 난쟁이! 마법! 마법!"

"싫다.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땅꼬마가..."

사슬을 잡고 있던 사내는 단검을 꺼내들어 사슬을 끊었다. 그러자 몸이 뒤로 기울었고 위에서는 할버드가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깡!

검의 사슬과 할버드가 부딪히며 사슬이 떨어지고 몸에 떨어졌다. 왼손으로 사슬을 집고 오러로 몸을 지탱했다.

쒸이익.

오른쪽에서 단검이 날라왔다. 부러진 사슬 한 쪽을 던져 막고 팔에 오러를 불어넣어 할버드를 밀어내었다.

"왜 저를 공격하시는 겁니까?"

나는 그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놀란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마치 그런 질문을 할 줄 몰랐다는 듯이.

"당연히 네가 검을 들었기 때문이 아니지 않느냐! 그것이 우리에 대한 공격의사임을 너도 모르지는 않을텐데!"

"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저를 표적이니 뭐니 하면서 쫓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소리! 그건 표적의 나침반이라는 소리였네! 고대의 유물을 모르나?"

나는 그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 사람들은 나를 잡으러 온 사람들이 아닌건가?'

"자, 다들 오해가 있는 것 같군."

사슬의 사내가 그들을 중재하며 말을 시작했다.

"솔직히 우리가 자네를 쫓았다고 생각이 들 법은 하네. 저치 얼굴이 얼마나 험악한가. 그런데 우리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전해 줄 필요가 있어 온 것 뿐이네."

"데로스타이이십니까?"

"데로스타이라... 아마도 우린 아닌 것 같네. 굳이 말하자면 조력자정도 되겠지."

나는 그것을 듣고 안심했다. 저들은 확실히 바킬리에서 보낸 히눕스가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데로스타이를 알고 계신다면 저도 의심할 수는 없겠죠. 죄송합니다. 일단 먼저 두분을 확인했어야 하는 건데요."

"아니라네. 그대가 쫓기고 있기에 그런 반응은 당연하겠지. 그러나 저 난쟁이는... 음, 원래 저러네."

그와 내가 그쪽을 쳐다보았다. 그러니 키가 베시와 비슷한 그는 할버드의 끝을 땅에 몇번 치더니 소리쳤다.

"원래 검을 들이밀었으면 승패는 내야하는 법!"

"저 난쟁이는 무시하고 일단 내 소개부터 받게. 나는 1,000대 크호페프라이 흘렙(Hlep)이라네. 도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

흘렙은 그렇게 말하고 난쟁이를 가리켰다.

"저 난쟁이―요정과 난쟁이의 그 난쟁이 맞네.―는 발음하기 어렵지만 니로(Niro)라네. 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

"무슨 소리인겐가! 나는 나이래네!"

"그건 '철' 들이 마구 꼬아서 부르는 것이지 않는가. 그리고 그 분께서 너를 무어라고 부르셨느냐? 니로가 아니었더냐?"

"그래. 니로였지. 하지만 그 이름은 그분께서만이 부르는 이름! 다른 자가 부르는 것은 허용하지 못한다! 그러니 너와도 결투다!"

그를 지켜본 흘렙이 한숨을 쉬고 나를 보았다.

"원래 저렇게 무모한 면이 많네. 저치의 일족의 태반은 저렇지 않으니 성급하게 일반화를 저지르지는 말아주게. 내가 저치때문에 오해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네. 그럴게요."

"지금 뭐라고 지껄이고 있는겐가!!"

그들의 대화를 보며 니로가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베시가 깰 정도였다.

"으... 음음... 게네레브?"

"잠시만요!"

나는 그들의 사이를 비집고 뛰어 그녀 앞으로 갔다.

"깼어?"

"응. 근데 하암~ 다시 자도 돼?"

"괜찮아. 아직 1시간도 안 지났거든. 그래서 조금 많이 더 자도 돼."

"응. 알겠어. 그러면 내일 만나자~."

"그래."

나는 아까 세운 천막에서 그녀가 자는 것을 확인하고 몇분 쯤 뒤에 그들 쪽으로 나아갔다.

"하... 니로! 좀 조용히 좀 하십시오!"

나는 작게 소리쳤다. 그 말을 듣자 니로는 꽤 당황한 듯 했다.

"아이가 있었나? 그럴 나이긴 한데 말이야."

"아니요. 없습니다. 그냥 데리고 다니는 아이일 뿐입니다."

"보니 꽤 정성스럽던데."

"아니요. 그저 이용하기 위해 데리고 있는 것일뿐입니다."

그 때 갑자기 흘렙이 끼어들었다.

"자, 진정하게, 진정해. 니로가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가 아버지이기 때문이지 어떤 다른 이유도 아니라네. 그리고 니로! 보고서 좀 제대로 읽게!"

그는 니로에게 얼굴을 돌려 충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 중 반이 그를 까내리는 것이긴 했지만 그는 그것을 잘 경청했다. 전과 다르게.

"마지막으로 니로! 결투는 없는 것으로 하세. 둘 다 잘못한 것이 있으니 말이야. 일단 머리를 식히고 다음 날에 만나도록 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네. 그러죠."

"그래. 그럼 다음날에 만나지."

나와 그둘은 인사를 한 뒤 나는 내 천막 속으로 들어갔고, 그들은 그들의 천막을 세워 그 속에서 잤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니로를 만났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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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길잡이(2) 25.01.30 14 1 15쪽
43 길잡이(1) 25.01.09 13 1 13쪽
42 태자(8) 24.12.16 12 1 13쪽
41 태자(7) 24.12.02 13 1 13쪽
40 태자(6) 24.11.28 14 1 12쪽
39 태자(5) 24.11.22 15 1 13쪽
38 태자(4) 24.11.15 19 1 12쪽
37 태자(3) 24.11.09 18 1 12쪽
36 태자(2) 24.11.03 15 1 12쪽
35 태자(1) 24.11.01 17 1 13쪽
34 대필된 역사(3) 24.08.04 25 1 13쪽
33 대필된 역사(2) 24.06.25 21 1 13쪽
32 대필된 역사(1) 24.06.16 26 1 13쪽
31 태초신화(6) 24.06.07 22 1 12쪽
30 태초신화(5) 24.06.06 21 1 13쪽
» 태초신화(4) 24.06.05 23 1 13쪽
28 태초신화(3) 24.06.04 22 1 12쪽
27 Chopepry(3) 24.06.03 25 1 13쪽
26 Chopepry(2) 24.06.02 24 1 13쪽
25 Chopepry(1) 24.06.01 24 1 13쪽
24 태초신화(2) 24.04.11 26 1 12쪽
23 태초신화(1) 24.04.07 27 1 13쪽
22 용사(3) 24.04.04 27 1 12쪽
21 길드(5) & 용사(2) 24.03.27 33 1 12쪽
20 길드(4) 24.03.23 26 1 13쪽
19 실험체(3) & 용사(1) 24.03.15 21 1 13쪽
18 실험체(2) 24.03.12 22 1 12쪽
17 길드(3) & 실험체(1) 24.03.09 25 1 12쪽
16 길드(2) 24.03.06 2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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