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해서 너를 살리겠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Lemenet
작품등록일 :
2023.11.05 19:55
최근연재일 :
2025.01.30 02:26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480
추천수 :
48
글자수 :
250,208

작성
24.06.06 00:00
조회
22
추천
1
글자
13쪽

태초신화(5)

DUMMY

다음날, 나는 니로를 만났다.

그리고 그는 나를 보고 잠시 후에 사과를 했다. 그의 사과를 받은 나도 곧이어 사과했다.

왜냐하고 묻는다면 나도 잘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소리치고 난 후, 나는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었다. 그리고 너무 내 주장만 중요시했다.

분명 그때, 그와 조금 더 상냥하게 얘기를 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난 그러지 않았다.

혹시나 그녀가 괴롭지는 않을까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건 변명이고 핑계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왜인지 그것이 중요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가 과거의 나와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예전에 보육원에서 살 적에, 자다가 깨는 것이 싫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그 사람 때문이었다.

"빨리빨리 일어나 이 새끼들아!"

그 때의 원장은 이렇게 소리치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빨리 일어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훈육이라는 이름 하에 채찍질을 받았으니까.

"내가 일어나라고 했지! 이 새끼가!"

또 누군가가 안 일어나 있었다. 원장은 그를 탁상에 올려놓은 다음 채찍을 그에게 쳤다.

찰싹! 찰싹!

아이의 등과 엉덩이가 점점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그 아이의 입 속에서 마지막 숨이 빠져나왔다.

"뭐야?"

찰싹! 찰싹!

그 원장은 그를 더 때렸고 그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한번 목덜미를 잡고 들었다.

툭. 투둑.

그러자 배설물과 핏덩이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윽! 더러워!"

원장은 그 아이를 땅에 내팽겨쳤다.

"역시 더러운 것들은 더러운 짓을 꼭 한다니깐. 그래서 내가 이렇게 은혜를 베풀어주는데 어디서 더러운 걸 내밀고 있어!"

원장은 죽은 그 아이를 보고 욕설을 내뱉은 뒤 우리들에게 소리쳤다.

"쟤 치워놓고 여기 좀 냄새 안 나게 해! 점심 때 까지 시간 준다! 빨리 움직여!"

그런 뒤 보육원을 나가 도박장에 갔다.

원장이 나간 후 우리는 죽은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계속 있었다. 분명 저 아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텐데도.

몇 시간이 지난 후, 우리 중에서 한 여자아이가 그에게 다가갔다.

"왜 이렇게 먼저 갔어... 우리 같이 밖에서 결혼한 다음에 오래오래 살고 같이 죽기로 했잖아... 약속했잖아. 근데 왜 눈을 안 떠줘? 내가 여기 있잖아. 제발 나를 봐줘..."

그녀는 그를 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대로 그는 가만히 있었다.

뚝. 뚝.

눈물이 떨어졌다. 이윽고 그녀의 세상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얘들아. 가자."

그녀는 비관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에 애써 흐르는 눈물을 죽은 아이의 피가 닿은 손으로 닦았다. 그런 후에 우리는 그녀와 같이 그를 운반했다.

투둑. 툭.

그 아이의 배설물과 핏덩이가 계속 떨어졌다. 냄새가 났다. 더러웠다. 딱딱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씨앗으로 불렀다.

"얘들아, 파자."

우리가 뒷산에 도착하자 그녀가 말했다.

""그래.""

우리는 그에 대답하고 동그랗게 모여 씨앗을 심을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 뒤에 우리는 겨우내 언 땅을 손가락으로 팠다.

피가 났다. 아팠다.

그래도 했다. 안 하면 씨앗이 되니까. 나무가 되지도 않는, 발아하여 클 가능성이 없는 씨앗이 되기는 싫으니까.

그러자 피로 얼룩진 그 아이만의 안식처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그 아이를 그곳에 눕혔다.

"나도 들어가도 되지?"

그녀가 우리에게 말했다. 그 대답으로 우리는 언제나와 같이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그래. 그러면 나중에 보자."

그녀는 그를 안치한 그곳 옆에 그를 껴안으며 누웠고 우리는 그들을 파낸 흙으로 덮었다.

"있지. 지금 입하고 눈하고 다 헤진 옷 속에 흙이 들어가고 있어. 나 이제 진짜로 흙이 되가는 거야. 그러니까 씨앗인 너가 잘 클 수 있게 내가 양분을 줄게."

그녀는 흙 때문에 잘 지어지지 않는 웃음을 겨우 짓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죽을 때는 같지 않았으니까 우리가 하나 되면 딱 기다리고 있어. 내가 천국에서 너랑 놀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그 아이의 옆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그녀도 씨앗이 되버린 것이다.

"얘들아, 가자."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나를 따라서 보육원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가 보육원에 들어간 다음 한 일은 피와 배설물을 치우는 것이었다.

우리는 밖에서 눈을 한가득 가지고 와 배설물과 피를 묻히고 바깥에다가 버렸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나자, 바닥엔 물기만이 남았다.

털썩.

우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눈꺼풀이 내려오는 것을 느끼며 벽에 기댔다. 그러나 춥다고 껴안고 있지는 않았다. 또 그랬다간 죽을 것이 뻔하니.

"뭐 하는거야! 빨리빨리 안 일어나!"

우리는 선잠도 자지 못하고 깨어났다.

"네 까짓것들에게 주기에는 사치스러운 것이지만 내가 은혜를 베푼다 생각하고 먹어라."

원장은 우리에게 나무껍질을 주었다. 우리는 감사히 그것을 받고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은혜를 베푸시는 원장님." 이라고.

그 말을 듣자 원장은 다시 밖으로 나갔다.

쯉쯉.

우리는 그 나무껍질을 빨았다. 그런 다음에 끝 부분을 약간 씹었다.

맛있었다. 말 그대로 맛이 있었다.

그것 빼고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으나 우리는 계속 먹었다. 이것은 즐기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살려고 먹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그것을 다 먹고 나자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아니,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왜 이러하지? 돈은 제대로 보내줬을텐데 이리 열악하다니."

"예? 돈이요? 저는 받은 적이 없습니다."

"뭔 소리. 도박을 해서 다 써버린 것이 아니던가. 히눕스들이여 이 자를 잡아다가 사형장에 달아놓게."

""예!""

그런 소리가 들린 다음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는 외쳤다.

"위선자."

"남은 히눕스들이여 이 아이들을 치료소로 옮기게나."

""예!""

그가 말하자 히눕스들이 우리들을 옮겨 갔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위선자야. 우리를 이 곳에 보냈으면 제대로 돌봐야지. 그리고 우리가 귀족학살을 원한댔어? 우리는 그런 거 원한 적이 없어. 그저 가족과 같이 사는 걸 바랐을 뿐이지. 그런데 네가 귀족학살을 지시해서 다 죽어버렸어."

나는 그 말을 한 뒤에 목에 힘을 더 주어 말했다.

"다 너 때문이야. 아무리 원장이 돈을 가로챘더라도, 당신이 바빴더라도 당신은 우리에게 신경써야 했어.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때? 당신이 데려온 애들 100명 중 91명이 죽었지. 그래서 9명이 남아있어. 단 9명밖에 안 남았어. 9명밖에!"

난 목이 터지도록 말했다.

"당신은 왕이 아니라 살인귀야. 귀족학살을 하면서 귀족부모는 죽이고 아이들은 이딴 보육원에다 버려놨겠지? 그런 다음 이제야 귀족학살이 끝났다면서 위로하는 척 하겠지. 그럼 그들한테는 구원자로 추대받을 수 있을거야. 근데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위선자로 볼거야."

이제 내 목은 완전히 쉬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한테 왕은 필요없어. 우리는 우리만의 나라를 만들어서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거야! 그러니 너는 그 제물로써 머리는 처형대에 걸고 몸은 창녀들한테 주고 내장은 이리하고 늑대들한테 줄거야!"

그런 다음 내 목에서는 사람의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짐승처럼 악을 썼다.

"그러니까 빨리 나가!! 이 위선자 새끼야!!"

그 말을 하자 내 목 쪽으로 손날이 다가와 강타했고 나는 곧이어 잠들었다.

이 잠이 내 인생 중에서 가장 기분 좋은 잠이었다.


이런 내 과거를 돌아보며 깨달은 것은 부모가 없는 아이는 잘 돌봐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 아이를 보면 보육원에서 잠을 잘 못자고 먹을 것도 제대로 된게 아닌 시절이 생각났다.

그러니까 난 이 아이를 그저 이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행복해야 되니까, 그러니까 그런 것이다.


* * *


니로와 내가 사과한 후 베시가 깼다.

그녀를 보자 흘렙은 내게 그녀가 깼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우리는 천막을 정리했다.

"가자!"

그리고 우리는 서부산맥을 타기 시작했다.

"저기 게네레브,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일단은 게기네네니르죠."

"그래. 그 다음은?"

"동방입니다."

"거기서 무엇을 하려고?"

"그들중 일부를 데리고 오려고 합니다. 원래 쪽수가 많을 수록 혁명은 쉬워져서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고?"

"네. 일단은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품에서 동그란 마구를 꺼냈다.

"흩트려라."

―이상 없음.

"그게 뭔가?"

니로가 내게 물었다.

"이건 주변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요즘에 포탈이 갑자기 생겨서 다들 하나씩은 들고 다니더군요."

"포탈이?"

"네."

"흘렙. 그렇다면 예언이 다가온 것 아닌가?"

흘렙은 잠시 고심하다 대답했다.

"아니, 아직은. 한 1년 정도 남았네."

―위험! 위험! 포탈 발생! 포탈 발생!

"다들 준비하세요! 베시, 너는 잠깐만 뒤로 돌고 있어."

"응. 알겠어."

나는 그녀가 뒤를 보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앞을 보았다.

따각. 따각.

거대 거미의 다리가 땅에 닿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따각따각. 쉬익.

그런 다음 거미줄을 내뱉었다.

"흘렙! 단검을 던지거라!"

"내가 왜 그래야 하는가!"

흘렙은 단검을 던졌다. 그러자 거미줄이 단검을 감쌌으나 그를 뚫고 솟아나가 거미의 한 눈을 꿰뚫었다.

키이익!

"게네레브. 검을 꺼내 보아라."

나는 검을 꺼내서 니로에게 보여 주었다.

"쯧. 벌써 이런 것이 나온 단 말이더냐."

그는 내 검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검에서 허물이 벗겨졌고 검은 찌꺼기가 다 사라졌다.

"이게 무슨?"

나는 전과 같이 돌아간 검을 보고 놀랐다.

"게네레브. 이건 우리 일족의 능력이지. 지금 설명하기는 더 어려우니 일단 죽이고 이야기 하지."

그는 앞으로 뛰어갔다. 그런 다음 할버드를 들고 높이 뛰어 눈 두개를 베었다. 그리고 그를 본 나도 달려갔다.

촷! 촤! 촷! 촷!

거미줄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왔고 나는 그것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거미의 배 밑으로 갔다.

"흡!"

나는 다리에 오러를 불어넣고 뛰었다. 그러자 그것의 배가 내 눈앞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것을 찔러 갈랐다.

키에에엑!

거미가 비명을 질렀고 내 머리에는 녹색 피가 떨어졌다.

"흐아아압!"

니로가 소리를 지르며 할버드를 거미의 머리에 박았다. 그러자 그 좌우로 녹색 피가 솟아올랐다. 그 뒤로 사슬이 날라와 거미의 여덟다리를 묶고 넘어뜨렸다.

"게네레브!"

흘렙이 나를 보며 소리쳤다.

나는 듣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머리가슴과 배가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잘랐다.

찌이익! 촤아악!

그러자 그 속에서 녹색 피와 흑적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제기랄! 그 다음 단계인 줄 알았더니만."

니로는 그렇게 뇌까리고는 내게 소리쳤다.

"그 아이를 보호해라!"

나는 바로 베시를 향해 뛰어가 그녀를 감쌌다.

"게네레브?"

"응, 잠깐만."

툭. 투둑.

마치 비와 같이 흑적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내 등에 떨어졌다.

"윽..."

그리고 잠시 후 비가 그쳤다.

"수복해라."

나는 마구를 사용한 후 뒤를 돌아보았다.

니로는 할버드를 사용해 흑적을 막아냈고 흘렙은 사슬을 둥글게 모아 막아냈다.

"다들 괜찮으세요?"

"그래. 괜찮다."

"나도 괜찮다."

나는 그들을 보았다. 흑적의 비 때문에 살이 드러나 있었다.

"수복하라."

나는 주문을 외 그들의 살과 옷을 그대로 돌렸다.

"이런 것도 할 수 있군."

"그런데 위험하지 않은가? 이렇게 막 마구를 쓰는 것 말이네."

"괜찮아요. 이 산맥에는 마구가 잔뜩 묻혀 있어서 마구 하나 쓰는 걸론 안 들켜요. 마물 때문에 들킬지라도."

"그럼 위험한 것이 아닌가!"

"예. 그래서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하죠. 자, 가자 베시."

나는 베시를 안아 들어올렸다. 그런 뒤 니로와 흘렙과 함께 뛰었다.

그리고 며칠 뒤, 우리는 배를 만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해서 너를 살리겠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회귀해서 모든 사람을 살리겠다 제목 변경 24.06.05 33 0 -
44 길잡이(2) 25.01.30 15 1 15쪽
43 길잡이(1) 25.01.09 14 1 13쪽
42 태자(8) 24.12.16 13 1 13쪽
41 태자(7) 24.12.02 14 1 13쪽
40 태자(6) 24.11.28 15 1 12쪽
39 태자(5) 24.11.22 16 1 13쪽
38 태자(4) 24.11.15 20 1 12쪽
37 태자(3) 24.11.09 19 1 12쪽
36 태자(2) 24.11.03 16 1 12쪽
35 태자(1) 24.11.01 18 1 13쪽
34 대필된 역사(3) 24.08.04 26 1 13쪽
33 대필된 역사(2) 24.06.25 22 1 13쪽
32 대필된 역사(1) 24.06.16 27 1 13쪽
31 태초신화(6) 24.06.07 23 1 12쪽
» 태초신화(5) 24.06.06 23 1 13쪽
29 태초신화(4) 24.06.05 25 1 13쪽
28 태초신화(3) 24.06.04 23 1 12쪽
27 Chopepry(3) 24.06.03 26 1 13쪽
26 Chopepry(2) 24.06.02 26 1 13쪽
25 Chopepry(1) 24.06.01 25 1 13쪽
24 태초신화(2) 24.04.11 27 1 12쪽
23 태초신화(1) 24.04.07 28 1 13쪽
22 용사(3) 24.04.04 29 1 12쪽
21 길드(5) & 용사(2) 24.03.27 34 1 12쪽
20 길드(4) 24.03.23 27 1 13쪽
19 실험체(3) & 용사(1) 24.03.15 22 1 13쪽
18 실험체(2) 24.03.12 23 1 12쪽
17 길드(3) & 실험체(1) 24.03.09 26 1 12쪽
16 길드(2) 24.03.06 29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