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멸의 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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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iss
그림/삽화
LucKiss
작품등록일 :
2023.12.15 21:38
최근연재일 :
2024.11.06 23:53
연재수 :
1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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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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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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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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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第 71 話

DUMMY

“천검!!”

“천검, 비류다!!”


운을 호위하며 말을 달리는,

사병의 무리 말미에서!


두려움이 겹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단한 병사들 사이에서도,

그 이름만 들어도, 겁에 질리는 이들이 많았다.


‘천검(天劍)!’


그 이름마저 경이로워!


감히, 지상의 난다긴다하는 칼꾼들 조차,

대적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하늘이 내린 칼!


하지만,

그동안, 운은 이상하게도!


왕의 최측근 호위라는, 이 ‘비류’라는 인물을,

실제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아무리, 명목상 그림자 호위라!


눈에 안 보이는 게 정상이고,

보통, 천장 위에서 서식하고 있다지만!


적염은, 왕이 손수 통성명까지 시켜주며,

얼굴을 익히게 했으면서!


정작, 그와 가장 가까이에 있을 이는,

그 옷깃 한 자락을 볼 수가 없었다.


‘그 귀한 얼굴을, 이리 보게 되는구나!’


운은,

공포스럽도록 가까이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다그닥! 다다다닥!’

‘챙~! 챙~!’


어느새, 사병들의 말미를 따라잡은 비류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그저 전면을 주시할 뿐이었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던 운과,

그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과연, 눈빛만으로 목을 벤다던,

그 높은 명성 그대로!


비류를 본 운은, 뿜어져 나오는 위력에,

금세,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어쩌면?


그가 처음 한을 보았을 때, 느꼈었던,

지독한 위압감 가득했던!


그 강렬한 눈빛과도 비슷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서늘한 표정만은, 둘이 닮았다는 생각 끝에,

운은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바로, 포구의 문 앞이었다.


한산하다 못해,

텅텅 비어 있는 포구 안, 단 하나의 배에!


돛이 올라가고 있었다.



***



“헉!! 이게 맞아?!”


닻을 올리고, 돛까지 펴며,

온몸에서 육수를 뽑아내고 있던 간담이!


뚝뚝! 흘러 떨어지는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털썩 주저앉았다.


“아, 그러게!”

“일꾼들은 왜 죄다 그 모양으로 만들어서는!”


“아~휴!!”


진가 또한, 후회가 막심하다는 표정으로,

상처를 감싼 손수건에, 땀을 닦았다.


“거, 같이 팼으면서!!”


팰 땐, 무아지경으로 함께 패더니!


결과적으로,

이렇듯 불편한 일을 마주하게 되니!


그 탓은 모조리,

늘 그렇듯! 서늘의 몫이었다.


숨소리, 발소리까지 죽이며,

몰래, 선체를 둘러보던 진가와 간담의 뒤에서!


그가, 물론!


‘퍽! 퍽! 퍽!’ 경쾌한 소리를 내며,

먼저 패기 시작한 건, 맞지만 말이다.


“어어?! 뭐가 시끄러운데?”


아직 지치지 않은, 힘 좋은 서늘은,

홀로 닻을 지지하며, 귀를 움직였다.


“뭐? 닥치고 일이나 하라고?”


진가가, 눈을 번뜩이며,

재빨리, 자리에서 툭 털고 일어났다.


몸이 힘들어 신경이 예민해진데다,

마음까지 급한 김에!


그저 귀에 들리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서늘의 말을,

다분히, 왜곡해서 듣고는!


애꿎은 그에게, 살기를 날리며 말이다.


하지만, 번뜩 든 생각으로,

배를 빨리 움직여야겠기에, 그러했다.


어딘가에서 홀로 울고 있을지 모를,

야살이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진가는,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며!


다시금, 서늘에 힘을 보태,

기어이, 돛을 완전히 펴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그때!


‘슈~우~웅!’


하늘에서, 또 하나의 신호탄이 터졌다.



***



비류의 뒤를 따르던 적염이!


미리 사냥터로 보내버렸던,

적염단을 다시 소환하는 신호였다.


적염과 적윤은, 두 손이 그대로 묶인 채,

비류의 뒤를 쫓아, 말을 달리고 있었고!


셋째, 적현 또한, 두 손이 그대로 묶인 채,

한을 호위하며, 따라오고 있었다.


도대체!


이 물소 가죽을 세 번 꼬아 만든 밧줄에,

무슨 비밀이 있기에!


이렇듯, 내공이 훌륭한 이들도,

쉽사리 끊어내지 못하는 것인가 했더니!


적염이, 그 안에, 담금질을 꽤 잘한,

쇠심줄을 박아놓았던 것이었다.


대관절, 어떻게!?

언제나? 풀 수 있으려나?!


하지만, 그녀들의 두 손이 묶인 것은,

칼을 잡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조금 불편할 뿐!


“이럇!!”


비류가 말을 박차,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포구로 가는 길목에 매복해 있던,

정도 家의 사병들이!


일제히 나와, 그 길을 막아섰다.


때문에, 운을 태운 말과 일진의 호위들은,

배를 향해 순조롭게 내달릴 수 있었다.


모두, 정도 겸의 지략 덕이었다.


틀림없이, 그들의 뒤를 쫓을 이들을 위한,

이중 삼중의 덫이었다.


시간을 끌어, 운을 배에 태운 후에!


일제히, 항복을 한다면,

적어도, 목숨만은 부지할 수 있으리라!


가족과 기반이, 모두 이곳에 있어!


조아국을 떠날 수 없는 사병들이,

자처한 일들이었다.


이들은, 창끝을 높이 세우고,

그물처럼 촘촘하게 몸과 몸을 엮어!


길을 막아서며,

비류와 적염들을 포위해 왔다.


이대로 뛰어넘다가는,

그 창끝에, 말이 다칠 일이었기에!


비류는, 점차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는,

정빈의 뒷모습을 눈으로만 좇을 뿐이었다.


‘휘휘휙! 슈우웅!’


그때, 석궁으로 쏘아 올린!


붉은 깃털의 짧고 예리한,

바늘 같은 화살들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적염단의 살수들이었다.


적염의 신호를 보고, 날 듯이 달려와!


그들의 대장과 부장을 둘러싸고 있는,

정도 家의 벽들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독화살이 몸에 꽂히는데도!


피하는 이 하나 없는,

실로, 그들의 주인에 충직한 이들이었고!


그렇게, 그들의 인간 벽은,

한동안 뚫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적염과 적윤이, 말에서 내려,

비류의 앞으로 나아가, 길을 냈다.


창을 든 자는,

높은 곳에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비류에게 배웠기에 그러했다.


물론, 말 위에 탄 이는, 수월할 수 있으나,

자칫, 말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비류는, 사람 다치는 건, 눈 뜨고 봐도,

동물 다치는 건, 못 본다는 주의였다.


아파도 말 못 하는 짐승의, 그 서러운 마음을!


그가 어렸을 적, 산에서 살 때,

뼈저리게 느껴봐서였다.


실로, 그는 갓난아기였을 때 산에 버려져서!


짐승의 울음소리를 먼저 익히고 난 후에,

사람의 말이 터진 경우였다.


평소, 말을 대하는 비류의 행태를,

유심히 살펴왔던 정도 겸이!


그 무적 비류의 발을,

잠시나마 묶어둘 수 있을 것이라!


고심 끝에 생각해 낸 계책이,

제대로, 먹힌 것이었다.


하지만, 정말, 찰나였다.


안에선, 적염과 적윤이 칼을 휘둘러,

길을 내고!


밖에선, 적염단이, 그 견고한 벽들을,

무너뜨려 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히이힝!’


일말의 좁은 틈이 보이자,

비류는, 다시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하여, 가까스로 배에 다다른,

운 일행을 따라잡을 수 있었는데!



말에서 내린 이들은,

배의 발판 위로, 급히 오르려 하고 있었다.


‘휘~이익~! 턱!’


하지만, 그 발끝 앞에,

정확히 비류가 던진 칼이 위협적으로 꽂혔다.


“정빈!!”


비류는 나직이 운을 불렀다.


“돌아가시지요!”

“허면, 칼끝에 사정을 좀 두지요!”


비류가 칼끝에 사정을 두겠다는 말은,

결코! 살려주겠다는 말이 아니었다.


목과 사지, 그 어디 하나 자르지 않고,

온전한 사체로 두겠다는!


그저, 비참하게는 죽이지 않겠다는 말을,

곱게 돌려서 한 것뿐이었다.


그에게!


왕을 배신한 역적 일당을 살려 둘 아량이,

있을 리가 만무하였으므로!


다만, 한이 좋아하는 정빈 만큼은,

숨 쉬고 있는 채로, 데려가길 원했다.


하여, 칼부림부터 하면, 참 쉬웠을 일을,

어렵게 말로, 먼저 회유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헉! 흡!!’


하지만, 비류의 칼과 맞닿은, 발의 끝부터,

온몸이 떨리고 있는 자는!


운이 아니라, 갱아였다.



“갓과 도포를 벗어, 저에게 주십시오!”


정도 家의 매복한 사병들이,

비류의 눈과 발을 잠시 묶어놓는 사이!


포구에 도착한 갱아와 운은,

서로의 옷을 바꿔 입었다.


갱아는, 운이 썼던 갓과 도포를,

황급히 옷 위에 걸쳤고!


운은, 갱아가 입었던 것과 같은,

검은 자객의 의복을 입고!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이 또한,

정도 겸의 계략 중의 일부분이었다.


분명, 왕과 그의 호위들을 따돌리기란,

쉽지 않음을 예견하였었기에!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계획하에 실행하지 않으면 아니 되었다.


그렇게, 갱아가 운인 척하며!


스스로 배 위를 오르는 갑판에서 내려와,

물 가까이에 섰다.


여전히, 정도 家의 사병들은, 갱아를 운인 양,

에워싸고, 경계 태세를 하였으나!


‘드르륵!’


배가 움직이자!


순식간에! 갱아를 비롯한 사병들이,

모두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었다.


비류도 과연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리곤, 배 위에서, 화살과 함께,

수백 개의 밧줄이 일제히 내려와 퍼졌다.


하여, 땅에 있던 정도 家의 사병들이,

몸을 날려 밧줄을 몸에 걸었다.


배의 움직임이 멀어질수록!


이미 밧줄을 몸과 묶어놓았던 사병들의 몸이,

순식간에, 더 높이 배 위로 날아갔다.


이를 보던, 적염과 적윤은,

재빨리 말 위에 올라, 비류에게로 달려 나갔다.


밧줄과 몸을 묶은 이들의 줄을 끊으면서!



“하! 늙은이 제법이네?”


비류는, 정도 겸의 학식이 높다고만 알았지!


이런 상상도 하지 못했었던,

기관들을 설계할 수 있을 만큼!


기발한 머리를 가졌었는지,

새삼! 감탄 아닌 감탄을 하였다.


어째서, 한이, 정도 겸만큼은,

그렇게 온전히 욕심을 내었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포구를 막아,

백성들의 출입을 금하게 한 후!


포구 곳곳에,

배와 연결된 밧줄을 늘어뜨리게 하였다.


배 위에, 복잡한 기관들이 많았던 것은!


어느 정도의 무게에 반응해,

자동으로 감겨 오르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물에 빠진 후에라도!


숨이 멎기 전에,

배 위로 건져 올려질 수 있을 테니까!


하여, 그의 가솔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높았다.



‘푸~우~하앗!’


줄에 매달린 채, 배 위로 끌어올려지고 있는,

갱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비류는, 석궁을 쏘는 적염단을 향해,

정지하라는 신호인,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매서운 눈길로 갱아를 쏘아보며!


곁에 나란히 말을 타고 선, 적염에게,

나직이 명하고는 갱아를 향해 몸을 날렸다.


“밧줄을 잡아, 배를 멈춰라!”

“존명!!”


“잡아!!”


적염이 크게 명하자!


적염단이, 포구와 배를 연결한 밧줄을,

내공을 담아 일제히 잡아당겼다.


하여, 줄이 팽팽하게 당겨져,

잘 나가던 배의 움직임이 느려지자!


배의 조종을 맡고 있던 진가가,

상황을 보러 선실에서부터 나와 섰다.


“무슨 정황이냐?”


몸을 낮추고, 포구 아래를 살피고 있던,

서늘과 간담이!


심각한 표정으로, 진가를 바라보고 섰다.


“재수가 없을라니까!”

“우리가 아주 흉흉한 배를 훔친 모양인데?”


“걍, 하산합시다! 두목!!”

“그 말로만 듣던, 왕의 호위인가 봐!”


진가는 이 육중한 배를,

사람의 힘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적염단을 보며!


그야말로, 혀를 내둘렀다.


도대체, 내공들이 뱃속에 얼마나 쌓여있길래,

사람 몇십으로, 배 한 척을 잡고 있는 것인지!


진가는 빠르게, 상황을 접한 후,

칼을 집어 들고, 밧줄을 자르기 시작했다.


“밧줄을 잘라라! 어서!!”


느닷없는, 진가의 명령에!


간담과 서늘도, 각자 도끼와 검을 꺼내 들고,

밧줄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이래서,

낯선 이와는, 함부로 동행하는 것이 아닌데!


이미, 같은 배를 타 버렸기에!


어느새, 진가는, 모르는 사이에 정도 家와,

운명 공동체가 되어 버렸다.


하여, 올라오기 시작한 이들에겐,

손을 뻗어 부지런히 끌어 올리고!


적염단이 잡고 있는 밧줄들을,

빠르게 쳐 내려갔다.


“잡아!!”


그리고, 진가는!


거의 배 위에 오를 순간에 있는,

갱아의 손을 잡았다.


“흐윽!!”


하지만, 힘주어 끌어당기는 중에!


새처럼 날아든 비류에게,

너무도 쉽게, 갱아를 빼앗기고 말았다.


이를 곁에서 본, 군수가 소리쳤다.


“안돼!!”


하여, 그 또한 갱아를 따라,

스스로 밧줄을 끊고 비류의 뒤를 쫓았다.


‘찰락~!’


비류의 묵직한 검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공에서, 군수의 심장을 제대로 찔렀다.


‘풍덩!!’


하여, 군수는,

그대로 바닷속으로 떨어지고 말았고!


이를 여과 없이 본 갱아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치고 말았다.


“아~아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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