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멸의 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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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Kiss
그림/삽화
LucKiss
작품등록일 :
2023.12.15 21:38
최근연재일 :
2024.11.06 23:53
연재수 :
1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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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7
추천수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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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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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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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第 83 話

DUMMY

어두운 동굴 안!


적염이 눈을 떠보니,

홍 의관이 자신의 팔을 꼭 붙든 채!


기절한 모양새로, 정신을 잃고 있었고,

비류는 보이지 않았다.


‘대장!!’


불현듯, 불안한 마음에 적염은,

홍 의관의 팔을 잡아채듯, 뿌리치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윽!!’


순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통증에 휘청대다가!


그녀가 완전히 기절하기 전의 일이,

어렴풋이 떠올라, 마음을 가라앉혔다.



***



적염은, 탕약의 기운 때문에,

거의 혼절하다시피, 잠에 빠져들었다.


하여, 홍 의관은,

적염의 뼈가 다친 곳에, 시침을 한 후!


환부의 약을 갈며,

나머지 처치를 하고 있었다.


‘챙~! 챙챙!!’

‘으악!!’


헌데, 밖이 소란스럽더니!


난데없는, 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둔탁한 비명들이 난무하였다.


이어, 범설에게 던져진,

비호단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날아와!


끝내, 비류의 막사가 와르르 무너지려는 찰나!


한의 명을 받잡고 달려온,

적윤과 적염단들이 몸으로 버티며!


의식을 잃은 비류를,

들것으로 빠르게 옮겨 나가고!


이제, 적염을 들것으로 옮기려던 참이었다.


“비키시오!!”

“뭣들 하는 짓이오!?”


이제 곧!


괴물과 같은 흑표인이 난입할지도 모르는,

이 긴박한 순간에!


“지금, 시침해 놓은 것이 아니 보이시오?”


홍 의관은,

적염의 몸 곳곳에 놓아놓은 침들을 가리키며!


움직이면 아니 된다,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리, 침 꽂은 채로, 움직이면, 큰일 나오!”

“자칫! 목숨이 경각에 달릴 수도 있단 말이오!”


‘하?! 지금, 이 상황이 눈에 안 보여?!’


범설에게 잡히면, 머리와 목이 분리되고,

사지가 찢기게 생긴 마당에!


분위기 파악도 못 하고, 자기 할 일만 하겠다는,

의관 나리가 못내, 못마땅했던 적윤은!


‘쯧!’


조용히 혀를 차고는,

차분히 성질을 죽이며 말하였다.


“그럼, 빼시오!”

“당장!!”


“아?!”


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침은,

빨리 빼면, 효능이 없는 것 빼곤,

별다른 부작용이 없으니!


‘하긴, 빼면 되는 거긴 한데?!’


‘스륵!’


잠시, 멍해져, 움직이지 않는 홍 의관의 목에,

적윤이 검을 들이밀었다.


한시가 급한 마당에,

정신을 놓고, 무얼 하는 것인지!


“쯧!!”


답답하였던 적윤이, 또다시 혀끝을 차자!


그제야, 정신이 든 그가!


빠른 손놀림으로,

적염에게 놓은 침들을 빼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적염을 급히 옮기려는데!


“어딜!?”


온 얼굴에 피칠갑을 한 채,

흉측하게 나타난 범설에!


적염단이, 방어 태세를 취하였다.


이들, 호위들은,

지켜야 할 대상이 있을 때가,

그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는 것이, 그들의 본분이니까!


한이 운을 데리고,

재빨리 자리를 피한 것도!


흑표인의 공력을 들어, 익히 아는 마당이니!


아마도, 그들의 목숨을,

귀하게 여긴 까닭이었을지도 모른다.


왕인 그가, 의리와 자존심을 논하며!


그 자리에서 함께 싸우겠다고,

검을 빼어 든 들!


호위들은, 그런 그를 지키기에 급급해!


싸움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도망도 가지 못한 채!


결국, 아까운 목숨들을 희생할 것이,

자명하지 않을 것인가 말이다.


하여, 한은,

쉽지 않은 상대가 나타났을 경우!


차라리, 빠르게 몸을 피하라는,

비류의 말을 떠올렸다.


평소, 그가 늘,

한에게 각인시켜왔었던 그 말을!



“만일, 어마어마하게 센 놈이 나타난다면?!”

“전하, 넌 무조건 줄행랑쳐라!”


“그래야, 너도 살고, 나도 사니까!!”


“왜?! 같이 싸우면? 되지 않아?”


“흠! 같이 싸우면?”

“내가 맘 편히 도망을 못 가잖아!”


“널 지켜야 하니까!!”



하여, 한은,

목숨을 부지하라는, 명을 내리고!


먼저 몸을 피한 것이었다.


만일?

그가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면?


결과는, 지금보다 훨씬 참혹하였을 것이다.



한의 호위들이 범설을 대적하고 있는 동안,

적염단들은, 일사불란하게 흩어져!


사냥터에 있는 어의며,

궁인들을 재빨리 피신시켰다.


그리고, 비류와 적염을 옮기는 동안!


비호단들은,

숨는 것이, 그들의 장기인 만큼!


지켜야 할 왕이,

그 자리에 없는 이점을 살려!


육체에서부터 비범한 흑표인을 상대로,

그들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었다.


범설의 공격이 들어오면,

몸을 재빨리 피했다가!


순식간에, 합을 맞춰,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그 대단한 범설에게,

조금씩이나마, 타격을 입혀갔다.


물론, 그 와중에, 범설에게 잡힌 이들은,

그의 괴력에 몸이 찢겨!


결국, 희생될 수밖에 없었으나!


비호단은,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도망갈 수 있도록!


범설을 상대로,

힘들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었다.


끝도 없이 달려드는 비호단과,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 후, 합류한 적염단의!


목숨을 건 맹공격을,

당해내기가 만만치 않게 되자!


범설은 몸을 날려, 자리를 피하려 했다.


조아국의 왕도,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흑치의 핏줄도!


이미, 모조리 도망을 가 버린 후인지라!


이곳에서의 싸움은,

더이상 무의미하다,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나, 비적단들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음에!


범설은, 덤벼드는 이들을 되는대로,

내던지며 길을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중, 적염단이 보호하려는,

적염을 발견하였다.


한번 본 이를!

또한, 그들의 체취를!


쉽게 잊지 않는, 흑표인의 특성상!


범설은, 그녀가 정도 겸의 마당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는!


이들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적염에게로 몸을 날렸다.


그녀라도 죽여, 화풀이라도 하고!


혹, 다음에 마주칠 때를 대비해,

화근을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의도에서였다.


아무래도, 궁중의 호위단인지라!


그 실력이 가히,

범인의 능력을 뛰어넘어 섰기에!


자칫, 방심하다가는,

범설 그가, 밀릴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야~앗!!”


범설은, 공력을 모아,

주변의 비호단들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하지만, 적염을 비호하던 적염단이,

쉽게 물러나지 않음에!


그는, 손수 그녀의 목을 따기 위해,

근접하여 몸을 날렸다.


비록, 다친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으나,

조무래기들을 상대할 정도는 되었다.


비적단의 일원들이,

보통의 사람들보다야 뛰어나기는 하였지만!


실상, 범설의 입장으로 본다면,

다 거기서 거기인, 잔 무리일 뿐이기에!


“어서, 가!!”


적염의 들것을 잡은, 두 명을 제외하고!


적윤과 나머지 단원들은,

결연하게, 검을 바로 잡았다.


적염이 안전하게 도망갈 수 있도록,

희생하려는 의지를 다진 것이었다.


“이얏!!”

“윽~!”


비장한 각오에도 불구하고,

범설을 상대하기에는, 과히! 힘든 싸움이었다.


“으아악!!”


그의 길을 가로막아 선, 적염단의 거의 모두가,

목과 몸이 분리된 채, 반으로 찢겨!


한순간, 피바다가 되었다.


“퇴각!!”


적윤은, 한의 마지막 당부를 떠올리며,

악으로 소리쳤다.


“퇴각하여!! 생존하라!!”


하여, 부상을 입고, 살아남은 적염단들은,

가까스로, 자취를 어둠 속에 감추며!


범설로부터 몸을 피해 달아났다.


하여, 드디어, 방해꾼들이 사라지자,

범설은, 곧바로 적염이 간 곳으로 몸을 띄웠다.



***



그들에겐 익숙한 사냥터이고,

길이 나지 않은 곳이 많은 탓에!


적염을 들고 뛰던 적염단들은,

어느 정도에 오자, 잠시 마음을 놓았다.


다만, 그들과 함께 몸을 피하던, 홍 의관은,

훈련되지 않아, 그 몸이 허약한 탓에!


그들의 발목을, 무겁게 잡고야 말았다.


“저기! 어흐~!”

“같이! 같이 좀 가십시다!!”


홍 의관이 숨이 넘어가도록 헐떡이자!


적염단의 이들이, 잠시 쉬기로 하여,

적염의 들것을 땅에 내려놓았다.


넘어가던 숨을, 겨우 고른 후,

홍 의관은 적염부터 살폈다.


고지식해서 그렇지!


자신이 맡은 일만은,

무척이나 잘하는 인물이었기에!


지금이 어떠한 상황이건,

환자를 살피는 것이, 그에게는 최우선이었다.


‘턱!’


홍 의관은, 적염의 맥을 짚었다.


다행히, 적염은,

별 탈 없이, 안정적으로 숨을 쉬고 있었기에!


마음을 놓으며, 지쳐있는 적염단들을 향해,

별 뜻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대들도, 힘이, 거의 다 소진되었구려!”

“아, 이렇게 된 마당이면?!”


“차라리, 적염 부장을 깨워?”

“함께 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소!?”


순간!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한 듯!

적염단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뭐?!”

“그게 돼?”


“뭐, 그!”

“시침을 하여, 깨울 수는 있소!”


“하아~!!”


이어! 그들의 깊은 빡침의 한숨 소리가,

단전을 뚫고 새어 나왔다.


“그럼!!”

“진작! 말을 했었어야 할 것 아냐!!”


적염단의 일원은, 크게 화를 분출하며,

홍 의관의 멱살을 잡아챘다.


“아?! 아니?!”

“누가!? 이럴 줄 알았나!”


“그리고, 아무도?!”

“아무도, 내게! 깨우라고 하지 않았잖소?”


그랬다.

시침 된, 침만 빼라고 했을 뿐!


적염을 깨우라 말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왜?!

그럴 수 없으리라, 여겼었으니!


“흠!!”


그리! 홍 의관이, 자신이 무슨 죄냐?!

당당하게 대거리를 하니!


“아윽!! 문관, 의관! 이 새대가리 새끼들!!”

“그걸, 스스로 생각 못 해?!”


꼭, 누가 하라고 해야,

뒤늦게 일을 수습하는 문관들에게!


평소 악감정이 많던, 무관들인지라!


하는 짓이, 꼭 문관과 같은,

홍 의관을 묶어, 싸잡아 욕한 것이었는데!


홍 의관의 본명이, 하필 ‘문관’이라!


그는 어찌, 처음 보는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


이토록 심하게 욕을 해대는 것인지,

도통, 알 길이 없었으나!


자칫, 팔다리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이 험악한 분위기에서!


자력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의 쓸모를 보여야만 했다.


“하! 하겠소!!”

“지, 지금, 다, 당장!!”


홍 의관은, 그 긴박한 와중에서도,

품에 챙겨온 침통을 꺼내!


적염의 머리 한가운데,

의식을 깨우는 혈 자리에, 조심히 놓았다.


그때! 바람이 세차게 부는 듯싶더니!


‘휘~이익! 탁!’


순간, 으스스한 기운과 함께 나타난 범설이,

적염단을 날려버리니!


“으윽!!”


의식을 잃으며 날아간 그들은,

나무를 들이박고, 솔방울처럼 ‘후두둑!’


둔탁하게 땅으로 떨어져,

순식간에, 생사를 모르게 되었다.


“어억!!”


마치, 깊은 산속에서, 흉수와 마주친 듯,

그와 적염을 향해 다가오는 범설에 놀라!


홍 의관은, 그만!

몸이 굳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다.


‘턱!’


하지만, 범설은, 홍 의관은 안중에도 없이!


곧장, 적염의 숨통을 끊어놓을 듯,

그녀의 목을 한 손안에 꽉 움켜쥐었다.


물론,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그 어떠한 미동도 하지 못하는 적염이,

꼼짝없이 죽임을 당하게 생기자!


홍 의관은,

생각이란 것을 할 틈도 없이!


재빠르게, 손에 들고 있던 침으로,

범설의 손목을 찌르고 말았다.


“아악!!”

“으아악!!”


그러고는,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양,

지레 놀라, 허겁지겁 비명을 질러댔다.


하여, 그가 몹시 거슬렸던 범설이,

무슨 미친놈 보듯, 홍 의관을 바라보니!


양손 끝에 잡은, 보이지도 않는 침을 들고,

마치, 무사인 양, 검처럼 휘두르며!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그렇게!

보이기에는, 하릴없이 미친놈처럼 보여도!


그 급박한 와중에, 그가 놓은 침은,

손을 마비시키는 혈을 정확히 찌른 탓에!


손이 점점 미세하게 둔해져,

짜증이 난 범설이!


적염의 목을 잡았던 손을 놓고!


마치, 날파리 쫓듯 휘둘러,

홍 의관을 내쳐버렸다.


“으~아~악!!”


공력이 들어가지 않았던 탓에,

그저 조금 날아가는 것에 그쳐 다행이었지만!


움직이지 않는 손을 만지던 범설은,

홍 의관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이어, 그가 한걸음에 다가가,

무슨 벌레 밟듯, 발로 밟아버리려는 찰나!!


‘휘~이익!!’


적염이 던진 표창이,

정확히 범설의 뒤통수에 제대로 꽂혔다.


‘윽!!’


하여, 범설이 뒤를 돌아보자마자!


적염은,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또다시! 단도를 던져, 범설의 심장에 꽂았다.


‘헉!!’


이전, 범표에게 상처를 입었었던,

바로 그 자리였다.


심하게 다쳤던 곳이었기에,

범설은,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비틀거렸다.


‘으윽!!’


정신이 온전치 않았음에도,

적염의 급소 공략은 정확하였다.


하지만, 아직은 흔들리고 있는 시야 속에서!


그녀를 향해 손을 뻗어오는 범설에게,

또다시 목이 잡혀버리고 말았다.


“으윽!!”


심장에, 칼이 꽂힌 채!

뒷목에, 표창이 꽂힌 채!

그리고, 한 손은, 마비된 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설은, 오직 한편의 손만으로!


적염의 숨통을 끊어놓을 기세로,

잔혹하게 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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