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멸의 후궁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LucKiss
그림/삽화
LucKiss
작품등록일 :
2023.12.15 21:38
최근연재일 :
2024.11.06 23:53
연재수 :
143 회
조회수 :
7,709
추천수 :
11
글자수 :
766,508

작성
24.07.10 15:27
조회
56
추천
0
글자
12쪽

第 95 話

DUMMY

“만일, 허락을 안 해 주신다면?!”

“예?!”


결의에 찼던 범표는,

정도 겸이, 더럭! 내준 허락을 듣고도!


자신이 하려던 말만 내뱉다가,

순간, 귀를 의심하였다.


“허락을? 해 주신다고요?!”

“혼인을?!”


‘왜?!’


그 자리의 모두가, 의심할 만한,

허를 찌르는 듯한 답을 해 주고는!


정도 겸은, 다시 말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어?! 아부지?!”

“뭐가, 이렇게 쉬워?!”


비장하게 사정할 각오로 임했던 범표나,

옆에서 거들 준비를 하고 있던 아연이나!


정도 겸의, 느닷없는 허락의 말에,

오히려, 어안이 벙벙하였다.


아직, 사정할 말들이 몇 가지나 더 남았는데!

이렇게 쉽게? 허락을 해 준다고?!


의심을 거두지 못한 범표가,

그저 정도 겸을 멍하니 바라보자니!


“일어나게!”

“일어나서, 어디 계속해 보게!”


“아, 예!”


범표는, 이마를 좁히며, 몸을 일으키고는!


“정말?”

“혼인을 허락해 주시는 겁니까?”


재차, 확인에 들어갔다.


“그렇네!”

“허나!!”


“옳거니!”

“그러면, 그렇지!”


어느새, 다가와,

턱을 괴고, 쭈그리고 앉아!


담소꾼의 이야기 듣듯 하고 있던,

간담과 서늘이 조그맣게 훈수를 두었다.


“허나가 있어야지! 허나가!”

“아무렴!!”


하마터면,

이야기가 심심할뻔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간담과 서늘은,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야기에,

반전이 생길 것을 기대하며, 한껏 달아올랐다.


“흠! 흠!”


이에! 정도 겸이, 위엄을 살리려 인지,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함이었는지!


다소 무게 있고, 진중한 헛기침을 하며,

주의를 집중시켰다.


“대신, 조건이 있네!”


“옴마! 에~헤라~?!”

“조건!!”


간담과 서늘이, 아주 신이 나서 복창하였다.


“하~아! 옳다구나! 옳아!”

“아무렴! 아무렴!”


연애 서사에서, 부모의 반대가 빠지면 쓰나!


둘은, 전에 없이 말똥말똥한 눈으로,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과몰입하였다.


과연, 남방 최고의 권력을 가진 통솔 대감은,

자신의 귀한 딸을!?


권력도 뭣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사내에게,

선뜻 내어줄 것인가?!


아니면? 불가한 조건을 걸어,

결국, 포기하게 할 것인가!?


‘두둥!!’


아예, 손바닥 북채를 만들어,

허벅지들을 장구인 양 치면서!


흥이 돋아있는 간담과 서늘을,

범표는 ‘스윽’ 살의의 눈빛을 담아 스쳤다.


자기 일 아니라고,

저리 얄팍하게 구는 이들을!


훗날, 기필코, 응징하리라, 다짐한 후,

깊은 고뇌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러면, 그렇지!’

‘이렇게, 쉬울 리가 없잖아!’


범표는, 정도 겸이 내는 시험이 무엇이든,

모조리 합격점을 받아내리라!


굳게 마음을 먹었다.


“조건은, 단 하나다!”

“예! 말씀하십시오!”


범표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난데없이 비장함마저 흘렀다.


과연, 어떠한 조건일까?


쓸데없이 몸만 좋은,

우리 망남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못 미더움과 염려로 점철된 눈망울을 하고서!


아연 또한, 범표의 성난 팔뚝을 의지하며,

손안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꿀꺽!’


왜인지, 남 일 같지 않아,

진가 또한 마름 침을 삼켰다.


언젠가, 자신에게 곧 닥칠 일이라 생각하니,

애간장만큼, 목이 타기 시작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이 배를 털려고도 하지 않았을 텐데!


아, 그렇게 되면?

갱아를 만나지 못했으려나?!


진가가 슬그머니,

곁눈질로 갱아를 내려다보자!


갱아도, 모르는 새에,

그의 팔뚝을 힘주어 잡고, 지탱하고 있었다.


‘훗!’

‘설마, 날? 의지하는 거야?!’


그런데, 이 느낌?

어디선가 받아본 적 있었는데?!


진가는, 그래서는 아니 될, 그 순간에!


산채에서, 아연이,

그에게 보여주었었던, 그 눈망울이 떠올랐다.


그녀 또한,

그를 많이 의지했던 때였음으로!


그것이, 못내, 진가의 마음에,

연모의 마음으로 자리매김했었는지도 모른다.


‘아~악!’

‘또 그러네, 이 개차반 같은 새끼!!’


한마음에, 두 여자의 눈망울을 담다니!


진가는, 혼란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어,

자신을 욕하며, 두 눈을 질근 감고야 말았다.


자칫, 갱아에 대한 이 마음 또한!

다른 여인이 나타나면?


바람처럼 쉽게 흔들릴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였기 때문이었다.


‘아! 이 천하의 난봉꾼 자식!!’



“조건은!!”


좌중이 다소 긴장된 공기로 흐르자,

정도 겸이,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


“절대!”

“무를 수 없다는 것이다!”


‘쏴~아~아~!’


얼마간!


파도가 배에 닿아 부딪히는 소리만,

시원하게 울려 퍼졌다.


“혼인을, 절대! 무를 수가 없다고!?”


모두처럼,

간담이, 이것이 무슨!?


자다가 허벅다리 긁는 소린가? 하는,

어리숙한 얼굴로 좌중을 둘러보자!


서늘이, 짐짓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거봐!”

“애초부터 불가능한 조건일 줄 알았어!”


말의 맥락상,

분명, 말도 안 되는 말을 지껄이기 시작하였다.


“딸을 주기 싫다는 거지! 암!!”

“아니, 그게 어째서 딸을 주기 싫다는 말이야?”


“글쎄!”

“내, 거기까진 생각이 닿지 않아! 엣~흠!!”


“이런! 맥락 없이 모자란 놈!!”


둘의, 터무니없는 만담과도 같은 대화는,

실로, 참으로 오랜만에!


‘탁!’


간담이 서늘의 뒤통수를,

통쾌하게 후려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뭐야?!’

‘나만 못 알아들은 것인가?!’


모두가 속으로는 같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하여!


무슨, 이런, 황당한 조건이 다 있냐는 듯,

범표가 정도 겸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째서?”

“그것이? 조건이 된단 말씀이십니까?”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 않습니까?!’


범표는, 말을 입 밖에 내는 대신,

표정으로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로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자신이 듣기엔, 허락의 말이었는데!


그 말에, 그 어떠한 함정이라도 있는가?

싶어서 말이다.


그러자, 정도 겸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반문해 왔다.


“어째서?! 그것이!”

“조건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인가?”


“아, 아니!!”


말문이 ‘턱!’ 막혀버린 범표에게,

정도 겸이 넌지시 물었다.


“그래서?!”

“대답은?!”


“아!? 예?!”

“무, 물론입니다!”


“허락만 해 주신다면?”

“혼인을 무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범표의 단호하고도 즉각적인 대답이 들리자,

정도 겸은, 내심, 안심하였다.


“흠!”


그렇게 말한, 그의 말속엔,

다 뼈가 있었으니!


사실, 그는 범표가 선실에서,

아연과의 관계를 입 밖으로 내면서부터!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었었다.


만일, 자신이 일부러라도,

혼인을 반대하고 나선다면?


혹시, 아연을 저대로 포기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말이다.


사람을 조건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성품으로만 보는 그로서는!


범표는, 분명!

놓치고 싶지 않은 사윗감이었다.


하여, 오히려, 안달이 났던 쪽은 그였었다.


게다가, 아연은,

아무리 자신이 낳고 기른 딸이었지만!


가문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판단으로만 보자면?


역시나, 자랑할만한 신붓감에서,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만일, 그녀를 애정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를, 남편으로 맞았을 때?


아연이 겪을 고초를 가늠해 보니!


차라리,

자신이 평생, 옆에 끼고 살았으면 살았지!


보통의 생각과 관습에 젖어있는 이들에게는,

결코, 딸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여, 아연에게 지극정성인,

이 범표라는 자를 놓치게 된다면?


아쉬울 이는,

자신과 아연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선견지명이 예사가 아닌 그가 보기에도,

이 범표라는 인물은, 뭐라도 할 위인이었기에!


놓칠 수가 없었다.


흑치의 피가, 본능적으로!

그들의 수호자인, 흑표인을 알아본 것이었다.


하여!

문제는, 자신의 딸, 아연이었다.


그녀는, 이날 이때껏,

무언가를 진중하게, 끝까지 했었던 적이 없었다.


지금은, 혼인을 하겠다,

이리, 간절하게 말을 한다 한들!


언제 또 마음이 쉽사리 변해,

돌연 취소를 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뭐, 그녀의 본의는 아니었다지만,

왕과의 대례식날 있었던 일만 보아도!


다들 말리던 혼인을, 저가 ‘하겠다!’

그리 큰소리 뻥뻥 치며, 가문을 흔들어 놓더니!


결국은, 한동안 잠적하여!


그녀의 오라비가,

희생양이 되어버렸지 않는가 말이다.


이렇듯!

자신의 딸을 너무도 잘 알기에!


너무도 흡족한 사윗감을 놓칠세라,

조급했었던 정도 겸은!


서둘러, 그의 딸에게도 다짐을 요구하였다.


“너도!”

“정도 아연!!”


“예?! 아?! 뭐!!”

“하는 거 봐서?!”


아연이 부끄러움에, 장난스럽게 중얼거리자!


“스읍~!”


정도 겸과 범표가 동시에,

아연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날렸다.


하지만, 아버지인 그는,

이내, 그 말이!


아연의 입에서 나오는,

몇 안 되는 진심임을 빠르게 눈치채었다.


그녀의 대답은 보통, 필사적으로 보이나!

진심을 담지 않은 즉답 즉결이 많았다.


가령?


‘잘못했습니다.’

‘다신, 안 그래요! 절대 안 그래요!’

‘꼭! 꼭! 그럴게요!’


등등의 확언일 경우,

허언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딴청으로 부끄러움을 속이며,

속내를 뭉개고 있다는 것은!


어기지 않을 약속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허!! 요 녀석!’

‘진심이렷다!’


아연의 마음을 알아챈 정도 겸이,

흐뭇한 웃음을 흘리고 있는 반면!


범표는, 부글부글! 애가 타는 심정으로,

아연을 더욱 애타게 바라보았다.


‘지금, 이 엄숙한 자리에서!’

‘그게 할 소리냐고!!’


그가 마치,

상처받은 사슴처럼 애달픈 눈망울을 굴리자!


아연은, 이내, 이실직고를 하였다.


“농!”

“농입니다!”


“안 물러요!”

“저도!”


머리에서 보드라운 귀가 돋아나는,

세상 귀여운 신랑감을 또 어디서 찾겠냐고요!


아연은, 범표의 머리 위를 슬쩍 바라보았다.


‘아! 보고 싶다. 야옹이 귀!’

‘아! 만지고 싶다. 야옹이 꼬리!!’


아연의 시선을 제대로 느낀 범표는,

눈빛으로 희롱당해, 온몸이 붉어지고 있었다.


‘아! 정말!’

‘못 말리는, 내 귀여운 여인!!’


어느새, 범표와 아연은!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목마르도록 갈망하고 있었다.


“흠! 흠!!”


주변은 안중에도 없이,

점점 가까워지는 둘의 간격에!


정도 겸이, 헛기침으로 재빨리 끊어내었다.


이건 뭐! 왕년의, 떨어질 새가 없었던,

윤설과 자신을 보는 듯하였다.


그리고,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막귀’인 자신의 왈패 딸을!


고분고분하도록, 조율하기까지 하는,

대단한 녀석이라니!


정도 겸은, 범표가 더욱 마음에 꼭 들어찼다.


‘흐음! 하나는 해결하였고!’


그는, 뿌듯한 심정으로 남몰래 웃음 짓다가,

내친김에, 나머지도 해결하자, 싶었다.


하여, 얼굴을 굳히고, 범표에게 했듯,

진가에게도, 장난스러운 시비를 걸었는데!


“자넨?!”

“뭔데?”


“내 딸 같은 아이를, 함부로 안고 있는가?”

“그 손이, 아주! 줄곧! 거침이 없어!?”


“아!?”


남 혼인 승낙 받는 거, 재미지게 구경하다,

화들짝 놀라 떨어진 진가와 갱아가!


이제는,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였다.


실상, 진가 또한 경황이 없었던지라!


그가 갱아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갱아 또한, 아연을 안고 있다 보니!


진가가 자신을 보호하듯 안고 있다는 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였었던 모양이었다.


아니면, 어느새,

그 품이 익숙해졌던 것인지!


“아!?”

“그, 그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능멸의 후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3 第 142 話 24.11.06 18 0 11쪽
142 第 141 話 24.10.28 30 0 12쪽
141 第 140 話 24.10.25 35 0 12쪽
140 第 139 話 24.10.24 21 0 12쪽
139 第 138 話 24.10.24 22 0 12쪽
138 第 137 話 24.10.19 24 0 12쪽
137 第 136 話 24.10.18 21 0 12쪽
136 第 135 話 24.10.16 51 0 12쪽
135 第 134 話 24.10.12 68 0 12쪽
134 第 133 話 24.10.11 79 0 13쪽
133 第 132 話 24.10.10 29 0 12쪽
132 第 131 話 24.10.09 25 0 12쪽
131 第 130 話 24.10.07 25 0 12쪽
130 第 129 話 24.10.05 107 0 12쪽
129 第 128 話 24.10.04 28 0 12쪽
128 第 127 話 24.10.04 29 0 12쪽
127 第 126 話 24.10.04 29 0 12쪽
126 第 125 話 24.09.27 112 0 12쪽
125 第 124 話 24.09.26 102 0 12쪽
124 第 123 話 24.09.25 119 0 12쪽
123 第 122 話 24.09.24 30 0 12쪽
122 第 121 話 24.09.24 32 0 11쪽
121 第 120 話 24.09.13 129 0 12쪽
120 第 119 話 24.09.12 127 0 12쪽
119 第 118 話 24.09.11 127 0 12쪽
118 第 117 話 24.09.10 115 0 12쪽
117 第 116 話 24.09.09 113 0 13쪽
116 第 115 話 24.08.30 112 0 11쪽
115 第 114 話 24.08.28 112 0 12쪽
114 第 113 話 24.08.26 54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