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죽이기 (Kill the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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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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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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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Till Death Do Us Part (12)

DUMMY

“하지만 특이한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렸어.”


다미안은 나에게 마법을 배우겠다고 한 이후로 줄곧 열정적이었다.

나는 말로는 기꺼이 마법을 가르치겠다고는 했으나 정말로 인간이 내가 가르치는 것을 이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기껏 해야 며칠, 길어도 일 년 안이라면 약해 빠진 인간은 틀림없이 포기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착각했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내가 가르치는 마법의 여러 원리를 이해하였다.

처음에는 9레벨밖에 되지 않았던 평범한 마법사였던 그가 10레벨에 다다른 것은 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로 무엇을 깨닫기라도 한 듯 그는 단 4년 만에 11레벨의 마법사가 되었다.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다미안의 말로는 나약한 육신을 가진 인간에게는 고작 10레벨이 한계라고 한다. 따라서 그가 11레벨이 된 것은 아마도 인간 중에 최초라고 했다.


···뭐, 그가 인간의 역사에 놀라운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위대한 드래곤인 내가 잘 가르쳤기 때문이다. 굳이 다미안이 아니었더라도, 나는 어떤 인간이라도 상관없었다.

정말로 상관없었다.


“생명을 되돌리는 마법이야.”

“네가 방금 죽음이 비가역적이라고 인정하지 않았어? 아직도 네 죽은 혈육에게 미련이라도 남은 것이냐?”

“아냐. 형을 되살리기에는 이미 늦었어.”

“이미 늦었다라.”


무슨 엉뚱한 생각이라도 하는 건가. 그 말은 마치 늦지 않았다면 가능했다는 것처럼 들렸다.


“죽음은 되돌릴 수 없지만··· 그 생명은 되돌릴 수 있어.”

“바보 같은 소리. 죽음과 생명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생명을 되돌린다 하더라도 그 존재는 이미 죽은 존재야. 되살아난 그 육체는 더 이상 같은 존재가 아니게 돼. 굳이 말하자면 다시 태어나는 것에 가까울까.”


흥. 나는 코웃음을 쳤다.

죽음은 비가역적이다. 이것은 마법으로도, 무슨 수를 쓰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생명을 되돌린다 해도 그 존재는 더 이상 동일한 존재가 아닐 터.


“그렇지만 플로리스, 그 존재는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직전의 존재를 잇게 되는 거야. 그렇다면 개념적으로는 동일한 존재라는 거지. 마치 네가 드래곤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하는 것처럼 말이야. 전혀 다른 두 가지의 육체이지만 플로리스라는 그 존재는 하나잖아?”

“한낱 인간이 드래곤에 대해 파악했다는 듯 말하지 말거라. 드래곤은 인간의 인지를 아득히 뛰어넘은 존재야. 네 녀석이 11레벨에 다다랐다 하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아. 드래곤과 인간 사이에는 시간이라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으니까.”

“시간 말이지.”


그 말을 들은 다미안은 나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러더니 그는 풀밭 위로 털썩 드러누웠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아무 말없이 새파란 하늘만 응시했다.

그의 그런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는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건 그다지 유쾌한 생각은 아니었다.


“네 녀석, 설마 하니 그걸 스스로에게 쓸 작정이야?”

“......”

“하, 어리석을 따름이구나.”


다미안은 내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네가 말한 그런 방법으로 생명을 한 번 되돌리기 시작하면 그건 곧 끝없는 반복으로 이어지게 돼. 영원이라고도 하지. 영원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으냐?”


인간의 수명은 기껏 해야 백 년.

정령의 가호를 받은 수인들이나 다른 아인들에 비해 그 수명이 짧은 인간들이 영생을 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영생을 사는 데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다미안도 그들과 같은 길을 걷겠다는 건가. 나는 진심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깟 영생이 뭐라고.


“다미안, 넌 영원 속에서 고통 받을 거야.”


나는 화가 난 걸까? 만약 그렇다면 왜 나는 화를 내고 있는 걸까?

고작 약해 빠진 인간 하나따위, 자신의 욕심에 짓눌려 영원을 살며 고통 받으나마나 나와 아무런 관계 없는 일이 아닌가.

나는 굳이 그를 말리고 싶은걸까? 어째서?


“영원이라는 것은 고통이야. 살아야 할 수명을 자신의 욕심으로 늘린 후 살아가는 삶은 그 존재를 자연스럽게 고통으로 이끌어. 그렇지만 죽지도 못 하지. 이미 죽음이 두려워서 생명을 되살렸기 때문이야. 그 끝없는 욕심과 공포와 고통을 이겨 낼 자신이 있느냐? 존재라고 부르지도 못할 정도로 잘게 찢겨지고 조각난 파편이 되어서도?”

“아하하···”


풀밭에 누운 채로 내 말을 듣던 다미안은 머쓱한 듯 웃었다.


이 녀석을 만난 지도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그 사이에 인간인 그는 빠르게 늙었다. 하지만 내 겉나이는 인간의 10배로 느리게 흘렀다.

소년에 가까웠던 다미안의 외견은 그 사이에 어린 티를 벗고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시간이라 불리우는, 드래곤과 인간 사이의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응. 맞아. 플로리스 네 말이 맞아.”


다미안은 중얼거렸다.


“다미안.”

“응?”

“나에게 맹세하거라. 그런 마법은 스스로에게 쓰지 않겠다고.”


나는 내 시선을 줄곧 피하고 하늘만 쳐다보는 다미안의 얼굴 위를 가리듯 머리를 들이밀었다.

다미안은 더 이상 내 시선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듯 내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맹세해라. 그런 마법은 쓰지 않겠다고. 스스로를 영원한 고통으로 밀어 넣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와하하···!”

“이, 이봐!”


그때, 다미안의 위에서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내 목덜미 근처를 그의 양팔이 덥썩, 붙잡아 왔다.

분명 그는 약한 인간일텐데, 나는 순간적으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풀밭위로 풀썩 넘어졌다.

이름없는 잡풀들이 내 얼굴을 간지럽혔다. 햇빛을 잔뜩 받은 풀밭은 기분 좋게 따뜻했다. 얼굴이 닿아도 좋을 정도로.


“...아, 조금 전에 얘기하다가 떠올랐는데, 이제는 계속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는 거야?”

“...왜? 마음에 들지 않느냐?”

“으응, 아니. 그냥 궁금해서 말이야. 무리하는 건 아닐까 해서.”

“드래곤을 얕보는구나. 그다지 힘들거나 하지는 않아. 그저 내가 선택했을 뿐이야. 본모습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네 녀석에게 마법을 가르쳐 주기에는 서로 불편하잖아.”

“그럼 다행이야.”


그런 하찮은 걸 신경 쓰고 있었던 건가.

생각해 보면 최근에는 내 본모습으로 잘 돌아가지 않게 되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일 년 전, 아니, 사 년 전··· 아마 오 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다미안에게 말한 대로 작은 인간에게 마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인간의 모습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다미안이 마을로 내려간 후에도 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어째서 다미안이 없을 때에도 본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


그건 아마도··· 인간의 입장을 느끼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마법에 정점에 다다른 드래곤으로서는 인간이 어느 부분에서 마법을 이해하기에 곤란해하는지 알기 힘드니까.

그래, 그 이유일 거다. 그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마음을 알기 위해서다. 그것뿐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저기-”


나도 모르게 다미안에게 변명을 해야겠다고 느껴 다급하게 옆에 누운 다미안을 부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곳에 다미안은 더 이상 없었다.


-우르릉···


번쩍하는 섬광이 눈앞을 지나자마자 곧바로 귀를 때리는 굉음이 들렸다.

나는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시야는 흐릿하게 회복되었지만 하늘은 어두웠다.

분명 밤이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건 달빛조차 비치지 않는 어두운 밤이었다.


-쏴아아···


쏟아지는 비에 지면과 맞닿은 등이 축축했다.

나는 멍하니 쳐다보던 흑빛 하늘에서 시선을 내려 내 몸을 둘러보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사지는 멀쩡히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근육이 너덜너덜했다. 아무리 힘을 줘도 발목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힘을 줄 의지조차 이미 사라져 있었다.


‘풀밭이 엉망이네.’


나는 그 자리에 누워서 멍하니 생각했다.

비록 들풀이기는 했지만 이 공터에는 항상 생기 넘치는 푸른 풀들이 가득했다. 구석에는 다미안이 쓸데없이 가져 왔던 씨앗에서 피어난 예쁜 꽃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공터의 땅이 뒤엎어져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었다. 다른 누구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바로 내가 내 손으로 한 짓이니까.


그다지 풀밭을 망치려고 마법을 쏜 것은 아니었다. 아마 마구잡이로 난사했던 마법 중 몇몇이 이곳에 떨어졌으리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딱히 내가 만들려고 만든 것도, 애정이 있어서 관리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결국 이런 결과라니,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다미안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슬퍼했을까. 아마 슬퍼했겠지. 그는 정이 많았으니까. 꽃을 특히나 좋아했던만큼 식물도, 동물도 좋아하는 녀석이었으니까.

하다못해 무서운 드래곤에게 정을 주기까지 했을 정도의 어리석은 인간이었으니까. 이 꼴을 본다면 분명 슬퍼했을 거다.


미안, 다미안. 내가 다 망쳐버렸어. 우리가 함께 가꾸었던 꽃밭도, 전부 내가 망쳐버렸어. 미안해.


-쏴아아···


마나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방심했던 걸까. 아니면 인간들을 너무 우습게 봤던 탓일까. 그 왕실 마법사라는 녀석의 처음 보는 특이한 마법은 내 몸을 순식간에 망가뜨렸다.

지금에도 그 마법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13레벨의 최상급 드래곤이니 뭐니 해도 약해 빠진 인간 마법사의 마법 한 번에 이 모양 이 꼴이다.


만약 고집을 부리지 않고 드래곤의 모습으로 녀석들과 싸웠더라면 이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의미가 없다. 나는 다미안의 앞에서 인간으로 있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비록 거짓된 모습일지라도, 드래곤이 인간의 모습을 한 것일지라도 나는 조금이라도 그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닮고 싶었다. 알고 싶었다.

따라서 바로 그 다미안의 복수를 드래곤의 본모습으로 하는 것은 나에게는 상상할 수 없었다. 나는 다미안과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그의 복수를 이루고 싶었다.


···뭐, 됐어. 이제 와서 그런 걸 고민해 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으니까. 내 몸은 서서히 죽어 가고 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회복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온갖 마법과 칼에 난도질 당한 내 몸은, 스스로 말하기도 그렇지만 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다.

이런 모습을 다미안에게 보이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미안···’


문득 다미안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보여주던 그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한 번만, 한 번만 그 얼굴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때, 나에게 문득 다미안이 생명을 되돌리는 마법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이 떠올랐다.

나는 다미안에게 그 마법을 자신에게 쓰지 않겠다고 맹세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끝끝내 맹세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미안은 그 마법을 썼을까?

내가 아는 다미안은 그렇지 않았을 거다. 왜냐하면 다름 아닌 내가 직접 그에게 그러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비록 맹세는 하지 않았지만, 그는 내 말을 결코 흘려 듣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 만약에··· 다미안이 그 마법을 남겨 두었더라면···


-나는.


-쏴아아···


나는 피범벅이 된 손으로 간신히 주머니 안에 지니고 있던 마법석을 꺼내었다. 일반 마법석과는 달리, 내 마나를 머금어서 새까만 색을 띄는 마법석이었다.

그 마법석의 무게조차 지탱하기 어려워, 나는 그것을 내동댕이치듯 바닥에 떨어뜨렸다.


두려웠다.

나는 그 마법을 남기는 것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건 일종의 기약 없는 저주와도 같은 것이었다. 영원 속을 떠도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다미안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회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곳에 아주 적은 확률이라도 있다면.


“...콜록.”


나는 마법석에 마법을 새기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마나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대신 내 몸의 피를 사용했다.

이미 상처로 바닥에 고일 정도로 진작에 피가 흘렀지만 그것으로는 모자랐다. 나는 몸에 있는 피 한 방울조차 사용할 작정으로 마구잡이로 피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마법이 새겨지며 점점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하게 마법이 새겨지자마자, 나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그 마법석을 멀리 던졌다.

어느 곳을 특별히 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먼 곳으로, 심장이 멈춰 차갑게 식은 내 몸을 확인하러 올 젠탈리온 녀석들에게 들키지 않을 곳으로 이 마법석을 던졌다.


이제부터 나는 정처 없이 영원을 맴돈다.

누군가가, 13레벨에 다다른 누군가가 이 마법석을 사용하기 전까지 몇백 년이고, 몇천 년이고.

또는, 영원히.


-쏴아아···


나는, 플로리스 블랙.

케라링그리드 혈족의 불꽃을 따라 걷는 플로리스. 플로리스 블랙 케라링그리드.


작가의말

13번째 타이틀의 끝입니다.


감사합니다.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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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9. 매듭을 풀다 (1) NEW 14시간 전 1 0 14쪽
116 #18. 맹세 (7) 25.02.13 3 0 13쪽
115 #18. 맹세 (6) 25.02.10 6 0 12쪽
114 #18. 맹세 (5) 25.02.06 7 0 11쪽
113 #18. 맹세 (4) 25.02.03 7 0 13쪽
112 #18. 맹세 (3) 25.01.30 7 0 12쪽
111 #18. 맹세 (2) 25.01.27 7 0 12쪽
110 #18. 맹세 (1) 25.01.23 9 0 12쪽
109 #17. 보름꽃 (8) 25.01.20 7 0 11쪽
108 #17. 보름꽃 (7) 25.01.16 10 0 13쪽
107 #17. 보름꽃 (6) 25.01.13 7 0 13쪽
106 #17. 보름꽃 (5) 25.01.09 7 0 11쪽
105 #17. 보름꽃 (4) 25.01.06 7 0 12쪽
104 #17. 보름꽃 (3) 25.01.02 8 0 11쪽
103 #17. 보름꽃 (2) 24.12.30 11 0 12쪽
102 #17. 보름꽃 (1) 24.12.26 10 0 11쪽
101 #16. 우리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기에 (4) 24.12.23 10 0 14쪽
100 #16. 우리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기에 (3) 24.12.19 10 0 16쪽
99 #16. 우리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기에 (2) 24.12.16 11 0 11쪽
98 #16. 우리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기에 (1) 24.12.12 10 0 12쪽
97 #15. 너를 향한 마지막 인사 (5) 24.12.09 12 0 16쪽
96 #15. 너를 향한 마지막 인사 (4) 24.12.05 11 0 11쪽
95 #15. 너를 향한 마지막 인사 (3) 24.12.02 11 0 11쪽
94 #15. 너를 향한 마지막 인사 (2) 24.11.28 10 0 12쪽
93 #15. 너를 향한 마지막 인사 (1) 24.11.25 10 0 11쪽
92 #14. 조우 (6) 24.11.21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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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14. 조우 (4) 24.11.14 12 0 11쪽
89 #14. 조우 (3) 24.11.11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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