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아포칼립스에서 살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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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kind
그림/삽화
원숭이가친절해
작품등록일 :
2024.01.13 09:53
최근연재일 :
2024.09.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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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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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서막(1)

DUMMY

블루시티 송규희를 중심으로 10명의 사절단이 구성되었다.

사절단에는 정인숙이 참여하여 무게감이 더해졌다.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던 블루시티는 시티연합을 만나면서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이전에도 강한 유대감을 가졌었던 공동체에 자신감이 더해지자 서로에 대한 믿음은 강한 조직력으로 변모하였다.


사절단은 단원이 구성되자 지체 없이 남부로 향했다.

그들은 레인저 지대로 들어서자 무선통신을 이용해 그들의 진입부터 알렸다.


레인저들은 유목민처럼 그들의 영역을 계속해서 떠돌아다녔다.

물론 베이스캠프와 서브캠프들이 정해져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옮겨 다니는 그들을 만나는 건 운이 필요했다.

그래서 레인저 지대로 들어오면 무선통신으로 진입을 알려야 했다.

열 개의 레인저대들 가운데 어느 한 곳에라도 전달된다면 그들 모두에게 전달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주기적으로 무선통신을 날리며 남쪽으로 이동하던 중, 드디어 레인저 알파대와 접촉할 수 있었다.

알파대는 그 동안 인원이 더 늘어 있었다.

주력을 서브캠프에 남겨두고 일부만 왔다고 했으나 인원은 20명이나 되었다.


알파대의 장비나 무장은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장비로는 대형바이크와 오프로드용 SUV가 반반 정도로 섞여 있었다.

그리고 무장은 시티연합 표준무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었지만 개인이 선호하는 무기들도 하나씩은 더 가지고 있었다.

대형바이크를 타는 레인저들은 날이 긴 창 형태의 월도를 주로 사용하였고, SUV를 이용하는 레인저들은 총기류나 활류 같은 원거리 무기를 선호하였다.


레인저들은 주로 블루시티를 통해 시티연합과 교류하고 있어서 이미 대부분이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인지 자연스럽게 알파대의 합류가 이뤄졌다.


“노넴. 호호. 오랜만 이예요. 이번에 신세를 좀 져야겠네요. 잘 부탁드려요.”

“하하. 수호자 정인숙님. 잘 오셨어요. 직접 움직이신 걸 보니 중요한 사안 같은데, 서포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든든하네요. 그럼 잘 부탁드려요.”



블루시티의 지도자 3명은 수호자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이들은 자신들의 희생을 통해 공동체를 지켜왔다.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구성원들은 존경의 의미까지 담아 그들을 ‘수호자’라 부르고 있었다.


“이건 랩시티에서 전달 받은 물건 이예요. 각 레인저대에 하나씩 보급되면 된다고 했어요. 이름이 ‘물질변환기’ 라고 불렀는데 정말 대단한 물건이더군요.”

“물질변환기요?”

“네. 먼저 여기 제어부에 사용자의 각인마나를 등록해요. 다음으로 여기 물통에 물과 같은 아무 액체나 담고, 원하는 액체를 이곳 입력부에 흡수시킨 다음 물통에 넣어요. 마지막으로 각인시킨 마나를 통해 작동시키고 뚜껑을 닫은 다음 5분 정도 흔들어 주면 끝 이예요. 쉽죠?”

“어렵지는 않은데 이걸 왜 하는 거죠?”

“아! 제가 너무 성급하게 설명했네요. 아무래도 연료유가 좋겠죠?”

“설마 물을 연료유로 변환시킨다는 건 아니죠?”

“호호. 맞아요. 통에 개울물 좀 담아와 보세요.”


레인저 한명이 통을 들고 근처 개울로 간 사이 정인숙은 노넴에게 각인 방법을 가르쳤다.


“기름통에 기름을 여기 조금만 흡수시켜 보세요. 네. 그렇게요. 다음은 물통에 담그고 활성화 시킨 다음 물통을 닫고 흔드세요.”


노넴은 정인숙이 시키는 대로 순서대로 따라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표정은 ‘이게 뭐하는 거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노넴은 엄청나게 흥분하고 있었다.


“맙소사! 진짜 기름 냄새가 나잖아. 이거 진짜 기름인가요?”

“네. 호호. 마음에 드시나요?”

“굉장하군요. 랩시티라는 곳이 점점 궁금해지네요.”

“대단한 이웃이죠. 호호. 이제 출발할까요?”



사절단이 남부연합의 영향권에 진입하고 한참을 이동할 때까지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여수지역 중심부에 사절단이 도착하자 남부연합은 바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열렬한 환영(?)이 기분 좋았는지 노넴을 비롯한 레인저들은 바이크 소음으로 인사에 보답했다.


“더 이상 접근하지 마세요!”

“저희는 시티연합의 사절단입니다. 남부연합에 알려드릴 정보가 있어 급하게 달려왔으니 그만 경계를 푸시죠.”

“상부에 알릴 테니 그 곳에서 기다려 주세요.”

“네. 전쟁에 관한 급한 사안이니 서둘러 주세요.”

“?”


급하다는 말에도 걸어가는 여수지역 경비대를 보고 알파대원 한 명이 노넴에게 말했다.


“대장. 저놈들이 과연 라 왕국과 전쟁을 치룰 수 있을까요?”

“어려워 보이네. 전선이 우리 쪽까지 밀려 올라올 수도 있겠어.”

“이런. 망했네요.”

“시티연합이 움직이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거야. 우리도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준비해 놓는 게 좋겠어.”


기다리라 한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자 사절단 내부에서는 슬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랩장이 우려했던 이유가 있었네요.”

“그러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이유가 있을까 싶은데, 뭔가 사정이 있겠지.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결국 기다린 지 4시간이 넘어서야 이들의 대표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었고, 그들이 밖으로 나와 거리를 둔 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야. 이거 우리한테 너무 쫄아 있는 거 아니야. 우리가 그렇게 겁나나?”

“말조심해요. 저들이 들을 수도 있어요.”

“멀어서 들리지도 않겠는데요. 뭘.”


송규희는 일행을 달랜 뒤, 그들에게 소리쳤다.


“중요한 전할 말이 있는데 너무 멀 군요. 우리가 접근하는 게 안 되면 몇 분이라도 가까이 와 보시죠.”

“....”


한참 뒤에야 두 명의 남자가 가까이 왔다.

이들은 대표자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들을 통해서라도 전할 내용만 전하고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에효~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전해드릴 정보만 전할게요. 이렇게 환영 받으니 준비해 온 정보들도 드리기 싫지만, 저희도 받은 임무를 완수해야 되니.... 됐고요.”

“....”

“밀양, 양산, 창원지역을 중심으로 고블린 왕국이 들어섰어요. 규모는 파악된 것만 3만 이상이고, 곧 주변 지역에 대해 침략이 시작될 거예요. 오늘 상황을 보니 남부연합이 가장 먼저 공격 받겠네요. 동쪽에 이스트는 이 정도는 아니거든요.”

“?”

“자. 그럼 경고해 드렸으니 저희는 그만 가 볼게요. 정신 차리시고 ‘전쟁!’ 준비 잘 하세요.”


송규희는 짜증난 듯 행동하며 일행들 쪽으로 돌아갔다.


“여기 너무 짜증나네요. 그만 돌아가시죠. 참. 가는 길에 대추마을에 잠시 들려요.”



대추마을은 꼬마 전사 한주희의 마을이었다.

큰 미꾸라지가 많이 난다고 해서 대추마을로 불렸다.

송규희는 이번 전쟁에서 남부연합이 밀릴 경우 마을을 버리고 피할 위치를 알려주려 했다.

아무래도 그래야 될 것 같았다.


레인저들에게 대추마을은 이미 친숙한 마을이었다.

물물교환을 위해 한 번씩 찾기도 하였고, 대추마을과 인근 생존자들 가운데 레인저가 되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다.


남부연합의 북부에 살고 있는 소수의 생존자들에게 대추마을은 여수지역 보다 더 유명했다.

그 곳에 가면 생존에 필요한 전투술 등을 배울 수도 있었고, 합당한 가치로 물물교환을 할 수 도 있었다.

여수지역처럼 바가지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대추마을 인근 지역 사람은 대부분 대추마을로 가서 물물교환을 하였다.


남부연합에서는 최근 들어 대추마을에서 물물교환이 성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이를 제지할 명분이 없어 지금은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곧 충돌이 있을 거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여수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사람들은 여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남부연합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이 독점하고 있는 연료유 자원만 아니라면 등을 돌릴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여수지역 대표들은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려 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쌓인 감정들이 많았다.


대추마을에 도착한 정인숙은 여수지역과 대추마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미묘한 분위기의 대립을 읽어 내었다.

그녀는 타고난 관리자였다.


“노넴씨, 그리고 규희야. 어때요? 남부연합이 라 왕국의 침략을 저지할 수 있겠어요?”

“수호자님. 라 왕국의 대해선 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지금의 남부연합은 연합이라고 보기엔 유대감이 너무 약한 거 같아요. 저들로는 힘들겠어요.”

“언니. 제가 본 라 왕국의 고블린들은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고블린들 보다 더 강해요. 남부연합이 저런 식이면 아마 각개격파 당할 거예요.”

“그럼. 내 생각을 들어 봐 줄래?”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세요?”

“남부연합의 중심을 이곳 대추마을로 바꾸는 거야. 아니면 최소한 사람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뭉치게만 해도 되고.”

“어떻게요?”

“물질변환기. 그걸 대추마을에 2개 정도 넘기는 거지.”

“아! 여기서 연료유를 만들어 내면 여수지역의 가치가 급락하겠네요.”

“그렇지. 그러면 라 왕국에게 여수지역이 무너져도 남부연합은 대추마을을 중심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야.”

“수호자님의 생각에 찬성합니다. 좋은 생각인거 같아요.”


하지만 송규희는 이내 걱정되는 부분이 생겼다.

바로 랩시티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안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랩시티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조건으로 물질변환기를 넘긴 건데, 그렇게 사용해도 될까요?”

“랩시티가 원하는 건 남부지역의 안정으로 보여. 그러니 대여 정도는 이해해 줄 거야.”

“그럴까요?”

“그래. 그리고 이 사절단의 대표는 규희 너야. 현장 상황이 변하면 가장 적절한 대응을 위한 권한도 가지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언니. 그렇게 조치하죠.”


사절단은 우선 레인저 지대용으로 받은 열 개의 물질변환기 가운데 두 개를 대추마을로 대여하고, 돌아가는 길에 블루시티의 물질변환기를 이용해 레인저 지대에서 빠진 수량을 채워주기로 했다.

물질변환기를 받아든 한홍표는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이장님? 이장님~!”

“아. 네네. 죄송합니다. 너무 신기해서요. 이걸 인간이 만들었다니 믿기질 않네요.”

“대신에 약속해 주셔야 합니다. 다른 곳으로 반출하면 안 되고요. 저희가 계속 연료유를 공수하는 것 보다 이게 나을 거 같아 대여해 드리니, 여기서 생산되는 연료유로 주변과 거래하시고 결과물은 저희 레인저들에게 넘기시면 됩니다. 그 외에는 대추마을에서 이용하시면 되고요. 이해하셨죠?”

“네. 이해했습니다. 이 물건을 만든 곳에 저희 주희가 따라간 랩시티 라는 곳이라고요?”

“맞습니다. 랩시티는 남부의 안정을 원하니 잊지 마시고요.”

“그들은 살아남은 인류의 구원자들이군요.”

“....”



임무를 마친 사절단이 레인저 지대를 거쳐 블루시티로 돌아왔다.

규희는 블루시티에 머물지 않고 다시 랩시티로 복귀했다.

사절 결과를 보고해야 했고, 무엇보다 아직 그녀는 랩시티가 궁금했다.


그녀의 사절 보고가 있던 날, 랩시티에서는 오히려 사절단의 현장 판단을 높게 평가하며 잘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리고 블루시티에서 반출한 두 기의 물질변환기를 보충해 주기로 했다.



규희가 랩시티로 돌아오고 얼마 뒤 드디어 라 왕국의 침략이 시작되었다.

라 왕국은 두 개 방면으로 나누어 진격하였다.

북벌군은 이스트를 겨냥하고 있었고 서벌군은 남부연합이 목표였다.


라 왕국은 인간에게 연료유가 중요한 생존 물자이라는 것을 알고 울산지역과 거제지역을 먼저 공격 목표로 잡았다.

각 방면에 동원된 병력은 각기 만오천으로 총병력 삼만이 동원되었다.


울산지역은 사전에 준비된 함정과 게릴라전을 병행하며 침략군의 진격을 늦추며 항전 하였다.

그리고 거제 지역은 주요 교통로를 집중 방어하면서 버티고 있었다.


라 왕국의 침략 소식은 이스트를 통해 랩시티로 지체 없이 전달되었다.

이후에 레인저대를 통해 남부연합의 소문도 정리되어 알려졌다.


마나 도래를 기준으로 하는 마나력 3년, 우려하던 라 왕국의 침략 전쟁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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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섬들의 세상(1) 24.09.19 58 1 14쪽
132 태초의 탐험자 24.09.16 52 2 12쪽
131 수전(水戰) 24.09.10 54 2 12쪽
130 4차 북풍 24.09.08 58 3 11쪽
129 흑주 24.09.07 54 3 11쪽
128 다크엔트?(2) 24.09.04 56 1 12쪽
127 다크엔트?(1) 24.09.02 55 2 12쪽
126 거신병(2) 24.08.31 54 2 13쪽
125 거신병(1) 24.08.30 56 3 13쪽
124 첫 항해(2) 24.08.28 55 2 12쪽
123 첫 항해(1) 24.08.27 59 2 12쪽
122 다종족 연구팀 24.08.26 62 3 12쪽
121 삶과 죽음의 수확(2) 24.08.22 70 3 12쪽
120 삶과 죽음의 수확(1) 24.08.21 63 3 12쪽
119 천재지변 24.08.18 72 4 12쪽
118 나는 드워프다! 24.08.17 79 3 12쪽
117 엔트쉽 24.08.15 84 4 13쪽
116 그림자 전쟁(4) 24.08.13 84 3 12쪽
115 그림자 전쟁(3) 24.08.11 87 5 12쪽
114 그림자 전쟁(2) 24.08.10 81 4 11쪽
113 그림자 전쟁(1) 24.08.08 86 5 12쪽
112 신한국(2) +1 24.08.06 87 4 12쪽
111 신한국(1) +1 24.08.04 88 4 12쪽
110 춘천쉘터 24.08.03 77 3 12쪽
109 북풍(3) 24.08.01 83 3 13쪽
108 북풍(2) 24.07.30 79 3 13쪽
107 북풍(1) 24.07.28 8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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