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아포칼립스에서 살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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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kind
그림/삽화
원숭이가친절해
작품등록일 :
2024.01.13 09:53
최근연재일 :
2024.09.29 1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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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7,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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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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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특사(1)

DUMMY

대지 위에 쓰러진 주검들 위로 마지막 존재가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그리고 그 존재는 마지막 숨결을 길게 뱉어 내었다.


“언니! 너무 앞으로 나서지 마시라니까요.”

“난 괜찮아. 그나저나 이놈들 싸우는 기술은 별로인데, 너무 집요하네. 체력도 좋은 거 같고.”

“홀몸도 아니시면서 자꾸 그러실래요. 그 아이는 무려 랩시티 최초의 아가라고요!”

“야. 박수연. 누가 보면 네가 애 아빠인지 알겠다. 괜찮으니까 고만해~”


외작팀장 양초이는 외작5조와 외작6조 그리고 순찰견-데이를 데리고 랩시티 영역 내 오크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들은 오크들을 사냥하면서 새로운 적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력을 분석했다.


“그래도 조심해야죠.”

“내가 잘 알아. 아직은 괜찮아. 궁금하면 너도 가져보면 알아.”

“네~?”


그 말에 박수연은 얼굴이 붉어지며 더 이상 뭐라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옆에 있던 박수혁은 누나가 당황하는 모습에 ‘킥킥’ 거리며 웃었다.


“오크도 짝이 있다는데, 누나도 제발 누구 좀 만나라. 엉?”

“야! 박수혁! 너 오늘 몸이 근질근질하지.”

“악! 왜 때려. 팀장님이 가져보면 안다고 하시잖아. 누나도 누굴 좀 만나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생기지 않겠어.”

“이게.”


두 남매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무심히 지켜보던 양초이는 다시 처리한 오크들을 살펴보는데 집중했다.

오크의 신체는 정말 인간과 흡사했다.

샘플로 챙겨간 오크의 사체를 의료팀에서 분석했을 때도 신체 장기의 구성이 인간과 일치한다고 했다.

다만 고블린처럼 녹색인 혈액에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고블린 때는 식별하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했는데, 오크는 그 기능이 더 강했기 때문에 의료팀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녹색 피는 마나를 잡아두는 기능을 하였다.

아마도 오크의 폭발적인 신체 능력에는 이 혈액의 기능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얘들아. 모두 살펴봤으니까 모두 마나화시켜.”

“저번처럼 무기도 챙길까요?”

“아니. 이번에는 특별한 게 안 보이네. 그냥 마나결정만 챙기자.”


외작조원들은 쓰러진 오크들을 마나화시켜 마나결정을 회수했다.

주변 정리가 끝나자 경계를 서고 있던 순찰견-데이가 다가 왔다.


‘양팀장, 이제 어느 방향으로 갈 거야?’

“데이. 오늘은 이쯤하고 그만 쉬자. 주변에 쉴 만한 곳을 찾아줘.”

‘알았어. 지나친 곳 중에 괜찮은 곳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안내 할게.’

“고마워 데이.”


세계수-마더의 경고 이후, 랩시티 외작팀은 인근의 오크 서식지들을 공격하여 제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랩시티 주변을 위주로 작전에 돌입했지만 요즘은 다른 시티 영역에서 사냥을 하다 보니 랩시티와 제법 멀어져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야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크들은 주로 산지를 끼거나 산속에 마을을 형성했다.

때문에 산지가 많은 지역일수록 오크 마을이 많았다.

시티연합에 속한 지역들은 대부분은 험한 산지를 끼고 있지 않아 오크 마을도 많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간혹 소백산맥 자락에서 일정 세력을 이룬 오크들이 집단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시티연합으로서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시티연합의 공동체들은 방심하지 않고 대응하여 큰 피해 없이 오크들을 물리치고 있었다.

이는 랩시티의 경고와 함께 소규모 오크들과 직접 맞선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직접 맞서본 오크들은 고블린과 비교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크를 찾아볼 수 없게 된 시티연합에 비해 다른 지역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오크의 위협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가까이는 레인저 지대에 먼저 피해가 발생했다.


레인저 골프대는 주로 산지와 주변 평지를 그들의 생활 터전으로 삼았다.

그들은 기본적인 곡물의 생산은 평지에서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산에서 많은 부산물을 얻고 있었다.

이산저산을 옮겨 다니며 산에 있는 과일이나 견과류 또는 약초 등을 채집하기도 하고, 산에 그런 나무나 약초밭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골프대가 레인저 지대에서 가장 먼저 오크와 조우하게 되었다.

골프대는 랩시티로부터 오크라는 새로운 종족에 대해 들었을 때, 충분히 상대할 수 있으리라 여겼었다.

하지만 직접 상대해 본 결과 이 종족은 반쯤은 미친 존재였다.

오크들은 오로지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울 뿐이었다.

인간이나 고블린이 싸우는 방식이 아니었다.


나중에 골프대는 오크와의 전투를 통해 독보적인 산악전 전문 집단으로 단련된다.

하지만 그렇게 익숙해질 때까지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오크들이 규모를 키워가자 골프대는 다른 레인저대와 연합하여 그들에게 맞섰다.


이스트와 마나시티 또한 레인저 지대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산이 많은 지형 탓에 오크 서식지가 많았고, 라 왕국까지 견제해야 되었기 때문에 좀 더 압박이 심했다.

오크는 고블린처럼 쉽게 정벌하기가 어려웠다.


이 문제는 동맹인 시티연합 입장에서도 그냥 넘기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이스트와 마나시티의 약화는 결국 동맹의 약화로 이어질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라 왕국은 최근 늘어난 오크들의 공격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같은 혼돈의 후예로서 오크들의 등장을 예측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마주한 오크들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고블린들에게 큰 부담을 주었다.

그럼에도 라 왕국의 고블린들은 고대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 잡고 방어 전략을 꼼꼼히 만들어 나갔다.


침략해 오는 오크들의 규모는 아직까지 대부분이 소규모였기 때문에 고블린들은 무리 없이 오크들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규모를 키운 오크들이 등장한 곳은 큰 피해가 발생했다.



오크들은 다른 오크나 종족의 영역 따위는 관심에 두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맹수라고 생각하고 움직였기에 영역은 의미가 없었다.

그들은 영역을 구분 짓지 않고 사냥을 다녔다.


사냥을 다니다 다른 오크들을 만나면 싸움부터 벌였다.

그리고 마을을 발견하면 암컷과 어린 오크들은 전리품으로 챙기고 나머지는 수컷과 늙은 오크는 모조리 죽여 버렸다.

전리품들은 많을수록 좋았다.


혼돈에서 돌아온 오크들 가운데 아직 어리거나 늙은 개체는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전사들을 잉태한 암컷들이 나타났으며, 오크들의 번식주기가 4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제 곧 어린 오크들이 생겨날 게 분명했다.


오크들은 고블린처럼 번식에 알을 활용하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강한 전사였다.


오크들은 텃밭 정도는 가꾸었지만 대량의 농지를 조성하여 식량을 생산하지는 않았다.

주로 가축을 기르며 부족한 식량은 사냥을 통해 충당했다.


그리고 공격한 다른 종족은 완전히 전멸시키지 않았다.

필요한 만큼 사냥하고 식량을 뺏었다.

오크에게 다른 종족들은 아주 넓은 앞마당에 기르는 가축과 같았다.

그 가축들 가운데 오크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족은 고블린이었다.


고대의 고블린들은 살아남기 위해 산속으로 도망치거나 자처하여 오크의 노예가 되었었다.

농사에도 재능이 있고, 손재주도 좋은 고블린은 오크 입장에서는 꽤 마음에 드는 노예들이었다.

반면에 인간은 그렇지 않았다.

고블린에 비해 농사도 못 짓고, 제작 기술을 익히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만 고블린에 비해 식량으로 쓰기 좋았고, 인간과 오크 사이에는 번식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오크들 가운데는 일반적인 경우를 벗어난 강한 전사가 태어나기도 했다.



“케에엑! 또 습격을 당했단 말이냐!”

“켁! 항전했지만 적의 규모가 컸습니다.”

“피해는 얼마나 입었느냐?”

“이번에 공격당한 마을의 전사 2백이 당하고, 식량과 마철 대부분을 약탈당했습니다.”

“케엑! 우릴 자기들의 보급창고로 여기고 있군.”

“분하지만 고대의 기억처럼 그렇게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과 마주한 전선들은 어떤가?”

“소강상태입니다. 인간들도 저희와 계속 전쟁을 이어가기가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공격당한 마을에 병력을 증원하고, 방어설비를 증설하라. 결국에는 자원과 숫자에서 앞서는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합! 칸차의 뜻대로.”



“아~! 우엉, 우앙 머리카락 뽑지 말라고 했지. 그거 먹는 거 아니야.”

“우엉?”

“우앙?”


두 작은 엔트가 랩장의 머리와 어께에서 놀다 그의 비명 소리에 놀라, 손이 닿지 않는 등 중앙으로 잽싸게 도망쳤다.


엔트-우엉의 씨앗에서 태어난 우엉과 우앙은 세계수-마나의 개입으로 전혀 다른 존재로 태어나 버렸다.

주입된 고순도의 마나와 세계수 자체가 가지는 희귀한 마나는 엔트에 씨앗에 잠재되어 있던 확률이라 부르기도 어려웠던 희박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하이엔트! 그들은 엔트족 가운데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주변의 엔트들을 부릴 수 있는 일종의 지도자였다.

동시에 하이엔트는 숲의 수호자였다.


하이엔트가 가진 능력 중에는 식물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능력이 있었다.

마나를 활용하는 것이었는데 세계수-마더조차 흉내 내기 어려운 기술이라고 했다.

우엉과 우앙은 아직 어려 힘이 미약했지만 둘이서 장난치다 마나초 한 포기를 빠르게 성장시켜 꽃까지 피운 일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우엉과 우앙은 아직 어린 하이엔트에 불과했다.

체리에게 하이엔트의 성장 과정에 대해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너무 희귀한 존재였기에 체리조차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하이엔트의 유년기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하이엔트 우엉과 우앙은 엔트-우엉의 기억을 전승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엉과 우앙은 자신들이 엔트-우엉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승 받은 기억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는 랩장에 대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우엉과 우앙은 랩장 주변을 잘 떠나려 하지 않았다.


“칸차시여. 괜찮으십니까?”

“아. 미안. 카사-토토. 이 녀석들 잎이 세 개로 늘고 나서는 장난이 더 심해졌어. 요즘 순찰견들은 아예 이 녀석들 근처로 오려고도 안 해.”

“하이엔트는 워낙 희귀한 존재들이라 저희 고블린들에게도 전승되는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체리도 그렇게 말하더라고, 할 수 없지. 좀 더 자라면 괜찮아지겠지. 오늘 부른 건 따로 부탁할 게 있어서야.”

“부탁이라뇨. 명령만 하시면 됩니다.”

“그게 좀 위험할 수도 있어서 그래.”

“칸차의 명이라면 저 오크들 마을에라도 뛰어들겠습니다.”

“하하. 그것 보다는 덜 위험할 것 같네.”


랩장은 카사-토토에게 곧 새롭게 태어날 종족에 대한 준비와 라 왕국으로의 특사 파견 건에 대해 얘기했다.

특사 건은 매우 위험할 수 있었지만 카사-토토는 크게 개의치 않아했다.


“먼저 새로운 종족들은 그들 스스로 움직일 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아마도 2차 변이에 성공한다면 그들이 지도자가 되어 나머지들을 이끌 겁니다.”

“그래? 그러면 그들의 지도자와 얘기하면 되겠네.”

“네. 그렇습니다. 그보다 특사 건은 어떤 내용인지요?”

“그것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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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섬들의 세상(1) 24.09.19 58 1 14쪽
132 태초의 탐험자 24.09.16 52 2 12쪽
131 수전(水戰) 24.09.10 54 2 12쪽
130 4차 북풍 24.09.08 58 3 11쪽
129 흑주 24.09.07 54 3 11쪽
128 다크엔트?(2) 24.09.04 56 1 12쪽
127 다크엔트?(1) 24.09.02 55 2 12쪽
126 거신병(2) 24.08.31 54 2 13쪽
125 거신병(1) 24.08.30 56 3 13쪽
124 첫 항해(2) 24.08.28 55 2 12쪽
123 첫 항해(1) 24.08.27 59 2 12쪽
122 다종족 연구팀 24.08.26 62 3 12쪽
121 삶과 죽음의 수확(2) 24.08.22 70 3 12쪽
120 삶과 죽음의 수확(1) 24.08.21 63 3 12쪽
119 천재지변 24.08.18 72 4 12쪽
118 나는 드워프다! 24.08.17 79 3 12쪽
117 엔트쉽 24.08.15 84 4 13쪽
116 그림자 전쟁(4) 24.08.13 84 3 12쪽
115 그림자 전쟁(3) 24.08.11 87 5 12쪽
114 그림자 전쟁(2) 24.08.10 81 4 11쪽
113 그림자 전쟁(1) 24.08.08 86 5 12쪽
112 신한국(2) +1 24.08.06 87 4 12쪽
111 신한국(1) +1 24.08.04 88 4 12쪽
110 춘천쉘터 24.08.03 77 3 12쪽
109 북풍(3) 24.08.01 83 3 13쪽
108 북풍(2) 24.07.30 79 3 13쪽
107 북풍(1) 24.07.28 8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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