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있어도 소용이 없네~~~

“자식들 있어도 소용이 없네!”
얼마 전 지독한 독감으로
의식이 가물거리고 식욕이 없어
몸이 까부라질 때 나온 독백이다.
자식이야 삼 남매이지만
모두 출가하여
멀게는 400km
가까운 아이도 250km 떨어져 산다.
자기들 삶도 바쁘고 바쁘니
부모가 아파도
옆집처럼 들여다보고 수발들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몸이 아파도
혼자만 아프면 덜한데
하필 둘 다 독감이 걸렸다.
두 늙은이가 끙끙거리며
끼니도 먹기 싫은데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 얼마나 쓴지
입도 쓰고 물도 쓰고 반찬도 쓰다.
목이 부어 칼로 찌르는 듯하여
침 삼키는 것도 경기(驚起)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한방에 누워 끙끙거리니
입에 단내만 나와,
이방 저방 누어 신음을 토하며 알을 낳는데
처량한 기분 들어서
“자식들 있어도 소용이 없네!” 생각이~.
자식 하나 안부 전화하다.
목 갈라진 소리 듣고
자기들, 끼리 연락하더니
이 아이 저 아이
죽이며 반찬이며 탕이며 배달시켜 준다고 난리다.
우여곡절 끝에 큰며느리가
한방 삼계탕을 배달시켜 주어서, 먹으며
두 늙은이 하는 말,
“여보 자식들 있으니 참 좋네”
“참 좋은 세상이네
수백리 떨어진 자식이
전화 한 통으로 뜨끈한 삼계탕을 대령하니~~”
인간 마음 참 간사하다.
찾아 오셔서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재미있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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