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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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punch1234
그림/삽화
로맨틱아일랜드
작품등록일 :
2024.02.06 20:16
최근연재일 :
2024.06.26 00:1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82
추천수 :
0
글자수 :
99,503

작성
24.02.12 00:34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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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1화

DUMMY

#1




또 시작이다..


그 꿈을 꾸기 시작한 지 벌써 1년.


아주 오래전에 있던 일들이 요즘 자꾸 꿈에 나타난다..



그것도 지금 겪고 있는 일인 것 마냥 아주 생생하게..



그 바람에 고2가 되었는데도..


자꾸자꾸 생각나는 그날의 행복했던 기억들..



지금은 악몽이 되어버린..


기억에서 꺼내려고 발버둥 쳐도


도저히 꺼내지질 않아서..


더 깊숙히 박혀버린.. 우리의 추억.





/연남동





지난주 주말보다 비교적 한적한 거리,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리본으로 예쁘게 둘러싸인


선물상자를 들고 이리저리 고개를


기웃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스토리의 주인공. 서지원.




......





"야호!!!-0- 찾았다!!!"





초등학교 철봉 밑에서 동전이라도 발견한 듯


아니면 100일동안 굶은 곰 한마리가 나무 밑에서


먹음직스러운 토실토실한 토끼 한 마리를 발견한 듯



큰 소리로 유레카를 외치는 한 남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진짜 금관을 판별하는 방법을


알아냈을 때 저토록 기뻤을까..



소리치는 남자의 목소릴 쫓아 뒤를 돌았는데,




......




"드디어 찾았네 이 여자!!!"




...




새까만 차 안에서 조수석 창문을 열고 소리치는 남자.




"...? 저..저요?.."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저 기다랗고 하얀 손가락은 날 향해 있다.




벙찐 표정으로 내 얼굴을 가리키며 되묻고 있는 내게


차에서 내려 나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큰 키와, 검은색의 진하지만 고른 눈썹, 흰 피부,


얇은 인라인 쌍커플의 크지만 과히 부담스럽지 않은


눈을 가진 남자.



그 눈 안에서 빛나는..



예쁜 회색과 초록색이 섞인 눈동자..



그리고 나보다 작은 얼굴...


무슨 남자가 저렇게 생겼어. 기분 나쁘게...




"그동안 어디 있었어!!!! 한참을 찾았는데!!!!!"



"...네?"



외적으로는 여느 평범한 남자들보다

멀쩡해 보이는데...



하지만 얼굴로만 판단한다는 건


큰 오산에 맞닥뜨릴 수 있기에


얼른 몸을 돌려 도망갈 준비태세를 했다.




..................




"어허~~ 어딜 가? 나랑 갈 데가 있다!!"




내가 도망갈세라 빠른 손놀림으로 턱! 하고


내 손목을 잡더니 방금 내린 새까만 검정차로..


까만 차를 더 새까맣게 보이게 하는 선팅 된 차에


강제로 나를 끌고 가려는 낯선 남자.





....................





"잠깐만요!!! 스톱!!!!!"




막무가내다..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데


주위 시선은 신경 쓰는 것 같지도 않는 남자.




"자..자.. 진정 해보시고요..


일단 저는 그쪽이 누군지 모르고요,


아무래도 많이 아프신 분 같은데 이 손 놓으시죠?


경찰 부르기 전에.”




“우와 너 말 되게 빠르다··· 혹시 래퍼야..?0_0“




후....




말로만 해선 안 되겠다 싶어


들고 있던 상자로 이 놈 머리를 내리치려는데..


갑자기 뒤로 물러서는 남자.


도망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칠세라 얼른 발을 굴렸다.





"잠깐만!!!!! 기다려!! 거기서 딱 기다려!!!


움직이지 마!! 숨 쉬지도 마!!


한숨도 쉬지 마!!! 가만히!!!! 거기 있어!!!!! "




....




숨도 쉬지 말라니..


이상한 되도 않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핸드폰을 들어


내 사진을 찍는 이상한 남자.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초상권 침해로 유치장 가고 싶어요????


이 사람 진짜 안 되겠네?!! 나 경찰 부른다???"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3자릿수 숫자를 척척 눌러


썩 꺼지지 않으면 당장에 통화 버튼을 눌러버리겠다!!


하는 의기양양한 태도로 남자를 노려보았는데..





그러자..




...




"유치장이..."




"무섭긴 한가봐요?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요."




내 협박이 먹힌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더 세게 나갈 준비 태세를 했는데..




"유치장이 지금 내가 버티고 있는 현실보다


나을 것 같은데.."




.......




아니 얼굴은 반반하게 생겨 놓고 왜 하는 말은


그렇지가 않냐는 말이다.



.....



너무 슬퍼져버린 얼굴에


안쓰러운 감정이 일어서였을까..



이 상황에 느껴버리기엔 뜬금없는 모성애가


스멀스멀 올라오려는데..



...



.......갑자기 내게 손을 흔들며 타고 온 검은색 승용차


안으로 내빼는 정신병자.


(앞으로 정신병자라고 칭하겠다.)





"고맙다!! 고마워!!! 넌 복 받을거야!!!! 정말 고마워!!


태어나줘서, 살아 있어줘서,


내 앞에 나타나줘서! 그게 최고로 고맙다!!!!!!!!"




남자가 저리 밝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활짝 웃으며


차 안으로 쏙 들어가는 남자.



....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뭐.. 잘생긴 남자한테 그런 말 듣는 것도 나쁘진...



아, 아니지! 내가 지금 뭐라는거야!!


얼굴만 잘나면 뭐해!!


머리가 또라이인데!!!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고개를 휙휙 젓고 있는데..




......




"지원아."



언제부터 서 있던 건지..


등 뒤에서 내가 애타게 찾던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유호야!!! 왔어????? 나 진짜 많이 안 기다렸어!!! ^_^


한 두시간정도????"




"....후..."




갑자기 한숨을 쉬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나랑 만난 지 어언 3년이 되어가는 내 남자친구.


근데 문제는 사귄 첫날부터 지금까지


이 녀석은 나를 기다린 적이 한 번도 없고


나만 이 녀석을 기다리는 ...




아니 더 쉽게 말하자면..



........



분명 우리는 사귀는 사이인데


사귀기 전 내가 짝사랑 했던 날 들과


다를 바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다.




"지원아."



"응!! 유호야 나 여깄어!! 헤헤"



"나 중국 가.."



"....응?"


이건 또 무슨 마른하늘의 날벼락.




"중국 간다고..엄마한테..."


말을 마치며 내 눈을 피해 땅만 바라보는 유호.




"갑자기 중국.. ?엄마....?"


유호 어머님이 중국에 계셨나..?




"어. 나 기다리지마. 잘 지내. 나 사랑해줘서 고마웠다."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웠다가 아닌 사랑해줘서...


사랑을 줄 수 있게 해줘서가 아닌 사랑을 줘서...




.... 아니 무엇이 됐든 상관없다.


나 혼자만의 사랑이어도


그것도 어찌됐든 사랑이라고 불리니까.




근데... 갑자기 중국을 간다고..?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유호야 잠깐만. 나 멍청한 거 알지?


헤헤 이해가 잘 안되넹...-0-


그럼 중국을 같이 가야한다고 말하려고 왔구나!!!!!!


그치만 나는 근데 중국어도 못하고 여권도 없고···또..“




"여권은 필요 없어."



"응?"



"헤어지자고 하는 거야.


같이 가는 게 아니라 헤어지자고."




.....안 돼... 그 말 만큼은 제발 하지마..



애써 못 알아 듣는 척 했단 말이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두려워하는 그 말을


가차없이 해버리는 내 남자친구.





"헤헤 싫어.. 나 다른 니 말은 잘 듣지만


그 말 만큼은 듣기 싫다....헤에..."




"듣기 싫어도 난 가야해. 우린 헤어져야 하고.


지금까지의 정을 봐서라도 이렇게까지 하긴 싫지만


자꾸 너가 이렇게 매달리니까.."




...........




필요한 말은 다 했다는 듯 뒤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버리는 유호.



난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얼어 붙었고


유호의 멋진 뒷 꽁무니만 바보같이 쳐다보며 서 있다...




그랬다.. 항상 유호는 뒷모습만 보여줬었지..



애달픈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그래도 주려던 선물은 줘야지 하는 생각에..


유호가 사라진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따르르릉'




혹시나 유호일까...




"여보세요!!!!!!!!!!!!!!!"




"너 왜 안 들어와!! 얼른 들어와!

아빠한테 혼나기 싫으면!!"





............




갑자기 왠 전화.. 새삼스레 왠 걱정..


이제껏 외박을 하던 새벽 1시가 다 되어서 들어가던


전화 한 통, 걱정 한 번 없던 사람들이..


엄마의 다그침에 겨우 한 발자국을 떼려고 하는데..




.............




하아하아..





"...."




"아직도 여깄네?? 나 기다렸어???^^"




어디서 또 홍길동 마냥 나타난건지


아까 본 그 정신병자가...


커다란 미소를 지으며 내 의사는 물을 필요도 없다는 듯


손목을 턱 잡고 다시 한 번 납치를 시도하려고 한다.




.......................




왜였을까..


유호가 날 무너뜨려서..?




평소 내 성격 같았으면 소리치고 꼬집고 깨물고


발로차고 있는 힘껏 도망 쳤을텐데


지금 나에게 남은 힘은 숨 쉴 힘 밖에 없다.




탁!




놈의 힘 센 손아귀에 의해 차 문이 닫히고...




정신병자에게서 나는 향이랑 똑같은 향기가 나는 차 안.


멍해 있는 내 옆에 턱하니 자릴 차지하고 앉아있는


정신병자.




.....................




"내 사랑.-0- 난 널 보고 한눈에 반했어.


김기사! 나 병원에 가야할까 봐.


지금 심장이 아주 그냥 펄떡펄떡 날뛰구 지랄이네.-0-"



라고 앞좌석에 앉은 굉장히 차갑게 생긴 아저씨에게


친히 미친 소리를 하는 놈.




그 말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나는..




"유호야!!!!!!!!!! 아악!!!!!!!! 넌 또 뭐야 왜 나타났어!!!!


당장 차 세워!! 나 유호 찾으러 가야해!!!"




"유호? 유호는 누구야? 친구?"




"넌 몰라도 되는 내 남자친구다!!!"




"니 남자친구는 내가 될텐데."




..........................................




더 이상 이놈에게 소리칠 수 없었다...



이 정신병자가 갑자기 코를 고를 소리를 일부러 내며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_=





이 틈을 타 차 문을 열고 도망 치려는데


순순히 널 내어줄 순 없다는 듯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


밖을 향해 아무리 문을 두드려 봐도..


짙게 썬팅 된 탓에 밖에선 안이 보일리가 없고..





그렇게 차가 급히 이동한 곳은 ...




............................................






.........................





태어난 이래로 본 적이 없다 이런 집은...


동화에 나오는 왕자님 공주님이 이런 곳에 살았을까..




마치 바빌론의 현대식 공중정원을 연상시키는..




위풍당당한 형태로 나를 잡아먹을 듯한 그 거대한 집에


넋을 잃고 있는 와중에..





끼-익!





급정거를 하며 나를 납치한 검은색 차가


어디론가 나를 데리고 와버렸다.




와...




고갤 아무리 높게 쳐 들어도


이 집 지붕은 보이지도 않네...




여기가.. 이 놈 집인가....?


이 놈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당최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한 이 놈의


위아래를 훑고 있는데..




"내리자 달링~^-^"


태연하게 웃으면서 뒷좌석 문을 잡아주는 정신병자.




"........."


(아까처럼 이놈에게 맞서야 하는데


집의 규모와 외관을 보고 쫄아서 말이 안 나오는 중.)





나 아직 잠이 덜 깼나..


그래서.. 요즘 들어 자꾸 나오는 그 꿈의 연장선인건가..



...




그래.. 이건 꿈이다.. 꿈이어야만 한다..




유호가 날 찬 것도.. 중국에 간다는 것도..


내가 이 큰 집 정원에 우두커니 서서 멍청한 표정으로


이 낯선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꿈이다..





근데 꿈이라기엔..


어서 들어가라는 듯 내 등을 밀고 있는 이 놈 손길이


너무 생생하다..




그리고..




정말 진부 하게도..



그 누구나 예상 했듯이..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옛날 궁에 살던 사람들이 입던 옷들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서는..





"오셨습니까."




라고... 나에게..





그리고 들려온 믿을 수 없는..




"모시게 되길 오랜시간 기다렸습니다. 예비 세자빈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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