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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punch1234
그림/삽화
로맨틱아일랜드
작품등록일 :
2024.02.06 20:16
최근연재일 :
2024.06.26 00:1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541
추천수 :
0
글자수 :
99,503

작성
24.02.17 01:04
조회
18
추천
0
글자
8쪽

2화

DUMMY

#2



듣기만 해도 토 나오는 호칭은 뭐고


저 느끼한 표정들은 또 뭐람.



이 으리으리한 집을 쳐다보기에도 황송한


누추한 걸인의 형상을 하고


나에게 닥친 이 어이없는 상황을 파악해보고자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는데..



한 눈에 봐도 고풍스럽고 값이 꽤 나가 보이는


현대식 한복을 입은 두 분이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생각보다 더 잘 커줬구나."




"그러게요.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쁘시네."




라고...




잠깐..




.... 날 봤어? 사진에서?



더욱 더 소름이 끼치려고 하는 나는


재빨리 집에 돌아가기 위해


어떤 말이라도 꺼내야 했다.



근데.. 이 아저씨..


어디서 많이 봤는데..


어디서 봤더라..




"아.. 저는 제 발로 이 곳에 온 게 아니라, 이 곳에 끌려........."




"세자빈이 당황했나봐요!! 아하하!!!-0-


자세한 이야긴 내일 하는걸로..."


등을 소리나게 찰싹찰싹 때리며


내 입을 막아버리는 정신병자.



......................




"잠깐 들어오거라."




이상하게..


왠지 거역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는 그렇다 치고


왜 우리 집 거실의 딱 10배가 되는 거실에 앉아서


어리 벙벙한 표정으로


오늘 처음 본 낯선 아저씨에게 붙들려


이런 얘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선다.





"그래, 그 동안 너를 찾아다니느라


우리 아들이랑 내가 고생 좀 했지. 허허허."



굉장히 강한 포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날 바라보는 이 집 주인.




...날 찾았다고..?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아침에 입궁식을 하고.."




"켁켁"


아저씨의 입에서 나온 ‘입궁’이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단어에 사레가 들려버렸다.



입궁이라면.. 여기가 우리나라 국보 중 하나인 궁궐..?



그럼 이 포스가 철철 넘쳐 흐르는 아저씨가..


작년에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민설아가 시계탑 티비에서 보던 뉴스에서


선포문 읽던 그 아저씨?



읽다가 짜증내면서 얼굴에 맞은 꽃다발을


시민들한테 던져버린..


그···. 성격 파탄 난 우리나라 왕이라는 사람????




"괜찮니?"




"아~~~뇨????? 전혀요!!!!!!! 입궁이요????


제가요??? 제가 왜요??????"




포스 넘치는 사람들뿐인 이 곳에서


용감 무쌍한 목소리로 소리치는 내게


감히 존경 스럽다는 눈빛을 보내오는 주변 사람들.



그래..



꿈이니까..


이 아저씨한테 소리 질러도 죽진 않겠지.. ㅠ0ㅠ



그리고 무엄하도다!!!!!!!!!!!!!!


라고 당장이라도 소리쳐야 할 것 같은 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자상한 목소리로 대답하시는 아저씨.




"허허허. 그래. 갑작스레 놀랐지?


일단 들어와서 생활하다 보면 그리 불편하진 않을게다.


내 아들 은겸이가 생활하는데 어렵지 않게


도와줄게야."



그럼 이 정신병자가 ..


이 왕이라는 사람의 아들..?



아 그래 그건 좋다 좋아..


나랑 아무런 관련 없는 사실이니까..



근데.. 입궁이라니···?



내가 이 으리으리한 궁이라는 곳에서 ..


그것도 이 정신병자랑 같이 산다고....?




예전 유행하던 만화책 궁에서 보던, 아니,


어렸을 적 동화에서나 보던


왕자와 공주가 사는 궁전도..


이 궁에 비하면 개미 코딱지처럼 보일


이 곳에서...????????



그나저나 이 집은 왜 이리 쓸데없이 넓은거야??


앞치마 입은 사람들, 정장 입은 사람들만


도대체 몇 명 인거냐.


심지어 정장입은 남자들은 무전기까지 끼고 있어서


더 삼엄하게 보이는 집.



한 치의 오차도, 움직임도 없이


일렬로 정중하게 서 있는 직원들의 눈빛을 애써 피하며..


그렇게 말 한마디 안 꺼내고 (못 꺼내고)


그 참을 수 없는 위화감에 기가 죽어 도망치듯 달려서


들어온 현관 문을 잡았다.





"배웅은 내 아들 은겸이가 해줄 거야. 그렇지 강은겸?"




여름날의 함박눈처럼 ..


사막의 장마처럼...


뜬금없는 이 일이 왜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건지...





/차 안




쉴 새 없이 옆에서 조잘대는 정신병자.




"왜 말이 없어~?응응? 피곤해? 응? "




"너 이름이 은겸...이랬냐?"




"응응!!^0^"




"참 그 푼수떼기 같은 성격에 갖다 대긴 미안한


예쁜 이름을 가졌구나.."




"-0-"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놈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달리고 달려 어느덧 까만 차는


우리 집 골목으로 향하고 있고..



오늘 처음 본 나의 방을 구경 해보고 싶다는


이 미친 아이를 겨우겨우 어르고 달래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




우리 집 현관을 열면...



쳇, 방금 본 그 궁과 너무 다른 거 아니야?


우리 집 마당은 10평도 채 안 되는데..



그 집은 마당에 건물만 5채에 아주 그냥


축구장이랑 스케이트장을


동시에 만들어도 되겠더만....




왠지 모를 상대적 박탈감에 서러워


힘없이 현관을 열자 보이는 건


거실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 엄마아빠.




/거실




"흠.. 난 저 후궁이라는 여자가 마음에 안 들어.


꼭 백설공주에 나온 백설공주를 질투한 마녀 같잖아."




"내가 보기엔 당신이 저 마녀를 질투하는 것 같은데..?"




"뭐야?????????? 내가 저 쭉 찢어진 눈을 가진 여자를


질투한다고??"




엄마 아빠의 눈을 좇아 도착한 내 눈에서 보이는


티비 화면에는..


방금 궁에서 본 아저씨와, 아줌마가 보이고..




아니.. 좋아.. 그래.. 이것도 꿈의 한 일부분이야..


그렇게 생각하자..




서지원 꿈 한번 파란만장하네..




그리고 보이는.. 굉장히 도시적으로 생긴 한 여자..


엄마의 표현에 따르면 마녀···.



저 여잔 방금 그 궁에서 본 적이 없는데..


꿈 속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내 머릿속에서 마구마구 피어나는 호기심.



그리고..


티비 안에서 날 향해 웃으며 브이를 하고 있는


정신병자가 보인다......=_=





.................




"그나저나 이 놈 지지배는 왜 안 들어와?"



"아 기다려봐요, 금방 들어온댔으니까."



"그래 그 금방이 도대체 얼마나 걸리느냐고!!!!!!!!"




흠..흠..


멋쩍은 헛기침···



뒤 돌아서 나를 보는 엄마, 아빠, 서주원.



...................



"나 왔어."



"...."



"방에... 들어가면 되지?"



원래 하던 대로..


말 한마디 안 섞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날 잡는


아빠의 낮게 깔린 목소리.





..........................





"...지원아. 우리랑 얘기 좀 하자."




얘기..? 무슨... 얘기..


우리가 언제부터 다정한 가족이었다고..


아니, 내가 이 가족 대화에 끼어 들수나 있었나.



아빠의 말에 거실에 삥 둘러앉아


그 흔한 소파조차 없는 탓에


맨 바닥에 앉아서 아빠의 첫 마디를 기다리고 있다.




......




“지원아. 아빠가 하는 말 놀라지 말고 들어.”



“.....”



“넌 이제 궁 사람이다. 왕세자와 결혼해서


왕세자빈이 되는거야.”




저런 말을 하는 데 놀라지 말고 들으라니..


누가 들어도 뒤로 넘어갈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아빠.




"궁에 들어가도 집에 자주 올 수 있을 테니 걱정 말아라."




"....."




"방금 티비에 나온 사람들이 우리나라 최고 통치자이자


왕인 강영조 회장의 가족들이다.


왕이 된 건 1년 전 쯤이었지 아마.“





"..하하.. 이런 장난 재미없어. 알지?"




........................





"네가 그 가족 중 한 명이 되어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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