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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punch1234
그림/삽화
로맨틱아일랜드
작품등록일 :
2024.02.06 20:16
최근연재일 :
2024.06.26 00:1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507
추천수 :
0
글자수 :
99,503

작성
24.04.15 22:42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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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14화

DUMMY

#14



아빠에게 걸려온 전화.


안부는 궁금하지도 않은듯이..


주말에 집에 좀 내려오라는 말만 하고 끊는 아빠.



가서 엄마, 아빠를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나를 하도 안 찾으니까..


나라도 보러 가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아저씨도 흔쾌히 다녀오라고 하셨고..



/집

 

집에 도착하니 날 반갑게 맞이한 건..

 

담벼락에 붙어있는 빨간 압류 딱지들과..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엄마와 아빠..

 

 

 

하하 이건 또 뭐야..

 

전 세계가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 하냐..

 

 

역시.. 내게 한 번 등 돌린 세상이..


다시 내 편 해주길 바라는 건 무리인가 보다..

 

 

 

그리고..

 

이 거지같은 상황에서


몇일 전에 꿈에서 나온 타로 보러 갔던 추억이


떠올라버린 건....


그 때 타로상담사가 했던 내 사주가 안 좋다는 말이


100프로 틀림 없는 사실이라는 거겠지..

 

 

 

................................

 

 

 

/집

 

 

현관을 세게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

 

 

 

“하이고~~ 이 여자앤 누구셔?


이 집 따님인가 봐? 응?


이쁘게도 생겼네!”

 

 

거실 구석에 있는 작은 협탁에


걸터앉아 있는 조폭이 빈정대고 있고,


 

“...뭐야...당신들..”

 

 

 

“아저씨 이제 살았네?? 응??


딸 년 장기 팔구 저기 앉아있는 건방진 놈


장기 팔면 어느정도 빚은 갚겠네 이 아저씨~~~”

 

 

 

손에 든 검은 파일철로 아빠의 머리를 툭툭 치는


풍채 좋은 남자들.

 

 

 

빚...?

 

 

 

집에 빚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채까지 썼어..?

 

 

 

절망적인 마음에..


턱 하니 내려앉아 버린 심장과 다리..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도저히 생각이 떠오르질 않고..

 


그 때, 내 어깨를 붙잡고 끌어당기는


조폭놈.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항


한 번 못해보고 있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원이가 다가와서 남자의 종아리를 물어버렸다.




“아악!!!!! 이 쪼만한 새끼가


뒤지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많이 아팠는지 괴성을 지르며 눈알을


부라리는 조폭.


 

조폭놈의 발길질에


멀리 떨어져나간 주원이.

 

기절한 것 같다.

 

 

 

“어우씨 쪼끄만게 개 빡치게 하네 진짜..


안되겠다. 어른한테 버릇없이 대들면


벌을 받아야지. 야!!! 광철아!!!


가서 쇠파이프 좀 가져와....”

 

 

 

광철인지 광칠인지 하는 놈이


부리나케 가져온 쇠파이프로..


피를 이미 많이 흘리고 있는 서주원의 머리를


가격하려고 한다.

 

 

조폭놈이 들고 있는 쇠파이프를 부여잡은 채


다급하게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



“잠..잠...잠시만요!!!!!!!!!!!!!!!!!


어.. 얼만데요.. 그 빚..”

 

 

쇠파이프를 소리나게 바닥으로 던지고,


뒤롤 돌아보는 조폭.


코웃음을 친다.

 

 

 

“하하하 얼만 줄 알면 뭐?


니가 부모 빚 갚아주시게~~? 엉?”

 

 

“그러니까.. 얼마냐고요.. 그 빚..”

 

 

“2억.”

 

 

 .....


..억.. 2백도 아니고 2천도 아니고..

 


 .....



2억..

 

 

 

 

“이쁜 애기야~ 못 갚아주잖어~~ 엉?


2억이 얼마나 큰 돈 인줄은 알어?”

 

 

내 턱을 들어 올리며 비아냥대는 조폭놈..

 

 

...............

 

 

 

가슴이 울렁거리고.. 답답하다..

 

 

눈 앞이 캄캄하고 막막했지만.. 


급한 불 먼저 꺼야한다...

 

 

 

“갚을게요.. 갚을 테니까.. 우리 엄마아빠,


그리고 동생 풀어줘요.”

 

 

내 당찬 행동과 말에 비웃기 시작하는 조폭들.

 

 

 

“진짜? 기한을 언제까지 해드려야 하나..


꼬마아가씨^^ 아니지, 새로운 꼬마고객님. ^^”

 

 

 

“언제까지 갚으면 되는 건데요.”

 

 

 

“다음달인데 내가 효심이 지극한 모습에


맘이 약해지거던??!! 특별히 꼬마 아가씨는


6개월로 늘려줄게.^^”

 

 

 

...

 

 

 

“알았으니까.. 이제 꺼져요..”

 

 

 

내 욕을 듣는 순간...


이성을 잃은 남자. 돌아버린 눈으로 방금


바닥으로 내던진 쇠파이프로


내 왼쪽 발목을 쳐버린다.

 

 

 

“이깟거.. 하나도 안 아프니까..


허세 그만 떨고 저 사람들 풀어주라고..


안 그러면 2억이고 뭐고 없으니까..


죽을 만들던 밥을 만들던 알아서 하시든가.”

 



내 말에..


지들도 어떤 걸 선택해야 이득인 걸 아는지..

 

 

 

“연락 기다릴게 용맹한 꼬마아가씨. ^^”


 

라는 말과 함께 내 볼을 툭툭 치며 사라진다.

 


 

/거실

 

 

“뭐야 이거.. 무슨 상황이야..”

 

 

거실에 둘러앉아 엄마아빠에게


자초지종을 듣는데..

 


눈 앞이 뿌옇다..


그리고 파도처럼 쓸려오는 막막함에


가슴만 답답해져 오고..

 

 

몇 분간의 침묵 끝에 아빠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

 

 


“지원아.. 아빠가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이야기 보단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가 듣고 싶은데...


 

...... 왜..


내가 들어야 하는 말은 미안하다 뿐인건데..


 

왜...

 


내 주변 사람들은 나한테 할 말이


미안하다는 말 밖엔 없는건데..

 

 


“니가.. 한번만 좀 도와줄 순 없겠니..?”

 


 

“......내가 어떻게 도와줘..


설마 내가 장기라도 팔아서 2억을 갚아주길


기대 하는거야..?..”

 


 

“궁에서.. 거기서 조금만.. 버텨주라..”

 

 

궁...


순간 자리에서 박차고 집을 나와버렸다.

 


그 말의 뜻이 뭔지를 이미 아저씨 입을 통해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래서..


내가 혹시나 도망갈까 봐 끝까지 숨기다가..


직전에 궁으로 날 들이민거구나...

 

 

..........

 

 

하..


근데 저 사람들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잖아.

 

그 동안 날 가족처럼 생각해주지도 않던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이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미안하다는 말로 퉁치는 것도 지겹지도 않나..

 

 

 

그리고.. 2억?

 

 

그럼 서지원은 결국엔 2억 짜리 였나..

 

 

2억에 팔려갈.. 인생이었나..


 

그렇게 걷고 또 걷다가..

 

 

 

.......................

 

 

 

“아악!!!!!!!!!!!!!!!!!!!!!!!!”

 


하고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보이는 전봇대마다 발로 차고..

 

 

이러지라도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

 

 


순간.. 무언갈 결심하고,


방금 시간만 확인하고 꺼 놓은 핸드폰을


다시 켰다.

 

 


예상대로..

 

 

부재중 전화 78통.

 


집착에 가까운 78통의 전화를 건 사람은


동일인물.

 


그 질긴 인간을 만나러 나는


다시 궁으로 무턱대고 가버렸다.

 

 

니가 이겼고, 내가 졌다는 걸 인정하기 위해.


2억짜리 딸이 되어주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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