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좋은 물건은 소리부터 다르다

37화 좋은 물건은 소리부터 다르다
“이 새대가리 녀석들아! 거기서 뭐 하고 있는 것이냐! 작전상 후퇴인 것이다!”
[까악! 형님이 어딘가로 이동한다! 이동한다!]
[따라간다! 따라간다! 그런데 당근은 어떻게 하냐?]
[내일 또 오면 된다!]
그렇게 크로우와 까마귀 군단은 엄청난 속도로 당근 밭에서 사라졌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데 어떻게 우두머리 역할을 하나 했더니 까마귀 녀석들이 눈치껏 맞춰 주고 있었네.”
나는 당근 밭을 돌아다니며 피해 상황을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당근 몇 개의 잎사귀가 뜯어 먹혔을 뿐. 대부분은 무사했다.
“그런데 이 다친 당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잎이 상한 당근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이대로는 뽑아서 버려야 할 판이다.
어쩌면 이것도 가드닝 포션이 해결을 해 주지 않을까?
나는 시냇물로 달려가 두 손 가득 물을 떠 왔다.
그리고 잎사귀의 절반이 사라진 당근 위에 쪼르륵 뿌려 주었다.
당근 잎은 마치 시간을 빠르게 돌린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자라기 시작했다.
“으음······. 이 정도면 하루 정도면 이전처럼 건강해지겠네.”
지금 밭에서 자라고 있는 당근은 잘 키워서 씨앗까지 수확해야 하는 녀석들이다.
더욱 아끼고 사랑해 주도록 하자.
“혀, 형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소중한 당근 밭에서 전쟁이라도 벌어진 것 같다.”
당근 잎사귀에 볼을 비비고 있으려니 뒤에서 나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근 밭 방어전이 끝나자마자 귀신같이 복귀를 하다니.
역시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힌 녀석이다.
“아, 쇼크쥐의 숙적인 까마귀가 당근을 노리고 습격을 해 와서 말이야.”
“그아악! 본인이 장거리 공간 도약을 준비하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런 일이! 그르르륵······. 만약 본인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다시는 이곳에 얼씬도 못하게 혼쭐을 내 주었을 것이다!”
“아, 말하는 것을 깜빡했는데 녀석들의 우두머리가 까마귀 백작 크로우더라고.”
“까마귀 백작 크로우!?”
“혹시 아는 사이야?”
“······제, 제법 강한 녀석이라고 들었다.”
나인은 가장 처음 만나는 보스 몬스터답게 레벨이 낮은 편이다.
그나마 다리 부상을 회복하면서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긴 했지만.
크로우와는 여전히 10넘게 차이가 난다.
그래서 그런지 순식간에 꼬리를 내리고 내 발에 머리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끼잉 끼잉······. 설마 본인이 까마귀 백작과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힘들까?”
“아, 아니다! 형님과 당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본인은 기쁘게 싸울 각오가 되어 있다! 허나 까마귀 백작은 본인보다 강하다. 이길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싸움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며칠 전에 확인한 결과 지금 나인의 호감도는 하트 2.5개였다.
오닉스 대교로 떠났을 때까지만 해도 분명 2개였다.
판타스틱 아일랜드 3에서는 하트로 그 캐릭터가 나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를 표현한다.
하트 2개부터는 선물이나 음식으로는 호감도가 거의 오르지 않는다.
동물 친구들마다 준비되어 있는 개별 시나리오를 진행해야 3번째 하트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갑자기 무려 반개나 오른 것이다.
펜리르 더 비스트는 질 것 같으면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 본능이 있다.
그 본능마저 억누르고 나와 당근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는 것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나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사실 나인 선생까지 나설 필요는 없어. 선생이야 오닉스 대교의 사수만 해도 바쁘잖아? 사실 까마귀 백작을 상대할 방법이 하나 있거든.”
“그게 정말인가!?”
“그런데 아까부터 당근 옆에서 뒷발을 움직이는 건 왜 그러는 거야? 혹시 먹고 싶어?”
“그아악! 이 몸도 모르게 그만······.”
“그거 먹으면 안 되는 거 알지?”
“······안다! 당근이 먹고 싶긴 하지만 필사적으로 참고 있다!”
아무래도 머리로는 저 당근을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몸은 정직한 모양이다.
나는 입에서 침을 줄줄 흘리고 있는 나인의 목덜미를 쥐고 작업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까마귀 백작의 공략법을 설명해 주었다.
“크로우는 장기를 굉장히 좋아해.”
“장기가 무엇인가?”
“두 명의 플레이어가 주어진 말을 번갈아가면서 이동해서 상대의 왕을 잡는 게임이야.”
“체스랑 비슷하군.”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도 있어. 이동 방법도 다르고 장기는 새로운 말을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주어진 자원 내에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야 해.”
가장 큰 것은 쓰러트려야 하는 왕의 행동 범위다.
체스의 킹은 판의 모든 부분을 다닐 수 있고, 룩과 위치를 바꾸는 캐슬링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장기의 왕은 3*3의 궁 안에서만 이동 할 수 있다.
‘왕을 대하는 동서양의 차이가 보이는 부분이지.’
“어쨌든 크로우는 장기를 사랑해. 그래서 눈앞에 장기판이 보이면 하던 것을 멈추고 혼자 장기를 두기 시작하지. 그리고 제멋대로 만족해서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
“그르륵······. 그러면 장기판만 있으면 까마귀 백작을 쫓을 수 있는 건가? 그래서 그것들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
“저기 보이는 편백나무 목재를 이용해서 지금부터 만들 거야.”
괜히 콜라보 시나리오에 편백나무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편백나무는 질감이 부드럽고 결이 아름답다.
게다가 장기말을 세게 내려놔도 자체적인 복구 능력이 있어서 원래대로 돌아온다.
‘목욕탕 만들고 남은 게 있어서 다행이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장기판과 말을 만들어 볼까?”
나는 나무판을 깎아 네모반듯한 판 모양을 만든 후, 그 위에 선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염료는 온천을 파다가 발견한 석탄에서 추출한 녀석을 사용했다.
석탄을 절굿공이로 잘게 분쇄한 다음 물에 넣어서 염료 성분을 분리해 내는 것이다.
사실 그 후에 여과와 정제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염료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나무껍질에서 수피를 뽑아냈을 때처럼 미라클 핑거가 알아서 처리해 주는 모양이다.
“그오오! 대충 긋는 것 같은데 나무판 위에 반듯한 선이 그려지는군. 역시 형님의 손재주는 대단하다!”
판을 만든 다음에는 장기 말이다.
원통 모양으로 손질한 나무토막을 잘라 팔각면체로 다듬은 후 그 위에 이름을 적어주면 끝이다.
“그러고 보니까 졸이랑 상은 한자로 뭐라고 쓰지······.”
나름대로 장기를 즐기기는 했지만 거기에 무슨 한자가 적혀 있는지 까지는 외우지 못했다.
“뭐, 장기 말 중에는 한글로 적힌 것도 있으니 그렇게 하면 되겠지?”
그렇게 대략 3시간 가까운 작업 끝에 장기판과 말을 만들 수 있었다.
시험 삼아 장기판 위에 말을 내려놓아 보았다.
타악-!
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진다.
“이거 제법 그럴듯한데?”
이 정도면 장기 마니아 크로우가 침을 흘리며 달려들겠지.
@
다음날.
두고 보자는 말을 남기고 도망쳤던 크로우와 까마귀 군단이 약속대로 다시 찾아왔다.
나는 준비된 장기판과 말을 크로우를 향해 던져놓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것은 설마······. 우와앗! 역시 장기판인 것이다! 아아아! 도대체 얼마 만에 보는지 모르겠다!”
크로우는 눈이 뒤집혀서는 장기판을 향해 달려갔다.
좋았어, 먹혔다.
이제 장기를 실컷 즐긴 후 만족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상황 종료다.
그런데 크로우는 바닥에 놓여 있는 장기판과 말을 유심히 살펴보고는 불만에 찬 함성을 토해냈다.
“아아악! 이 허접한 장기 말은 도대체 무엇이냐! 나무로 만든 장기판은 제법 봐줄만 하다! 그런데 장기 말의 완성도가 이렇게 조악해서야! 모름지기 한은 해서체로, 초는 초서체로 적어야 하고, 재질 또한 상아를 이용해서 만든 것을 최고로 친다! 본좌는 이런 어설픈 말로는 절대 장기를 두지 않을 것이다!”
“어, 음······. 그러니까 상아로 만든 녀석을 가지고 오라는 거지?”
아무래도 나무로 만든 장기 말은 크로우의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아무거나 잘 먹는 줄 알았더니, 의외로 편식이 심하구나.
이렇게 된 이상 플랜 B다.
“마토야! 그물로 잠시 크로우를 좀 묶고 있어! 대장은 전격으로 가볍게 전기 마사지 부탁해!”
[삐기익! 알았당!]
“으아아악! 따가운 것이다! 아픈 것이다! 후퇴! 작전상 후퇴인 것이다! 두, 두고 봐라! 내일······은 너무 이르고······. 모레 또 오는 것이다!”
그렇게 까마귀 군단은 등장한지 3분 만에 전기 공격을 맞고 도망쳤다.
“그렇지만 절대 좋은 상황이 아니야. 계속 소모전만 하면 이쪽이 불리해.”
크로우의 체력은 하루 이틀 쉬면 회복되지만 나는 설탕을 사용하고 있다.
하루에 별 사탕이 스무 개 소모하니까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이러면 최대한 빠르게 크로우가 만족할 만한 상아 장기 말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제와는 다르게 이틀이라는 여유가 주어졌다는 점이다.
나는 작업실로 돌아가 나인과 함께 2차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일단 나무로 만든 장기 말은 크로우의 눈에 차지 않는 것 같아. 재질을 조금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꿔야겠어.”
“고급스러운 재질이라면 무엇인가?”
“코끼리의 어금니인 상아 같은 게 필요해. 그런데 여기서는 그걸 구할 방법이 없는 게 문제네.”
나인이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끼리? 미안하지만 처음 듣는다.”
사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용사 대 마왕의 세계에는 코끼리가 존재하지 않으니까.
물론 맘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맘무트라는 몬스터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녀석의 어금니가 상아를 대체 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건 전문가에게 물어봐야겠네.”
“전문가가 누구인가?”
“프랑소와즈 말이야. 이빨도 뼈의 일종이잖아? 드래곤의 이빨로 스파토이를 만들기도 하니까 어금니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을까?”
“확실히 그분이라면 장기 말을 만들기 좋은 어금니를 알고 있겠군.”
프랑소와즈는 뼈의 특성과 성질에 대해서만은 누구보다도 빠삭하다.
그녀에게 물어보면 상아의 대체재를 찾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은 건 장기 말에 새길 한자인데······.”
애초에 용사 대 마왕의 세계에는 한자라는 문자가 존재하지 않으니까.
나인이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는지 눈을 빛냈다.
“형님. 용사 중에 그 장기 말에 새길 문자를 알고 있는 녀석이 있나?”
“장담은 못하겠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한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나인이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그것을 알아낼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게 정말이야?”
“물론이다. 펜리르 더 비스트의 이름을 걸고 오늘 밤 안에 알아 오도록 하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한번 믿어보도록 하자.
@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서 어느새 밤이 되었다.
그리고 나인은 자신만만하게 말한 대로······.
툭-!
돌돌 말려 있는 양피지 하나를 내 앞에 떨어트렸다.
“여기 있다. 정확하게 적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장기 말에 적혀 있는 한자라고 했다. 확인을 해 주겠나.”
펼쳐보니 장기 말에 적혀 있는 한자들이 각각 해서체와 초서체로 적혀 있었다.
나인은 도대체 이걸 어디서 구해온 것일까?
“끼, 끼잉······. 그것은 부디 묻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떳떳한 방법이 아니었다.”
[Tip :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동물 친구들은 때로는 작은 선물을 주곤 한답니다. 잊지 말고 고맙다는 말을 해 주도록 하죠.]
나는 피식 웃으며 나인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렇게까지 숨기고 싶어 하는데 여기서 더 묻는 것도 미안하다.
팁 말대로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를 해 주도록 하자.
“고마워, 나인. 덕분에 크로우를 쫓아낼 제대로 된 장기 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그르르륵······. 고마우면 처음으로 만든 당근 쥬스는 이 몸이 먼저 맛을 보고 싶다.”
“그 정도야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 아니, 오히려 내가 부탁하고 싶은데?”
미식가 나인 선생께서 시식을 해 준다면 든든하지.
그렇게 나인 선생의 활약 덕분에 고오급 장기 말 제작을 위한 마지막 단계만이 남았다.
슬슬 프랑소와즈가 목욕을 하러 올 시간이다.
디디를 입고, 저번에 했던 대로 목소리 변조까지 마친 후 노천 온천으로 향했다.
도착하고 몇 분이나 기다렸을까.
리듬이 하나도 안 맞는 콧노래 소리와 함께 프랑소와즈가 등장했다.
무언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처음 봤을 때보다 한결 밝아진 표정이다.
“앗, 시드 아니야? 안 그래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노천 온천에서 푹 쉬면서 컨디션 관리를 했더니 요즘 작업 효율이 엄청 올랐거든? 덕분에 상사한테 칭찬도 받고, 아직 후보긴 하지만 승진 제안까지 받았어!”
― 노천 온천이 마음에 든 것 같아 다행이군. 오늘 찾은 것은 프랑소와즈에게 부탁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다.
“프랑이라고 불러도 돼. 프랑소와즈는 너무 길잖아? 그래서 부탁하고 싶은 게 뭐야? 당신이 만든 노천 온천 덕분에 요즘 악몽도 안 꾸고 있으니까 웬만하면 들어줄게.”
그 까다로운 프랑소와즈가 이렇게 순순히 부탁을 들어준다니.
아무래도 내가 만든 온천이 정말 마음에 든 모양이다.
― 장기 말이라는 것을 만드는데 특별한 동물의 어금니가 필요하다. 단단하고, 내구성이 높고, 질감은 부드러우며 손가락으로 만지면 마치 벨벳처럼······.
나는 프랑소와즈에게 최대한 자세하게 상아의 특징을 설명했다.
“흐응······. 마침 그런 어금니를 가진 녀석이 있기는 해. 혹시 자이언트 포레스트라고 알아?”
― 움직이는 숲 말인가.
“응 맞아. 백 년 전에 완전히 멸종한 몬스터지.”
자이언트 포레스트는 용사 대 마왕에서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몬스터다.
거대한 맘모스 위에 숲이 얹혀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어려워서 결국 게임에는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게 멸종된 몬스터라는 형태로 구현된 모양이다.
“마침 내가 녀석들이 묻혀 있는 곳을 알거든. 자이언트 포레스트의 어금니라면 당신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을 거야.”
― 그게 정말인가?
“음······. 그런데 그곳에 들어가려면 나도 약간의 부담을 져야 하거든? 일단은 전쟁에서 공을 세운 몬스터가 묻히는 곳이니까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노천 온천 사용 시간을 30분만 늘려주면 안 될까?”
나는 잠시 대답을 보류하고 프랑소와즈의 말풍선을 켜 보았다.
[리치 프랑소와즈 - Lv 93 ♡] : 어쩌지······. 내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했나? 그렇지만 진짜 1시간은 너무 부족하단 말이야. 그래. 딱 10분이야. 10분만 늘려줘. 응?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잖아?
― 미안하지만 한 마족의 이용 시간을 늘리면 다른 손님의 이용 시간이 줄어들어서 말이다.
“아앗, 미안. 다른 이용객에게도 소중한 시간이지? 뭐,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들어줄게. 대신 그 장기 말이라는 것을 만들고 남은 어금니로 등을 문지를 수 있는 도구 하나만 만들어 줄 수 있어? 아무래도 손이 닿지 않아서 닦기 힘들더라고.”
― 알겠다. 등을 닦을 수 있는 도구라면 적당한 게 하나 있다.
“정말이지? 두근거리면서 기다릴게!”
안 그래도 노천 온천에 목욕 도구를 몇 개 추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프랑소와즈가 저렇게 활달한 성격이었나?
항상 짜증을 내면서 음침하게 돌아다니는 녀석이었잖아.
아무래도 온천에서 마음속에 쌓인 때까지 벗겨낸 것이 아닐까?
“몬스터의 무덤이 있는 성지는 지면이 굉장히 단단해서 땅을 파기 힘들어. 그런데 혼자서 괜찮겠어?”
― 혹시 그곳의 땅이 아다만타이트보다 단단한가.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그냥 바위 같은 게 많이 섞여서 조금 많이 단단한 땅 정도야.”
― 그렇다면 아무 문제없다.
“뭐,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했으니 나는 진짜 그냥 몸만 온다?”
[리치 프랑소와즈 - Lv 93 ♡] : 흐응······. 제네럴이랑 부하 몇 명 데리고 와서 땅 파는 것을 돕게 하려고 했는데 필요 없는 것 같네. 뭐, 힘들어해도 절대 도와주지 말아야지.
말풍선을 보니 프랑소와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내 입에서 도와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기다린 모양이다.
그렇지만 땅을 파서 묻혀 있는 화석을 캐는 것은 판타스틱 아일랜드 3의 메인 콘텐츠 중의 하나.
그 재미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수는 없지.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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