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냥 죽지 않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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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rainso93
작품등록일 :
2024.02.29 20:41
최근연재일 :
2024.07.12 18: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906
추천수 :
189
글자수 :
81,582

작성
24.05.06 06:20
조회
22
추천
5
글자
4쪽

#.19 요양(療養, 휴식을 취하다)

DUMMY

“으음......”


명이 깊은 신음 소리를 냈다.

눈을 뜨자마자 옆구리에서 올라오는 격통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


내려다보니 도톰한 이불이 덮여 있었고, 그 이불을 젖혀 보니 헐벗은 몸에 제법 단단히 감긴 붕대가 보였다.

멍하니 그것을 손으로 짚어 보던 명은 결국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켜도 좋을 만큼 몸 상태가 좋지는 못하였으나, 요참사의 수장씩이나 되어 온통 낯선 곳에 가만히 누워있을 수는 없었던 탓이다.

그것이 요기가 잔뜩 느껴지는 공간이라면 더더욱.


달칵-


“!”


우당탕-


“!”


늘 차고 다니던 검도 보이지 않았고, 하다못해 몸 이곳저곳에 소지하고 다니던 단검들도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몹시 날 선 얼굴로 주변을 살피던 명은 난데없이 들려온 문 열리는 소리에 급하게 몸을 일으키려다 그대로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괜찮아?”

“...........”


놀란 설은 얼른 다가와 그를 붙잡아주었다.

그러나 명은 그녀의 손에 천천히 몸이 일으켜지면서도 멍한 표정이나 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랬다.

다시 벌어진 상처도 상처였는데,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 더 당황스러웠다.

꼭 물먹은 솜처럼 팔, 다리가 축축 늘어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요기 때문이야.”

“?”


혼란스러워하는 잘생긴 얼굴을 보며 설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그를 더 혼란스럽게 했는지.

잘생긴 얼굴이 다시 설에게로 향했다.

그게 기꺼워, 설은 픽-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몸에 요기가 많아서 그래.”

“나는.....!”

“알아. 평범한 인간이라는 거.”


설의 말에 명이 파드득 목소리를 높였다.

그 모습을 본 설은 왜 저렇게 요괴를 싫어할까. 잠깐 궁금증이 일었다.

물론, 입 밖으로 내어 묻진 않았다.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그사이, 조금 진정이 된 명은 다시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왜.....”

“요괴 잡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지?”

“!............”


명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알았을까.

아니, 사실은 그보다 요신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도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사실이 더 신기하긴 했다.

요괴를 죽이는 이가 요신의 눈에 곱게 보이진 않았을 텐데.


“요괴를 죽이면 그 요괴의 기운은 죽인 자의 몸에 흡수돼.”

“...........”

“평소에야 수련을 잘해서 별 탈이 없겠지만, 이곳은 요기가 극대화 되는 곳이니, 몸이 감당해 내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

“그 요기, 다 비워내지 않으면 언젠가 밖에서도 고생할 일이 생길 거야. 이 기회에 제대로 치료 받고 가.”

“...........”


혼란한 명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설은 그저 차분히 그에게 충고했다.

그리고 그녀의 충고가 끝났음에도 명이 멍하니 서 있기만 하자 기다리지 않고 그의 어깨를 톡 쳤다.

잠자리가 물가에 스치듯 가벼운 접촉이었다.

그러나 요신의 힘은 참으로 기묘하여.

그 가벼운 손길에도 명의 다부진 몸은 순식간에 침대까지 날아가 버렸다.


“엇......!”

“얌전히 누워있어. 이렇게 훌륭한 몸을 또 만지는 건 기쁜 일이지만, 상처가 자꾸 벌어지면 빨리 아물지 않을 거야.”

“!”


다시 곱게 침대에 뉘어진 명은 이어진 설의 말에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지고 말았다.

잘생긴 남자가 자신의 손아귀 안에서 부끄러워하고 있으니, 꼭 애먼 짓을 하는 기분이라. 설은 조금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명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손길에 망설임이 있는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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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6 위로(衛虜, 붙들고 보듬다) 24.07.12 17 2 5쪽
36 #.35 마지막 크리스마스 24.07.09 22 2 5쪽
35 #.34 최후의 전투 2 24.07.05 23 5 5쪽
34 #.33 최후의 전투 1 24.07.02 23 5 5쪽
33 #.32 이브(Eve) 24.06.28 18 5 4쪽
32 #.31 걷잡을 수 없는 3 24.06.25 20 5 6쪽
31 #.30 걷잡을 수 없는 2 24.06.21 25 5 5쪽
30 #.29 걷잡을 수 없는 1 24.06.18 23 5 5쪽
29 #.28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 24.06.14 25 5 4쪽
28 #.27 진실(Truth) 24.06.11 21 5 6쪽
27 #.26 트리거(Trigger) 24.06.07 20 5 6쪽
26 #.25 크리스마스 2 24.06.04 20 5 6쪽
25 #.24 크리스마스 1 24.05.24 28 5 4쪽
24 #.23 설(雪, 눈) 24.05.21 26 5 6쪽
23 #.22 요리(饒摛, 넉넉함이 번지다) 24.05.17 25 5 4쪽
22 #.21 청안(靑眼, 푸른 눈동자) 24.05.14 22 5 3쪽
21 #.20 요호(妖戶, 요괴들의 집) 24.05.10 26 5 4쪽
» #.19 요양(療養, 휴식을 취하다) 24.05.06 23 5 4쪽
19 #.18 뒤통수 2 24.05.03 27 5 7쪽
18 #.17 뒤통수 1 24.04.30 21 5 4쪽
17 #.16 위엄(㥜掩, 엄습하는 불안) 24.04.26 21 5 5쪽
16 #.15 환궁(還宮) 24.04.23 24 5 5쪽
15 #.14 황궁(惶窮, 몹시 걱정하다) 24.04.19 24 5 7쪽
14 #.13 미남(謎婪, 탐나는 수수께끼) 24.04.16 25 5 7쪽
13 #.12 구신(覯新, 새로운 만남) 24.04.12 24 5 6쪽
12 #.11 봉별(逢別, 만남과 이별) 2 24.04.09 21 5 5쪽
11 #.10 봉별(逢別, 만남과 이별) 1 24.04.05 26 5 7쪽
10 #.9 설원(雪原, 눈밭) 24.04.02 23 6 5쪽
9 #.8 요신(妖神) 24.03.29 23 6 5쪽
8 #.7 안온(安穩, 고요하고 편안한) 24.03.26 26 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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