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조폭의 제주도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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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세미
작품등록일 :
2024.03.06 00:20
최근연재일 :
2024.04.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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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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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나의 절친은 읍장님

DUMMY

브로콜리라는 것을,


먹을 줄만 알았지 이렇게 내가 직접 캐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브릉, 트럭을 몰고 도착한 밭! 집에서 이십 분 거리, 도로가 옆에 있는 천 평이 넘는 넓은 밭이었다.


흠칫했다. 밭은 온통 브로콜리 천지였다. 보글보글 거품을 뿌려놓은 것처럼 초록의 단단한 브로콜리들이 동그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싣고 온 컨테이너를 재빨리 트럭에서 내리고 칼을 들었다. 좁은 칼날에 파랗게 날이 서 있었다. 연장질을 하려고 손에 든 게 아니다. 장장 400박스의 브로콜리를 캐야 하는 것!


삐링 삐링-!


계속 문자음이 울렸다. 대구 청과 안승백 사장! 제발 이번 주까지 브로콜리 400박스를 부탁한다는 부탁 반, 협박 반의 간절한 문자.


후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종일 칼질을 하면 백 박스는 가능했다. 박스당 들어가는 브로콜리 개수는 평균 20개 내외, 하루 이천 개 이상을 캐야 하는 엄청난 작업량.


어머니가 있었다면 조금은 수월했을 터. 비로소 실감이 났다. 왜 산더미 같은 일들이 밀려있다고 했는지.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일단 혼자서 밀어붙일 수밖에


작업복 차림으로 성큼 밭 안으로 들어섰다. 캐야 할 1순위는 내 손바닥만 한 크기의 브로콜리들! 브로콜리라는 게 너무 작아서도 안 되고 너무 커서도 안 됐다. 작거나 크면 파치! 공장으로 말하면 불량품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헐값에 상인에 넘길 수밖에 없었고.


스윽,


슥-!


빠르게 브로콜리 밑동을 잘랐다. 엄지손가락만 한 굵기의 브로콜리 밑동이 댕강댕강 잘려 나갔다. 칼날이 좁고 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줄기와 잎 사이를 파고 들어가 원하는 부위를 바로 잘라낼 수 있게 하는 것.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지금 내 머릿속의 기억은 차대풍만의 것이 아니다. 다마네기 나, 강대한의 기억도 고스란히 살아있는 상태. 자연스레 건달 시절 연장질이 떠올랐다. 상대를 향해 바짝 치켜들었던 그 싸한 느낌의 칼 한 자루가!


뒷골목에서 칼을 든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칼을 든 이상 죽이지 않으면 죽는 생존 게임! 대담하되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사람의 몸이라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다. 어설프게 칼질을 했다가는 칼날이 근육과 뼈 사이에 끼어 오히려 낭패를 본다. 그러자면 좁고 긴 칼날이 필수! 근육과 뼈 사이를 뚫고 정확히 상대의 급소를 노린다. 상대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공포에 질린 두 눈과 세상과 마지막을 고하는 고통스러운 단말마!


하지만 연장질하는 순간 드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인생의 반은 감옥에서 썩어야 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더구나 지금은 주먹과 칼보다는 머리싸움이 대세인 시기! 웬만해서는 직접 피를 보는 것을 서로 자제했다.


물론 연장을 안 들어서 그렇지 칼질이라면 나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다만 맨손 맞짱 실력에 가려 그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


스윽, 칼질을 할 때마다 몸속의 세포가 깨어나는 느낌이다. 서걱, 브로콜리를 벨 때마다 상대의 숨통을 자르는 듯한 긴장감!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역시 버릇이 무서운 것이다. 이렇게 신성한 농사일을 앞에 두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니!


순간 빠아앙- 울리는 경적음.


흠칫 앞을 봤다. 트럭 두 대가 끼이익- 재빨리 도롯가를 따라 멈춰서더니 사내 셋이 금세 차에서 내렸다.


동철이와 동네 후배들. 진석이와 성대였다.


“아이구 나 이럴 줄 알았다니까. 아, 형님이 무슨 통뼈랜 이 많은 걸 혼자 허젠 햄쑤강게? 몸도 성치 않은 양반이.”


동철이 성큼 밭으로 들어서며 껄껄 소리를 높였고.


“게메마씸.(그러게 말입니다) 경 아팡 허멍(그렇게 아파하면서) 우리한틴 알리지도 않고 나가 완전 꼭지 도는디 마씸.”


후덕한 인상의 사내, 진석이었다. 한라봉과 레드향에 관한 한 연화리 최고 고수!


“짜식들아 경 대풍이 형님 갈구지 말라게. 괜히 우리 도새기 들렁가당(우리 돼지 옮기다가) 영 사달이 난 거 아니가게. 죄를 따지자면 우리 셋이 곤장을 맞아야 주게. 안 그러꽝 형님?”


핑퐁핑퐁- 껄껄거리며 말을 받는 사내, 성대였다. 동철이가 한우의 제왕이라면 성대는 돼지의 제왕! 그것도 제주 흑돼지! 혼자서 자그마치 오천 두가 넘은 돼지를 키우고 있었다.


이번 마을 포제에서 제물로 바친 돼지 역시 녀석이 마을에 기증한 것!


그런데 그런 돼지를 옮기다 이런 사달이 났으니 녀석도 맘이 편치 않았을 터.


“그러니까 오늘 하루 완전히 죽었다고 생각하고 대풍이 형님 도와줘야 되는 거라. 보라, 이거 며칠 안 캤덴 브로콜린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는 거.”


동철이 녀석이 들고 왔던 칼을 꺼내며 큼- 헛기침을 했다.


“하핫 맞는 말이다. 오늘 하루 X빠지게 해보자구. 열나게 해주믄 형님도 우리 죄를 용서하겠주.”


성대와 진석이 껄껄거렸다.


가슴이,


뭉클했다. 피만 안 섞였지 나에게는 친동생같은 녀석들.


“좋아, 입력! 볼 거야, 누가 잘 하는지.”


내가 소리를 높였고


“하핫 경허게 마씸. 모르긴 몰라도 동철이보다는 한 수 위일꺼우다.”


“지랄,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쓰시네. 이래 봬도 왕년에는 하루에 브로콜리만 몇천 평 지었던 몸이라구. 어디 한 번 해보자구 짜샤.”


동철이와 진석이가 장난스레 으르렁거렸다.


“어이구 화상들하곤! 노가리까당 날 새켜. 어서 칼 들라. 대풍이 형님 불호령 떨어지기 전에.”


성대가 장갑을 깊게 손목 위까지 끌어올리며 소리를 높였다.


“오케이,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구. 누가누가 잘 하는지.”


동철이가 퉤- 침을 뱉더니 허리를 숙여 브로콜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정확하게 빨랐다. 컨테이너에 이내 수복 브로콜리가 쌓이기 시작했다.


성대와 진석이 역시 마찬가지! 컨테이너를 중간중간 내려놓고 빠르게 칼질을 했다. 서걱서걱 브로콜리 밑동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피식,


이제 나만 잘하면 됐다. 명색이 그래도 형님! 산적 같은 아우들에게 뒤질 수는 없는 법 아닌가.


* * * 


컨테이너로 모두 120박스!


장정 넷이 반나절 힘을 쓴 결과다. 트럭이 한 번 옮길 수 있는 컨테이너는 모두 60개! 동철이 녀석과 함께 컨테이너를 창고로 옮겼다.


“하이고 이게 무슨 일이라는 게. 이 많은 걸 차 이장과 셋이서 했다고?”


말이 창고였지 깔끔한 분위기의 대형 창고형 매장!


‘연화 삼촌’이란 커다란 간판이 멋스러웠다. 이미 주민들 대여섯이 분주하게 각종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 감귤, 레드향, 한라봉 게다가 브로콜리와 콜라비와 비트까지.


산더미같이 쌓인 상자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누군가가 나를 격하게 반겼다. 파마머리의 중년 여성! 사무장인 이채연 엄마인 장씨 아줌마! 며칠 전 딸인 이채연과 함께 나를 유난히 반겼던 마을 부녀회장이기도 했고.


“아이구 삼촌도 참! 우리가 일당백 아니꽝게. 뭐 이런 걸 갖도.”


동철이 덜컹 차에서 내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어라, 성대와 진석이는?”


“가이낸(그 친구들은) 제 코가 석자랜 안부전해주렌 허멍 갑디다게. 무사 보고 싶어마씸?”


“보고 싶은게 아니라 이왕 할 거 끝까지 우리 이장님 도와야주게. 손 붙였당 중간에 꽁무니를 빼는 법이 어디 이서게.”


장씨 아줌마가 장난스레 으르렁 거렸고.


“”하핫 삼촌 전 괜찮습니다. 그런데 주문이 많이 밀렸나 보죠, 삼촌들이 모두 나와 이렇게 애쓰시는 걸 보면.“


”아이구 밀리다 마다. 채연이 그 기집애가 지금 죽으려 해도 죽을 시간이 없어! 뭐만 하면 따르릉- 전화가 울려대니.“


생각보다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었다.


며칠간 전국을 휩쓸었던 강추위! 날씨가 풀리면서 채솟값이 폭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 제주산 채소들은 부르는 게 값! 제주 특유의 청정지역이라는 게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


”그게 다 우리 대풍이 형님 때문이거 잘 알고 있지예? 대풍이 형님 아니면 어떵헐뻔 했쑤강게. 예전처럼 밭때기로 덥석덥석, 아마 비룟값도 안 나와실꺼우다. 아니꽝?“


”그러니까 내가 요 며칠 간이 콩알만 해졌주게. 이렇게 귀하고 귀하신 분이 덜컥 그 사달이 났으니“


장 씨가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휘휘 손을 내저으며 소리를 높였다.


”우리 이장님, 정말 괜찮은 거 맞지예.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정말 이번에 나 십년감수 했쑤다예.“


”물론입니다. 아프다고 해도 이젠 안 아플 거구요.“


”어이구 당연히 그래야주게. 이장님이 건강해야 우리 마을이 사는거라 마씸. 나도 살고 동철이도 살고.“


민망한 나에 대한 용비어천가!


”배송은 차질없이 하시고 계시는 거죠?“


”두말하면 잔소리 주게. 걱정맙써, 착착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 물건을 배송하고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일단 물건 먼저 내리고 저도 살피겠습니다. 동철아 시작하자.“


”예썰 형님!“


동철이가 장난스레 거수경계를 하고 다시 장갑을 꼈다. 밧줄을 풀고 이내 트럭 위로 올라 컨테이너를 내리기 시작했다.


”자, 받읍써. 연화리 최고, 제주도 최고 차대풍 표 브로콜리우다.“


녀석이 맛깔스럽게 농을 던졌다. 재빨리 녀석이 건네주는 컨테이너를 받아 바닥에 차곡차곡 쌓았다. 몇 박스를 옮기지 않았는데 이내 땀이 송골송골했다.


스윽, 땀을 닦아내다 간판이 다시 눈에 띄었다.


‘연화 삼촌’!


내 머릿속의 기억! 3년 전, 땀을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자는 목적으로 내가 주도되어 설립한 단체였다. 말이 농산물이지 벼 한 톨, 보리 한 톨을 입에 넣기까지는 수십 수백 방울의 농부들의 땀과 피가 필요하다. 쨍쨍- 죽을 듯한 여름의 폭염을 견뎌야 하고 겨울의 살을 에는 듯한 추위도 견뎌야 한다.


게다가 천정부지 솟는 인건비와 자잿값들, 농약값과 비룟값은 덤이었다. 죽을 둥 살 둥 농사를 지어도 본전이나 건지면 다행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애써 지은 농산물의 판매!


주민 대부분이 60대 고령이다 보니 밭뙈기 아니면 대규모 중간 도매상이었다. 하지만 밭뙈기는 잘 받아봐야 일 년 농사의 절반 정도가 되는 푼돈을 손에 쥘 수 있을 뿐이었고 도매상으로 물건을 넘겨도 택배비에 경매 수수료 등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바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생산자는 애써 지은 농산물을 제값 받아서 좋고 소비자는 싼 가격에 싱싱한 채소를 바로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다.


모두에게 좋은 일거양득의 효과!


하지만 그 판매처를 뚫기 어려웠다. 지역마다 믿을만한 사람을 두고 연화리 농산물을 제값을 받을 수 있어야 했다. 비행기로 배로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전국을 떠돌았던 시간.


그런데, 내가 지난 삼 년간 이런 일들을 했다고.


나의 지난 삼 년은 덩치들과의 전쟁! 오대감파의 세력 확장을 위해 행동 대장으로 선두에 서서 피를 흘리고 있을 때였다. 뒤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을 만큼 칼 위에 섰던 나날들이고.


그런데,


연화 삼촌을 내가 만들었다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또 잊고 있었다. 내 속에 다른 내가 있다는 것을! 차대풍, 그 친구의 피땀이었다. 이렇게 연화 삼촌이 전국적으로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걸 보면.


”아이구 모두 바쁘시네요. 쉬엄쉬엄하세요, 그러다 탈 나세요들.“


순간 누군가의 통통 튀는 여자 목소리.


흠칫 앞을 봤다.


귓가를 덮는 생머리에 정장 차림의 단아한 외모! 눈빛이 맑고 고왔다. 누구지?


”어, 누나, 아니 이제는 읍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컨테이너를 들려다가 동철이 놀란 표정으로 여자를 봤다.


누나? 읍장?


”읍장은, 하던 대로 해, 누나든 읍장이든.“


여자가 찰랑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왔다.


”아이고 이게 누구라는 게. 정 읍장님 아니라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실 텐데 여기까진 어떵게.“


장씨가 후다닥 여자 앞으로 달려와 소리를 높였고.


여자가 미소를 머금은 채 가만히 나를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후훗 우리 이장님 된통 혼내주려구요. 이틀 동안 병원에 있었다면서도 연락 한 통, 문자 하나 없어서요. 그래도 명색이 소꿉친군데.“


”아이고 그랬구나게. 하지만 정 읍장이 이해해줘게. 이틀 동안 정신이 없는 게. 우리도 이제야 한숨 돌렸고.“


정씨 아줌마의 나를 위한 변명. 여자가 찰랑, 부드럽게 눈빛을 반짝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더욱 혼이 나야죠. 자그마치 이틀 동안 정신을 잃었다면서 이 읍장님한테는 보고조차 안 하고. 부녀 회장님, 청년 회장님! 제가 여러분들의 이장님 오늘 하루 된통 혼내도 되는 거죠?“


여자가 까르르 웃었다.


흠칫,


아, 이제야 생각났다.


정인경! 나의 소꼽친구이자 중고등을 함께 했던 나의 절친! 그리고 바로 용성읍 열두 개 마을을 책임지는 용성읍의 읍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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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나 혼자가 아니다 24.04.23 34 2 14쪽
29 백종훈 24.04.19 45 1 20쪽
28 위로 24.04.16 58 1 11쪽
27 함정 4 24.04.14 63 1 13쪽
26 함정 3 24.04.11 64 1 11쪽
25 함정 2 24.04.07 66 1 14쪽
24 함정 1 24.04.04 84 1 13쪽
23 실타래 24.04.03 91 1 16쪽
22 바늘과 실 24.03.30 91 1 14쪽
21 새끼 손가락의 약속 24.03.29 91 2 13쪽
20 양아치의 법칙 24.03.28 105 1 12쪽
19 판을 벌이다 24.03.27 107 1 14쪽
18 묘책 +2 24.03.26 130 1 12쪽
17 나는 아빠다! 24.03.23 139 1 13쪽
16 악연 +2 24.03.22 138 1 14쪽
15 그 녀와의 데이트 24.03.21 139 1 11쪽
14 양주먹 놔두고 말싸움이나 하라고 24.03.21 133 1 14쪽
13 조합원 +2 24.03.19 149 2 13쪽
12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24.03.17 147 2 12쪽
11 백경덕 24.03.16 162 2 13쪽
» 나의 절친은 읍장님 24.03.14 177 2 13쪽
9 아내 24.03.13 196 2 13쪽
8 내 머리 속의 지우개 24.03.12 185 2 14쪽
7 포제당 24.03.11 198 2 10쪽
6 참교육 24.03.10 204 3 13쪽
5 이렇게 따스한 밥이라니! 24.03.09 214 2 12쪽
4 어머니 24.03.08 243 2 14쪽
3 토끼같은 딸 24.03.07 268 2 11쪽
2 연화리장 차대풍 +2 24.03.06 29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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