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문자

스르륵~ 10대가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다.
노바가 인공위성으로 수납 된 굴착 기계를 체르티움 매장 지역에 소환했다.
노바가 현우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홀로그램을 띄웠다.
굴착기의 크기가 수십 미터에 달할 정도로 무척 컸고 기계 전면 부에 세 개의 손이
있었는데 드릴과 톱니바퀴 그리고 레이저 건이 달려있었다.
굴착 기계가 드릴로 땅을 순식간에 파고 들어가더니 톱니바퀴로 체르티움이 있는
바위 덩어리를 조심스럽게 잘라냈다.
그리고 레이저 건에서 나노빔이 쏘아지더니 나노 거미들이 체르티움에 붙은
바위와 불순물 등을 정밀하게 제거하기 시작했다.
-주인님. 체르티움 자동 굴착기계 10대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매장량이 많다 보니 채굴 속도와 채굴량이 엄청나네요.
노바의 말에 현우도 기분이 좋았다.
“노바. 채굴한 다음에는 어떤 걸 제작 할 거야?”
-호호. 주인님. 나중에 알려드리면 안 될까요? 예전에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체르티움이 부족해서 만들 수가 없었어요.
주인님을 놀라게 해드리고 싶은데 승인 바랍니다.
현우가 헛웃음이 나왔다.
‘노바. 너 은근히 장난기가 늘었다?’
-호호. 제가 주인님을 닮아 가는 것 같아요.
‘하하. 알겠어. 그렇게 해.’
노바가 내전 옆 빈 공터에 규모가 꽤 큰 제작라인(공장) 두 개를 설치했다.
-주인님. 하벨을 제작라인 관리자로 임명해 주시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만들고 싶은 건 언제든 마음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노바. 앞으로 하벨이 잘해낼 수 있겠지?”
-저 아이는 지구인들의 직업에 비유하면 천재 중에 천재 과학자에요.
나중에 주인님께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제작라인에 LOCK을 걸어둘까 하는데 관리자로 하벨이 이용 가능하도록 해둘까요?
"내가 없는 동안은 오르고 행성의 일은 저 아이가 관리하도록 하는 게 맞겠지?“
-하벨은 주인님을 통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에요.
노바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불칸의 음성이 들려왔다.
“자네에게 할 말이 있는데 지금 내전으로 와줄 수 있겠는가?”
현우가 노바를 인벤토리 안에 넣고 내전으로 들어갔다.
기분 좋은 웃음을 띄고 있는 불칸이 현우에게 말했다.
“다른 정령왕들이 내게 요청을 한 것이 있다네. 자네의 링크 스킬을 시전 받고
싶어 하는군. 자네 생각은 어떤가?”
‘헉. VVIP고객이야. 그것도 셋씩이나. 하하. 당연히 해야지.’
“네. 그렇게 할게요.”
“링크시전과 그에 대한 보상은 자네가 돌아가는 마지막 날에 하도록 하겠네.
그리고 자네가 예전에 얘기한 아슬란 차원에서의 고대 동굴 말일세.“
순간 현우의 눈이 묘한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우리 행성에도 그런 곳이 있다네. 수 천년 동안 최상급 정령들과 인간들이
그곳에 들어갔지만 살아서 돌아온 자가 없다네.“
현우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불칸의 마음이 느껴졌다.
“불칸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단 그 곳에 가보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알겠네. 자네를 그곳으로 안내할 정령을 붙여주겠네.”
잠시 후 포탈이 열리더니 물의 정령이 나타났다.
“물의 정령 이룬이 불의 정령왕님을 뵈옵니다.”
“이룬. 자네가 귀한 손님을 고대 동굴로 안내해 드리게.”
이룬이 현우를 바라보며 예를 올렸다.
“귀한분이시여. 다시 뵙습니다.”
“이룬님. 이번에도 잘 부탁 드립니다.”
잠시 후 내전 밖으로 나간 현우가 인벤토리에서 노바를 꺼낸 후
하벨과 함께 있으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주인님. 제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 주세요.
“그래. 하벨한테 필요한 게 있으면 노바 네가 도와줘.”
-안 그래도 하벨과 대화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잘되었네요.
주인님 부디 몸조심 하세요.
현우와 노바의 대화가 끝나자 아룬이 고대 동굴로 향하는 포탈을 열었다.
이룬이 포탈 너머로 사라지자 현우가 뒤를 따라 포탈로 들어갔다.
현우가 포탈을 빠져나오자 거대한 동굴의 입구가 보였다.
“귀한분이시여. 저곳이 고대동굴의 입구입니다. 지금까지 살아 돌아온 자가
없어 정령들 세계에선 저주받은 동굴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한명만 들어갈 수 있으니 저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룬님. 그럼 다녀올게요.”
현우가 고대 동굴로 들어갔다.
그때 시스템의 음성이 들렸다.
[돌발퀘스트 불칸 차원의 고대동굴을 클리어 하세요. 보상이 주어집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하하. 좋았어. 수락!’
퀘스트를 수락한 현우가 동굴 안 내리막길로 조심스럽게 진입했다.
다행히 함정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아슬란 차원에서 봤던 고대 동굴처럼 순간이동으로 계속 내려갔지만
커다란 석문을 발견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석문에 먼지가 잔뜩 끼여 있었고 손으로 닦아내자 이상한 문자가 눈에 보였다.
ΨΩζη ψψ ψπ μΦΩ αβ ζΞ Π ΠΡξ
Ψ ρσ τφυ χψθ ωρν λΦ οξμ ΠΡξ
ΘΦ ΨΣ κβδ εΞζ ηθω ψχφυ σρπξ οξμ ΠΡξ
ορπ λφ χψζ εβΨ σξν λκτ φγΩ ξνμρπ
‘고대문자 같은데 이게 무슨 뜻이지?’
현우가 자세히 들여다보자 스킬 흑안으로 인해 글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ΨΩζη ψψ ψπ μΦΩ αβ ζΞ Π ΠΡξ
고대전사의 저주를 풀고 안식에 들게 한자가 아니면 죽으리라.
Ψ ρσ τφυ χψθ ωρν λΦ οξμ ΠΡξ
7걸음을 걸은 후 죽음의 그림자를 피하지 못하면 죽으리라.
ΘΦ ΨΣ κβδ εΞζ ηθω ψχφυ σρπξ οξμ ΠΡξ
빛의 보합을 열지 못하면 영원히 이곳에서 나가지 못하고 죽으리라.
μξ φγ σκλ ≡≡≡≡≡ Ωλκτφ
주어진 시간이 없다. ≡≡≡≡≡ 선물하리라.
ορπ λφ χψζ εβΨ σξν λκτφ γΩ ξνμρπ χψθ οξμ χψζ εβΨ
그대가 고대의 사신을 죽이고 고대무기의 주인임을 증명하라.
사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만이 그를 죽일 수 있다.
고대문자가 전부 자격이 없는 자의 죽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현우가 문장의 내용을 곰곰이 생각했다.
‘첫 번째 고대전사의 저주를 풀고 안식에 들게 한자? 그럼 나잖아.’
현우가 두 번째와 세 번째 문구가 섬뜩했다.
저 문구의 의미를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그냥 개죽음을 당할 것 같았다.
그리고 네 번째 문구의 고대문자가 깨져 있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주어진 시간이 없다. 왜? 선물은 무슨 뜻이지?’
현우가 스킬 미래를 보는 자를 사용했다.
현우가 흑의 무갑을 착용한 후 석문에 오른손을 가져다 대자 석문이
쿠르릉! 소리를 내며 열렸다.
내부는 야광석이 벽마다 박혀있어서 어둡지는 않았다.
아슬란 차원에서 보았던 거대한 석상은 보이질 않았다.
현우가 석문 안으로 들어서고 혹시 몰라 스킬 다크이리스를 사용했다.
순식간에 검은 기운이 동굴 내부에 가득 찼다.
현우가 7걸음을 걸은 후 8걸음을 딛으려고 할 때 죽음을 직감했는지
자동으로 저장된 무적 스킬이 발동되었다.
죽음의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현우를 스쳐 지나가자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림자가 지나갈 때 무적 스킬이 발동 안 되면 죽는 거였구나.’
현우가 보합으로 다가가 열어보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흑의 검으로 검강을 일으켜 있는 힘껏 보합을 내리쳐 보았지만
깡! 소리만 날뿐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다크이리스 스킬로 인해 보합이 덜컹! 소리를 내며 열렸다.
현우가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보합에는 눈부신 빛의 화살이 들어있었고 고대문자가 새겨져 있는 각종
장신구들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핓빛의 스킬 북이 하나 들어있었다.
현우가 눈부신 물건들을 보고 있을 때 섬뜩한 느낌과 함께 갑자기 시야가 암전되었다.
잠시 후 현우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눈을 떴다.
“헉! 뭐야? 내가 죽은 거야? 왜 죽었지?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현우가 고대 문자의 네 번째 문구가 생각났다.
μξ φγ σκλ ≡≡≡≡≡ Ωλκτφ
주어진 시간이 없다. ≡≡≡≡≡ 선물하리라.
‘뭐야? 죽음을 선물하는 거였어? 누가?’
단서는 숨을 쉬지 마라. 뿐이었다.
현우가 두 번째 미래를 보는 자를 사용했다.
죽음의 그림자를 피한 현우가 보합이 열림과 동시에 현우가 뒤를 돌아보았다.
‘저게.. 뭐야?’
사신의 낫을 들고 있는 검은 로브를 입은 유령이 현우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흑의 검을 들어 막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검을 통과한 낫이 현우의 목을 통과했다.
서~걱! 헉!
현우가 두 번째 죽음을 맞이했다.
‘젠장. 뭐야? 내 검을 통과했어. 저 낫은 막을 수가 없어.’
현우는 다시 그때의 상황을 되새기면서 무적을 리셋해서 사용한 후 역습할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았지만 그 이후가 노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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