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전사의 아포칼립스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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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너구리
그림/삽화
불닭너구리
작품등록일 :
2024.03.21 03:29
최근연재일 :
2024.07.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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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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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7화. 태신교 정복기(1)

DUMMY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리암의 대답에 몇몇은 탄식을 흘렸으나 몇몇의 표정은 밝아져 있었다.


“그렇지. 그게 현실적으로 맞는 것 같기도 해. 그렇다고 우리가 이 녀석들을 도구처럼 사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네놈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리암은 묶인 채 겁먹은 눈빛을 보내는 사내에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 놈들을 다 깨운다 치면 어느 정도까지 생존이 가능하지?”


“깨우는 것은 따로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깨우기 전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죠.”


“오히려 놈들은 살아있는 기간이 저희보다 길수도 있어서 깨우기만 하면 문제될 것은 아예 없다고 봅니다. 이 녀석과 대화를 한 걸 토대로 한 거니까 확실할 겁니다.”


정훈은 사내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말을 이어갔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 아니겠습니까. 태신교 놈들을 일망타진 하는 것 말입니다.”


와삭-


과일을 씹어 먹는 소리가 중간에 비는 소리들을 상큼하게 메꿨다.


“그건 그렇긴 하지. 그래서 말인데 우리가 저 사내에게서 얻은 것이 하나 있어.”


리암은 품속에서 지도를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


“이걸 보면 지금까지 연락이 되는 놈들의 지부 위치일세. 이곳을 하나씩 찾아가서 터트리게 된다면 놈들의 수 또한 급격하게 줄어들겠지. 제일 좋은 것은 교주인 그 놈이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만..”


리암은 옆에서 묵묵히 얘기를 듣던 조리악을 쳐다본 후 다시 지도를 내려다봤다.


“이미 우리가 공격을 한번 했기에 눈치 채고 다른 곳으로 숨은 것 같더군. 저번에 조리악과 정찰을 나가서 확인해본 결과 아무도 없었다.”


“확실히 그러긴 했지. 원래 갔었던 것과는 다르게 놈들이 철두철미하게 숨었더군. 찾는 게 꽤 쉽진 않을 거야.”


리암과 조리악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삭이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여기 지도에 나온 것에만 봐도 지부 위치들이 수십개는 줄줄이 소세지마냥 나열이 되어 있는데.”


“그건 다 방법이 있다네. 그렇기에 저 자를 이곳에 부른 것이고.”


리암의 시선이 로브의 사내를 향해 있었다.


“...예?”


“자네가 필요해질 시점이 왔다네. 이것 참 좋은 것 아니겠나?”

*


“교주님. 지부 중 하나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흰색 정장을 입은 사내는 정갈하게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흐음.. 그게 어디 사람인데요?”


“그게.. 괴짜 사제 하나 있지 않습니까? 그쪽에서 사고가 터졌다곤 하는데, 막상 주변에 있던 놈들 말로는 큰 문제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흐음..”


정장의 사내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교주 후보이던 중혁이는 여전히 그쪽에 있는 거네요?”


“예. 너무나도 송구하게.. 그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장의 사내는 거울에 비친 반대편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를 향해 걸어갔다.


“뭘 또 사과까지 하고 그럽니까.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어차피 교주 후보였던 아이들은 많아요. 그 중에 꽤나 특출 나던 아이라서 조금 아쉬웠을 뿐이지.”


“바이사께서도 다른 아이를 원하실 겁니다. 리암 그 자에게 제물이라고 속인 게 잘 통한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사내는 밝은 입구를 향해 나가며 그에게 덧붙였다.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지원 요청을 하세요. 어차피 그들이 들어오게 된다면 리암 그 자조차 어떻게 상대하긴 좀 까다로울 테니까.”


“..그 자들이라 하심은?”


“저희 중국지부에서 보내온 사람들 있잖아요? 이단 심문관.”


“..아!”


깨달은 듯한 그의 반응에 사내가 피식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바이사께서 함께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교주님!”


“..당신도요.”


멀어지는 사내의 뒷모습은 빛처럼 새하얀 정장이었다.


한편, 리암과 조리악, 라스칼 그리고 로브의 사내를 포함한 네 명의 인원들은 현재 땅 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왜 이렇게 가야 하는 거라고?”


“말했잖아. 놈들의 시선을 피해서 가는 방법 중에는 이것만큼 빠르고 정확한 게 없어. 그리고 위에서 일부러 놈들을 잡아가는 척 하면서 시선도 분산시키니까 이게 제일 낫다고.”


리암은 투덜거리는 라스칼에게 대꾸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저어..근데 제 몸은 조금 편하게 풀어주시면..”


“안 된다네. 그랬다가 냅다 도망치면 어떻게 할려고 그러나.”


“그럴 수가 없는 게.. 이미 리암님하고 모두가 제 실험실의 위치와 그런 것들을 다 알지 않습니까? 그리고 도망친다 한들 어차피 잡힐 게 뻔한데..”


리암은 로브를 쓴 사내의 비굴한 듯한 태도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한번만 더 풀어달라는 말을 하게 된다면 올 때와 같이 자네를 묶은 뒤에 업고 가겠네. 이렇게 발을 편하게 하고 걷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나.”


리암은 불평스러운 듯한 그의 말투에 그나마 친절하게 대답하며 걸음을 이어갔다.


“..그나저나 이곳은 어디까지 가야 되는 거야? 한참을 가도 끝이 안 보이네.”


라스칼이 말을 이어가려던 그 순간 사내가 걸음을 멈춰섰고, 리암 또한 발걸음을 멈춘 채 눈앞의 보이지 않는 통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왜 그러는 거야? 갑자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어보던 라스칼 또한 느껴지는 공기의 흐름이 변화한 것을 눈치채며 무기를 꺼내들었다.


“이거 아무래도 우리 안에 아직 썩은 줄기가 남아있는 모양이야. 이걸 벌써 알아채다니.”


리암은 난감하다는 듯 어색한 미소와 함께 무기를 집어들며 말했다.


“여기서 얼마나 더 가야 그 입구가 나온다 했지?”


“아마..조금만 더 가면 됐을 겁니다. 근데 지금 상황으로는..”


“그래. 네놈도 알아채는 것을 우리라고 못 알아챘겠나. 안심하고 어디 숨어있기라도 하게.”


피잉!-


카아앙!-


어둠 속에서 날아온 비수를 도끼날로 튕겨낸 리암이 웃으며 덧붙였다.


“이런 건 우리가 할 테니까.”


“..역시 순순히 당해주진 않는군요.”


어둠 속에서 여러 개의 눈빛이 반짝였다.


“흐음..잘 보이질 않게 하려고 그런 선택을 한 겐가? 그런 것이라면 조금 서운하겠다만.. 우리에겐 통하지 않는다네.”


리암은 눈빛을 빛내며 대낯과 다름없는 땅속의 공간을 인지했다.


‘총 스무명 내외인가. 이 정도면 가볍게 처리가 가능하겠-’


리암이 최적의 동선을 짜며 생각하던 그 순간이었다.


휘익-


“..음?!”


카앙!-


갑자기 날아온 의문의 물체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쳐낸 리암은 곧바로 당황과 함께 몸을 뒤로 날리며 외쳤다.


“수류탄이다!! 다들 몸을 보호해라!-”


콰아앙!-


뒤이어 이어진 폭발음과 후끈한 열기가 땅속을 덮혀왔다.


“역시 반응하실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나 빠른 반응 속도라면 저희 신교 인원들이 그렇게 당한 것도 이해가 가네요.”


어둠 속에서 복면을 쓴 사내들이 무기를 든 채 천천히 연기 사이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쉽게?!-”


화악!-


말을 하던 사내의 몸이 갑자기 앞으로 쏠렸다.


“어라-”


콰직!-


“일단 하나.”


라스칼이 전력으로 휘두른 도끼에 쓰러진 사내의 목이 밑으로 굴러갔다.


“이게 무슨!-”


사내들이 당황하며 무기를 들려는 찰나 또 다른 손이 연기를 뚫으며 나타났다.


촤아악!-


“크학!-”


“그러니까 왜 냅다 공격부터 하고 그러는 거야? 우리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 더 유리하다고.”


피에 묻은 도끼를 털어내던 조리악이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남은 인원들을 쳐다봤다.


“족장. 하던 대로 하면 되겠나?”


휘리릭!-


“커헉!-”


“그래. 우리의 방식대로 하면 되는 것 잘 알잖아.”


리암이 던진 도끼가 정확히 사내들 중 하나의 가슴에 쳐박히며 뒤로 넘어간 것을 본 조리악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


“라스칼, 놈들은 내 꺼다. 이번만큼은 양보해.”


“그러지 뭐. 난 처음에 한 놈 죽인 걸로 만족해.”


라스칼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리암의 옆에 다가가며 로브를 쓴 사내를 들어올렸다.


“이 녀석 뭔가 위험해 보이길래 일단 같이 데리고 피신하긴 했는데.. 역시 잘한 거였지?”


“그래. 놈들이 공격을 할 거라곤 예상했다만 수류탄은 의외로군. 이런 좁은 곳에서 터트리면 자기들도 위험했을 텐데 말이야.”


“그러게, 마침 이 녀석이 말해준 홈이 없었다면 다 죽었을 지도.”


라스칼은 자신의 손에 대롱대롱 메달린 사내를 쳐다보며 웃었다.


“역시 똑똑하면 예상하는 수가 다르긴 한 건가 보군. 덕분에 살았다. 고마워.”


“하..하하.. 고맙긴요..저도 살아야 하니까 말한 건데..”


그렇게 말하는 사내의 눈빛에는 왜인지 모르게 눈물이 맻힌 듯 했다.


“흡-”


쑤욱-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적들을 다 처리한 조리악이 상쾌한 표정으로 리암의 도끼를 빼냈다.


“리암. 이제 출발해도 될 것 같은데 다시 선두로 서지?”


“이참에 조리악 네가 선두로 가는 건 어떤가. 기왕 놈들도 처리하고 그렇게 했으니까 말이지.”


“흐음..난 선두를 맡을만한 성격이 아니라는 것 잘 알면서 그러나?”


“이참에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는데, 그게 아닌가?”


“..이상한 놈.”


“족장에게 놈이라니, 조금 너무한 것 아닌가.”


둘은 티격태격 거리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다시 땅 속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 여기입니다. 여기쯤에서 오른쪽에 튀어나온 저 석판을 누르시죠.”


“이것 말인가?”


꾸욱-


사내의 말에 조리악이 석판을 누르자, 곧이어 굉음과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쿠구구궁-


“오, 이거 생각보다 안이 더 넓은데? 이런 곳이 있었다니..”


먼저 안으로 들어간 조리악이 넓은 내부의 공간에 감탄을 흘리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래뵈도 이곳에 많은 함정들이 설치가 되어 있기도 하고 아마 태신교 신자들이나 사제급도 여길 많이 돌아다니거든요.”


사내의 걱정스러운 말에도 리암을 포함한 세 명의 거한은 거침없이 돌아다니며 공간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오호, 이곳을 통하면 지도에 표시됐던 거의 모든 지부를 한 번에 통과가 가능하겠군. 앞으로 여길 많이 이용해야겠어.”


“오오..이곳엔 식수대가 따로 있는데? 이런 지하공간까지 이렇게 만들어 놓을 정도면 얼마나 대단한 놈들이 있는 거야?”


“이걸 보게나. 여기엔 따로 재배하는 식물들도 있는 것 같은데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는군. 챙겨가서 한번 먹어봐야 하려나?”


“... 지금이 기회로군.”


그들이 여러 곳을 탐방하던 그 순간, 혼자 남겨져 있던 사내가 실수인 듯 일부러 누른 버튼이 작동되며 함정들이 튀어나왔다.


“오?! 이건 또 뭔지 몰라도 새롭군!-”


카앙!-


그러나 그들이 누구던가.


평생을 죽음의 위기에서 버텨내며 살아온 어둠서리 부족의 최강이라 할 수 있는 전력이 세 명이다.


“..아. 그러고 보니 원래도 함정들 다 피했지.”


사내는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이해해보려 애를 썼으나 결국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하하..”


“꽤나 신선했다네. 근데 자네가 눌러준 버튼 말고도 다른 함정이 있는 겐가?”


손쉽게 함정을 격파한 리암이 상쾌한 웃음을 지으며 사내에게 물었다.


“기왕이면 다른 것들도 다 해주게. 그래야 나갈 때에도 문제없이 나가지 않겠나. 이번 건 너무 쉬웠어.”


“그래. 기왕 할 거라면 화끈하게 다 부탁한다네. 그리고 지금 모여드는 기척도 이왕이면 전부 다 오게 경보를 울리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는 게 내 생각이야.”


조리악이 이에 거들며 도끼를 손에 쥐었다.


“2차전 시작인가?”


“아직 발걸음 소리로 볼 땐 멀어보이는데.. 일단은 준비해두는 게 좋겠지.”


리암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자그마한 단을 꺼냈다.


“연막 쇼를 시작할 시간이라네. 형제들.”


“흐흐흐..”


세 거한의 눈빛은 어느 새 야생의 거침없는 기운을 담아내고 있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콰앙!-


“누구냐!- 누가 우리 태신교에 감히 잠입을..어?”


문을 박차며 들어온 사람들이 맞이한 것은 다름 아닌 연기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삐이이이이이이-


뒤이어 들려오는 경보음과 맞물리게 되자 사람들의 표정은 점차 당황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게..대체 무슨?”








작가의말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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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15화. 마무리+ 남은 이야기들. 24.07.17 21 0 13쪽
115 114화. 점점 끝을 향해 가는 시간. 24.07.12 18 0 12쪽
114 113화. 점점 끝을 향해 가는 시간 24.07.10 15 0 12쪽
113 112화. 이단심문관은 울고 싶다. 24.07.09 21 0 12쪽
112 111화. 이단심문관은 교주가 밉다 24.07.08 25 0 12쪽
111 110화. 이단심문관이 뭔데 24.07.07 17 0 12쪽
110 109화. 태신교 정복기(완) 24.07.06 19 0 12쪽
109 108화. 태신교 정복기(2) 24.07.05 17 0 12쪽
» 107화. 태신교 정복기(1) 24.07.04 18 0 13쪽
107 106화. 복제인간과 실험실 24.07.03 17 0 12쪽
106 105화. 이제 터트려봅시다. 24.07.02 16 0 12쪽
105 104화. 복귀와 계획 24.07.01 16 0 12쪽
104 103화. 교주님 24.06.30 20 0 12쪽
103 102화. 태신교 또 너냐(완) 24.06.29 18 0 12쪽
102 101화. 태신교 또 너냐(3) 24.06.28 17 0 12쪽
101 100화. 24.06.27 22 0 12쪽
100 99화. 또 너냐 태신교 24.06.26 21 0 12쪽
99 98화. 술래잡기의 끝.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24.06.25 30 0 12쪽
98 97화. 술래잡기는 이제 끝이야. 24.06.24 19 0 12쪽
97 96화. 서프라이즈 24.06.23 21 0 12쪽
96 95화. 이건 몰랐지? 24.06.22 23 0 12쪽
95 94화. 살아났으니 술래잡기 한판? 24.06.21 20 0 12쪽
94 93화. 내가 돌아왔다 24.06.20 18 0 12쪽
93 92화. 트리암 24.06.19 20 0 12쪽
92 91화. 마지막 결전(완) 24.06.18 28 0 12쪽
91 90화. 마지막 결전(3) 24.06.17 21 0 12쪽
90 89화. 마지막 결전(2) 24.06.16 30 0 12쪽
89 88화. 마지막 결전(1) 24.06.15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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