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전사의 아포칼립스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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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너구리
그림/삽화
불닭너구리
작품등록일 :
2024.03.21 03:29
최근연재일 :
2024.07.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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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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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태신교 정복기(2)

DUMMY

“끄아악!-”


사내들이 파악을 하기도 전 조용히 움직이며 학살을 시작한 세 사람의 손길이 거침없이 이어지기 시작하며 피와 비명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뭐냐!- 대체 누구-”


서걱-


“그걸 말해주면 곤란하다네.”


연기 속에서 살기어린 웃음을 짓는 리암의 모습은 가히 도깨비와도 같은 위압감을 뽐내며 모습을 감췄다.


스르륵-


“다들 뭉쳐..! 바이사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콰직!-


“글쎄다. 과연 그 놈의 신이 너를 죽일 때에도 함께 하실 진 모르겠다만, 적어도 내 생각엔 아닌 것 같구나.”


용기를 북돋으며 나아가려던 사내의 머리를 박살낸 조리악이 자신을 겁에 질린 눈으로 쳐다보는 사내들을 향해 걸어갔다.


“으..으아아아!!”


“왜들 그러나. 자네들의 신성한 성역에 발을 들인 이 나를 처단하지 않는 건 순전히 겁에 질려서인가? 이래선 안 되는 건데 말이지.”


“역시 난 종교가 이해가 가질 않는 것 같아.”


말이 끝나며 사내들의 눈에 비친 마지막 풍경은 험악한 표정을 짓는 조리악의 도끼였다.


콰직!-


또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흐음..”


연기가 서서히 걷히자 서 있는 것은 단 네 사람 뿐이었다.


“역시 놈들의 전력은 그렇게 강하진 않군. 대신..”


“그래. 왜인지 모를 광기가 있는 듯하다. 교주 그 녀석이 어떻게 이 인원들을 세뇌시켰는지 알 것 같아지는군.”


리암은 죽어가는 와중에도 바이사라는 존재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던 사내들의 행동을 떠올리며 혀를 찼다.


“하여튼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놈들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하..하하..”


사내는 의지를 상실한 웃음만을 내뱉으며 머릿속에 단 한가지의 생각만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절대..절대 못 도망가. 이 사람들이라면 내가 지옥에 간다 해도 지옥까지 따라와서 다시 붙잡고 날 찾아올 그런 인간들이라고.. 이 미친 지옥도를 보게 될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괜찮나? 어디 아픈 것 아닌가?”


훅 들어온 리암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아니, 괜찮..괜찮습니다. 제가 그렇게 뭐 힘들 것도 없었고 다들 알아서 처리해주신 것이지 않습니까. 하하..”


“괜찮지 않으면 말하게. 언제든 자네를 묶은 다음에 업어서 데려가줄테니까.”


싱긋 웃는 리암의 몸엔 시뻘건 피들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하하하하..”


사내의 눈에 이채가 사라지는 듯 했다.


“이제 여긴 다 정리했고 다음 통로로 이동할 시간이로군. 안내해주겠나?”


리암이 짐짓 친절한 말투로 사내에게 물었고, 사내는 아무런 대답 없이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리암. 저 녀석 왜 저렇게 변한 거지? 아까까지만 해도 꽤나 활발한 느낌이 있었는데 말이지.”


“글쎄다. 내가 뭔 짓을 하진 않았는데 알아서 저렇게 되는군.”


리암은 조리악의 질문에 무덤덤하게 대답하며 몸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우리도 가자고. 슬슬 다른 인원들이 나올 차례니까.”


“그러지.”


그 이후로도 몇몇의 공간을 더 지나며 태신교 일원들이 들이닥쳤으나 그때마다 벌어진 전투들의 생존자는 변하질 않았다.


“후우..이런 공간들이 그렇게나 많을 줄이야. 이 정도면 하나의 나라가 이 밑에 건설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인걸.”


리암은 도끼에 걸쭉하게 들러붙은 어떤 조각을 손가락으로 튕겨내며 말했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 무기의 날이 제일 먼저 상하겠군. 앞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없에야겠어.”


라스칼 또한 몸을 풀어대며 몸에 묻은 찌꺼기 따위를 튕겨냈다.


“이 다음엔 또 어떤 놈들이 있을까 궁금해지는군. 안 그런가 형제들?”


“이제 나올만한 놈들은 다 나온 분위기다만 뭔가 느껴지는 인기척으로는 아직 한참 남은 듯 한데?”


“그러니까 말이야.”


끼이익-


웃으며 문을 열게 된 리암의 앞에는 이때까지 봐왔던 공간들과는 특이한 구조를 이루는 방이 나타났다.


“이건 뭐지? 뭔가..어색한 느낌이 드는군.”


방 안은 온통 하얀색으로 되어있었으며 여러 장치나 조명에 칠해진 색조차 눈처럼 새하얀 백색이었다.


“아까부터 느낀 거지만 뭔가 말을 하는 것에도 이질감이 들기도 하고 말이야.”


리암은 조금 전부터 느낀 위화감에 주변을 둘러보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리암, 혹시 모르니까 그래도 준비를-”


다른 형제들도 문 안으로 발이 들어간 그 순간.


콰앙!-


“..음?!”


갑작스럽게 닫힌 문과 함께 주변의 소음이 거의 없다시피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건 뭔가.. 이상하군. 확실히 이상해.”


리암은 주변의 벽을 통통 두드려보더니 이내 느껴진 이상함을 감지했다.


“형제들. 이걸 한번 두드려보게. 소리를 죄다 흡수하는..”


리암은 말하다 말고 주변의 반응이 없어진 것이 이상하게 느껴져 고개를 뒤로 돌렸다.


“..이런. 하나같이 멀어지면 말들을 못 알아먹는군.”


리암은 각자의 자리에서 침묵의 소통을 이어가는 자신의 형제들을 데리고 와서 벽을 두드렸다.


통-


크게 울릴 것 같던 소리가 이내 작아지며 들리지 않게 된 것을 확인한 리암과 형제들의 눈가가 사악하게 변모했다.


“저..여기서 뭘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어느 새 가까이 붙은 사내가 그들에게 묻자 리암은 말없이 품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게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아.”


리암의 미소와 함께 품 안에서 나온 것은 다름 아닌 부착형 폭탄이었다.


‘..이게 왜 여기서 나와?’


사내의 머릿속에 자그마한 생각과 의문이 소용돌이 쳤으나 이내 그는 자기 자신의 생각을 뒤로 한 채 리암의 지시에 따라 자리를 옮겼다.


“이제 기다려보게. 어디 이번에도 소리가 안 나오나 보자고.”


콰아앙!!-


멀리 간 네 사람이 지켜보던 그 순간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폭탄이 터졌다.


“호오..드디어 이 위화감이 풀린 건가.”


리암은 커다란 구멍이 난 공간을 쳐다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몸을 풀었다.


“뭐 하십니까?”


“보면 모르나? 슬슬 놈들이 올 걸세. 이런 식으로 여길 헤쳐나가리라곤 생각도 못했겠지만.. 이젠 우릴 처리하러 오지 않겠나.”


파바박-


리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뚫린 공간 밖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발소리들이 그들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내 말이 맞지 않나. 자네는 어디 조용한 곳..이라기엔 거의 모든 곳이 조용한 곳이었군. 그냥 아무데나 가서 몸이나 지키고 있게.”


리암의 발에 부리나케 달려간 사내는 로브를 온 힘을 다해 움켜쥔 채 부서진 파편들 사이로 몸을 감췄다.


“그럼 우린 사람들을 맞이해볼까.”


“잠깐, 이번엔 조금 다르게 하는 게 어떻겠나.”


리암이 몸을 풀며 문을 향해 다가가던 그 순간 조리악이 그를 부르며 멈춰세웠다.


“음? 뭘 말이야.”


“알다시피 우리가 많은 놈들을 해치우고 지나오다 보니까 무기가 상할 것 같아서 말이지. 놈들의 무기를 뺏어서 공격하자는 거다.”


“흐음..그것도 좋긴 하지만 나는 이번엔 다른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네.”


푸슈슉-


리암은 연막탄을 바닥에 떨어트리며 말을 이어갔다.


“좁아진 시야 속에서 놈들을 교란시킨다면, 어떻게 변할 것 같은가?”


“..혼란 속에서 서로를 죽이게 만든다는 겐가?”


리암의 눈가가 샐쭉하게 늘어지며 대답했다.


“빙고. 그럼 준비를 해 보자고.”


콰앙!-


방을 가득 메운 연기 속.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인원들이 무기를 들고 들이닥쳤다.


“어디냐!! 감히 우리 태신교에 무단 침입한 이단들-”


콰득-


털썩-.


말을 하던 사내의 목이 반대로 돌아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뭐냐!! 방금 누구냐!!”


당황한 사람들이 그의 옆에 있던 사내에게 무기를 겨누며 말했다.


“신자님이 하신 짓입니까? 어째서..”


“내..내가 하지 않았다! 난 결백해!-”


콰드득-


무기를 겨누던 사내의 목이 또 한 차례 돌아가며 쓰러지자 사람들은 동시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흐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분열은 안 되는군. 역시 원래 하던 대로 해야겠어.”


연기 속에서 들려온 서늘한 음성이 그들의 긴장을 더욱 높이기 시작했다.


“다들 조심하세요! 언제 어디서 놈들이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긴장한 사내들 사이로 연기를 뚫고 나온 두 개의 손이 맨 앞에 서 있던 사내의 몽둥이를 빼앗아갔다.


“어.. 어어?! 내 무기가-”


휘릭!-


“잘 쓰도록 하겠네.”


콰직!-


두꺼운 몽둥이를 빼앗긴 사내의 머리가 처참하게 박살나는 것을 시작으로 학살이 시작됐다.


“흐음.”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연기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역시나 네 사람이었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리암의 몸에 자그마한 주사가 꽂아진 점을 제외하면 달라진 게 없었다.


“크..흐흐.. 이제 네놈도 바이사의 은총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콰직-


“리암, 괜찮은 건가?”


“음.. 지금까지 느껴지는 감각들로는 이상한 점이 아직 없는 것 같지만 굳이 따지자면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 둔해진 느낌이로군.”


리암은 주사를 조심스럽게 팔에서 빼내며 죽은 사내의 몸에 던졌다.


“일단 가자고. 이게 무슨 효과를 지니고 있는 건진 몰라도 시간을 오래 끌면 안될 것 같은 예감이 강렬하게 드는군.”


펄쩍-


뚫린 구멍을 통해 넘어간 이들이 있던 공간에는 수십의 시체와 새하얀 벽을 적신 피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이곳에는 왜 이런 공간들이 많은 건지 설명 좀 해주지 않겠나. 분명 자네의 말대로만 이동했는데 어째 갈 때마다 나타나서 진행을 방해하는 느낌이라네.”


리암은 방망이를 양 옆으로 휘둘러대며 사내에게 물었다.


“..사실은 말입니다. 제가 이곳의 초반 입구 통로쪽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모릅..히끅?”


말을 하며 고개를 들던 그 순간 살벌한 표정의 리암과 마주치며 딸꾹질을 했다.


“뭐?”


“아뇨, 잘 모를 것 같은 입구도 확실하게 찾아낸다는 말입니다 하하..”


‘절대로 모른다고 말하는 순간 난 죽는다..! 죽는..!’


사내의 로브 속 눈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명백한 공포와 당황이었다.


“흐음.. 잘 몰라도 상관은 없다만 그렇게까지 잘 안다니 다행이로군. 계속 안내 부탁한다네.”


리암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사내에게서 얼굴을 거뒀고 사내는 동공에 지진이 일어난 채 이동을 계속했다.


“여기입니다. 이곳만 지나면 제가 기억하기로는 제일 중요한 공간이..”


“흐음.”


리암은 그간 태신교 지부의 내부 공간들을 박살내고 다녔던 감을 되짚으며 자신을 둘러싼 듯한 사자머리 형상의 문을 쳐다봤다.


“자네 말이 맞는 것 같군. 이런 곳이 아니라면 놈들이 이렇게 화려하게 해놓을 수가 없겠지.”


리암은 사자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오묘한 감각을 느끼며 문을 힘차게 열었다.


끼이익-


“뭐야, 왜 이렇게 밝은..?”


뒤이어 펼쳐진 광경에선 리암의 입가에 진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데에 충분했다.


“뭔가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로군.”


“네. 저도 오랜만에 보네요. 잘 지내셨습니까?”


리암의 두 눈 속에는 흰색 정장을 입은 채 붉은 빛이 감도는 의자에 푹 눌러앉은 사내가 있었다.


“당연하지. 자네와 얘기를 나누던 기억이 아직도 선한데 말이야. 어디로 옮겼나 했더니 이곳으로 옮긴 것인가?”


“아뇨, 이번엔 그저 확인 차 온 거랍니다. 그보다 여긴 리암님이 웬일로 오신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안 된다면?”


“그렇다면 아쉬운 거죠 뭐.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뭐라도 해드릴까 싶었는데..아.”


벌떡-


용수철에서 튀어오르듯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 사내가 자연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리암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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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15화. 마무리+ 남은 이야기들. 24.07.17 18 0 13쪽
115 114화. 점점 끝을 향해 가는 시간. 24.07.12 16 0 12쪽
114 113화. 점점 끝을 향해 가는 시간 24.07.10 14 0 12쪽
113 112화. 이단심문관은 울고 싶다. 24.07.09 20 0 12쪽
112 111화. 이단심문관은 교주가 밉다 24.07.08 24 0 12쪽
111 110화. 이단심문관이 뭔데 24.07.07 16 0 12쪽
110 109화. 태신교 정복기(완) 24.07.06 17 0 12쪽
» 108화. 태신교 정복기(2) 24.07.05 16 0 12쪽
108 107화. 태신교 정복기(1) 24.07.04 15 0 13쪽
107 106화. 복제인간과 실험실 24.07.03 16 0 12쪽
106 105화. 이제 터트려봅시다. 24.07.02 15 0 12쪽
105 104화. 복귀와 계획 24.07.01 15 0 12쪽
104 103화. 교주님 24.06.30 18 0 12쪽
103 102화. 태신교 또 너냐(완) 24.06.29 17 0 12쪽
102 101화. 태신교 또 너냐(3) 24.06.28 16 0 12쪽
101 100화. 24.06.27 21 0 12쪽
100 99화. 또 너냐 태신교 24.06.26 20 0 12쪽
99 98화. 술래잡기의 끝.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24.06.25 29 0 12쪽
98 97화. 술래잡기는 이제 끝이야. 24.06.24 18 0 12쪽
97 96화. 서프라이즈 24.06.23 19 0 12쪽
96 95화. 이건 몰랐지? 24.06.22 19 0 12쪽
95 94화. 살아났으니 술래잡기 한판? 24.06.21 18 0 12쪽
94 93화. 내가 돌아왔다 24.06.20 16 0 12쪽
93 92화. 트리암 24.06.19 19 0 12쪽
92 91화. 마지막 결전(완) 24.06.18 27 0 12쪽
91 90화. 마지막 결전(3) 24.06.17 20 0 12쪽
90 89화. 마지막 결전(2) 24.06.16 26 0 12쪽
89 88화. 마지막 결전(1) 24.06.15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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