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마스터의 아공간을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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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슝
작품등록일 :
2024.03.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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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1성(1)

DUMMY

40화. 1성(1)



1%의 소드마스터 아칸을 발견하자마자 케이지에 올랐다.


간단한 이유였다.


내가 얻은 아공간의 주인이 어느 정도 무위를 가졌는지 궁금했으니까.


그것도 고작 1%라는 게 내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해서 승부욕이 불타기도 했고.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케이지에 오르는 즉시 ‘도전하시겠습니까?’와 ‘Yes/no’라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고, Yes를 누르기만 하면 됐다.


Yes를 누르는 즉시 시작되는 대련.


1%라는 한 없이 작은 수에 그래도 비등비등할 거라는 내 생각과 달리 결과는 사뭇 달랐다.


아예 예상도 하지 못했다는 게 맞을 거다.


분으로 넘어가지도 십 초도 안 되는 겨우 7초가 지난 시간에 결판이 났다.


나의 압도적인 패배로.


“허어. 무슨 검술이 저래? 나랑 같은 검사 맞아?”


바닥에 철푸덕 앉아 힘 빠진 한숨을 내뱉었다.


땀이 흐르기는커녕, 숨도 평온하다.


소드마스터 아칸의 재능을 얻고 나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재능의 격이었다.


분명히 눈앞에는 검을 쥐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데 흠집도 나지 않은 철 기둥과 베이지 않는 물을 상대하는 기분.


내가 휘두르는 검은 항상 막히고, 흘러가며 무의미로 돌아간다.


어떤 스킬을 사용해도 마찬가지.


상대는 휘두르는 단순한 동작만으로 내 몸 전체를 옭아매며 패배의 길로 이끌었다.


압도적인 패배에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게 이린아나와 아론이 느끼는 기분인가 싶었다.


“처참하구나. 보기 민망할 정도였어.”

“하하. 그 정도였습니까?”


임시 스승님이 감상 편을 전했다.


0.01% 오차도 없이 100% 맞는 말이다.


너무 빨리 끝난 탓에 사용하지 않은 스킬이 있어도 의미 없는 행위다.


다 사용해도 패배라는 단어만 더욱 짙게 배일 뿐.


“패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패배 이유는 A4 용지 한 장을 채울 정도로 많았다.


검술, 재능, 스탯 등. 아마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기 때문일 테지.


하지만 임시 스승님의 생각은 달라 보였다.


“자네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검술, 재능, 스탯 등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기이니라.”

“기본기라면 ‘아칸의 기본 검술(SSS)’ 있는데요?”

“스킬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기본’.”


무슨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하긴, 그간 시스템을 사용했으니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겠군.”


그렇게 중얼거린 그녀가 간단한 설명을 이었다.


“스킬, 이능력 좋지.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얻는 것만으로 숙련자처럼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게 검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되니라. 수단이 되어야지.”

“아, 처음 임시 스승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능력과 스킬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그래. 넌 그런 성향이 너무 짙어. 쉽게 말하자면 갓난아이가 기어가지도 못하는 데 뛰는 격이지. 지금이야 괜찮지만, 후반에 가면 안 봐도 뻔해.”


안 그래도 그 문제를 항상 머릿속에 짊어지고 있었다.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하나 골머리였다.


해결 방법이 따로 주어지지 않았으니까.


이번에도 쭉 안고 가나 싶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소드마스터 아공간 안에 멀쩡히 해결책이 존재했으니까.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기본기를 탄탄히 잡고 가야지. 다시 해봐도 결과는 뻔할 테니 무한의 서로 내려가자꾸나.”


무한의 서.


온갖 검술서가 존재하는 곳답게 내가 필요한 검술서도 존재한다.


D급 이상은 보지 못해도 기본서라면 E급도 충분할 터.


엘리베이터에 올라 1-1층을 눌러 곧장 향했다.


올라올 때와 비슷했다.


빠른 속도로 아래로 향하더니 순식간에 무한의 서로 도착할 수 있었다.


임시 스승님이 중앙에 서서 천천히 책장을 살폈다.


“기본기는 워낙 오랜만에 봐서 뭘 골라줘야 할지 모르겠군.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데.”


무한의 서라 고르는데 오히려 방해되었다.


이미 정해져 있거나, 몇 가지 없으면 금방 고르겠는데 너무 많아서 문제다.


이걸 고르려고 하면 저게 좋고, 좋은 걸 고르려고 하면 저게 더 좋아 보이니까.


무한의 굴레다.


10분을 가만히 서서 고민만 하던 그녀가 끝내 책 한 권을 쥐었다.


“이게 적당하겠군.”


온통 검게 칠해진 책이었는데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낡아 보였다.


못해도 수만 년은 되어 보이는 게 책이라기보다 걸레짝이 따로 없었다.


멀쩡한 곳 없이 온통 다 찢어져 너덜너덜하고, 책을 감싼 천은 만지자마자 부서질 듯했다.


만질 수나 있나 싶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다.


“아. 만져도 안 닳느니라. 소드마스터 아공간만의 효과지.”

“다행이네요. 너무 낡아서 만지자마자 어디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받기나 해라. 팔 아프다.”

“옙.”


찢어지려는 부위를 만져대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책 앞면에는 희미하게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아카로니 초대 황제의 기본검술’.”


아마 이것도 소드마스터 아공간의 효과 중 하나인 모양이다.


손을 대자마자 떠오르는 상태창.


[아카로니 초대 황제의 기본 검술(E-)]

한 시대 동안 검의 전설이라고 불린 아카로니 초대 황제가 직접 만들어낸 기본 검술입니다. 오직 기본의 묘리만이 담겨 있으며 완벽함을 대표합니다.

1. [상급 난이도 : Lv. 5]

2. [뛰어난 기본 검술 지식 : Lv. 6]

3. [습득 : Lv. 3]


“E-인데 효과가 장난 아니네요.”


그녀가 고른 책 다웠다.


효과만 3개에 레벨도 효과도 상당히 좋았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것도, 어! 이것도 좋겠네. 으흠. 이건 별로고.”


몇 권을 더 집어 주었다.


이름은 완전히 달라도 중심 내용은 대부분 같았다.


횡 휘두르기, 검을 쥐는 법 같은 기본적인 것들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그렇게 대략 5권이 내 손에 쥐어져 있자 끝을 맺었다.


“이거면 충분하겠네.”

“이걸 다 배우면 됩니까? 의외로 쉽네요?”


기본이라길래 옆에 한 것 쌓아놓고 배울 줄 알았는데 이러면 빨리 끝나겠다.


못해도 3일. 빠르면 하루 만에 돌파할 수 있을 터.


기쁨도 잠시.


“뭔 소리인가? 자네는 한 번씩 뜬금없는 소리를 해대는군.”

“예? 이게 끝 아닙니까?”

“뭐가 끝인가? 이제 시작이니라. 여기서 못해도 150권은 습득해야 제대로 된 기본을 터득할 것이다. 이것도 자네가 올라갈 부분의 초반에 불과하고. 성이라는 것을....”

“1, 150? 150이요!?”


150이라는 숫자에 소리를 내질렀다.


“검을 배우는 게 그리 쉬울 리 없지 않은가? 자네에게는 아칸의 재능이 있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지만, 기본만 배우는데 보통 수십 년은 필요하니라.”


까마득한 숫자에 벌써 앞길이 막막해도 이런 일이 한두 번인가.


나름 익숙해졌기에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 바로 하죠.”


두 눈에는 결의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


소드마스터 아칸의 아공간을 얻은 이후로 가장 바쁘게 지낸 듯하다.


1달 동안 쉴 틈이 없었다.


이린아나와 아론과 함께 게이트에 들어가 몬스터들을 때려잡은 다음에 집에 오면 아공간 안으로 들어가 검의 기본기를 배웠다.


씻고 바로 잠. 일어나면 몸만 풀고 반복이다.


침실이 없는 게 아쉽긴 했으나, 눕기만 하면 자서 큰 상관은 없었다.


힘든 만큼이나 얻는 것도 많았다.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상태창.


[이찬영]

<이능력>

소드마스터 아칸의 재능(SSS)

<능력치>

[체력] 36.7032 [힘] 35.6572 [민첩] 34.5812

[마력] 16.015689 [감각] 37.1546

<스킬>

날뛰는 심장(C-) 탐보(貪步)(F) 아칸의 기본 검술(SSS) 마력체(B+) 태양의 가호(S-) 마력의 축복이 깃든 신체(A+) 중압검(重壓劍)(S) 천견보(千見步)(S+) 마력 전환(S)


체력 3, 힘 3, 민첩 4, 마력 3, 감각, 3.


총 대략 16이나 되는 스탯이 껑충 뛰었다.


스탯만으로 B급 헌터에 근접한 수준.


이 정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헌터 신분증은 자연스레 D급에서 C급으로 상승했고, 3,000개 가까이 되는 마력석도 거의 모아갔다.


기본기도 착실하게 쌓았다.


처음에는 뛰는 법만 알아서 걷는 게 어색했으나, 이능력이 깡패라 금방 익숙해졌다.


오직 이능력의 본능만으로 쥐었던 검을 더 제대로 쥘 수 있었고, 왜 휘둘러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겨우 반 정도 습득했어도 이유를 안 만큼 확실히 강해졌다.


공격은 피하거나, 막으면 끝이라는 생각을 벗어던졌다.


더 나아가 반격이라는 걸 제대로 알게 되었으며 검의 힘을 어떻게 주는 사소한 것까지 뼛속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왜 임시 스승님 두 분이 그토록 기본 기본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내 모든 게 업그레이드된 기분이다.


검을 휘두르는 것, 앞으로 발을 내딛는 것, 스킬 하나하나 전부.


지금 수준이라면 마기라는 걸 쓰는 괴인도 빙의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몸은 힘들어도 확실한 보상에 얼굴은 밝았지만,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소드마스터 아공간 안 단련실 바닥에 누워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허어.... 후아!”


온몸은 땀으로 젖었으며 피로감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


앞에는 케이지가 있었는데 그 안에 1%의 소드마스터 아칸이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일어날 힘이 없어 고개만 든 채로 놈을 마주 봤다.


“괴물 같은 놈. 진짜 1%가 맞긴 한 거야?”

“....”


한참을 쳐다보다가 힘을 뺐다.


뭘 할 기운조차 없기도 하고, 자아도 없는 복사본한테 심력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딱 하나 걸리는 게 이거였다.


1달이나 지났는데도 1%만 가진 소드마스터 아칸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래도 확실히 처음보다 나아지고 있긴 했다.


몇 합조차 나누지 못한 검을 수십으로 늘렸으며 146번째 도전에서 54합이라는 신기록에 도달했다.


문제는 그게 전부라는 거다.


“1분이 도저히 안 넘어가네.”


승패가 결정될 수준까지도 올라오지 못했다.


버티는 것도 겨우 40초. 1달을 노력했는데 이 지경이다.


반절이 남아있기는 해도 그 반절을 익혀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목표는 버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거였으니까.


“계속하다 보면 되겠지. 강해지고 있는 건 확실하니까.”


급할 거 없다.


넘쳐나는 게 검술서와 든든한 임시 스승님까지 있는데 안 되는 게 더 이상하다.


쓸데없는 걱정을 집어치웠다.


하도 지니까 머리가 이상해지기라도 한 듯하다.


바닥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 눕고 싶어도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머리에 잡생각이 많아질 때는 몸을 격하게 움직여주는 게 최고지.


“이번에는 다를 거다.”

“....”


씩 웃으며 검을 쥐고 케이지 안으로 들어갔다.


내 말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이 쳐다보는 것이 마치 ‘해보든가’,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대충 어떻게 휘두르는지 눈치깠으니까 이 꽉 물어라.”


145번째 하는 말을 내뱉으며 바닥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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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이중 게이트(4) +12 24.05.05 12,682 293 11쪽
30 30화. 이중 게이트(3) +15 24.05.04 13,856 301 13쪽
29 29화. 이중 게이트(2) +7 24.05.03 13,449 304 11쪽
28 28화. 이중 게이트(1) +18 24.05.02 14,784 343 11쪽
27 27화. 검제(劍帝) +18 24.05.01 15,677 353 12쪽
26 26화. 중압검(重壓劍)(3) +10 24.04.30 15,825 362 12쪽
25 25화. 중압검(重壓劍)(2) +18 24.04.28 15,924 364 12쪽
24 24화. 중압검(重壓劍)(1) +16 24.04.27 17,838 378 12쪽
23 23화. 헌터 게이트 심사(3) +15 24.04.26 17,625 363 11쪽
22 22화. 헌터 게이트 심사(2) +12 24.04.24 17,366 374 12쪽
21 21화. 헌터 게이트 심사(1) +10 24.04.23 18,100 385 11쪽
20 20화. 100%(3) +12 24.04.21 18,442 395 11쪽
19 19화. 100%(2) +10 24.04.20 19,039 383 12쪽
18 18화. 100%(1) +11 24.04.19 19,530 37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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