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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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탱
작품등록일 :
2024.03.28 15:35
최근연재일 :
2024.05.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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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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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없는 원귀 (1)

DUMMY

"이제야 한 숨 돌리겠네."


나는 아리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서 근처 샤브집으로 향했다. 잠시 틈이 났을 때 아리에게 먹고 싶은걸 물어봤었다.

희민 선배와 성훈이 따라붙기 전에 조용히 서를 빠져나온 참이었다.


"선배님들도 같이 가시죠."

"됐어. 돼지들 분명 날 거덜내려고 할거야."


그때 뒤에서 검은 기운이 느껴졌다.


"야 강재혁. 치사하게 우리 빼놓고 둘이 가냐?"


언제 쫓아 온거야.


"아리 고생한거 같아서 밥 사주려고 한건데 두 사람이 왜 따라 붙어요?"

"둘보다 셋이 좋고, 셋보다 넷이 좋은거지."

"그래요 가요 가."


아리는 우리 셋의 모습이 우스운지 연신 입을 막고 웃었다.

샤브 집에 도착 후 자주 와 본 아리가 능숙하게 주문을 했다.


"선배님들. 이제 저한테 말 좀 편하게 해주세요. "

"그러려고. 아리야 아버님은 어떠셔?"


희민 선배는 컵에 물을 따라 아리 앞에 놓아 주었다.


"네 괜찮으세요."

"다행이다. 그럼 우리 오늘 저녁 회식 콜?"


희민 선배는 손가락 하나를 살포시 올렸다.


"선배 혼자 콜?"

"왜! 왜!!"

"저 약속 있어요."


선 본다고 하면 질문 폭격을 받을게 뻔했다.


"뭔데 뭔데."

"저도 개인 프라이버시라는게 있습니다. 선배."

"재미 없는 시키. 가라 가! 성훈이랑 아리는?"


희민 선배는 몸을 틀어 나를 등지고서는 아리와 성훈이의 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저는 아직 한현민 사건 정리해야해서.."


성훈은 아쉬운 듯 보였다.


"저는 그럼 재혁 선배랑 성훈 선배 가능하실때 참여 하겠습니다."


희민 선배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아리의 말에 입을 삐죽거리며 몸을 다시 뒤로 젖혔다.


"다음에 다 모일때 해요. 성훈이 넌 이제 나한테 화난거 다 풀린거야?"

"아니 뭐. 아 몰라요."


딱 하고 희민 선배가 성훈이의 뒤통수를 때렸다.


"모르긴 뭘 몰라. 짜식."

"아 희민 형! 왜 때려요. 씨."


성훈은 뒤통수를 문지르며 내게 물었다 .


"그건 그렇고 형 진짜 어떻게 알았어요? 범인이 편의점 그놈이라는거."

"감이라니까."

"내가 형을 몰라? 빨리 말해봐요."

"나중에 기회되면. 둘이 술 한잔 할 때 이야기 하던가 할게."


성훈은 탐탁치 않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곧 우리 테이블 음식이 나왔다. 넷은 고기를 10인분이나 더 추가해 먹고는 식당을 나왔다.


#


"이민아씨?"


노란 원피스에 단발머리를 한 여자에게 다가갔다.


"네. 강재혁씨?"

"네. 안녕하세요."

"전화 하실 줄 알았는데."

"아 폰 번호를 저장하니까 톡에 뜨더라고요. 사진 보고 바로 알아봤어요."

"그러셨구나. 앉으세요."

"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민아라는 여자 옆에는 어제 만났던 김경수가 앉아 있었다. 김경수는 당황한 듯한 표정이었다.


"왜 그러시죠?"

"아.. 아닙니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나는 남자의 눈치를 살피며 자리에 앉았다.


"아니요. 저도 이 근처가 직장이라서요. 음료는 뭘로."


민아는 이미 커피를 시킨 상태였다.


"제가 사올게요."


나는 일어나며 남자에게 눈치를 줬다. 음료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얼른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 안에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뒤따라온 경수에게 말했다 .


"어제 말한 여자친구 분이 민아씨에요?"

"네. 그런데 두 분은 어떻게."

"아..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하지. 저희 어머님이 갑자기 선을 보라고 하셔서 나왔거든요."

"그러시구나."

"인연인가. 하하. 신기하네요."


경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잘 됐네요. 이왕 만난거 민아씨랑 이야기 나눠보고 경수씨의 말 전하도록 해볼게요."

"네 뭐 그러죠. 일단 저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되도록 민아씨와 대화할 때는 제게 말을 걸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혹시나 중요한 사항이 있으시면 그때 말해주세요. 그럼 여기로 들어올게요."

"네."


경수는 짧게 대답하고는 먼저 화장실을 나갔다.


"자기를 잊었으면 좋겠다더니 막상 선보니까 속상한가?"


어제와 다른 경수의 태도에 의아했지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실제로 보니 속이 상할 수도 있을테지.

나는 화장실을 나와 음료를 들고 민아 앞에 다시 앉았다.


"죄송합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민아의 바로 옆에 앉은 경수의 시선은 민아에게로만 향해 있었다 .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 서른입니다."

"그렇구나. 그럼 아직 선 보시기엔 어리지 않나요? 요즘 시대에."

"이렇게 말씀드리면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엄마가 억지로 잡아 둔거라서요."


그렇게 말하는 민아의 표정은 미안함이 가득해 보였다. 나도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나온건데.


"괜찮아요.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하하. 참 민아씨 직업은 어떻게 되세요? 제 직업이 형사인 건 아시는 것 같고."

"이 근처 학원에서 일해요. 형사님이라고 해서 엄마가 적극 추천하셨어요."

"그래요? 보통 어머님들은 형사는 싫어하시던데. 아닌가. 그럼 학원 강사세요?"

"네."

"오. 어떤 과목 가르치세요?"

"수학이요."


무난한 대화들이 오갔다.


"공부 잘하셨나봐요. 하하."

"애들이랑 붙어 있는게 재밌어서 계속 하고 있어요."


그때, 경수가 그녀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올리는게 보였다. 그러자 갑자기 민아가 돌변했다.


"비꼬는 거예요? 공부는 잘하게 생겼다?"

"네? 아니요. 수학 잘하는 사람을 많이 못봐서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꼴랑 형사 주제에."

"네?"


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날 선 말들을 내뱉지? 아까의 분위기와도 전혀 달라.

당황스러워 하마터면 사래가 들릴뻔 했다.


"민아씨."


내가 천천히 민아를 부르자 갑자기 그녀의 눈빛이 되돌아 왔다.


"제가 무슨 말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분명 저 경수라는 남자의 손이 닿자마자 돌변했어.


"신경쓰지 말라면서 이 자리엔 왜 나왔어요? 재수없게. 전 먼저 가볼게요."


민아는 갑자기 다시 눈빛이 변하더니 쌩하고 카페를 나가버렸다.

도대체 이 상황이 뭔지 어리둥절했다. 가서 잡아야 하나. 딱히 실수한 말은 없는데.


"보셨죠? 우리 민아가 저래요. 저를 잊고 좋은 사람을 좀 만나야 하는데. 남자만 만나면 저렇게 돌변하니. 휴."


경수는 미안한 표정을 짓는 듯했지만 입꼬리는 광대 위로 솟아 올라있었다.


"음. 경수씨. 아까 잠시 민아씨 손을 잡았던 것 같은데. 잡을 수 있는거에요?"

"귀신이 사람 손을 어떻게 잡아요. 하하. 우리 민아가 늘 손이 차거든요. 그래서 온기가 없는 손이지만 잠시라도 덮어주고 싶어서 덮는 척만 한거예요.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

"아니요. 아닙니다. 아무래도 민아씨는 다음에 제가 다시 찾아 봬야 할 것 같네요."

"그렇게 해주시면 저야 너무 감사하죠. 저는 민아 따라 가봐야겠어요. 어디가서 울 것 같은데."

"네 그러세요. 내일 저녁에 집으로 와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경수는 웃으며 그대로 벽 뒤로 사라졌다. 경수의 그 웃음들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는 여자가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표정은 전혀 아니다. 그리고 여자는 순식간에 인격이 돌변한다.

그런데 그 타이밍이 남자가 여자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였다.


"김경수. 김경수. 흠. 조사를 좀 해봐야겠는데."


- 여보세요.

- 선배.

- 약속있다고 내빼더니 왜.

- 선배 오늘 당직이죠?

- 그래. 아리 일찍 들어가라고 내가 대신 선다고 했어.

- 선배 혹시 사건 하나 찾아봐 줄 수 있어요?

- 무슨 사건.


나는 김경수의 나이와 이름을 알려주고 1년 전후로 추락사한 남자의 사건에 대한 기록이 있는지 찾아봐 달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무현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


- 오냐.

- 형님. 이상한걸 봐서 그런데요. 귀신이 사람 몸에 손을 댔는데 인격이 완전 달라졌어요. 점잖던 사람의 눈빛과 말투가 모두 매서워졌어요. 전혀 다른 사람같이.

- 어디야?

- 저는 지금 카페요.

- 그 귀신 함부로 가까이 하지마. 원귀 일 수도 있으니까. 잡귀라도 집요한 놈이면 곤란해. 내가 갈게.

- 오늘 말고 내일요.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어요. 원귀라면 원한을 가진 귀신 말하는거죠?

- 응. 그 원이 어떤거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 짧게 들어 봐도 좋은 혼은 아닌 듯 해. 그러니까 섣불리 혼자 만나지 마. 그리고 절대 희민이나 네 주변의 일반 인물들과는 부딪히지 않게 하고.

- 알겠어요. 형님이 그러니까 괜히 무섭네.

- 무서울거 없어. 그래봐야 육신 없는 혼이야. 그래도 잘못 건드렸다가는 큰 일이 날 수도 있으니까 나랑 같이 움직여.


알았어요 내일 봬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다.

원귀라. 따지고 보면 나를 찾아오는 모든 귀신들은 원귀에 가깝다. 자신의 한을 풀지 못해 떠나지 못한 혼들이니까. 하지만 이번에 찾아온 이 귀신은 앞의 귀신들과는 전혀 달랐다.

최대한 이 귀신에 대해 알아봐야 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나는 남은 음료를 한 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민아씨에게 톡을 보냈다.


- 민아씨. 저 강재혁입니다. 조만간 다시 한 번 뵙고 싶습니다. 가능하실 때 연락 부탁드립니다.


원귀든 아니든 어쨌든 살아 있는 사람이 귀신의 영향을 받는 다는 건 좋지 않다. 민아씨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 민아씨의 이야기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민아씨가 다시 만나 달라는 내 말을 들어 줄것인지가 문제였다. 만나주지 않는다고 해도 어떻게든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갑자기 머리가 쎄하게 아파왔다. 나는 마신 컵을 반납하는 곳에 두고 카페를 나왔다. 차로 걸어가는 중 희민 선배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 어떻게 됐어요? 뭐 좀 나왔어요?

- 김경수라는 사람. 작년에 추락사로 사망한 사람이 한 명 있긴 하거든? 니가 말한 사람이랑 동일 인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이와 이름은 일치해.

- 그래요? 혹시 왜 추락했는지, 어디서 추락했는지도 나와 있어요?

- 응 있어. 이사람, 스토커로 신고 당했었어. 옆집에 살던 여자 집에도 몰래 무단침입하고 속옷이랑 옷등 그 여자가 쓰던 물건도 훔치고. 여자가 무서워서 이사가면 또 찾아오고 집요하게 따라다녔나봐. 신고만 100회가 넘어. 접근금지도 당했어. 새벽에 여자 집에 몰래 들어갔는데 여자가 신변보호용 스마트 워치를 차고 있어서 경찰이 바로 출동했나봐. 경찰 피해 도망가서 자기 집에서 뛰어내렸나봐. 집이 10층이었대.

- 스토커요? 그 여자와 연인 사이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 아니었어. 이 사건을 맡았던 서에 동기가 있어서 확인해봤거든. 그런데 연인은 아니었대. 근데 이 사람은 왜? 이 사람은 맞아?

- 확실하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랑 동일 인물인지는. 고마워요 선배.

- 고맙긴. 혹시 같이 수사해야 될 일이면 이야기 해.

- 아니요. 이번엔 혼자 해야해요. 선배에게도 별로 안좋을 것 같아서.

- 알았어. 아무튼 조심하고. 혹시 뭐 더 알아내면 바로 연락 줄게.

- 네 선배.


스토커? 만약 그 죽은 스토커가 정말 그 남자라면... 민아씨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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