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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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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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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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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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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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 연쇄살인 사건

DUMMY

"자 다들 모였지."


아침부터 긴급회의가 소집되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살인 사건이 연이어 또 터진 것이다.

중현이 떠나고 귀신들의 방문은 잠시 주춤했다. 아마 그동안 상담 하나가 끝나는 기간이 일주일 정도였으니 귀신들이 알아서 그 시간에 맞춰 오는 듯했다.


"이번 사건이 연쇄 살인이라고 공표한 이유는 범행 수법이 똑같기 때문이야. 범인은 날카로운 칼로 왼쪽 가슴을 찔렀어. 그리고 피해자들도 대부분 비슷한 직업군이고. 그런데 이상하게 씨씨티비를 잘도 피해 갔어."

"어떤 직업인데요?"

"현재 사망한 사람은 3명. 모두 학원 강사야."

"학원 강사요?"


학원 강사? 학원 강사한테 원한이 있었나?


"첫 번째 피해자는 35세. 여성. 현재 무월동에서 가장 잘나가는 강사야. 수학을 가르쳤대."

"원한 관계에 있던 사람은 없었어요?"

"아직은 없는 듯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사해야지. 그리고 두 번째 피해자도 역시 무월동에서 인기가 높은 영어 강사야. 남자. 39세. 그런데 이 두 사람은 하루 차이로 살해됐어."

"살해 장소는요?"

"둘 다 자택 근처였어. 면식범의 가능성이 커. 새벽에 퇴근하는 두 사람의 퇴근 시간을 알고 기다린 것 같아."

"씨씨티비는 당연히 안 찍혔죠?"

"응. 이상하게 그 시간대에 씨씨티비들이 모두 불통이었어."


신기하네. 왜 또 범행 시각에만 불통이었을까?


"세 번째 피해자는 학원 원장이었어. 52세. 남자. 그런데 죽은 이 세 사람의 학원이 무월동에서 가장 잘나가는 학원이야. 재수생들까지 몰린다고 했으니 거의 일타 강사들이 모여있다고 봐야지. 특히 살해당한 원장의 학원이 거의 이 동네 1등이라더군."

"그럼 원한에 의한 범죄라는 게 가장 유력하겠네요."

"그렇지. 하지만 아직 피해자 세 사람의 공통점이 없어. 학원 강사라는 것 빼고는. 범인이 짧은 시간에 세 명이나 죽였어. 하루 이틀 상간이지."

"목격자도 없나요?"

"목격자도 아직 없어. 그래서 이번에도 1, 2팀같이 수사할 거야. 이번에는 1팀 2팀 나누지 않고 함께 움직인다고 생각해. 이번 사건 총지휘는 안희민이 하고."

"네 알겠습니다."


반장님의 말에 희민 선배는 대답하며 짧게 경례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번 살인 사건 말고도 진행되는 사건은 반장님과 다른 형사들이 맡고 1, 2팀은 살인 사건에 모두 뛰어들라는 말이었다. 빨리 움직여야 했다. 자칫하면 억울한 목숨을 또 잃을 수도 있으니까.

반장님이 자리를 뜨고 나서 희민 선배는 1, 2팀 사람들을 마주 보고 섰다.


"그럼 1팀에서 나와 재혁이는 죽은 원장이 운영한 학원과 원장에 대해 수사하고 2팀 성훈이와 조 형사는 첫 번째 피해자인 여자 강사, 그리고 아리와 2팀의 장 형사는 세 번째 피해자인 남자 강사를 수사한다. 그리고 남은 팀원들은 근처 씨씨티비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학원 근처들 탐문 수사를 한다. 자 다들 출발."

"네 알겠습니다."


희민 선배의 카리스마는 이럴 때 발휘된다. 평소엔 우락부락 무섭게 생기고 큰 덩치 때문에 조금 둔한 느낌도 있지만 베테랑 형사는 달랐다.

형사들은 각자 소지품들을 챙겨 빠르게 뛰어나갔다. 그때 나가던 성훈이 나와 희민 선배를 잡았다.


"형. 무월동이면 근처인데 이따 같이 점심 먹어요."

"수사가 끝나면 전화할게."

"오케이~!"


요즘 부쩍 앵기는 김성훈.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근엄한 척하다가도 우리만 만나면 예전의 애교쟁이로 돌아온다.


"다들 조심하세요!"


아리는 해맑게 인사하며 서를 나갔다. 나와 희민 선배도 서둘러 차로 향했다.


"그 학원이 무월동에서 가장 큰 학원이죠? 대형학원."

"맞아. 건물 전체가 학원이지. 그 원장 유명해서 방송에도 몇 번 나왔잖아. 그래서 이번에 이슈도 크게 됐고."

"그런데 어째서 학원 강사들만 죽인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 강사들에 대한 원한이 있었던 학생이라던가, 아니면. 음. 요즘 학원계도 일타가 되기 위해 경쟁이 심하다고 하던데. 그런 이유라던가."

"학생은 아닐 거 같아요."

"장담하지 마. 아직 어려서 아닐 거다 뭐 그런 뜻이지? 우리가 범인을 잡기 전까지는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은 절대 해서는 안 돼.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지."

"너무 무섭게 말하네. 치. 알겠어요."


희민 선배의 말이 맞다. 형사라는 직업은 늘 의심해야 한다. 그 사람이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다고 해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원장이 운영했던 학원에 도착했다.


"와 건물 좋은데요? 이 건물 전체가 학원인 거죠?"

"응. 원장이 건물주라더군. 원장이 죽어도 학원은 돌아가나 보네."


희민 선배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니 재수생인 것 같은 학생들이 줄줄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아마도 곧 수업이 시작될 모양이다.

나와 희민 선배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큰 로비 가운데에 안내 데스크가 있었다. 남자와 여자. 앉아 있는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나와 희민 선배는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앉아 있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쩐 일로."

"얼마 전 일어난 살인 사건 때문에 왔습니다."


살인 사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남자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처음엔 이 남자가 의심스러웠지만, 곧 왜 이 남자의 얼굴색이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저 목소리를 조금만···. 이쪽으로 오시죠."


남자는 목소리를 낮춰달라며 손을 아래로 내렸다. 나와 희민 선배는 의아했다.

그리고 남자는 우리를 안내했다. 엘리베이터로 안내한 남자는 함께 타지는 않았다.


"7층에 올라가시면 좌측 복도 끝에 상담실이 있습니다. 거기 부원장님이 계시니 그쪽으로 가세요."


나와 희민 선배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고 엘리베이터 문은 곧 닫혔다. 뒤에 있던 학생들이 함께 타려고 했지만 남자는 잠시만이라는 말과 함께 그들을 저지했다.


"뭐야 왜 저래?"

"그러게요. 아! 학원에 소문나면 학생들 떨어져 나갈까 봐 그런 거 아닐까요?"

"그렇겠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원장이 죽었는데 너무 의연한걸."

"미리 지시받았겠죠. 뭐."


희민 선배와 몇 마디 나누자 우리는 7층에 도착했다. 강의실이 있는 다른 층과는 달리 이 층은 강사들이 쓰는 교무실 같은 곳과 상담실만 있는 듯했다. 건물은 총 10층.

위아래로 움직이기 좋게 가운데쯤으로 층을 정한 거겠지?

오른쪽을 보니 통유리로 되어 있는 곳이었다. 넓은 공간에 책상들이 쭉 있는 걸 보니 교무실인 듯 보였다. 좌측 복도는 대여섯 개의 방이 있는 듯했다. 남자의 안내대로 나와 희민 선배는 좌측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 각 문 앞에 과목과 강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사람들은 개인 방이 있고 특별 대우를 받는 속히 말하는 일타 강사들인 듯 보였다.

복도 끝 정면으로 상담실이라는 문패가 보였다. 나는 희민 선배 앞으로 걸어가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세련미가 한껏 느껴지는 중년의 여성이 우리를 맞았다.


"어서 오세요. 방금 연락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안내 데스크에서 미리 연락한 모양이다.


"네. 저는 oo서 안희민 형사입니다."

"저는 강재혁 형사입니다."

"원장님 일 때문에 오신 거죠? 우선 여기 앉으세요."


여자는 우리를 소파로 안내했다. 상담실은 통유리창을 사용해 빛이 들어와 환했고 생각보다 꽤 넓었다. 큰 테이블과 양쪽에 놓인 소파, 한쪽엔 차나 커피를 준비할 수 있는 테이블, 그리고 한쪽 벽면엔 큰 책꽂이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살짝 곁눈질로 보니 모두 수험서인 것 같았다.


"커피라도?"

"아니요 괜찮습니다. 여기 부원장님이시라고요."


희민 선배는 뒷주머니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 들었다.


"네. 그리고 죽은 문정수 씨 아내입니다."


아내라고? 문정수는 죽은 원장의 이름이었다.

나와 희민 선배는 최대한 놀라지 않은 척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셨군요.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그렇죠. 여기에 와 있어도 정신은 다른데 가 있습니다."

"너무 침착하셔서 두 분이 부부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울고불고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그이가 일구어 놓은 이 학원을 방치할 수도 없고요. 너무 냉정해 보이죠?"


여자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상하긴 했다. 아무리 남편의 일을 방치할 수 없다는 뜻을 가졌어도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여자는 잠시 일어나 테이블 쪽으로 가서 종이 한 장을 가지고 왔다. 자세히 보니 명함이었다.

이름 이명희. 부원장이라는 직책이 적혀 있는 명함이었다.


"남편분에게 혹시 원한을 가질 만한 사람은 없습니까."

"글쎄요. 있다고 해봐야 경쟁 학원들 뿐이겠죠. 착실하게 살아 온 사람입니다. 원한을 살만한 일도 하지 않았고요."

"부인분께는 어떤 남편이었습니까?"

"다정한 남편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겐 자상한 아빠였고요."


너무나도 침착한 말투였다.


"우리 남편을 그렇게 만든 사람,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그 외 특별한 사항은 없나요?"

"특별한 사항이라···. 저희가 이번에 유명 강사들 영입을 위해 접촉 중이었습니다. 그 중 두 명이나 죽었어요."

"혹시?"


나와 희민 선배는 아까와 달리 이번엔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네. 이번에 우리 남편보다 먼저 죽은 두 사람. 수학 강사 김민희 씨, 영어 강사 한철민 씨. 조용히 접촉 중이었던 사람입니다. 우리 남편은 학원의 운영보다 아이들에게 질 좋은 수업을 듣게 하는게 목표였어요. 그런데 접촉했던 두 사람이 먼저 살해됐더군요. 우리 남편은 혹시나 자신이 영입하려고 해서 그런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했었어요. 이 바닥에 원래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혹시나 자기 학원의 인기 강사를 빼내 가려고 해서 원한을 가진 건 아닌가 생각 했었죠. 하지만 그 학원 원장들 모두 조사받았지만 저희와 접촉했던 사실조차 몰랐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너무 이상하긴 한데요. 혹시 다른 사람 또 접촉한 사람 있습니까?"

"일단 저희가 이야기 한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두 사람 말고는 아직 접촉한 적 없어요. 사건 터지고 나서는 아예 접촉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그 와중에 남편마저 죽었죠. 처음 두 사람이 죽고 나서 우리 그이한테 경찰에서 연락이 왔어요. 아마도 통화 기록이 남아 있었겠죠.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살해 됐어요."


너무나 침착하게 말을 이어가지만 이명희라는 여자는 중간중간 어금니를 꽉 물었다.

유명 강사를 영입하기 위해 만났던 두 강사. 그리고 그들을 만난 원장. 이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해 명확해졌다.


"장례는 아직 치르지 않으셨다고요."

"네. 범인을 잡고 나면 치르고 싶습니다. 부검 중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무리 여자를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남편이 죽은 마당에 일이 손에 잡힐까? 하지만 괜한 질문은 여자가 수사망에서 빠져나갈 빌미를 줄 것 같아 입 속에 담아두기로 했다. 남편이 살해당한 안타까운 여자이지만 용의자 일 수도 있을테니까.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그런데 아직 학원생들은 원장님 사망 소식을 모르는 건가요?"

"아는 학생도 있을 테고 모르는 학생도 있겠죠. 하지만 그걸 안다고 해서 흔들리진 않을 겁니다. 수험생들이니까요."

"씁쓸하네요."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수험생들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말이 크게 공감되지는 않지만, 현재 우리나라 교육 형태를 보면 또 충분히 이해되기도 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와 희민 선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해 더 명확해진 것. 이것 말고는 딱히 큰 소득은 없었지만 더 있을 이유도 없었다. 여자는 우리를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겠다며 함께 따라 나왔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부원장님 안녕하세요."


여자에게 인사를 하던 남자는 우리를 곁눈질했다. 남자는 훤칠했다. 키도 크고 인물도 좋았다. 우리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는 순간, 남자의 뒤에 여자 혼령이 보였다.

헙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여자의 혼과 눈이 마주치자 벽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저기. 부원장님. 저 아무래도 상담실에 핸드폰을 두고 온 것 같아요."

"아, 그러세요? 제가 가져다드리죠."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가 가져올게요."


내가 상담실로 몸을 돌리자 명희도 따라왔다. 사실 그걸 노리기도 했다.


"야 빨리 와!"


희민 선배는 1층에서 기다리겠다며 먼저 내려갔다. 상담실로 들어온 나는 어색하게 핸드폰을 찾는 듯하다 명희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혹시 저 사람도 강사신가요?"

"누구···. 아 민우기 선생님이요? 네. 중등부 수학 강사예요. 그건 왜요?"

"아 아닙니다. 인물이 좋으셔서요."


부원장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폰이 뒷주머니에 있었네요. 나오실 필요 없습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나는 급히 인사를 하고 상담실을 빠져나왔다.

지난번 민아 사건처럼 따라다니는 귀신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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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강사 연쇄살인 사건 24.05.10 496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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