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방탱
작품등록일 :
2024.03.28 15:35
최근연재일 :
2024.05.29 08:25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28,541
추천수 :
610
글자수 :
250,851

작성
24.05.13 08:25
조회
398
추천
10
글자
11쪽

악령이 된 생령 (3)

DUMMY

잠시 후 명희가 방으로 들어왔다.


"오래 기다리셨죠?"

"아닙니다. 저희 때문에 괜히 죄송하네요."

"우리 남편 죽인 범인 찾는 일인데요. 두 군데 학원에 전화해보니 1년 정도 일을 하고 후임이 들어오기 전에 그냥 나가버렸다고 해요. 작은 보습 학원인데 매일 대형 학원에 들어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는군요."

"그래서 여기 면접을 본 거군요? 그럼 왜 바로 보지 않고 여기저기 다닌 걸까요?"

"우리 학원 말고도 여러 곳 다녔을 것 같아요. 우리 학원이 이 동네에서 가장 큰 대형 학원은 맞지만 전국에서 가장 큰 학원은 아니니까요."

"인성이나 이런 건 어땠다는 말은 없었습니까?"

"학생들하고 굉장히 부딪혔다고 해요. 그래서 정리하려는 차에 말 없이 그만두는 바람에 처음엔 고생했지만 원장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들이 물어보는 문제에 바로바로 대답하지 못했던 모양이에요. 요즘 아이들, 굉장히 예민하거든요. 선생님이 조금만 빈틈이 보이면 바로 항의해요.

선생님이 '이걸 왜 모르세요?'에서 시작된 말이 어느 대학 나왔냐, 전공은 맞냐 까지 선생님에 대한 공격이 멈추질 않아요. 그럴 때면 선생님들이 수업 준비를 더 탄탄하게 한다던가

공부를 더 하거든요. 그런데 이 선생님은 그런 노력은 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작은 동네 학원에 다니는 너희 수준이 낮은 거다, 동네 학원은 이래서 안된다는 등

남 탓하기 바빴나 봐요. 원장님이 몇 번 주의를 주셨는데도 변화가 없었대요. 두 곳 학원 원장님 모두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성공은 하고 싶지만 노력은 하지 않는 타입이었구만.


"여기 저희 학원 면접 당시 시험을 보시면 서른 문제 중에 10 문제 밖에 맞히지 못하셨어요. 실수한 부분이 있다고 감안해도 처참한 점수죠. 이건 당시 같이 시험 본 선생님들의 시험지 입니다."


세 명의 선생님과 공하연의 시험지는 확연히 달랐다. 서술형 형식의 문제 다섯 개 중 한 문제만 답을 쓴 공하연과는 달리 나머지 세 사람은 빈 칸이 남지 않도록 꼼꼼하게 정리한 모습이었다.


"차이가 좀 나네요."

"그렇죠. 여기 세 선생님 중에서 두 선생님만 최종 면접을 볼 수 있었어요. 공하연씨 정도의 점수면 대형 학원엔 절대 들어갈 수가 없죠. 보통 대형 학원들은 저희랑 시스템이 비슷하니까요."

"음. 그날 면접을 보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고 해요."

"정말요? 아휴."

"그래서 용의자에 제외되긴 했지만 그나마 문정수 원장님께 가장 원한이 있을만한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계신 건가요?"

"네. 의식 불명 입니다."

"우리 학원에서 나간 뒤 사고가 났다니 괜히 마음이 그렇네요."


명희는 정말 마음이 안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 이유로 우리 남편에게 원한이 생겼을까요?"

"추측일 뿐입니다. 대형 학원에 오고 싶었지만 오지 못했고, 자신과 다르게 와 달라고 직접 찾아오는 선생님과 비교도 됐을 것 같아서요."

"그런 거야 면접에서 떨어진 모든 선생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 선생님들이 꽤 많나요?"

"당연하죠. 대기업이랑 다를 게 없어요."


명희의 이야기도 맞는 말이었다. 대기업에 떨어졌다고 해서 그 기업에 앙심을 품고 오너를 죽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명희가 모르는 이야기를 명희가 알게 된다면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민우기 옆에 공하연이 있다는 거.


"그렇군요. 저 혹시 민우기 선생님에 대해서도 좀 들을 수 있을까요?"

"민우기 선생님이요? 지난 번에 마주쳤던..?"

"네 맞습니다."

"조용한 선생님이세요. 성실하시고. 다만 고등 부로 올라오시려는 게 매번 좌절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선생님입니다. 보통 그렇게 되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노력하시는 선생님이세요."

"혹시 그 선생님을 잠시 뵐 수 있을까요?"

"민우기 선생님을 요?"

"아, 혹시 오해를 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학원 선생님들 모두 조사 중 입니다. 그건 알고 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불만이 좀 있어요. 범죄자 취급 하냐는 말도 있고."

"제가 아직 민우기 선생님에 대한 정보는 다받질 못해서요. 직접 만나 뵙고 가는 게 선생님께도 덜 수고스러울 것 같고.."

"그런거라면 제가 가서 양해를 구해볼게요. 잠시만요."


명희는 다시 상담실을 나갔다. 만약 민우기 옆에 그 생령이 있다면 그 생령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지 않을까.


똑똑


노크를 하는 걸 보니 민우기인 모양이었다.

나와 희민 선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민우기는 살짝 긴장된 표정이었다. 그런데 들어온 민우기 옆에 공하연이 보이지 않았다.


"바쁘실텐데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조사는 이미 받았는데 무슨 잘못된 일이라도 있나요?"


민우기는 우리 맞은편에 앉았다.


"아니요. 선생님의 정보만 저희가 듣기 전에 나와버려서 온 김에 뵙고 가려고 한 겁니다. 원장님과의 사이는 어떠셨습니까?"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이입니다.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 매일 회의를 합니다. 수업 시작 전에요. 그때 뵙는 게 거의 대부분이고 강사들에게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하실 분도 아닙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공하연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혹시.


"그렇군요. 민우기 선생님께 조금 무례한 질문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어떤.."

"고등부로 올라가는 시험에서 합격을 해도 다시 중등부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아.. 제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죠. 하지만 그 일로 원장님께 원한을 가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건 원장님이 그렇게 만드신 게 아니라 모두 학생들의 선택이니까요."


조금 당황한 듯 민우기의 얼굴이 상기 되었다.

자신이 범인으로 오해 받을까 봐 걱정 되어 얼굴이 상기된 것인지, 자존심을 건드린 질문에 마음이 상해 상기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민우기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저 선배,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희민 선배는 내 얼굴을 한 번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민우기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 후 상담실을 나왔다.

분명 공하연이 근처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상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 쪽을 향해 천천히 복도를 걸었다. 반대쪽 교무실까지 갔지만 공하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계단을 통해 7층에서 내려오며 한층 한층 살펴 보았다.

그러다 3층에 도착했을 때였다. 빈 강의실 칠판 앞에 공하연이 서 있었다.

무언가를 설명하듯 아무도 없는 책상 쪽을 향해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강의실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공하연이 재빨리 칠판 쪽으로 숨으려고 했다.


"공하연씨!"


내 말에 놀란 공하연은 그 자리에 서서 천천히 나를 돌아보았다.


"공하연씨 맞죠?"

"내가 보이세요?"


공하연은 자기가 보이냐고 물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영혼이라는 걸 안다는 뜻이었다.


"네. 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을까요?"


순간 매섭게 변한 공하연의 눈이 보였다.


"나는 잘못 없어. 나와 같은 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준 것 밖에 없어."

"그게 무슨.."


공하연은 그대로 칠판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게 무슨 말이지? 위로해준 것밖에 없다니?"


다시 주위를 돌아봤지만 공하연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시 7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희민 선배가 서 있었다.


"선배 민우기씨는?"

"저기로 들어가셨어."


선배는 교무실을 가리켰다. 나는 선배를 뒤로 하고 교무실 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민우기는 보이지만 공하영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간 거야.


"선배. 공하연이 맞는 거 같아. 아무래도 민우기를 이용해 일을 벌이는 것 같은데."

"확실해?"

"아직 백 퍼센트 장담은 못해. 그런데 그 여자가 그 사람을 위로해 준거라고 했어. 뭔가 있어. 오늘부터 민우기를 좀 따라다녀야겠어."

"흠. 저녁부터 움직이자. 빨리 뭐라도 좀 나와야 하는데."


공하연은 분명 민우기를 통해 무언가를 했을 것이다.

나와 선배는 학원을 나와 경찰서로 다시 들어갔다. 앞 전의 상황을 성훈이에게 공유했다.


"형 그러면 미행은 저와 희민 형이 할게요. 형은 이미 공하연이랑 마주쳐서 도망갈 수도 있잖아."

"그래도 두 사람은 볼 수가 없잖아. 공하연을. 괜히 위험할 수도 있어."

"경찰이 위험하다고 겁낼까. 흠. 형 말도 맞긴 한데. 형이 같이 하면 무조건 그 여자는 안 나타날 것 같은데."

"그럼 어쩐 담.."


그때 희민 선배가 손뼉을 탁 쳤다.


"무현 형님한테 잠깐 도와 달라고 할까?"

"에이. 너무 민폐죠. 매번 수사 때마다 도와주시는데. 잠복까지?"

"하루 이틀인데 어려우려나?"

"그냥 제가 가는 게 나아요. 그리고 분명 무현 형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긴 할 거예요. 그때 도와 달라고 해야 해요."


희민 선배와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선배와 성훈이가 함께 움직이시고 제가 따로 움직일게요."

"차를 두 대로 나누자는 거지?"

"네. 제가 최대한 보이지 않게 움직일게요."


그때 희민 선배의 핸드폰이 울렸다.


"네. 네. 아 네. 그래요? 이름과 주소는 요? 아 그럼 전화번호만 문자로 보내주시겠어요? 네. 정말 감사합니다. 네."


통화를 끊은 희민 선배는 바로 날아오는 문자를 확인했다.


"뭐예요?"

"야. 그 원장이 죽은 두 강사들 말고 한 명과 더 접촉하려 했었나 봐. 이미 만난 건지, 계획만 한 건지는 확실히 모르겠대. 원장의 노트북을 보다 우연히 그 강사에 대해 적어 놓은 메모 파일을 봤대. 이미 죽은 두 사람은 부원장인 이명희씨와도 공유를 했지만 그 사람은 아직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모양이야. 노트북 파일에는 죽은 여자 강사와 남자 강사에 대한 파일도 있고 그 뒤 쪽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고. 만약에 살인범이 그 사실도 알고 있는 거라면 다음 타겟은 그 사람이겠지."

"그럼 그 사람도 만나봐야 하지 않을까요?"

"응. 그런데 저번에 우리 원장 통화 기록 조사할 때 그 사람의 번호가 없었던 걸로 봐서는 아직 접촉 전이었을 거야."

"제가 한 번 만나볼게요."

"그럼 나와 성훈이는 민우기씨 뒤를 밟을게.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고."

"그럴게요. 이명희씨에게 온 문자 제게 좀 보내주세요."


희민 선배는 내게 그 남자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전송해 주었다.

나는 서를 나가며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 네. 한명우 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oo경찰서 형사 강재혁이라고 합니다.

- 네? 형사요?

- 네. 혹시 잠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 이번에 무월동 학원 강사 분들이 사망하신 사건은 알고 계시죠.

-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과 제가 무슨 관계가 있다고..

- 그 부분은 만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음.


머뭇거리던 한명우는 잠시 후 한 카페를 알려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안내 +2 24.05.30 74 0 -
공지 죄송합니다 +1 24.05.24 132 0 -
공지 제목 변경 예정 24.05.07 42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 24.04.17 741 0 -
49 미제 사건 전담팀 (4) 24.05.29 174 7 11쪽
48 미제 사건 전담팀 (3) +1 24.05.28 191 7 11쪽
47 미제 사건 전담팀 (2) +1 24.05.27 202 9 11쪽
46 미제 사건 전담팀 (1) +2 24.05.26 223 7 11쪽
45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5) +2 24.05.25 245 10 11쪽
44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4) +2 24.05.22 273 9 12쪽
43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3) +1 24.05.21 259 8 11쪽
42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2) +1 24.05.20 281 8 11쪽
41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1) +1 24.05.17 331 10 11쪽
40 악령이 된 생령 (6) +1 24.05.16 352 10 12쪽
39 악령이 된 생령 (5) +2 24.05.15 371 10 11쪽
38 악령이 된 생령 (4) 24.05.14 372 9 11쪽
» 악령이 된 생령 (3) +2 24.05.13 399 10 11쪽
36 악령이 된 생령 (2) 24.05.12 404 9 11쪽
35 악령이 된 생령 (1) 24.05.11 429 10 12쪽
34 학원강사 연쇄살인 사건 24.05.10 496 10 14쪽
33 슈퍼 스타의 억울함 (2) +2 24.05.09 510 13 14쪽
32 슈퍼 스타의 억울함 (1) 24.05.08 575 12 12쪽
31 자격 없는 원귀 (5) +4 24.05.07 604 16 11쪽
30 자격 없는 원귀 (4) +3 24.05.06 616 14 11쪽
29 자격 없는 원귀 (3) 24.05.03 647 13 11쪽
28 자격 없는 원귀 (2) 24.05.02 636 14 11쪽
27 자격 없는 원귀 (1) +1 24.05.01 667 13 12쪽
26 삼겹살, 그리고 삶 24.04.30 678 14 11쪽
25 택시 기사님의 증언 (4) +1 24.04.29 681 16 11쪽
24 택시 기사님의 증언 (3) 24.04.26 679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