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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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탱
작품등록일 :
2024.03.28 15:35
최근연재일 :
2024.05.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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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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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된 생령 (4)

DUMMY

한명우가 보내 준 카페로 들어섰다.

고개를 돌리자 깔끔한 수트를 입고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한명우씨인지 물어 보았다.


"네 맞습니다. 강재혁 형사님?"

"네. 갑자기 이렇게 불쑥 찾아와 정말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앉으세요. 커피 드시겠습니까?"

"제가 사드릴게요. 뭐 드시겠어요?"

"그럼 아이스 아메리카노 부탁드립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카운터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한 후 진동벨을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분들의 죽음과 제가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씀이신지."


한명우는 궁금해서 못참겠다는 표정이었다.


"혹시 문정수 원장님을 아십니까?"

"알죠. 이번에 돌아가신. 그 분과 개인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이 바닥에서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알고 있는 것 말고는요."

"그렇군요.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조심스럽긴 합니다. 이번 살인 사건 희생자가 두 분 더 계신건 알고 계시죠?"

"네. 그 두 분도 유명하신 분들이라..."

"그 두 분과 문정수 원장님과의 사이에서 관계는 단 하나였습니다. 그건 문 원장님이 운영하시는 학원에서 스카웃 제의가 있었다는 거죠."

"아, 그랬군요.."


그때 진동벨이 울렸다. 나는 진동벨을 들고 가 음료를 받아왔다.


"그런데 문 원장님 파일에 한명우씨의 정보도 들어 있었다는 걸 오늘 알았습니다. 그래서 혹시 개인적인 접촉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서요."

"아니요. 전혀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습니다. 만나지도 않았구요."

"그렇다면 스카웃 제안을 할 강사님들 중 한분이셨다는 이야기겠군요."

"저기 잠시만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던 명우는 급히 내려 놓았다.


"죽은 두 분이 스카웃 제의라는 공통점이 있다면 그럼 저도 위험한 겁니까? 저는 연락 조차 받지 못했는데요?"

"저희 쪽에서는 아무래도 다음 타깃이 한명우씨 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오늘부터 아마 한명우씨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서 나설겁니다."

"아니, 이건 너무 억울한데요. 저는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냥 그 문정수 원장님이 파일에 넣어놨다는 이유만으로 살인범의 타깃이 된다는 말입니까?"


명우는 흥분한 듯 했다.

나라도 그럴 것 같았다. 난데없이 찾아와 다음 살인 대상은 너다, 너는 위험하다라고 한다면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명우씨, 진정하세요. 명우씨의 심정은 이해합니다. 절대 명우씨에게 해가 가지 않게 하겠습니다. 경찰로서 약속하죠."


나는 무슨 패기였는지 꼭 지켜주겠다고 한명우를 몇 번이나 안심시켰다.


"그럼 전 뭘 해야하나요? 미끼? 뭐 그런게 되어야 하나요?"

"아니요. 그냥 일상 생활을 하시면 됩니다. 아마 지금 서에서 한명우씨를 보호하기 위해 대책 회의를 하고 있을 겁니다."

"참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돌아가신 분들이 안타깝긴 하지만 이건 너무 뜬금없네요. 어이 없고."

"그렇겠죠. 이해합니다."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잠시만."


나는 폰을 들고 잠시 가게 앞으로 나왔다.


- 만났어 한명우?

- 네. 그런데 접촉한 적이 없대요.

- 통화기록을 봤는데도 나오지 않았어. 그래도 가장 유력한 타깃이라 오늘부터 한명우씨 주위에도 경찰이 배치될거야.

- 네. 지금 많이 불안해 하세요.

- 응. 내가 지금 워치랑 챙겨서 그쪽으로 갈게. 어디야?


나는 희민 선배에게 주소를 찍어주고는 다시 카페안으로 들어갔다.


"실례했습니다. 지금 다른 형사 한 분이 이쪽으로 오실겁니다. 보호 워치를 가져 오신다고 해요."

"보호 워치요?"

"네. 워치를 하고 계시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 때 누르시면 근처 관할 경찰서로 명우씨의 위치로 신고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명우씨 근처에도 경찰이 배치된다고 하고요."

"후. 만약 살인 사건의 일이 아니라면 문정수 원장님의 스카웃 제안이 참 달콤했을텐데. 이래저래 복잡하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살인범이 나쁜거죠. 그럼 저는 워치만 받고 바로 가봐도 되는겁니까?"

"네. 아마 담당 형사님이 또 따로 연락 드릴겁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협조 부탁드립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명우는 탐탁치 않은 표정이었지만 알겠다는 대답을 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희민 선배가 카페로 들어왔다. 나를 보고는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는 우리가 있는 자리로 왔다.

희민 선배는 짧게 인사를 나눈 뒤 워치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한명우는 주의사항까지 모두 듣고 나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와 희민 선배는 한명우가 나갈 때까지 자리에 앉지 않고 서 있었다.


"뭐래. 화내?"

"화까지는 아니고 당황하죠. 억울해 하고."

"나라도 그렇겠다."

"선배. 아무래도 공하연이 맞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민우기를 조정했던가 아니면 혼자 무언가 일을 저질렀던가."

"근데 이게 되게 아이러니 해. 봐봐. 만약에 그 공하연이 진짜 범인이라 민우기를 조정했다고 쳐. 그러면 실질적으로 범인은 민우기가 돼. 공하연은 처벌을 받지 않게 된다는 거지. 자기는 계속 누워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네 혼이 나와서 그랬잖아, 이런 말을 하면 누가 믿을까? 그렇다고 공하연보고 자수하라고 할 수도 없잖아. 진짜 범인은 공하연이지만 처벌은 민우기가 받는다. 너무 이상하지?"

"맞아요. 그런데 또 민우기가 만약 진짜 공하연의 조정에 의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도 어쨌든 사람을 죽인거니 처벌을 피할 수는 없어요. 답답하네요. 어떻게 된 일인지 공하연하고 정확히 얘기를 해봐야하는데."

"민우기 한테 차라리 공하연을 아냐고 물어보는 건 어때?"


직접 물어보라고?


"하지만 발뺌하면 끝인걸요."

"그래도 뭐라도 물꼬가 트여야 시작이라도 하지. 맨땅에 헤딩이야 지금은."

"좀 조용한 곳에서 만날 순 없을까요?"

"음.. 무현 형님 신당은 어때?"

"갑자기 신당으로 오라고 하면 올까요?"

"핑계거리가 없으려나..."


갑자기 무당의 집으로 오라고 하면 과연 그가 아무 의심없이 올까?


"그럼 공하연이 있는 병원은?"

"병원은 사람 눈이 너무 많아요."

"그럼 민우기 집은?"

"민우기씨네 집.. 우리를 들어오라고 할까요?"

"젠장. 뭐 하나 시원하게 되는게 없네."


희민 선배는 아까 한명우가 마시고 남은 얼음을 입에 넣고는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었다.


"이명희씨 도움을 한 번 더 받아보는 건 어때요? 거기 상담실."

"음. 미안하긴 하지만. 그럼 상담실은 너 혼자 들어가는 걸로 하자. 네가 상담실에서 민우기와 대화하는 동안 나는 민우기의 책상등을 살펴볼게. 그럼 명희씨의 도움이 진짜 필요해. 교무실에 선생님들이 하나도 없어야 하니까. 선생님들이 있는 와중에 그 책상을 뒤지게 되면 민우기가 범인이라는 소문이 퍼질 수도 있어. 아직 우리도 심증만 있지 물증이 있는건 아니잖아."

"그럼 그렇게 해요. 그런데 이명희씨 에게는 뭐라고 말해야 하죠?"

"선생님들의 책상에 혹시 단서가 있는지 찾고 싶다라고 해야지. 민우기 책상만 뒤져서는 안되고 촉이 온다는 연기를 하는 식으로 몇 개의 책상을 뒤져봐야지 뭐."

"연기... 괜찮겠어요?"

"왜이래. 이래뵈도 연극부 출신이야."

"엥? 선배가요?"


희민 선배는 아무 말도 없이 다시 한 번 얼음을 입에 넣어 씹었다.

나와 희민 선배는 다시 학원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명희에게 대충의 상황을 전했고 아리도 불렀다. 희민 선배 혼자보다는 아리가 옆에서 함께 해주면 좀 더 그럴싸 할 수도 있으니까.

잠시 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리와 우리는 익숙한 듯 7층으로 올라갔다. 오늘은 수다쟁이 남자 직원이 보이지 않았다.

상담실로 가자 명희와 민우기가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상담실로 들어온 우리를 보고 명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야기 나누세요."


명희는 잠시의 주춤거림도 없이 매끄럽게 일어나 상담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문 앞에 서 있는 희민 선배에게


"교무실도 비워뒀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는 두사람을 안내했다. 나는 상담실 문을 닫고 민우기 앞에 앉았다.


"또 바쁘신데 불러내서 죄송합니다."

"아니요 어차피 학원 내인걸요. 그런데 제게 이번엔 무슨 일로."

"돌리지 않고 여쭤 보겠습니다. 혹시 공하연씨라고 아십니까?"


나는 순간 살짝 돌아갔던 민우기의 눈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민우기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공하연? 아니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누구입니까?"

"정말 모르십니까?"

"네. 모르겠습니다."


민우기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꼭꼭 눌러 대답했다.


"민우기씨. 거짓말 하시면 안됩니다. 민우기씨에게도 좋지 않아요."

"거짓말이라니요. 정말 모릅니다. 저는 여자친구도 없고 아는 여자도 없어요."

"민우기씨. 저는 공하연씨가 여자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요."

"네? 다.. 당연.. 당연히 여자 이름이라."

"그랬군요. 아무튼 모르신다는 말씀이죠?"

"네. 모릅니다."


이미 나는 공하연을 알아요 라고 대답한거나 다름 없었다.


"공하연씨는 이곳에서 면접을 보고 나가는 길에 사고를 당하신 분입니다. 아직까지 의식 불명이고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하연씨의 영이 떠돌고 있어요."

"영이라니요? 무슨.. 귀신이라도 됐다는 말입니까?"

"귀신과는 다르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영이라니요? 그럼 형사님은 사람을 쫓는게 아니라 귀신을 쫓는다는 겁니까? 비현실적인거 아닌가요?"

"미쳤다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아시잖아요 민우기씨는. 공하연씨와 함께 다니고 있으니까요."


민우기의 몸이 순간 뒤로 젖혀졌다.


"이런 소리 하시려고 바쁜 저를 부르신 겁니까?"

"민우기씨. 계속 공하연씨와 함께 하면 위험합니다. 뭐든 사실대로 말씀 해주셔야 해요."

"난 그 여자가 누군지 모른다니까요. 당신 정신병자 아닙니까? 영이라니, 귀신이라니 경찰서에 항의 하기 전에 이만 돌아가시죠."


민우기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했다.


"만약!"


뒤돌아서 가는 그에게 나는 소리를 질렀다.


"공하연씨와 함께 살인을 저지르신 거라면.."

"뭐예요?"

"공하연씨는 처벌받지 않아요. 그쪽만 다 뒤집어 쓰는거라고."

"당신 진짜 안되겠군요. 당장 경찰서에..."


그때 공하연의 영이 갑자기 나타났다. 눈알이 시뻘개진 채 문을 지나쳐 들어왔다. 그리고는 빠르게 내 앞에 와 서있었다.


"당신."


나는 공하연을 바라보았다. 민우기도 놀랐는지 공하연 옆으로 다가왔다.


"이 사람 괴롭히지 마. 다 죽이기 전에. 그 사람들 내가 다 죽인거니까 이 사람은 괴롭히지마."

"두분 무슨 사이신건가요?"


도망가기 전에 공하연과 대화를 해야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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