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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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탱
작품등록일 :
2024.03.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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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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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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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2)

DUMMY

"웹소설이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던데요?"


컴퓨터 앞에 앉은 나는 남자에게 말했다.


"그렇죠? 이게 막 쓰면 결국 조회 수 1,2밖에 안 나와요. 스토리도 탄탄해야 하고."


"그러고 보니 작가님 성함도 모르네요."


"아. 저······. 효월이라고 불러 주세요."


"효월? 본명이세요?"


"아니요. 연재 시작하면 쓰려고 했던 필명이에요. 멋지지 않아요?"


"멋지긴 한데. 본명은 뭐예요?"


"본명은 필요 없어요. 어차피 작가는 필명이 남으니까요."


효월이라는 필명을 쓰겠다는 남자의 눈은 반짝 거렸다.


"그런데 왜 하필 효월이에요?"


"새벽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이미 죽었지만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잖아요. 밤과 낮, 그 어느 중간에 끼어 있는 새벽의 달처럼."


와, 이렇게 멋진 뜻이었다고? 나는 어느 무협지 같은데서 나오는 이름일 줄 알았는데.


효월은 자신의 필명을 이야기 하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이 작품을 모두 완성하고 떠났다면 그는 새벽달이라는 효월이란 이름 말고 다른 필명을 사용했을까.


"그럼 작업을 해볼까요?"


효월은 고개를 끄덕인 후 메일과 비밀 번호를 알려주었다. 메일로 들어가자 내게 보낸 메시지 함에는 총 30편의 글이 차례대로 보였다.


그 중 1화라고 되어 있는 메일을 클릭했다.


"제가 좀 읽어봐도 돼요?"


"그럼요."


제목은 작가의 환생에 대한 이야기였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은 작가. 그 작가는 전생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환생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웹소설 대부분이 환생 또는 회귀의 내용이라는 건 어젯밤 플랫폼을 보며 알 수 있었다. 전개가 꼭 지금 효월의 모습 같았다.


"어때요? 갑자기 죽은 작가에게 제 2의 인생이 시작되는 거죠. 모든 기억을 갖고 있으니 그는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는지, 어떤 부분을 살려야 성공하는 지를 다 꿰뚫고 있죠."


내가 본 바로는 이런 작품은 흔하기는 했지만 베스트 목록에서는 많이 보지 못했던 소재 같기도 했다.


나는 천천히 그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뻔 한 스토리임이 분명한데 그의 필력은 대단했다. 1화에서부터 나를 확 끌어들였다.


"와, 이거 정말 재밌는데요? 아직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재미있어요."


"그래요? 그럼 다행인데······."


"잘 될 거예요. 그럼 1화부터 바로 예약 하면 될까요?"


"바로 올려도 돼요. 오타까지 모두 확인 해 둔 상태라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 하시면 됩니다."


나는 그가 알려준 플랫폼을 열어 그의 아이디로 들어갔다. 그리고 1화부터 복사해 붙여넣기를 시작했다.


"아! 그리고 1화에서 3화까지는 첫날에 동시에 올려 주세요."


"동시에요?"


"네. 그래야 좋다고 하더라고요."


"알겠어요."


그가 말하는 대로 하나씩 예약 설정을 했다. 시간은 오전 8시 25분. 왜 하필 25분이냐고 했더니 정각이나 10분 단위에는 많은 글들이 쏟아져 글이 금방 묻힐 수도 있다고 했다.


생각보다 웹소설 시장이 치열하다는 걸 그의 말을 들으며 알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유입 되려면 최소 20화는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하루에 20화를 전부 올리는 건 어떠냐는 내 제안에 그건 독이나 다름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가 이미 모든 걸 준비 해놨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는 별로 없었다.


"자, 여기까지. 30화 모두 예약 해놨어요. 그럼 31화부터 쓰면 되는 건가요?"


"네. 그건 내일부터 해요. 오늘 형사님 고생하셨는데."


"고생이랄 건 없죠. 마우스만 까딱까딱 한걸요. 조회 수가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크게 기대하진 않지만 떨리네요."


"떨려요?"


"떨리죠. 내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효월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효월에게 괜찮으면 이 방에 며칠 있어도 괜찮다고 했다. 효월은 정말 그래도 되냐며 좋아했다.


"사실, 컴퓨터를 만지거나 하실 순 없어서 여기 계시는 게 의미가 없겠지만, 구상을 하시던가, 스토리를 짜기엔 조용하고 괜찮지 않을까 해서요. 저야 어차피 아침엔 출근하니까."


"그럼 저야 감사하죠. 고맙습니다. 그럼 상담소로 다음 분오시라고 할까요? 제가 있는 동안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도와드릴게요."


"상담소요?"


귀신들 사이에서는 우리 집이 형사 상담소로 통한다고 했다. 앞전에 다녀갔던 장중현씨가 모여 있는 귀신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갔다고.


살아 있을 때 슈퍼스타였던 장중현은 귀신들에게도 아주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그런 그가 나와 우리 집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순서가 오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귀신들이 많다고.


"전 딱히 크게 해드리는게 없는데."


"우리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사실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도와주시니 다들 기대하기도 하고 궁금해 하기도 해요."


"그랬군요. 그런데 만약 다음 손님의 상담이 제가 해결하기 조금 까다로운 일이면 효월님 일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30화 까지 다 올라가려면 한 달 정도 걸리니까요."


그렇다면 다음 손님을 찾아 달라고 했다. 한 번에 두 명을 만나는 것도 괜찮지.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상담일이지만 이미 순번표를 받은 귀신들이라면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이런 책임감이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귀신들에게 도움을 받아 범인을 잡기도 했으니 그런 책임감이 생긴 걸까.


"네. 그럼 내일 모셔 올게요. 그럼 저는 잠시 나갔다가 내일 들어올게요. 오늘은 찾아 볼 것도 있고 해서."


효월은 그렇게 말하고는 집을 나갔다.


#


"그러니까 웹소설을 읽어 달란 거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빨아 먹은 성훈은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


"응. 이번에 온 분이 작가인데 자기 작품을 완성하고 싶대. 그래서 오늘부터 연재 시작했거든. 읽어보고 괜찮으면 추천도 좀 해주고."


"형. 제 성격 알죠? 재미없으면 바로 하차 합니다."


"알았어. 한 번 읽어봐."


아리와 희민 선배도 핸드폰을 열고 효월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세 사람에게 그의 글을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바라는 일인지는 모르겠다만 조금이라도 소문이 나면 좋을 테니까.


그의 글은 오늘 아침에 동시에 세 편이 올라갔다. 출근한 후 나도 효월의 글을 읽었다.


아직까지 조회 수는 4. 하지만 아직 한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꼭 내가 작가인 것처럼 초조했다. 몇 번이고 새로 고침을 하며 조회 수를 확인했다.


"재밌는데?"


"그러게요. 생각보다 재밌어요. 웹소설은 저도 처음이라 이게 재미 있는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 가독성이 좋아요."


아리와 성훈은 다음 편을 먼저 볼 수 없냐고 했다.


"낼 또 올라와요. 먼저 보는 건 안 돼. 잘 됐으면 좋겠다."


나는 효월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가 앞으로 더 많은 글을 써낼 순 없겠지만 그의 가는 길에 한이 남지 않길 바라서이다.


퇴근 시간까지 조회수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으니 괜히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되겠지.


나는 집으로 들어가기 전 어떻게 하면 조회 수가 늘어나는지, 사람들은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 검색했다.


제목을 바꾸거나 필명을 바꾸는 방법, 시간대를 바꾸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자신의 팁들을 적어 놓은 글들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필력만이 살 길이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효월에게 검색한 내용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작품 추천이란 걸 쓰면 사람들이 더 많이 볼 수도 있다는 것도.


"제가 쓸까요?"


"아니요. 그건 너무 편법이죠. 저도 알아요. 작품 추천 란에 누군가 글을 써주면 조회 수가 껑충 뛴다는 걸요. 하지만 그건 진짜 제 글을 읽고 재미있다고 느낀 독자님이 써주셔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형사님도 물론 제 글이 재미있다고 해주시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은 감사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 볼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가 일반 독자로 그의 글을 읽고 재미있어 추천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이미 효월의 상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효월의 말대로 편법일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주작.


"오늘 오시기로 했어요? 다음 분?"


"네. 그런데 신기하게 그 분도 예술 쪽 일을 하시는 분이었어요."


"그래요? 어떤?"


"작곡가 지망생이요. 만들어 놓은 노래가 있는데 가사를 쓰지 못했대요. 그래서 그 노래를 완성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엥? 저는 작사 같은 건 못하는데. 효월님 처럼 미리 만들어 둔 걸 그냥 올리는 거야 가능하지만 제가 작사를 한다던가 하는 일은······."


"그래서."


효월이 무슨 대답을 하려는 찰나 현관에서 똑똑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문을 스르륵 통과해 들어온 사람은 아직은 앳돼 보이는 여자 였다.


"어서 오세요."


나와 효월이 동시에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지아라고 합니다."


"네. 이리 앉으세요. 작곡 하시는 분이라고."


여자는 내 손 끝을 따라 소파에 앉았다.


"작곡이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하지만 작곡가 지망생이었어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라."


나는 지아의 사연에 귀를 기울였다.


고등학생쯤으로 생각했던 지아는 24살에 병으로 죽었다고 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효월과 비슷하게 곡을 완성도 하기 전에 죽어 이 곳을 떠나지 못했다고.


"그런데 음악은 제가 자신이 없어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요."


"곡 샘플은 이미 만들어 놓았어요. 저희 어머니께 받으면 될 거예요. 제가 죽기 전에 제 곡을 받으러 누군가가 오면 전해 주라고 했거든요."


"죽을 걸 알고 한 일이예요?"


"죽을 걸 알았다는 것보다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때 거의 마무리 된 곡을 USB에 저장해놓고 서랍에 넣어뒀거든요. 그리고 며칠 지나 쓰러져서 입원했어요. 내일 죽겠다고 생각한 것 보다는 혹시나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USB가 있는 곳을 알려드렸거든요."


"촉이었나. 아무튼, 그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튜브에 올려주세요. 제 이름으로요."


"음.. 그런데 아직 가사가 없다고 하던데."


그때 효월이 나섰다.


"제가 같이 써보면 어떨까요?"


작가의 작사라.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그럼 노래는 누가 부르고요?"


"그건······."


지아는 내게 불러주면 안되냐고 했다. 하지만, 난 세상이 다 아는 음치 중의 음치였다.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내가 부르면 망곡이 되고 만다.


"노래는 무리일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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