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방탱
작품등록일 :
2024.03.28 15:35
최근연재일 :
2024.05.29 08:25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28,472
추천수 :
610
글자수 :
250,851

작성
24.05.21 08:25
조회
258
추천
8
글자
11쪽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3)

DUMMY

주위에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


노래방에 가면 희민 선배는 락커에 빙의되어 소리만 질러대고, 성훈이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러고보니 아리의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 여보세요.


-아리야. 혹시 너 노래 잘하니?


아리는 대답 대신 노래를 불렀다. 나는 첫소절만 듣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얘도 역대급 음치구나. 그럼 어디서 노래를 불러줄 사람을 찾지?


아! 나는 다시 아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너무 매몰차게 전화를 끊는거 아니에요?


- 미안. 아리야. 혹시 지난번에 너튜브에 장중현씨 글 올릴 때 도와준 친구. 혹시 노래하는 너튜버들도 아니?


- 글쎄요. 한 번 물어볼까요?


나는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너튜브를 했던 친구라면 노래 좀 하는 친구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노래 부분은 우선 제 지인에게 말해뒀으니 기다려보기로 하고. 그럼 어머님을 찾아가면 되는 건가요?"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걸 먼저 받아서 들어봐야 효월님이 작사를 도와 주실 수 있겠네요. 그럼 지금 늦은 시간이 아니니 바로 다녀올게요. 어디로 가면 되나요?“


#


작은 빌라 앞에 차를 세웠다. 현재 이 곳에는 지아의 어머님이 혼자 살고 계신다고 했다.


띵동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강재혁 형사라고 합니다. 지아씨 어머님 되시죠? 지아씨 부탁으로 찾아왔습니다.“


띠리링 하고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나자 지아와 똑 닮은 중년의 여자가 문을 열고 나왔다.


”우리 지아요? 일단 들어오세요.”


어머니는 경계하지도 않고 나를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괜찮습니다. 지아씨가 어머님께 맡겨 놓은 물건을 찾으려고 왔어요.”


“들어와요. 그거라면 방 안 서랍에 있어요.”


나는 실례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 겉으로 보기엔 오래된 빌라 같았는데 안은 리모델링이 되어 있는지 깨끗했다.


지아의 어머니는 소파에 나를 앉으라고 하고는 맞은 편 바닥에 앉으셨다.


“어머님, 여기 앉으세요. 제가 바닥에...”


“손님을 그리 대접하면 쓰나. 커피 드릴까요? 아니다, 저녁이니 허브차 한 잔 드릴게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어머니는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어디서 온건지, 지아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질문이 쏟아질거라 생각했는데 지아의 어머니는 당연한 듯 나를 맞아 주었다.


잠시 후 찻잔에 허브차를 가져오셔서는 내 앞에 놓아 주었다. 그리고 잠시만요, 하고 말한 뒤 작은 방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감사합니다.“


찻잔을 들어 입 가까이 가져오자 향긋한 향이 코 끝을 찔렀다.


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허브차를 즐겨 마시지는 않았지만 지아의 어머님이 주신 허브차는 꽃향이 나는 것 같았다.


“여기 있습니다.”


방에서 나온 지아의 어머님은 목걸이 형식으로 된 USB를 들고 나왔다. 나는 찻잔을 얼른 내려놓고 두 손으로 받아 들었다.


“우리 지아가 믿을만한 사람이 찾으러 오겠거니 했더니 형사님이 오셨네. 우리 지아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신지..”


“아...”


뭐라 대답해야 할지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분명 여기 오기 전에는 여러가지의 대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대답을 하려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병.. 병원에서 만났습니다. 지아씨가 너무 밝게 인사를 하고 다니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거든요.”


겨우 머릿속에서 떠다니던 단어 하나를 끄집어내 대답할 수 있었다.


“그랬군요.”


어머니는 지아씨를 생각하는 듯 했다.


“우리 지아의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고개를 숙이자 나도 모르게 소파에서 내려와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오, 왜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어.’


“아닙니다. 어머님 차 잘 마셨습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벌써요? 차 마저 드시고 가시지.”


“이걸 빨리 전해 드려야 할 분이 또 계셔서요. 조만간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어머님 괜찮으시면 핸드폰 번호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내가 웃으며 말하자 지아 어머니는 내 폰을 가져가 번호를 입력해 주셨다. 그리고는 내 손을 잡으시고는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아닙니다, 라고 밖에 드릴 말씀이 없었다. 지아씨의 노래가 완성되면 꼭 다시 찾아 올게요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지아의 어머니에게 위로의 말씀이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감히 그 마음을 위로하는 것조차 민폐인 것 같아 도망치듯 지아의 집을 나왔다.


평소 같으면 이야기도 나누었겠지만 너무나 담담히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눈을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이 일을 시작하며 죽은 망자들의 사연에 들었던 안타까운 마음보다, 그들을 사랑하는 남은 사람들을 보는게 더 마음이 아팠다.


USB를 들고 집에 도착해 지아에게 전해 주었다.


“엄마는...”


“잘 계세요. 그런데 다른 가족분들은 없어요? 어머님 혼자 계시던데.”


“남동생 있어요. 지금 군대 갔거든요. 조금 있으면 제대해요. 누구보다 끔찍히 엄마를 아끼고 챙겨줘서 걱정 없어요. 혹시 아프신데는 없나 해서.. 엄마 보면 삶에 더 미련 생길까봐 보러가지 못했거든요. 우리 동생 정말 잘생겼어요. 노래도 잘하고. 아. 아!! 노래 완성하면 동생에게 부르라고 할까요?”


“ 그정도로 노래 잘해요?”


“네. 제가 언젠가는 동생을 위해서 노래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우리 동생한테 불러달라고 하면 될 거 같아요.”


동생이 죽은 누나의 부탁이라고 하면 불러 주려나?


“일단은 노래부터 완성하고 나서 얘기해요. 한 번 들어봐도 돼요?”


나는 컴퓨터에 USB를 꽂았다. 폴더 안에 가제-바램 이라는 파일을 클릭했다. 나와 효월, 지아는 볼륨을 올리고 노래에 집중했다.


지아가 만든 노래는 잔잔한 발라드 곡이었다. 음악은 잘 모르지만 곡의 흐름이 부드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가사가 없어 확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때 지아가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냥 들을 때보다 지아의 허밍이 더해지니 더 좋은 소리가 됐다.


“음~음음음. 음음~음음”


조금은 맹숭한 내 반응과 달리 효월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진짜? 진짜 지아가 만들었어?”


언제부터 말을 놓게 된건지.


”네. 어때요? 진짜 괜찮아요?“


”응! 이거 완전 대박 나겠는데? 우와.“


효월은 내게 무한 반복되게 설정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계속 반복 될 수 있게 설정해 두었다.


두 사람은 내가 있다는 걸 잊었는지 갑자기 음악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이런 가사는 어떨까? 이건 어때요? 라며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낄 주제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조용히 방 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


”둘이 결정이 되면 얘기 하겠지.“


그리고 아리에게 톡으로 노래를 부를 사람을 찾았다고 말해주었다. 혹시나 나 때문에 여기저기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때 아리에게 전화가 왔다.


- 선배. 진짜 없어도 돼요?


- 응 없어도 돼. 불러 줄 사람이 있대.


-그렇구나. 참 선배. 조회수가 17까지 올랐어요!


- 정말? 아까까지는 오르지 않더니.


아리와 통화로 짧은 수다를 떨고 끊은 후 플랫폼 앱으로 들어가보았다.


선호작 수 4, 조회수 17. 물론 선호작은 나와 희민 선배, 성훈이와 아리 뿐이었다. 그래도 조회수가 4에서 머물지 않고 조금이라도 올라준 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대로 쭉쭉 오를 것인지, 아니면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웠다.


소파에 누워 읽었던 글들을 다시 읽었다. 방 안에서는 여전히 지아의 허밍소리와 효월의 말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오늘 밤은 두 사람의 소리에 잠을 자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소파에서 그대로 잠이 든 모양이었다. 눈을 떠 시계를 보니 9시었다. 다행히 오늘은 비번이라 지각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효월과 지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컴퓨터에서 노래만 계속 반복되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나는 컴퓨터를 잠시 꺼두고는 다시 소파에 누웠다.


그때 문을 지나쳐 들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몸을 일으키자 두 사람이 내 앞에 앉았다.


”일어나셨어요?“


”어디 다녀오셨어요?“


지아와 효월은 새벽까지 계속된 가사 이야기에 혹시나 내게 폐를 끼칠까 싶어 둘만의 작업 장소를 만들었다고 했다.


”어디요?“


”이 아파트 옥상이요. 좋던데요? 한 쪽은 지붕처럼 되어 있어서 거기 앉아서 가사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거기 있으니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더라고요.“


”노래가 들리지 않는데?“


효월은 지아의 노래를 이미 다 외웠다고 했다. 듣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작가라 가능한 일일까.


”그렇구나. 저기 지아씨. 동생 언제 제대하는지 알아요?“


”5월 21일인가? 22일인가 그럴거예요. 나가면 무조건 삼겹살 사달라고 노래를 불렀거든요.“


5월 21일이면.. 오늘?


”오늘인데요?“


”그런가? 오늘 아니면 내일 나오겠네요. 그때 만나주실거예요?“


”그럼 제가 지아씨를 볼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하는데.. 괜찮겠어요?“


”제 동생 바로 믿을걸요? 걔가 무속인 나와서 퇴마하는 프로그램 이런거 환장하고 보거든요. 완전 좋아해요. 혹시 형사님 말 믿지 않으면 너 누나 가방에 똥쌌지? 라고 말해보세요. 그럼 바로 믿을테니.“


”가방에 똥을 싸?“


”제가 어릴 때 몇 번 두들겨 팼더니 제 책가방에 똥싸놨거든요. 그거 말하면 아마 진짜 누나구나 할거예요.“


동생 성격도 보통이 아니구나. 오늘 마침 비번이니 지아 어머니에게 전화 드려 제대 날짜를 정확히 여쭤봐야겠다.


”그럼 이따 오후에 한 번 확인해 볼게요. 그건 그렇고 효월님. 글 올라온지 1시간 넘은거 같은데 조회수 한 번 볼까요?“


효월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나중에 볼게요. 우선은 지아씨 곡 작사에 집중하고!“


엥? 마지막 작품에 그렇게 열정적이었는데 작사에 먼저 집중한다고?


”그럼 31편부터 안써요? 저 오늘 비번이라 오늘 시간 남는데?“


”음.. 아직 한달 있으니 천천히 할게요. 작사하는데 오래 안걸릴 것 같아요. 노래가 워낙 좋아서.“


효월이 지아를 보고 웃었다. 그러고보니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운이 어젯 밤이랑 사뭇 달랐다.


뭐야, 둘이 혹시?


나는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에이, 아니겠지.


“그럼 저 뭐 할까요?”


두 사람의 대화에 살짝 끼어보려고 했다.


“오늘은 편히 쉬셔도 될 것 같아요. 저희 나가서 작업 할게요.”


결국 둘이 할테니 난 빠지라는거군. 편하게 해줘서 고맙긴 한데 내심 서운한 이 마음은 뭐지?


“그.. 그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겁쟁이 형사에게 귀신들이 몰려온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안내 +2 24.05.30 69 0 -
공지 죄송합니다 +1 24.05.24 131 0 -
공지 제목 변경 예정 24.05.07 42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 24.04.17 739 0 -
49 미제 사건 전담팀 (4) 24.05.29 173 7 11쪽
48 미제 사건 전담팀 (3) +1 24.05.28 191 7 11쪽
47 미제 사건 전담팀 (2) +1 24.05.27 202 9 11쪽
46 미제 사건 전담팀 (1) +2 24.05.26 223 7 11쪽
45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5) +2 24.05.25 243 10 11쪽
44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4) +2 24.05.22 272 9 12쪽
»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3) +1 24.05.21 259 8 11쪽
42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2) +1 24.05.20 277 8 11쪽
41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요 (1) +1 24.05.17 327 10 11쪽
40 악령이 된 생령 (6) +1 24.05.16 350 10 12쪽
39 악령이 된 생령 (5) +2 24.05.15 371 10 11쪽
38 악령이 된 생령 (4) 24.05.14 371 9 11쪽
37 악령이 된 생령 (3) +2 24.05.13 398 10 11쪽
36 악령이 된 생령 (2) 24.05.12 404 9 11쪽
35 악령이 된 생령 (1) 24.05.11 428 10 12쪽
34 학원강사 연쇄살인 사건 24.05.10 495 10 14쪽
33 슈퍼 스타의 억울함 (2) +2 24.05.09 509 13 14쪽
32 슈퍼 스타의 억울함 (1) 24.05.08 574 12 12쪽
31 자격 없는 원귀 (5) +4 24.05.07 603 16 11쪽
30 자격 없는 원귀 (4) +3 24.05.06 614 14 11쪽
29 자격 없는 원귀 (3) 24.05.03 646 13 11쪽
28 자격 없는 원귀 (2) 24.05.02 636 14 11쪽
27 자격 없는 원귀 (1) +1 24.05.01 666 13 12쪽
26 삼겹살, 그리고 삶 24.04.30 678 14 11쪽
25 택시 기사님의 증언 (4) +1 24.04.29 672 16 11쪽
24 택시 기사님의 증언 (3) 24.04.26 677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