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계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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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교덕
작품등록일 :
2024.03.30 04:12
최근연재일 :
2025.02.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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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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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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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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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알현

DUMMY

[그 세계 컨설턴트]-3화 : 알현


보통 이렇게 불미스러운 납치사건이 벌어지면, 으레 피해자는 팔과 다리가 묶여 함부로 도주하지 못하게 처리해 놓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러나 지금 스구루는 손과 발에 그 어떤 밧줄 자국이나 구속자국이 없었고, 신의 권능이 제대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는 매우 다행이도 벗겨지지 않았다. 그저 마룻바닥에 앉아서 졸다가 깬 사람 마냥, 넓디 넓은 공간에 비단천 위에서 정신을 차렸을 뿐이다. 어둑어둑한 실내에 온갖 촛불들과 실내용 횃불이 힘을 내서 빛을 내고 있지만, 역시 전기의 힘에 비하면 역부족인 걸까. 책 정도는 무리 없이 읽겠지만, 구석구석까지 퍼져 있는 어둠을 이겨내진 못했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건, 이 붉은 비단 천을 자세히 보아하니, 일종의 기다란 카펫이었다. 그리고 이 카펫 양 사이드에 무장한 근위병으로 보이는 자들이 세 쌍 씩 나란히 서있고, 그리고...눈 앞에는 커다랗고 화려한 검은 왕좌가 비어 있는 채로 한 개 놓여있었다.


‘왕이나 황제의 알현실...’


이 규모는, 이곳이 스구루가 살던 세상의 역사와 일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어지간한 규모의 국가나 연맹이 아닌 이상, 정말 황제급에 어울릴만한 디자인과 규모였다. 설마...나 용사로 선택 받는 건가? 젠장...이럴 줄 알았으면 중고등학생 때 검도부나 궁도부 정도는 경험해 보는 거였는데...! 오로지 성적을 위해서 ‘쿠레나이혼(주 : 紅本/일본의 국민급 대학입시 전용 참고서...의 패러디) 완전돌파부’같은 거나 대학 때 TRPG클럽 같은 거 다니는 게 아니었어!


그러고보니 수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왕좌 옆에 단상이 하나 있고, 그 단상 위에


누가 봐도 어마어마한 값이 나갈 것 같은 왕관이 놓여져 있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왕이 부재중이고 섭정이 대리통치를 하는 게 아닌 이상, 왕관을 무슨 상징처럼 저렇게 올려놓은 이유가 있을까? 보통의 왕이나 황제라면 알현 또는 정사를 집행할 때 왕관을 미리 쓰고 나오지 않나? 그러고 보니, 점점 다가오고 있던 그림자의 주인이 이윽고 모습을 드러냈다.


‘에?’


“에?”


앗! 무심코 속으로 생각하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바로 주변 근위병들의 서슬퍼런 철갑옷이 꿈틀대는 소리가 심장을 옥죄어왔다.


“무엄하다!”


여자...목소리. 그것도 젊고 아주 카랑카랑하며, 가라테 도장이나 유도 도장 등에서 익히 들을 수 있는 무인(武人)의 길을 걷는 여자의 목소리.


“괜찮아.”


그 그림자의 주인이 호위로 보이는 무인여성을 제지했다. 자, 이제 스구루가 왜 뜻 밖에도 마음의 소리를 육성으로 내뱉었는가 하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장이 중학생 소년쯤 되어 보이는 녀석이 누가 봐도 ‘아, 얘 마왕이네’, 라고 할 법한 복장과 분위기...머리 위로 핀볼 핀과 핀대를 연결한 듯한 각도에 날카롭게 자란 뿔 한 쌍과, 유연하고 긴 검은 꼬리가 망토 바깥으로 살짝 삐져나온 것을 봤다.


그래서 결론은...


여기. 마왕성. 나, 나오 스구루. 용사되기. 글름???


***


일단은 신 녀석이 다시 눈 앞에 나타난다면, 온 인생을 걸어서 인중에 정권지르기를 먹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어렸을 적, 친구들과의 다툼이나 불량학생들의 시비 등으로 싸움을 한 경험은 있지만, 밑도 끝도 없는 운동치인 나오 스구루는 번번히 맞는 입장이었지만, 이 신 녀석 만큼을 쥐어박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으리라. 99번을 넉다운 당해도 한 번은 꼭 때리리라.


이렇게 혼자서 신 때리기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동안, 마왕...으로 추정되는 소년이 왕좌에 앉았다. 다만, 왕관은 쓰지 않았다. 역시, 무언가 사정은 있구만.


“그대가 바로 예언의 ‘조력자’인가?”


“예언이라니, 그게 무슨 말인지...”


잠시 시뮬레이션을 종료한 스구루가 되물었다. 그러자,


“어디 함부로 ‘전하’께 반문하느냐! 예의를 갖춰라!!”


친위대장처럼 보이는 그 무인여성이 버럭 고함을 쳤다. 밝은 피부톤에 진홍빛 눈동자, 은연 듯 연보랏 빛 감도는 눈색 단발머리를 뒤로 묶은 헤어스타일에 날카롭고 사납지만, 가시 속 미모를 자랑하는 장미 같은 그녀의 목소리는 귀가 울릴 정도로 커다랬다.


“으윽...!”


“윽...!”


귀를 틀어막는 건 스구루 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의 근위병들도, 왕좌의 소년도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두 귀를 막았다.


“어머나, 전하! 송구합니다! 괜찮으신지요!!”


“리베나, 사사로운 건 괜찮으니까...”


“시, 실례가 많았습니다! 흠흠!”


그녀의 얼굴이 정말 장미꽃처럼 빨개지는 것이 관측되었다.


“여튼, 말을 이어서 하지. 이전에 마왕성 하늘에서 천둥처럼 예언의 목소리가 내려왔다. 그...단어가 뭐였지?”


“컨설턴트...였습니다. 아마도.”


“음! 컨설턴트라는 이름의 조력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뭐지? 만담 콤비인가?’


스구루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느라 애를 썼다.


“그러나 이곳은 마족의 땅. 누가 봐도 인간의 외형을 한 자가 마왕성 외곽마을을 기웃거리길래 첩자인 줄 알고 잡았으나, 여타 봐왔던 인종과 다르고, 특히, 복식이 너무나도 특이하기에 네가 바로 예언의 조력자가 아닌가 묻고 있는 것이다.”


“어...그렇군요. 그, 일단 대단히 실례합니다만, 제가 그대를 어떻게 호칭하면 좋을지요?”


“아, 소개가 늦었군. 여(余)는 마왕국 ‘보르기니’의 왕세자 ‘아벤타도르’다. 그저 전하라고 해도 좋다.”


“네, 전하. 저는 본래 일본국이라는 곳에서 회사들의 경영전략을 컨설팅 해주는 회사의 컨설턴트 직원으로서 일을 하던 나오 스구루라고 합니다.”


소년이 리베나에게 소곤소곤거렸다.


“일...본? 회사? 그건 또 뭐지?”


“흠흠, 전하, 이럴 땐 몰라도 아는 척.”


“그래, 여튼 그대의 이름은 나오 스구루라고 하는가?”


“네, 맞습니다.”


“확실히 그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듯하다. 무엇보다, 인간이면서 지금 우리 마족의 언어를 누구보다 유창하게 발음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과,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여러 방면에서 추측이 된다. 그렇다면, 나오 스구루.”


“예, 전하.”


“처음부터 미안하지만, 우리 마왕국 ‘보르기니’를 도와줄 수 있겠나? 보수로는 그대가 원하는 것 중 마왕국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보통은 조건에 헤벌쭉 해서 계약서에 날인을 찍는 것은 산시타(*三下: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렸다.


“그 전에,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말해 보거라.”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는 것인지요?”


소년 전하의 얼굴이 슬쩍 우울해지는 것이 보였다.


“추후, 그대가 직접 관찰을 하거나 우리 군의 정보를 제공받으면 알겠지만, 근 100여년 동안 큰 마찰 없이 지내던 인간들의 왕국연맹이 근 5년 사이에 무차별적인 침공을 개시하고 있다. 특히, 소수 정예규모로 수도 깊숙한 곳까지 침공해오는 ‘용사’라는 자들에 의해 죄 없는 마족들이 운명을 달리했다. 이에, 현 마왕이자 나의 아바마마이신 ‘무르시엘’대왕께서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나셨지만...그 어떤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인간왕국연맹의 총수역할을 하는 광교(光教)의 교황청에서 부터 대대적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도 들려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마족들의 피해를 막고자 하나, 지금 우리들의 힘 만으로는 그저 역부족인 상황이다.”


소년의 음성에서 거짓이나 꾸며내는 듯한 어조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언급되는 시점에는 미묘하게 떨리는 부분도 스구루는 캐치해 냈다. 하지만 좀 더 반응을 보기 위해 튕겨 보기로 했다.


“저는 더할 나위 없는 인간이며, 우연치 않게 이 마왕성에 다다랐을 뿐입니다. 제가 저의 동족인 인간이 아니라 전혀 다른 종족인 마족을 도우면, 일종의 앞잡이 같은 것이 되는 게 아닙니까?”


“저 자식이!”


리베나가 검을 인식하지도 못할 속도로 빼 들었다. 그런데...


파샥!


‘파...샥?’


스구루가 눈알만 돌려서 그녀의 일직선상이자 자신의 왼쪽에 어림잡아 깊이 8~10cm정도의 홈이 파여져 있었다. 비단 카펫의 두께는 약 1cm조금, 그 밑은 무려 ‘돌’ 바닥인 것이다. 그것을 그녀가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할 속도로 빠르고 정확한 검기를 날려 홈을 파낸 것이다. 그것도 아주 단단한 대리석으로 추정되는 바닥에...그리고 그 돌 바닥이 파인 깊이만큼 스구루의 눈도 그만큼 튀어나온 듯했다. 불현듯 흐르는 콧물도 눈치 못 챈 채로.


“까짓 꺼, 한 번 해 보죠!”


그렇다! 이런 것에서 튕기는 자야 말로 산시타(三下)나 할 짓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시고, 추천해 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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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3 st*****
    작성일
    24.04.07 18:15
    No. 1

    컨설팅 ㄱㄱ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교덕
    작성일
    24.04.07 22:09
    No. 2

    댓글 감사합니다!! 네,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린시마
    작성일
    24.04.08 11:53
    No. 3

    만담 콤비에 산시타 ㅋㅋㅋ 접한 지는 얼마 안됬지만, 보면 볼수록 선택하시는 어휘나 전개 등이 재밌어서 계속 보게 되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교덕
    작성일
    24.04.09 01:47
    No. 4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 마음에 드셔서 저도 정말 기쁩니다!! 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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