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재능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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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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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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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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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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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물에 관하여

DUMMY

일곱 번째 주제는 일상물입니다.


일단 일상물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한다면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을 떠올리게 되죠.


특정한 삶을 정의하지 않고 일상이라는 단어를 쓰면 모든 사람의 일상적인 삶이라는 의미가 되니, 그 어떤 것이든 일상물이 될 수 있죠.


예를 들어, 극단적인 예시로 전쟁광 중세 바이킹 전사를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용병으로서 일상적으로 전쟁에 나가고 사람들을 이제 도끼와 칼로 찍어 죽이고 민간을 약탈하고 했는데, 그것이 그 사람의 일상이라고 하고 그 사람의 일상을 다루는 매체나 창작물이 있다고 하면은 그것도 일상물이 되는 거죠.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예시입니다. 왜 이런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냐 하면 우리가 일상물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 생각하는 요소들을 좀 더 좁고 확실하게 정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종의 대비를 주려고 했던 겁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물은 적어도 바이킹 전사의 인간 학살물은 아니라고요.


일단 일상물은 평범하고 소소함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범세계적 대기업 회장의 스트레스 만발하는 일상,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에 부합하지가 않죠.


아까 바이킹 전사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소소하게 행복한 삶을 사는 대학교 학생의 일상, 이런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물의 정의에 부합하죠.


고로 스케일이 크지 않아야 하고, 다르게 얘기하면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있어도 최소로 유지되어야 해요. 그리고 일상물은 코미디적인 요소들하고도 많이 엮이는 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코미디에 대해서는 이제 다음 시간에 논해볼 생각인데요, 일단 여기서는 말을 줄이도록 하죠.


짧게만 말씀드리면 소소한 행복 위에도, 우리는 일상물을 보며 소소한 재미도 챙기고 싶어하는 다는 것을 알 수가 있죠.


그렇다면 일상물의 의의는 무엇인가? 저는 결국 모든 창작물은 우리가 현실에서 가지고 싶지만 가지지 못한 것을 충족시켜주는 무언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필요가 있기에 창조와 공급이 있는 거죠.


저는 행복한 일상 그 자체가 일상물의 세일즈 포인트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일상물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교적인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행복한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일상물에서는 큰 스트레스를 주면 안 돼요.


스트레스는 나쁜 의미로 쓰이지만 좋은 의미에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적용을 시킬 수가 있습니다.


소위 뽕이 차오른다고 하죠. 이제 매체의 소비자에게 격렬하게 차오르는 행복감이나 감동을 주는 요소들도 일상물과는 거리가 좀 멀다는 얘기예요.


왜냐 뽕이 찬다는 거는 정신이 피곤해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일상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편안함과 행복과 휴식을 원하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좋은 의미의 스트레스 요소들조차 일상물에서는 피해야 할 것들이라는 것이죠.


이 정도면 일상물을 대강은 정의한 것 같고 이제 역사로 들어가 봅시다. 그러나 일상물은 역사라고 할 것이 애매하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예를 들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라는 소설도, 말하자면 일상물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할 수가 저는 있다고 봐요.


그런데 물론 주인공이 고양이이기도 하고, 완전히 제가 방금 정의한 것에 부합한다고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지만 100년도 넘기 전에 나온 매체치고는 상당히 비슷하게 부합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100년 전에만 과연 일상물이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과거에는 이제 매체와 창작이라는 것이 좀 더 소수에 국한되고 그 일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저는 확실히 좀 요즘보다 강했다고 생각을 하는 면도 있어요.


그래서 현대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물이 더 널리 퍼지고 강력한 문법이 되었다, 라는 생각도 언급할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물이 어 폭넓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닌 것 같다, 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런 고로 일상물의 역사에 대해서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겠네요.


바로 특징으로 넘어가 봅시다. 아까 말씀드린 정의의 연장선상인데요. 일상물에 사는 독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안 된다. 편안한 행복감을 선사해야 그것이 제대로 된 일상물이다, 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래서 일상물이라고 하지만, 저는 더 중요한 것은 일상이라는 소재 자체가 아니라 그 목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나른하고 반복되고 편안한 행복감을 줄 수 있다면 그 소재가 일상이 아니어도 해당 장르를 향유하는 소비층들의 니즈를 자극할 수가 있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죠.


이건 좀 너무 본질적인 얘기긴 한데 말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이 케이스에 대해서 예를 하나 더 들어드리죠. 무인도 생존물이 있다고 쳐봅시다.


완전히 해진 옷을 입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서양인이 위험한 야생동물들이 뛰어노는 열대우림이 있는 무인도에 조난당했다고 생각을 해봅시다.


이제 그 사람이 고군분투하며 섬에서 생존하고 탈출을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의 정신을 붙잡으려는 그 노력을 매체로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상당히 처절하고 생존주의적이고 스릴러가 가미된 창작물이 나오겠죠.


그런데 똑같은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그런데 주인공이 일단 고등학생 여자예요.


혼자 떨어졌는데 위험한 동물도 없고 섬에는 먹을 것이 너무 풍부한 거죠.


모종의 이유로 섬에서 나갈 수는 없지만 갖고 있는 휴대폰 전파가 하루에 2~3시간씩 터지는 거예요.


그리고 그 휴대폰 배터리는 또 모종의 이유로 무한이고요.


그리고 묘사와 비주얼이 훨씬 더 코믹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이라고 생각을 해보세요.


그래서 이 여자애는 사실 탈출할 생각도 지금은 별로 없어요.


그냥 휴가 온 느낌으로 섬 생활을 즐기는 거죠. 어떨 때는 진지해질 때도 있겠지만, 이걸 충분히 편안한 행복감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낸다면 일상물을 향유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제대로만 목표를 달성한다면 말이에요.


일상물의 장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일단 장점으로는 소재가 있다면 거대하고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치밀한 복선을 요구하는 다른 종류의 작품들에 비해서 창작이 좀 더 쉽다는 것을 들 수 있겠죠.


그리고 대부분 일상물들은 옴니버스식으로 에피소드들이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나의 줄기를 따라가기보다는 말이죠.


그렇다는 건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것을 좀 힘들어하는 창작자분들도 좀 더 무난하게 할 수가 있다는 거고, 연재 볼륨을 자유롭게 조절하기도 쉬운 거죠.


정말 맘먹으면 한 50년도 무리가 없이 연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은 저는 일상물이 가지는 특별한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말로 50년 동안 연재하고 있는 일상물도 있죠. 물론 일상물만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에요. 대부분은 그렇다 이겁니다.


그리고 이제 픽션 일상물도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이제 논픽션 일상물이라면 특히 독자나 청중들에게 훨씬 더 친밀감, 익숙함을 조성하기가 쉽다는 거죠.


왜냐하면 작가의 실제 일상을 추가적인 서사를 별로 많이 첨가하지 않고 그대로 그리니까, 원래 익숙하게 설득력 있는 창작 세계관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실제 현실을 그대로 갖고 오니까 굳이 노력하지 않고도 독보적인 현실성과 친밀감을 만들어낼 수가 있는 거죠.


그것도 하나의 큰 장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계속 창작자분들의 시점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모든 창작자분들이 격렬하고 경쟁적이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를 즐기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 반대에 좀 더 평화롭고 화합하고 아무 일 없는 종류의 창작물들을 만들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이 억지로 억지로 격렬한 무협이나 막장 로맨스 같은 거를 쓰려고 하면 이제 좀 고통스러운 일이 되겠죠.


제대로 창작이 되기도 쉽지 않을 거고요. 그런 분들에게 상당한 주춧돌이 되어줄 수 있는 장르가 일상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일상물로 얘기를 끌어나가다가, 무언가 작가가 원하는 서사가 있다고 하면 그 포맷에 첨가를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도 있는 것이잖아요.


포맷은 일상물인데 이제 큰 줄기, 그러나 너무 크지는 않은, 를 하나 넣어본다든지 아니면 뭐 인물들을 다 어디 이상한 데로 게이트를 열어서 던져놓는다든지, 그렇게 서사를 풀어내다가 망하면 이제 그냥 게이트 닫고 다시 돌아오면 되는 거예요. 뒤도 있는 거죠.


그런 정도의 장점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단점들은 뭐가 있을까요? 일상물은 일단 메이저보다는 마니아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이에요. 물론 적절하게 배합을 잘하고 좋은 작품이라고 한다면 대중적인 인기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저도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는 바이지만, 기본적으로 일상물이라는 것이 가장 포괄적인 장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자극이 적기 때문이어서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일단 어필을 하려면 무언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던 자극적인 요소, 속된 말로 어그로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종류의 주목이나 어그로를 끌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감이 있죠.


또 하나 단점 아닌 단점이라고 한다면 일상물을 창작하는 작가들은 대부분 일상물이라는 장르에 좀 고착화가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문법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아니면 애초에 다른 것을 하기가 쉽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하나의 크고 격렬한 서사를 이끌어 나가는 것에 많은 일상물 작가들이 약점을 좀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아닌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절대 일반화를 성급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러나 일상물에 너무 말하자면 맛을 들이게 되면 다른 장르들을 집필하는 데 조금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 라고 정도는 말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단점으로 얘기해 드리고 싶은 건, 소재가 넘쳐나는 작가들은 해당이 안 되는 얘기겠지만, 의외로 일상물은 꾸준하게 다르면서도 재밌는 소재를 뽑아내기가 어려운 축에 속하는 것 같아요.


이것이 어쩌면 두 번째 단점이 생기는 이유일 것 같기도 하네요.


성공적인 일상물을 쓴다는 거는 이제 하나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것과는 일종의 다른 재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잘 할 수 있지만 아니라면 창작이 힘들어지는 것이죠. 물론 사람이 재능이 두 개일 수도 있지만, 그러면 좀 치사하잖아요.


그래서 각자 다른 종류의 재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사 하나를 잘 끌어가는 사람은 이제 여러 가지 사소하지만 재밌는 소재들을 뽑아내는 데는 좀 약하고, 반대로 이것을 잘하는 사람은 하나를 끌어가는 데 좀 약하고, 뭐 이런 식으로 상보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장단점은 이쯤 하면 될 것 같고요. 이제 제 사설을 말씀드리죠.


개인적으로 일상물 또한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옛날에는 특히 우리나라 웹툰 시장 쪽에서 이제 대중적이고 재밌는 일상물들이 좀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그 정도로 많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네요.


혹자는 이제 그때를 웹툰의 전성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는 원래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 모든 장르들이 어느 정도는 흥했으면 좋아 좋겠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하나의 큰 물줄기로 여러 장르와 창작자들이 수렴하는 경향성을 띠는 것 같은 작금의 행태가 조금은 보기 아쉽습니다.


마치 부챗살처럼 여러 다양한 물줄기로 창작의 물결이 뻗어나갔으면 합니다.


일상물에 대한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모닥불 앞에 앉은 남자는 노트를 작성던 손을 멈췄다. 연필 소리도 멈췄다. 고요한 정적이 흐르다 남자는 작성하고 있던 노트를 모닥불 속에 던졌다. 종이는 검은색으로 변하고 힘없이 말려들어가며 타올랐다. 그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또 불쏘시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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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게임에 관하여 (1) 24.04.09 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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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극에 관하여 (2) 24.04.08 7 0 12쪽
10 사극에 관하여 (1) 24.04.08 8 0 11쪽
9 SF에 관하여 (3) 24.04.07 6 0 13쪽
8 SF에 관하여 (2) 24.04.07 5 0 11쪽
7 SF에 관하여 (1) 24.04.06 8 0 11쪽
6 현대물에 관하여 (3) 24.04.05 7 0 12쪽
5 현대물에 관하여 (2) 24.04.04 6 0 11쪽
4 현대물에 관하여 (1) 24.04.04 6 0 11쪽
3 판타지에 관하여 (2) 24.04.03 6 1 13쪽
2 판타지에 관하여 (1) 24.04.03 12 1 12쪽
1 서론 24.04.02 3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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