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자 선발 대회 (마무리)

모리는 곧바로 해독 치유에 들어갔고, 피터는 맥스를 비웃으며 말했다.
“아, 쪽팔리게...여자한테 지고 앉았네.”
“독은 생각도 못했다고요...”
모리는 순식간에 해독을 마치고 피터와 맥스는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이어서 라누스는 경기를 진행시킨다.
“자, 여덟 번째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경기장에 계속 앉아 있던 티나.
그리고 잭은 경기장으로 향했고, 나츠가 루카에게 말한다.
“루카...티나 씨는 더 이상...”
“그래...티나는 최선을 다했어...지금 당장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하지만...”
나츠는 고개를 돌려 루카를 바라보았고, 루카는 이어서 말했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건 상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서 말이야.”
나츠는 눈을 번뜩이며 다시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티나 씨...’
티나는 달릴 힘, 활을 들 힘 조차 없었고, 잭도 많은 체력이 남아있진 않았다.
라누스는 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여덟 번째 대련...시작!”
마땅한 작전이 없던 티나는 같은 기술을 사용했다.
“포이즌 트랩!”
하지만 잭은 피식 웃으며 단검을 던졌고, 티나의 독 화살을 공중에서 터트렸다.
티나는 눈을 번뜩였다.
‘자신에게 닿기도 전에...터트릴 줄이야...’
잭도 체력 유지를 위해 달려들지 않고 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플립 나이프.”
티나는 가쁜 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저 기술은...!’
티나는 뒤룰 돌아보았는데, 잭의 단검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미르가 외쳤다.
“티나! 앞이야!”
티나는 눈을 번뜩이며 다시 뒤를 돌았고, 잭의 단검은 티나의 옆구리를 베었다.
“크윽...”
잭은 오른손을 조금 움직이더니 계속해서 스킬을 사용했다.
“플립 나이프.”
잭의 단검은 양 사방에서 티나를 빠르게 베기 시작했다.
미르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티나...항복해...이미 너의 체력은...’
잭은 생각했다.
‘단순히 베는 걸로는 끝이 안 나겠어...그렇다면...’
잭은 눈을 번뜩이더니 단검을 조종해 티나의 복부를 찔렀다.
티나의 복부에선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티나는 이를 악 물고 외쳤다.
“하아아아아!!!”
온 몸이 베이고, 복부가 찔렸음에도 티나가 소리를 지르자 잭은 놀랄 수 밖에 없게 된다.
티나는 생각했다.
‘마지막 스킬이라도 사용해 보는 거야!’
티나가 온 힘으로 활을 바닥으로 겨눈 순간.
캉!
티나의 활은 잭의 단검에 부딪히며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안 돼...!’
티나가 자신의 활을 주우러 가려하자 잭의 단검은 티나의 다리를 베었다.
“아...!”
티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렸고, 자신에게 날아오는 잭의 단검을 보고는 대련을 포기한 듯 체념에 빠졌다.
‘아쉽다...마지막 세 번째 스킬을 사용했다면...이 경기 아직은 모르는 건데...체력이 너무 빠져버렸어...’
결국 티나는 눈을 감으며 잭의 공격을 허용하게 된다.
캉!
그런데 단검은 무언가에 의해 튕겼고, 잭과 티나는 눈을 번뜩였다.
단검을 튕긴 건 바로 경기장에 난입한 루카였다.
나츠는 생각했다.
‘루카...!’
이어서 루카는 낮은 목소리로 티나에게 말했다.
“그 정도면 됐다. 티나...넌 최선을 다했어.”
“선생님...”
피투성이인 티나는 자신의 패로 대련이 끝났다고 인지한 다음, 곧바로 쓰러지고 말았다.
라누스는 대련을 끝낸다.
“루, 루카의 난입으로...잭 학생이 승리하였습니다.”
루카는 잭에게 말했다.
“승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다니...공격을 피하지도 못하고...달리지도 못하고...남은 힘이라고는 활 시위 조차 겨우 당길 정도만 남은 애를...이렇게까지 비참히 짓밟다니...너에게 자비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거냐.”
잭은 잠깐 침묵을 가지더니 말하기 시작했다.
“저도 원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티나 씨는 끝까지 항복을 외치지 않았죠. 티나 씨는 버티고 싶었던 겁니다. 제 공격을...죽을 힘을 다해서 말이죠...”
루카는 눈을 번뜩였고, 잭은 이어서 말했다.
“자비라...제 생각이지만 오히려 자비가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티나 씨를 더 비참하게 만들진 않았을까요?”
루카는 반박하기 힘들었다.
“어유...그 학생에 그 NPC가 여기 또 있네...”
나츠는 옅은 웃음을 보이며 머쓱해했고, 이어서 루카는 루토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저 녀석 학생이라 그런가...똑같이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하네.’
루카는 뒤돌아 티나를 부축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티나...정말 고생 많았다...’
경기장 한 쪽 외곽에 둘만 있는 미르와 나츠, 나츠는 말했다.
“미르...이제 마지막이야. 너랑 잭 씨의 대련만 남았어...”
“그러네...”
“긴장 돼?”
“솔직히 긴장 돼, 그런데 어쩌겠어.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그래...너 다운 말이네...승패를 떠나서...즐기다 와!”
“응!”
미르는 천천히 걸어서 경기장 중앙에 다다랐다.
잭은 티나를 이긴 뒤에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경기장에 계속 머물러있었다.
미르는 잭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아무리 잭 씨라도 4번 연속 대련은 힘들겠지...하지만 지금은 동정심을 가질 때가 아니야...난 그저...’
라누스는 마지막 결승전을 진행 시킨다.
“결승전입니다. 대련...시작!”
‘최선만 다하면 돼!’
미르는 잭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체력이 많이 떨어진 잭은 미르의 공격을 피하거나 맞받아치다가, 몇 번 베이게 된다.
잭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루토는 몸과 눈을 살짝 떨며 생각했다.
‘아니야...아니야...너의 한계는 아직 이 정도가 아니란 말이다!’
한편, 티나는 모리에게 치유를 다 받고 기운을 차리게 되었다.
루카는 모리에게 말했다.
“고생했어, 모리.”
“고생은 무슨, 갈게.”
“응, 고마워.”
모리는 자리를 떠났고, 이어서 루카는 티나에게 물었다.
“괜찮냐?”
“네,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움직일 수 있겠어?”
“네? 네!”
“그럼 팝콘 좀 사와.”
"예?"
잭은 힘겹게 스킬을 사용했다.
“플립 나이프...!”
그런데 미르는 눈을 조금 굴리더니 자신의 다리 밑에서 날아오던 단검을 가볍게 튕겨냈다.
“큭...!”
플립 나이프를 명중 시키지 못한 잭은 곤란해졌고, 이를 악 물고 미르에게 달려들었다.
미르는 잭과 맞치기를 하며 생각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음에도...공격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살아있어...조금이라도 집중 못하면 당하는 건 내가 될지도 몰라...!’
그때, 잭이 빈틈을 잘 노리려 들었고, 미르는 눈을 번뜩이며 스킬을 사용했다.
“소드 인챈트!”
미르의 검은 불꽃에 감싸졌고, 잭은 공격을 멈추고 뒤로 빠졌다.
경기를 지켜보던 티나가 말한다.
“어, 어째서...? 미르가 쉽게 이겨버릴 줄 알았는데...왜 고전하고 있는 거죠?”
루카는 티나에게 딱밤을 때렸다.
“에잇, 아둔한 녀석...”
“아야! 그치만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이번 대회는 미르가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분명, 미르 녀석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말은 했지만, 우승은 거져주는 게 아니잖아.”
“그, 그렇긴 하죠...”
이어서 루카가 물었다.
“티나 너...내 테스트를 얼마나 견뎠었지?”
“하하...10초였나요?”
“4초다, 이 녀석아.”
“하하...”
루카는 잠시 침묵을 가졌다가 이어 말한다.
“너에게 말은 안 했지만, 사실 미르는 내 테스트를 통과했었어.”
티나는 눈을 번뜩였다.
“저, 정말요?!”
“그래, 그 점만 봐도 강력한 우승 후보는 맞아. 하지만 아무리 내 테스트를 통과한 미르라도 한계라는 게 있어. 당장 체력적으로는 미르가 유리할지 언정...저 잭이라는 녀석은 정말 현명하게 싸움을 풀어나갈 줄 아는 사람 같아 보인단 말이지...”
티나는 다시 한 번 눈을 번뜩이며 생각했다.
‘말도 안 돼...잭 씨가 나보다 강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그리고 그 예상대로 잭 씨는 나를 이겼지만...나를 이기고도 미르에게 제압 당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니...’
잭은 식은땀을 흘리며 생각했다.
‘새로운 공격 패턴이 필요해. 신기술을...써봐야겠어!’
잭은 심호흡을 한 번 내쉬기 시작했다.
이런 잭의 모습을 본 미르는 자세를 낮추며 경계를 시작했고, 잭은 하나의 스킬을 사용했다.
“나이프 마크(Knifr Mark).”
잭의 단검은 4개의 작은 단검들도 분해되었고, 그 단검들은 미르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뭐, 뭐지...?’
잭은 오른손으로 미르를 가리키며 말했다.
“베어라.”
4개의 단검들은 미르에게 하나씩 날아가기 시작했다.
미르는 눈을 번뜩이고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단검들을 모두 튕겨냈다.
캉! 캉! 캉! 캉!
4개의 단검들은 힘 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후우...”
미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잭이 말했다.
“공격이 끝났다 생각하고 안심하시면 안 되는데...”
잭의 말이 끝나자마자 4개의 단검들은 다시 미르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런...!’
미르는 계속해서 단검들을 튕겨내기 시작했고, 잭은 그런 미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이프 마크...4개의 단검을 조종하는 스킬. 플립 나이프와 비슷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지만 플립 나이프는 하나의 단검으로 한 번에 큰 데미지를 준다면, 나이프 마크는 4개의 단검으로 지속적으로 작은 피해를 주는 기술이죠...이 스킬을 결승까지 잘 아껴둬서 다행입니다.’
미르는 4개의 단검들을 계속해서 튕겨내며 생각했다.
‘침착하자...루카 선생님의 테스트에 비하면 이 정도 공격은 아무것도 아니야...반격을 해야 해...!’
잭의 상태를 확인한 미르는 이어서 생각했다.
‘잭 씨는...굉장히 지쳐 있는 상태일 거야...스킬 하나만 제대로 명중한다면 대련은 이길 수 있어...!’
그때, 4개의 단검들이 한 번에 미르를 노리려 한다.
그런데 미르는 눈을 번뜩이며 한 번에 모든 단검들을 튕겨내었고.
‘지금이다!’
“하아아!!! 플레임 웨이브!”
미르는 불의 파동을 날렸고, 잭은 놀랄 수 밖에 없게 된다.
‘말도 안 돼! 공격을 막기도 벅찼을 텐데...스킬로 반격까지 한다고?!’
플레임 웨이브는 엄청난 속도로 잭을 향해 날아갔다.
‘너무 빨라! 피할 수 없겠어!’
잭은 오른손을 다급하게 움직이더니, 4개의 단검 중 2개는 불의 파동을 향해 2개는 미르를 향해 날렸다.
불의 파동을 향한 2개의 단검은 파동과 부딪히며, 궤도를 살짝 틀어버렸고, 남은 2개의 단검은 미르의 복부를 찔렀다.
“크윽!”
미르는 쓰러졌고, 불의 파동은 잭의 옆을 스쳐 지나갔지만 폭발하면서 잭을 덮쳤다.
쾅!!!
경기장 전체는 깜깜한 연기로 뒤덮어버렸다.
새턴이 말한다.
“초급자들 치고 엄청난 대련이군...”
피터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 얘네들 완전 내 옛날 모습 보는 거 같네?”
경기장의 모든 사람들은 연기가 걷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잭의 담당인 루토의 동공은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30초가 지나 연기가 걷히고, 미르와 잭은 둘 다 쓰러져있었다.
같은 시각, 관리자인 글로리아도 자신의 방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티나는 당황하며 루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죠?! 누, 누가 우승이에요?!”
루카는 대답하지 않고 라누스의 판단만을 기다렸다.
진행자 라누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그러니까...두 학생 모두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련은 이렇게 마무리가 날 것 같고...모리? 와서 학생들의 체력을 확인 해주세요...!”
모리는 라누스 옆으로 텔레포트 했고, 한 스킬을 사용했다.
“의안(醫鞍).”
모리의 눈에는 잭은 1, 미르는 3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미르 3%...잭 1%...”
나츠는 눈을 번뜩이며 생각했다.
‘미르의 체력이 3% 남았다는 뜻! 그 말은 즉...!’
라누스는 경기를 끝낸다.
“겨, 결승전의 승자는...! 미르 학생입니다!!!”
나츠와 티나는 서로 껴안으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와하하하!!!”
루카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역시...보통이 아니야...”
경기장 내부에는 작은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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